Beautiful Top Star RAW novel - Chapter (85)
“누군지 여쭤 봐도 될까요?”
우혁이 줄리엣 비노쉬에게 물어 보았다.
비노쉬가 본인보다 더 유명한 여자 후배 연기자를 소개해 주겠다고 했는데 그게 누군지 궁금했다.
“비밀이에요.”
비노쉬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따 직접 만나면 알 수 있을 거예요.”
“그분이 누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분은 저를 잘 모를 텐데 불편해하지 않으실지 걱정입니다.”
“걱정 말아요. 내가 잘 얘기해 줄 테니까. 그리고 그 친구도 우혁을 나처럼 좋아하게 될 거예요. 틀림없이! 그건 그렇고, 모두 함께 가면 좋겠지만 아무래도 사적인 만남이라 그럴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우혁만 가야 되는데 괜찮지요?”
“알겠습니다.”
“저분들에게 양해를 구해 주세요.”
우혁과 비노쉬는 프랑스어로 인터뷰를 진행했기 때문에 박 작가와 SBC 촬영팀은 두 사람이 무슨 대화를 나누는지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
우혁은 박 작가에게 비노쉬와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고, 다함께 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전달했다.
박 작가는 잘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우혁은 계속해서 인터뷰를 이어나갔다.
비노쉬가 출연했던 영화들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무엇이고 그 작품을 꼽은 이유는 무엇인지, 차기작은 어떤 작품인지, 한국에 방문할 계획은 없는지 질문하고, 비노쉬의 대답을 들은 뒤, 마지막으로 비노쉬를 좋아하는 한국 팬들에게 인사말을 부탁했다.
그렇게 20분 동안의 인터뷰가 끝났다.
우혁은 인터뷰를 포함해 영화제에서 찍은 영상을 방송에 내보내도 되는지 비노쉬에게 허락을 구하고, 출연료 등의 문제는 박 작가와 비노쉬의 매니저가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통역해 주었다.
“자, 그럼 저녁식사 하러 갈까요?”
비노쉬가 의자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우혁은 백곰에게 박 감독님 모시고 저녁 식사 맛있게 할 것을 당부한 뒤 비노쉬와 함께 객실을 나섰다.
“우혁! 프랑스 저녁식사 시간은 무척 길어요. 두 시간이 넘을 거예요. 괜찮겠어요?”
“괜찮습니다.”
“여긴 스위스지만 오늘 만날 친구는 나처럼 프랑스인이기 때문에 프랑스식으로 식사를 할 거예요. 사실은 그 친구도 외국에 나가 있을 때가 많아서 프랑스식 식사를 할 기회가 많지 않아요.”
“제가 그런 자리에 끼어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방해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영화하는 사람은 한 식구나 마찬가지잖아요. 너무 걱정 말아요.”
“긴장되네요.”
“표정을 보니 전혀 긴장하는 것 같지 않은데요.”
“속으로는 떨고 있습니다.”
“그런가요?”
사실은 조금도 떨리지 않았다.
떨 까닭도 없었고.
우혁은 그동안 율 브리너, 말론 브란도, 호르스트 부흐홀츠 등과 같은 배우들을 추체험하면서 낯선 사람들을 수도 없이 만났고, 별별 일들을 다 겪었다.
그 덕분에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고 해서 긴장이 되거나 떨리는 일은 없었다.
다만 어떤 배우를 만날지 궁금하고 기대될 뿐.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을 만나는 일은 언제나 반가운 일이다.
한국에서도 그렇지만 배우끼리의 인맥은 작품을 만나는 데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소속사를 통해 작품 의뢰가 들어오는 경우보다 친분이 있는 배우를 통해 들어오는 경우 캐스팅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
우혁이 최희락 감독의 [생강>에 출연하게 된 것도 절친인 설민환의 소개 덕분이었다.
설민환의 소개가 없었더라면 [생강>에 출연하지 못했을 것이고, [생각>에 출연하지 않았더라면 [생강>의 조감독인 박용구 감독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박 감독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길 밖의 새>에 출연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고, 스위스 로카르노 영화제에 초청받지 못했을 테고, 줄리엣 비노쉬를 만나 저녁식사를 하러 가는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영화제가 끝나고 곧바로 촬영에 들어갈 신여랑 감독의 [마른 풀잎의 노래>는 권선자 선생이 신 감독에게 남자주인공으로 우혁을 추천한 작품이다.
인연이 맺어준 작품들과 또 다른 인연들.
