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mythical shepherd slave RAW novel - Chapter 275
“아녜요. 들어보니까 무슨 장수의 기질을 어떻게 써먹어야 할지 물어보려고 하셨다고.”
“그랬‘었’지.”
“예?”
펜테실레이아는 물음표가 떠오른 오이노네의 표정을 보며 한숨을 내쉰다.
원래 그녀의 계획은 이랬다.
1.틴다레오스의 딸 헬레네의 무위를 살피고.
2.그 면밀히 살핀 결과를 케브렌의 딸 오이노네에게 보고한 뒤.
3.오이노네와 논의하여 장수로서 헬레네의 쓰임새를 찾아본다.
사실 처음에 세운 계획은 이것과는 많이 달랐다.
그냥 케브렌의 오이노네를 헬레네 앞에 데려가서, 함께 스파르타의 여왕의 무술을 관람한 뒤 즉석에서 결론을 내리려 했었으니.
그런데 왠지는 모르겠지만 안탄드로스의 군주가 말리는 바람에 괜히 복잡해졌다.
그녀의 발목까지 붙잡고 “그, 그, 그것만은 저, 절, 대 안 됩니다···!”라며 와들와들 떨며 빌지 않았던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어차피 파리스와 헬레네는 저 아카이아인들의 헛소리와 달리 ‘아무런 관계도 아니’고, 여자들끼리 그런 사소한 소문 때문에 서로 불편하거나 하진 않을 것 아닌가?
···라는 게 펜테실레이아의 생각이었지만 아무튼 파리스의 만류에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방향을 틀 수밖에 없었다.
뭐, 조금 귀찮아졌지만 그 때문에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성싶었다.
그런데.
“그, 어땠나요?”
“···내가 대강 묘사해서 보여주겠소.”
문제는 다른 곳에서 발생했다.
펜테실레이아는 잠시 자세를 잡은 다음, 순간 막막한 마음에 한숨을 내쉰다.
“그··· 일단 스파르타의··· 아니, 그 장수가 내지르던 기합 소리는 이러했소.”
***
“흐, 흐야압!!”
“···.”
침묵.
“하으이야으압!!!!”
“···.”
다시 침묵.
두 여자만이 자리한 들판은 그렇게 기이한 기합 소리와 바람에 풀끼리 스치는 소리만이 채웠다.
한참동안 움직이다 땀범벅이 된 헬레네가 헥헥거리며 나머지 한 사람을 향해 걸어온다.
그동안 아마존의 여왕은 자신의 등허리에 식은땀이 흐르고 있음을 깨닫는다. 아마 팔다리에 닭살도 돋아 있으리라.
그리고 그녀가 왔다.
“어, 어땠습니까?”
기대감에 가득한 눈을 한 채.
“사실 이런 건 어렸을 때 언니랑, 그러니까 미케네의 여왕이셨던 클리타임네스트라랑 나뭇가지 갖고 장난쳐본 게 전부였는데, 하하···.”
“···어, 음, 그랬겠지. 그대 족속의 풍습에 여자가 싸우는 일이 많지 아니하니.”
“오랜만에 움직이니 기분도 나아지고 정말 좋네요! 이런 기회를 주셔서 펜테실레이아 님께 감사드리고, 또··· 어···.”
헬레네는 조용히 펜테실레이아의 눈치를 보다··· 입을 연다.
“그···그래서 제가 방금 어땠는지···”
“일단, 식사부터 하지. 여기 요기거리를 싸왔으니 말이오.”
“앗, 감사합니다. 마침 오랜만에 움직이니 기운이 없던 차라.”
“많이 드시오. 나는··· 입맛이 없어서 조금만 맛보겠소.”
그렇게 시간을 번 뒤에는 다시 자연히 화제가 이런저런 데로 옮겨갔다. 이 고기요리가 신기하다, 풀잎에 고기를 싸먹는 게 어느 족속의 풍습이냐, 같은 이야기로.
펜테실레이아는 이 신기한 요리 하나만으로도 꽤나 길게 이야기를 끌고 갈 수 있음에 감사했고, 이 요리를 마련해준 파리스에게 감사했다. (역시, 오이노네를 끌고 오지 않는 조건으로 제공한 것이었다.)
그렇지만 운명은 피할 수 없다.
“저, 펜테실레이아 님?”
어느덧 파리스가 요리한 소고기는 바닥이 났다.
“제게 전사의 자질이 있을 수 있다 말씀해 주셨을 때는 정말 기뻤습니다. 제게 제우스의 혈통이 있다고는 하지만 제 형제들처럼 싸울 재주가 있다고는 생각 못 해봤는데.”
“···아니오.”
