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mythical shepherd slave RAW novel - Chapter 56
56화. 늪지
이윽고 아이네이아스에게 대강의 소식을 전한 뒤, 우리는 병력들을 추슬러 전투 태세를 갖추고 나아갔다.
어차피 아예 전투를 피할 수는 없었다. 우리를 치밀하게 추적해 이동경로를 예측하고 함정까지 파둔 놈들이다.
이곳에서 끊어내지 못하면, 결국 또 다시 추격해온다. 그때는 이보다 더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도 없으리라.
···그건 그렇고.
“형님, 그런데 말입니다.”
“무슨 일이냐, 파리스?”
“그, ‘아루나’라는 이름이 의미하는 게 뭡니까? 저는 시골 사람이라 알아듣지 못했는데, 형님은 단번에 알아들으신 듯해서 말입니다.”
‘아루나’.
헥토르는 길잡이에게 그 한 마디 말만 듣고서 모두 파악했다는 듯 빠르게 납득했다.
그, 어쩐지 이국적인 억양의 단어를 입안으로 굴려보면서 나는 뭔가 기묘한 기분을 느낀다.
내 질문에 헥토르는 대답 대신 불안하게 흔들리는 눈초리를 돌려주었다.
잠시 침묵을 지키던 헥토르가 입을 열었을 때, 그는 질문과 상관 없는 전략전술에 대한 설명을 늘어놓았다.
“···아이네이아스? 중심을 맡아주게. 파리스, 네가 상대적으로 움직임이 자유로울 우익을 맡거라. 내가 늪지와 가까운 좌익에서 적들을 견제할 테니.”
“중···심을요? 제가 병사들을 통솔할 능력이···”
“없더라도 지금은 있어야 할 거야. 자네 말고는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으니까.”
그 이상의 대화는 없었다.
나는 헥토르의 얼굴에서 심상찮은 기운을 느끼고는 더 캐묻지 않았다. 그가 내가 알아야 한다고 판단한다면 알려줄 것이다.
일단 헥토르의 말대로 우익에 몰린 십수 명의 병사들을 통제하는 게 급하다.
헥토르가 짠 계획은, 단순하지만 나쁘지 않았다.
선행해야 할 소소한 공사가 있기는 했다만, 늡지 주위의 관목과 흙으로 어떻게든 해냈다.
척후병이 언덕 너머의 병력이 우리 것의 세 배쯤 되는 것 같다 말했을 때 나는 침을 꿀꺽 삼켰지만, 헥토르는 잔잔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이길 수 있다. 아니, 이겨야만 한다.”
헥토르는 그리 말하며 해가 떨어질 때를 기약했다.
우리는 횃불들을 지폈고, 웅성거리는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적들에게 우리가 가까워왔다는 신호를 주기 위해서.
우리는 이미 대오를 갖추고, 뒤로 얕은 구덩이를 파둔 채 기다리고 있었다.
작전이 실행되기 직전이 된 것이다. 나는 적들의 군세를 상상하며 저 언덕 너머의 빼곡한 머리들을 상상했다.
“파리스, 해야 할 말이 있다.”
뒤돌아보니 헥토르가 서 있다. 투구를 쓴 채라서 얼굴표정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시간이 없다 보니 길게 설명해주기 어렵겠지만, 방금 말 못 한 것을 지금이라도 알려줘야 할 것 같아서.
만에 하나 그것 때문에 전황에 영향이 가면 안 될 테니까.”
“무슨 일입니까?”
“···너는 정말로 ‘아루나’의 의미를 모른단 말이지?”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는 어감이다. 다른 그리스어 낱말과는 혀를 쓰는 방법이 살짝 달랐다. 아마 내가 잘 알지 못하는 나라의 말이리라.
“네. 알지 못합니다. 혹시 사람의 이름입니까? 아니면 제가 알지 못하는 도시나 세력의 이름인지···”
“전부 아니야.”
헥토르는 병사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이른다.
곧 우리 진영에 침묵이 감돌았다. 저 옆의 습지에서 벌레들이 웽웽거리며 날아다니는 소리가 거슬렸다.