그래서 우혁은 인터뷰 중 비노쉬가 갑작스런 저녁식사 제안했을 때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새로운 만남이 또 어떤 인연으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기대감을 품고서.
***
비노쉬의 차를 타고서 10여 분만에 도착한 곳은 일반 스위스 가정집처럼 생긴 식당이었다.
1층의 넓은 홀에는 손님들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식사를 하고 있었다.
비노쉬와 우혁은 사람들과 마주치지 않고 올라갈 수 있는 다소 좁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갔다.
보디가드와 매니저는 더 이상 따라오지 않았다.
비밀스러운 계단을 올라가자 출입문이 나왔고, 비노쉬가 검지를 입술에 갖다 대며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비노쉬는 소리가 나지 않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문이 열리자 영화 음악이 흐르는 지붕이 낮고 아늑한 다락방이 나타났다.
그곳에는 금발의 여자가 테이블에 앉아 무언가를 읽고 있었다.
“멜라니!”
비노쉬가 작은 소리로 여자의 이름을 불렀다.
멜라니?
설마 멜라니 로랑?!
금발의 여자가 비노쉬를 발견하고는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두 팔을 앞으로 내민 채 비노쉬에게 다가와 포옹했다.
그녀는 분명 멜라니 로랑이었다.
비노쉬와 로랑은 프랑스식 인사 비쥬를 나누었다.
그런 뒤 비노쉬가 로랑에게 우혁을 소개했다.
“여기는 우혁! 아까 너한테 전화로 말했던 로카르노 영화제에 초청받은 영화의 주인공 역을 맡은 배우야.”
“만나서 반가워요.”
로랑이 우혁에게 악수를 청했다.
“반갑습니다. 강우혁입니다.”
우혁은 담담하게 악수에 응하며 로랑을 바라보았다.
“줄리엣한테 얘기 들었어요. 안타깝게도 당신이 출연한 영화를 못 봤어요. 한 시간 전에 도착했거든요. 일찍 도착했더라면 그란데 광장에 가서 당신이 출연한 영화를 봤을 텐데 말이에요.”
“저는 당신이 출연한 영화를 많이 봤습니다. [바스터즈>, [나우 유 씨 미>, [비기너스>, [잘 있으니까 걱정 말아요>, [사랑을 부르는, 파리>.”
“와우. 많이 보셨네요.”
로랑과 우혁이 인사를 나누는 모습을 팔짱을 낀 채 지켜보던 비노쉬가 고개를 흔들었다.
“멜라니를 보고도 안 놀라네.”
“무슨 말이야?”
“우혁이 놀라는 모습을 보려고 널 만난다는 얘기를 하지 않았거든. 그런데 별로 놀라지 않아서 말이야. 대부분의 남자들은 널 만나면 놀라서 쓰러질 것처럼 굴잖아.”
“그러게.”
로랑이 입을 삐죽 내밀었다.
“지금이라도 놀라서 쓰러지겠습니다.”
우혁이 바닥을 살피며 말했다.
“아니에요. 이렇게 반응하니까 편해서 좋네요. 알고 보면 평범한 사람일 뿐인데 사람들은 나를 보면 마치 외계인을 본 것처럼 깜짝 놀라거든요. 남자들은 특히 더 그러죠.”
“두 분이 오붓하게 만나는 자리인 것 같은데 불청객이 끼어든 것 같아 죄송합니다.”
“전혀 그렇지 않아요. 지난번에는 제가 다른 사람을 데려갔는걸요. 와줘서 고마워요. 줄리엣이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대환영입니다.”
“고맙습니다. 그런데 이건 뭐죠?”
우혁이 로랑의 왼쪽 팔꿈치를 가리켰다.
“뭐가 있나요?”
로랑이 왼쪽 팔꿈치를 살폈다.
우혁은 로랑의 왼쪽 팔꿈치 쪽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흑장미 한 송이.
“어머 세상에!”
로랑이 깜짝 놀랐다.
우혁이 로랑에게 장미를 건네주었다.
비노쉬도 신기하다는 듯 눈을 크게 뜨고서 우혁을 바라보았다.
“줄리엣 팔꿈치에도 꽃이 피어 있네요.”
우혁은 비노쉬의 팔꿈치에서도 흑장미 한 송이를 꺼내 비노쉬에게 건넸다.
전설적인 이탈리아 마술사 토니 슬리디니를 추체험하고 난 뒤 전이받은 마술 능력이었다.