“아니에요. 저는, 여왕님의 말씀에 정말 큰 희망을 느꼈어요. 만일 펜테실레이아 님께서 주신 이 기회를 붙잡지 않더라도 저는 마음에 큰 위로를 받을 것 같아요.”
“···.”
펜테실레이아는 기본적으로 전사고, 가족도 수하도 이웃도 모두 전사였다. 이런 감정적 부담을 받아본 경험은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펜테실레이아는 견디지 못하고 말했다.
“그···그대의 자질이 내 눈에는 어때 보였느냐면···”
“예. 솔직하게 말씀해주세요.”
“···솔직하게 말이오?”
“···예.”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
“끔찍하지.”
흐물흐물.
휘청휘청.
흐느적흐느적.
보통 추상적인 의태어만으로 인간의 행위를 묘사하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헬레네가 선보인 무술의 경우에는 그 세 가지 말로 완벽한 요약이 가능했다. 그 사실에 펜테실레이아는 살짝 놀랐다.
아무튼 펜테실레이아의 재연을 본 오이노네는 왠지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박수를 친다.
“그, 장수가 누구인지는 모르겠는데 저랑 파리스가 사는 궁전에 초대하고 싶네요!”
“그런가? 어째서요?”
“저희랑 같이 오징어 흉내내기 놀이 하면 딱 좋을 것 같아서요!”
“···좋은 생각 같지는 않소.”
“그래서, 그분께는 어떻게 말씀드렸나요?”
“···그대에게 방금 말한 것 그대로.”
“···예?”
“끔찍하다고.”
그리고 펜테실레이아가 아마존 족속과 아카이아 족속이 이해하는 ‘솔직하게’의 의미가 사뭇 다름을 깨달았을 때는···
모든 게 끝나 있었다.
돌이킬 수 없었다.
펜테실레이아는 사람의 얼굴에 그렇게 깊은 좌절이 담길 수 있는지 처음 알게 되었고.
누구도 우울감에 빠진 헬레네가 칩거하는 미래를 막을 수는 없었다.
***
“그만. 밤이 늦었구나. 다들 돌아가보거라.”
“알겠습니다, 헤시오네 님.”
헤시오네는 침대에 걸터 앉은 채 방 바깥으로 나서는 시녀들의 뒷모습을 지켜본다.
다들 젊다. 고향을 떠났을 시절의 그녀처럼···.
“···참, 늙어서 무슨 생각을.”
그녀는 버릇처럼 혼잣말을 뇌까린 뒤 다리를 침대 위로 들어올린다. 괜히 독백이 늘고 잡생각이 나는 게 잠이 모자라서인 듯하다.
슬슬 그녀가 침대에 몸을 눕히고 눈을 감으려 할 때쯤이었다.
-화륵.
갑자기 등불이 켜진다. 시녀가 다시 돌아왔나 싶어 다시 몸을 일으키고 주위를 둘러보니···
아무도 없다.
-벌컥.
이번에는 창이 열린다. 바람조차 불지 않는 이 고요한 밤에.
그러나 그녀는 공포를 느끼지 않는다. 죽음이 가까워오는 나이에 무얼 더 두려워하겠나.
그저 호기심이 들어 창가에 다가갈 뿐.
저 멀리 나뭇가지에 흰머리수리가 날개를 펼친 채 앉아 있고, 창가로는 수리매가 다가온다.
흰머리수리는 신들의 왕을 상징하는 새고, 수리매는 신들의 전령을 상징한다.
-푸드덕.
그 광경에서 알 수 없는 상서로움을 느끼던 헤시오네는, 수리매가 안쪽으로 날아와 방을 가로질러가는 것을 본다.
시녀가 닫아 놓았던 문을 발톱으로 열어젖히고 다시 그 문을 향해 떠나니.
“···제우스시여? 오늘밤은 등불을 켜고, 문을 열어놓아야 합니까?”
손님이 오려나?
신께서 보내시는 손님이?
알 수 없다. 헤시오네가 창밖으로 조용히 속삭였지만 흰머리수리는 볼일이 끝났다는 듯 다시 시야 바깥으로 날아가버렸으니.
헤시오네로서는 그저 의자를 빼고 좁은 목제 탁자에 기대앉을 뿐이었다.
혹시나 올지 모를 손님을 기다리며, 열린 문 너머 텅 빈 복도를 바라보며.
여왕과 공주 (1)
그녀가 눈을 뜬다.
좁은 창문 틈으로 손바닥만 한 빛이 새어들어온다. 하필 그 미량의 광선이 그녀의 얼굴로 쏟아지는 바람에 잠이 깨버렸다.
눈을 비비며 일어나보니 침대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휑한 방이 눈에 띈다.