그리고 마침내,
-휘이이이이이익!!!!
헥토르는 힘껏 휘파람을 불었다.
“사람의 이름도, 나라나 도시나 세력의 이름도, 지명도 모두 아니야. 그건··· 히타이트인들의 말로 ‘바다’라는 뜻이다.”
곧 익숙하고 불길한 형체들이 언덕을 넘어 스멀스멀 기어올라온다.
다리 대신, 꼬리 지느러미가 달린 족속들을, 다시 마주하게 되었다
“그리고.”
헥토르는 칼을 뽑아들고 한번 크게 소리 질렀다. 그에 호응하여 병사들이 함께 괴성을 내지른다.
고조되는 열기 속에서 방패벽은 단단해지고, 죽음의 짙고 어두운 냄새는 가까워진다.
“그들이 섬기는 바다신의 이름이고.”
[바다의 지배자시여!!!] [주인이시여!!!]인어들이 그 끈적한 목구멍 속의 성대를 움직여 외치기 시작한다.
본래의 주인을 따라 이 나라를 무너뜨리고, 이내 버림받아 그의 이름마저도 잊은 이들.
혼란에 빠져 웅크리다 새로운 주인과 새로운 명령을 받아 일어선 이들.
[‘아루나’!!!!!!]그들이 새 주인의 이름을 외친다.
늪지가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그 속에서 죽은 물고기들의 시체가 인어들의 지느러미 아래에 깔려 늪지에서의 이동을 돕는다.
신의 도우심이다.
그리고, 우리의 신이 아니다.
“이길 수 있다!! 방패를 세워라!!!”
헥토르가 제자리로 돌아가자 인어들은 활주하듯 빠른 속도로 언덕을 기어내려온다.
그들은 창을 쥔 팔을 높이 들고서, 괴성과 함께 그 거대한 창들을 내던진다.
대부분은 방패의 가죽층에 막히지만, 운 나쁜 몇몇 병사는 방패들 사이사이로 파고들어온 일격에 맞아 쓰러졌다.
“대응하지 마! 대응하지 말라고!!”
“지금 창을 던지는 자에게는 엄벌을 내리겠다!”
나와 아이네이아스는 병사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대기 명령을 내렸다. 우리의 수세적인 자세를 보고 더욱 기세등등해진 괴물들은 속도를 높여 달려온다.
그들 사이에서도 사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뭐라 외치는 소리들이 들려온다. 드문드문 들리는 말소리들이 울음소리와 섞여 잘 들리지 않았지만, 대강의 내용은 알 수 있었다.
[저놈들은··· 구덩이··· 이미 함정··· 빠졌··· 죽여라!!!!] [크르르륵··· 키에에에엑!!!]그들은 어둠 속에서 어슴푸레하게 비치는 우리 뒤쪽의 구덩이를 보고 승리를 확신한다.
그들에게는 불행히도 오늘의 달은 가느다랗고 그 빛이 약했다.
고로 인어들은 우리 뒤쪽의 구덩이가 고작해봐야 어른의 종아리께 정도밖에 오지 않는 깊이라는 사실을 알 수 없었고.
그 구덩이가 우리가 새로 급조한 것이라는 사실 역시 알지 못했다.
또한 전투의 흥분 때문인지, 아니면 저들의 지능이 본래 저열하기 때문인지, 그들은 우리가 왜 자신들이 만들어준 참호 뒤에서 싸우지 않고 그 앞으로 나와 대오를 정비했는지도 생각지 못했다.
그 결과, 투창을 던지며 빠른 속도로 달려든 수백의 인어들이 우리 앞에 당도했을 때,
-우지끈.
그들은 우리가 다시 덮어놓은 함정을 눈치채지 못했다.
몇몇 눈치가 빠른 선두의 병사들은 빠르게 감속하며 뒤를 돌아보고 외쳤지만,
[멈···춰!! 멈추라고!!!]사람도 전속력으로 달리다 멈추라고 하면 제대로 멈출 수 없는데, 하물며 보행하지 않는 인어라면야.