우혁은 비노쉬와 인터뷰가 끝난 뒤 인터뷰에 응해준 것에 대한 보답으로 비노쉬에게 주려고 준비했던 마술이었다.
세 송이의 장미를 준비했다.
왼쪽 팔꿈치에서 하나, 오른쪽 어깨에서 하나, 목 뒤에서 하나를 뽑아 비노쉬에게 줄 예정이었다.
그런데 인터뷰 중간에 비노쉬가 소개시켜 줄 사람이 있다고 해서 흑장미를 아껴 두었던 것이다.
슬리디니에게는 너무나 간단하고 단순한 마술이었으나 로랑과 비노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유치한 마술이라 반응이 심드렁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로랑과 비노쉬는 소녀들처럼 좋아했다.
비노쉬가 우혁에게 프랑스식 인사법인 비쥬를 청했다.
양쪽 볼에 번갈아 맞대며 입술로 ‘쪽’ 소리를 내는 비쥬는 동양인들에게는 낯선 인사법이라 갑자기 비쥬를 할 경우 동양인들은 몸을 뒤로 빼는 바람에 상대를 당황하게 하곤 한다.
프랑스인들에게 악수는 비즈니스 인사이다.
친한 사람들끼리 악수를 하는 일은 드물다.
이탈리아 인사법도 비쥬와 비슷하다.
볼을 갖다 대는 시늉만 하거나 불을 갖다 대며 뽀뽀 소리를 내거나 볼에다 직접 뽀뽀를 한다.
인사법이긴 하지만 아무하고나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다.
친한 사람들과 하는 인사법이다.
우혁은 토니 슬리디니를 추체험하면서 이탈리아 인사법을 전이받았기 때문에 비노쉬가 비쥬를 할 때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비노쉬와 비쥬를 끝내자 로랑도 우혁에게 비쥬를 청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반응이 좋아 우혁도 기분이 좋았다.
장미꽃 덕분에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워졌다.
“저는 제가 출연한 작품이 영화제에 초청을 받아서 왔지만 줄리엣과 멜라니는 어떤 일로 로카르노에 오셨지요?”
우혁이 두 사람에게 동시에 물었다.
“영화제 조직위원장과 안면이 있어요. 나한테 심사위원을 맡아달라고 했는데 거절했더니 시상식 참석이라도 해달라고 부탁해서 오게 되었어요. 마침 멜라니가 여우주연상을 수상한다는 소식을 듣고 축하해 주러 왔지요.”
“축하드려요, 멜라니!”
우혁이 와인 잔을 들어 보이며 로랑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우혁은 내일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게 되지만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라 여겨져 굳이 밝히지 않았다.
세 사람은 두 시간 동안 와인을 곁들인 느린 식사를 하며 수다를 떨었다.
주로 영화와 연기에 관한 얘기였다.
영화와 연기라는 매개 덕분에 세 사람은 금세 친해질 수 있었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비노쉬가 우혁에게 차기작이 뭐냐고 물었고, 우혁은 신여랑 감독의 [마른 풀잎의 노래>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두 사람은 위안부의 존재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우혁의 말을 들은 비노쉬와 로랑은 깊은 관심을 보였다.
“그런 일이 있었다니 놀랍군요.”
“그 영화 꼭 보고 싶네요.”
로랑과 비노쉬가 차례로 얘기했다.
얘기는 두서없이 이리저리 흘러갔다.
비노쉬가 문득 생각났는지 와인 한 모금을 마시다 말고 잔을 내려놓고 우혁에게 물었다.
“우혁! 오늘 그란데 광장에서 내 옆에 앉아 있던 여자 기억나요?”
“예, 기억납니다.”
“그분이 프랑스의 유명한 영화 수입 배급사의 필름 에퀴지션 매니저예요.”
필름 에퀴지션 매니저란 외국 영화의 판권을 구입해 배급하는 일종의 바이어이다.
“[길 밖의 새> 수입에 관심을 보이더군요. 영화를 볼 때만 해도 그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는데 우혁이 관객과의 대화 때 얘기하는 걸 듣고서 우혁이라는 배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프랑스에서 [길 밖의 새>를 수입한다면 박 감독과 제작사에서 춤을 출 일인데···.
“우혁의 차기작이 나오면 그 친구가 관심을 가질 거예요. 나도 옆에서 귀띔을 좀 할게요.”
“열심히 연기해야겠네요.”
“우혁! 왜 연기를 하게 되었죠? 연기를 통해서 얻고 싶은 게 뭔가요?”
로랑이 불쑥 질문을 던졌다.