부지깽이랑 화로는··· 아. 그걸로 내 몸을 지지니까 치워버렸지.
그래서, 이제 방 안에 남은 건 침대뿐이다. 아무리 포로에다 노예 신세일지라도 잠은 자야 하니까.
헤시오네가 몸을 일으키며 문 바깥으로 나서자 한창 복도는 사람과 갖은 짐스러운 물건들로 꽉 차서 혼잡하다.
그 사이를 어떻게든 비집고 움직이는 와중에···
“일어났나 보군.”
···듣고 싶지 않은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
헤시오네가 뒤돌아보자 자신만만한 표정의 텔라몬이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다.
“마침 내 식사 시중을 들어주었으면 했는데, 따라오시오.”
젊은 텔라몬이 그녀에게 오만하게 선포한다. 아직 죽음과 죽임의 두려움에 대해 깨닫지 못하고 살육을 이어가는 전사.
헤시오네가 그의 시선을 피하며 여전히 저 좁은 복도를 들락날락거리는 짐들을 바라보자, 텔라몬이 웃으며 말한다.
“눈에 익은 물건들이 보이나 보군.”
텔라몬이 그리 말하는 순간, 정말로 그녀에게 익숙한 형태의 화병이 하나 눈에 띈다. 어머니가 꽃을 꽂아두고는 하던 화병이다.
“트로이아에서 가져온 전리품들이오. 저것들로 궁전을 꾸미려 하는데···”
“아, 그···”
“···왜 그러지?”
헤시오네가 입을 열자 텔라몬의 얼굴이 싸늘하게 변한다. 마치 감히 사람의 말을 시도하는 가축을 보는 것처럼.
그 눈빛에 기가 죽은 채, 헤시오네는 애써 말한다.
“···혹시 저 화병, 내 방에 둘 수는 없나요?”
“···.”
“어머니의 물건이라, 부탁이에요. 아니. 부탁드립니다, 텔라몬 님.”
“···.”
텔라몬은 그녀의 말을 듣고 옆에 있던 장수와 무언가 속삭이더니 그녀에게 다가온다.
“···화로를 그대의 방에 놓으니 살을 지졌지. 부지깽이로는 몸을 찔렀고.”
“그, 그건.”
“도자기를 주면 그걸 깨서 그 조각으로 목을 그을지 어떻게 알겠소?
아니되오.”
“하지만···”
“나는 식사 시중을 들 사람이 필요하다 했소.”
“···.”
헤시오네는, 화병이 어느 아카이아인의 손에 들려 알 수 없는 곳으로 멀어지는 걸 본다. 어머니가 매만지고 물을 묻혀 먼지를 닦던 화병이···
“아.”
“가지.”
“···.”
헤시오네는 텔라몬의 억센 손에 팔을 붙들려 식당으로 끌려가듯 향한다. 뒤돌아보니 이미 화병은 어딘가로 사라져있다.
그녀는 바들바들 떨며, 눈물을 삼키며, 화병이 사라져간 복도를 눈에 담는다.
화병뿐 아니라, 고향의 물건들 모두가 텔라몬의 궁전 곳곳으로 흩어진다. 일부는 텔라몬의 수하에게 상으로 나눠진다.
한때 트로이아라는 도시가 있었다는 모든 흔적들이 해체되어 값싸게 팔려나간다.
그때 그녀는 다짐했다.
‘소, 손에 넣을 거야···.’
언젠가는, 저것들을 내 곁에 둘 것이다.
지금, 내 것이라고는 옷 한 벌도 없지만 언젠가는 저것들을 되찾을 것이다.
언젠가는.
“···아.”
헤시오네는 겨우 떨리는 눈꺼풀을 들어올리며 다시 탁자 위에 엎어져 있던 몸을 일으킨다.
정말, 잠이 모자란가 보다. 손님을 기다리다 이렇게 깜빡 졸아버리다니.
그 먼 옛날의 꿈을 꾸다니. 너무 생생해서 마치 그때로 돌아간 듯싶었다.
···무슨 의미를 품은 꿈일까?
무엇 때문에 그날의 꿈을 다시 꾸게 되었을까?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리다 탁자 위에 놓인 화병을 발견하고는 피식, 웃는다.
내 것.
내가 되찾은 것들.
***
“여왕이시여, 어디로 가십니까?”
“안내는 괜찮으네. 내 개인적으로 찾아볼 것이 있으니. 돌아가보게.”
펜테실레이아가 그리 말하자 시종은 몸을 숙인 뒤 사뿐사뿐 그녀의 옆으로 비켜설 뿐이다.