곧 비명소리들이 울려퍼지고.
함정은 자신을 만들어낸 이들을 어떠한 유감도 없이 포식했다.
처음 떨어지는 것들은, 자신들이 설치한 목창에 꿰뚫려 죽는다.
그 다음은 앞서 죽은 이들의 몸을 완충제 삼아 겨우 골절 정도로 살아남는다.
그리고, 세번째로 떨어지는 이들의 몸뚱아리가, 앞서 추락한 이들의 목을 꺾고 뼈를 부숴뜨렸다.
저들은 다리로 보행하지 않는다.
무리지어 돌진한다면 급히 제동하고, 방향을 바꾸기가 극히 어렵다.
추락하는 인어들은 전우들의 시체 위에서, 그리고 아래에서 느릿느릿 죽어갔다.
“이제 죽여라!!!”
“우와아아아아!!!!!”
이때부터가 우리의 무대였다.
적들의 선두는 서로를 구덩이 속으로 밀어넣으며 죽음을 향해 내달리고 있다.
적들의 후미는 급히 방향을 멈추려다 자기들끼리 엉켜 아수라장을 만들었다.
“발사!!!”
우리는 그들에게 화살과 투창의 세례를 안겼다.
곧
골수를 꿰뚫고 들어온 청동의 날과 가시투성이 목재에, 인어들은 고통으로 경련했다.
대응조차 하지 못하고 죽어가는 머릿수만 해도 반 정도인 듯했다.
이 정도로까지 머릿수를 줄여놓았다면 우리도 해볼 만했다.
“적들이 참호 양편으로 달려들어옵니다!”
“인어들이 동료의 시체를 구덩이 속으로 내던진다!!”
슬슬 우리 역시 투창과 화살이 바닥나자, 적들 역시 정신을 차리고서 대오를 가다듬는다.
후미의 병력들은 앞서서 쓰러져 죽은 동료들의 시체를 써서 여남은 투창과 화살을 막아내었다.
그리고 우리의 코앞까지 당도했을 때 용도가 다한 그 몸들은 구덩이 속으로 내던져 참호를 매웠다. 이제, 조금 있으면 본격적인 격돌이었다.
여전히 수적 우세는 변하지 않았으니 적들이 유리하다면 유리할 수 있겠으나, 이미 지금까지 쌓아온 전황이 양측의 사기에 현격한 차이를 만들었다.
“가자! 트로이아를 위하여!!!”
“위하여!!!!”
내가 참호를 우회해 들어오는 인어들을 공격하러 돌진 명령을 내리자, 망설임 없이 병사들이 따라온 것만 해도 그렇다.
가장 먼저 내게 달려든 놈은, 이미 한 쪽 팔에 단창이 꽂힌 채 비척비척 걸어오는 인어였다.
놈은 팔을 휘두를 힘도 없는 듯 내게 이빨을 들이밀며 내달려왔으나, 나는 단칼에 그 목을 찔러 버렸다.
아무리 부상을 입었다 하더라도 사람보다 머리 하나 큰 인어가 한 합만에 피를 철철 흘리며 죽어나가자, 병사들은 내 이름을 연호하며 일제히 적들을 향해 달려나갔다.
늪지 쪽의 헥토르는 움직임이 제한되는 만큼, 힘든 싸움터에서 적들이 후방으로 치고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 역할이다.
아이네이아스는 참호를 넘어오려 애쓰는 적들을 적당히 견제하면서, 참호가 시체로 전부 메워지면 중간에서 주 전장을 맡으며 중심을 잡아주는 위치다.
그리고 나는,
“우리는 적진으로 파고들어간다!!”
“우와아아아아!! 파리스! 파리스!”
한바탕 헤집어놓는 역할이고.
나는 병사들을 뒤로 하고 뛰어올라 인어들의 한복판으로 달려들었다.
지휘관이 머리를 적들의 아가리에 디밀고 일대다 전투를 나선다?
정신나간 전술이다. 좀 더 세부적으로 따져보자면 전술이라기보다는 자살에 아까울 것이고.
그렇지만,
-딱.