인터뷰 때 우혁이 비노쉬에게 했던 질문과 비슷했다.
질문을 던질 때는 몰랐는데 비슷한 질문을 받고 보니 당황스러웠다.
비노쉬는 담담하게 대답을 잘하던데···.
우혁은 와인 한 모금을 마신 뒤 솔직하게 대답했다.
“돈을 벌기 위해서 연기를 시작했습니다.”
“돈···. 멋진 대답을 기대했는데 시시하군요. 사실 저도 마찬가지예요.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 영화를 시작했어요. 유명해지고 싶기도 했고요.”
취기가 도는지 로랑이 살짝 부정확한 발음으로 말했다.
비노쉬는 와인 잔의 손잡이 부분을 손가락으로 만지며 우혁과 로랑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저희 집은 가난했습니다. 대학에 다니면서 생활비와 책값을 제가 벌어야 했지요. 그래서 시작한 게 단역 배우 생활이었어요. 하루에 한국 돈으로 3만 5천 원, 30달러 조금 넘는 돈을 주지요.”
로랑이 안쓰럽다는 표정으로 우혁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시작했는데 배역이 조금씩 커지면서 출연료가 조금씩 올라가더군요. 그 맛에 연기를 계속하게 된 겁니다.”
비노쉬가 와인을 한 모금 마셨다.
“돈을 더 받기 위해서는 역할이 더 커져야 하잖아요. 그런데 어느 순간 더 이상 올라가지 않는 거예요. 기회가 오기만을 기다렸죠. 기회만 오면, 연기를 잘할 자신이 있었거든요. 기다린다고 기회가 올 리가 없죠. 기회는 찾아가거나 만드는 거니까요.”
우혁은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속마음을 털어놓고 있었다.
서로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다시 만나지 않을지도 모르는 두 사람에게 가슴 속 깊이 묻어 두었던 속내를 드러냈던 것이다.
왜 이 두 사람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고 있는지 우혁 자신도 알 수 없었다.
취기 때문에?
천만에!
이 정도 와인에 취할 우혁이 아니었다.
비노쉬와 로랑은 약간 취기가 도는 것 같았지만 우혁은 멀쩡했다.
두 사람은 열 편 이상 영화에 출연한 베테랑 배우였다.
로랑은 우혁보다 겨우 두세 살 연상에 불과하지만 경력을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났다.
한국에서 늘 만나는 선배들과 달리 이 두 사람은 오늘이 마지막 만남일 수도 있었다.
그것이 오히려 우혁을 무장 해제시켰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어느 날 선물 하나를 받았습니다.”
로랑이 턱을 괴고서 우혁을 바라보았다.
비노쉬도 와인 잔을 내려놓고 우혁의 눈을 응시했다.
선물의 정체가 궁금하다는 눈빛이었다.
“선물의 정체는 묻지 마세요. 물어도 대답하지 않을 거니까요.”
우혁의 말을 듣고 로랑이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 선물 덕분에 한 가지 깨달은 게 있습니다. 잔돈 몇 푼 때문에 연기를 해서는 안 된다는 거.”
비노쉬가 우혁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로랑도 다시 우혁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청소를 하면서 지구를 깨끗하게 하는 중이라고 생각하는 청소부와 먹고살기 위해 꾸역꾸역 쓰레기를 치우는 청소부의 인생은 전혀 다르다는 걸 알게 된 겁니다.”
“···.”
“···.”
“그때부터 먹고살기 위해서 연기하는 짓을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대신,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연기자가 되기로 결심했죠. 그러고 나니까 저한테 기적이 일어나더군요. 좋은 배역이 들어왔고, 돈도 많이 벌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은 그 기적의 증거들 중 하나입니다. 줄리엣과 로랑을 만나고 있지 않습니까!”
아무 말 없이 우혁의 눈을 응시하던 줄리엣이 조용히 손을 뻗어 우혁의 손등을 토닥여 주었다.
로랑은 와인 잔을 들어 우혁에게 건배를 청했다.
우혁이 와인 잔을 들어 줄리엣에게 건배를 청하자 줄리엣도 와인 잔을 들어 올렸다.
같은 길을 걸어가는 세 사람은 깊은 동지애를 느끼며 와인 잔을 마주쳤다.
세 사람의 술잔이 마주쳤을 때 스위스 로카르노의 어느 식당의 다락방에는 영화 [시네마 천국>의 주제곡이 흐르고 있었다.
[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연기자가 되기로 > 끝ⓒ 길밖의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