그런 일이 한 번, 두 번, 세 번··· 몇 번쯤 겪다 보니 점점 사람을 마주치는 빈도는 줄어들고 복도는 좁아진다.
-터벅. 터벅.
그만큼 정적 속에서 발걸음 역시 크게 울린다. 펜테실레이아는 슬슬 주위의 눈치를 살피다 발소리를 죽인다. 이렇게 조용하면 그녀의 기척이 느껴질 수 있으니.
그렇게 한참을 걸었을까.
펜테실레이아는 어느새 인적이 끊긴 좁은 복도에 멈춰선 뒤 한숨을 내쉰다.
사람이 많지 않은 수준이 아니라, 없다.
늦은 밤이라지만 지금 어느 문앞을 서성이는 그녀 외에는 살아있는 것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트로이아 왕궁 어딘가의, 한 귀퉁이.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고 머무르는 이들도 거의 없다.
···한 나라의 여왕이 지내기에는 삭막한 곳이다.
이곳에 헬레네가 지내는 방이 있다.
트로이아의 왕실에서 그녀를 유폐하거나 무시한 게 아니다. 프리아모스와 헤카베가 제안한 침소는 원래 이런 창고 같은 공간이 아니었다.
전쟁 이후에 그녀가 자청한 것이었다.
인적이 드문 곳, 눈에 띄지 않는 곳.
쥐죽은 듯이 지내겠노라는 의미가 아니면 무엇이겠나? 펜테실레이아는 여왕의 속내를 어렵잖게 짐작할 수 있었다.
고향을 잃고, 전쟁의 원흉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바다 건너 이국으로 떠나온 군주에게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겠나.
거기에 자신이 헛된 희망을 주었다 뺏었으니···.
펜테실레이아는 입 안이 씁쓸해지는 걸 느끼며 저 굳게 잠긴 방문을 돌아본다. 온종일 열릴 기미가 보이지를 않는 방문을. 오이노네를 돌려보낸 뒤 벌써 세 번째 방문이다.
이곳에 깨어 있는 사람은 펜테실레이아 한 사람뿐이었다.
···아니다. 한 사람은 아니다. 산과 언덕을 오르내리며 적과 짐승의 기척을 감지하는 게 그녀의 본능이다. 펜테실레이아는 다른 이의 기척을 손쉽게 감지해낸다.
그 기척은 저 닫힌 문 너머에서 느껴졌다.
“···펜테실레이아 님, 돌아가주세요.”
쉰 목소리.
“제가 추태를 보였네요. 내일 회의에서 다시 뵙는 건 어떨까요?”
“···기운을 내시오. 그대는 중요한 사람이오.”
그대에게는 그대의 나라와 백성이 있지 않소? 저 사악한 메넬라오스가 그대와 결혼하여 왕위를 얻었으니, 그대를 버린 순간 스파르타의 왕위는 온전히 그대의 것이오.
메넬라오스가 패배한 뒤, 그대는 다시 그대의 권좌에 올라 잃었던 것들을 되찾을 것이오. 이 지긋지긋한 전쟁의 끝에 그대는 승리자로서 그대의 몫을 요구할 수 있을 테니.”
“···제 몫이요?”
문 너머에서 차갑고 단단한 확신이 담긴 목소리가 들려온다.
“제게는 비루한 몸밖에 없습니다. 누구에게 무엇을 요구할 수 있겠어요?”
차가운 돌벽을 긁는 소리. 여왕의 손톱이 울퉁불퉁한 바위에 갈리는 소리.
“저는··· 이제 그저 살아남기만을 바랄 뿐이에요.”
“···.”
“···너무 차갑게 얘기해서 죄송합니다, 아마존의 여왕이시여. 제 신경질이 당신의 마음을 괜히 아프게 했을까 두렵네요.”
“그렇지 않소. 잠시 얼굴을 보고 이야기라도···.”
“내일 회의에서 뵙죠.
···지금은 안 될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
펜테실레이아는 더 이상 말해도 대답이 돌아오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나 떠나지는 않았다. 저런 이를 두고 떠나는 건 마음이 편치 않다.
펜테실레이아는 소리 죽여 한숨을 쉰 뒤 벽에 기댄다. 무심결에 돌아보니, 벽의 아래와 위의 색깔이 미묘하게 달랐다.
[헤라클레스의 침공 이후에 복원한 것이라 그렇단다, 아레스 형님의 딸아.]“···허?”
분명 뭔가 머릿속에서 작은 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그러나 주위를 아무리 둘러봐도 여전히 어둠과 달빛뿐이다.
펜테실레이아는 긴장하며 품속에 감춰놓은 단검을 매만진다. 어두운 곳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라니. 그것도 전쟁 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