내게는 신의 망치가 있다.
내게 달려들던 인어 하나의 왼쪽 손이 하늘에서 떨어져 내린 막대한 중량에 으스러진다. 그놈이 고통 속에서 기절하려 하자 나는 가슴팍에 가볍게 단도를 꽂고 일어선다.
“트로이아의 병사들이여!! 적들을 죽여라!!!”
내가 우익의 지휘관임을 적극적으로 드러낸다.
인어들이 자기들 사이에 끼어든 나를 잡기 위해 대오를 무너뜨리도록 만든다.
그동안 나를 따라온 병사들이 방패벽을 형성하고 천천히 적들을 조인다.
마치 믹서기의 뚜껑을 꽉 누르듯이.
[죽어버려, 라!!]나는 다시 다가오는 놈의 머리에 창을 던져 꽂고는, 날아드는 적들의 투창 두어 개를 가까스로 스쳐지나갔다.
예상 밖으로 빠른 내 움직임에 당황한 인어들은 나와 거리를 확보하고 제대로 된 포위망을 형성하려 하지만, 이미 많은 수가 죽어 바닥에 쌓인지라 자기들끼리 거리를 벌리기도 마땅치 않았다.
적들이 빽빽하게 나를 둘러싸고 있다. 어두운 밤이라 시야는 제한되어 있다.
-퍽.
[크륵. 크르르륵··· 뭔가 있···]-콰드득.
즉, 망치가 병사들의 눈에 띄지 않고 활약하기 좋은 시점이었다.
다시 손 안에 나타난 망치를 온힘을 다해 집어던지자 망치는 물리법칙상 불가능한 궤적을 그리며 내 주위를 한 바퀴 공전했다.
내게 접근해오던 인어들의 대가리가 터지고, 팔이 부러지며, 어깨가 으깨진다.
그렇게 안전거리를 벌린 뒤 나는 개중 가장 머리가 큰놈부터 하나씩, 하나씩 투창을 던져 머리에 꽂아버렸다.
망치가 마침내 기적을 발휘하길 멈추고 바닥에 떨어졌을 때 내게 한꺼번에 달려든 건 내가 엄선한 쭉정이들뿐.
내 오른쪽에서 날아드는 창날을 그대로 붙잡아 왼쪽에서 달려들던 괴물의 심장에 박아넣는다.
얼떨결에 아군을 즉사시켜버린 인어는 당혹감에 잠시 얼어붙었고, 그 틈에 나는 놈의 목을 스치듯 베어넘겼다.
-카가가강!
그리고 허리를 숙이자 뒤쪽에서 날아오던 검격이 예의 창자루에 막혀버린다.
분통이 터지는 듯 칼을 마구 휘두르며 창자루를 깨부수던 인어는 자신의 커다란 움직임 때문에 반대편에서의 공격이 방해받는 줄 몰랐다.
그 덕택에 방어의 부담을 줄인 나는 가볍게 뒤꿈치를 두드려 샌들의 발끝에서 칼날이 튀어나오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그대로 칼을 휘두르던 놈의 옆구리를 발로 차서 그 날을 박아넣었다. 이 샌들도 스클레오스의 솜씨였다.
나는 왕의 무사에게서 9살 때부터 싸우는 법을 배웠다. 웬만한 귀족 집안의 자식들과 비교해도 결코 무예를 익히는 데 모자란 점은 없었을 테다.
테오 형은 나에게 죽이는 법을 가르쳤고, 내 눈앞에서 죽인다는 행위를 직접 보여주었다.
안개비가 내린다.
땅이 습기를 먹고서 혈향이 낀 안개를 뿜었다.
적들의 대오가 제대로 밀집되지 못하고 나로 인해 엉키는 동안, 우리 병사들은 조금씩, 적들을 포위해 가며 수적 우위를 줄여나간다.
중심의 참호가 어느덧 적군과 아군의 시체로 메워졌지만, 그를 넘어 돌격하는 것은 히타이트에서 온 신을 섬기는 인어가 아니라 우리였다.
헥토르가 단단하게 버텼고, 아이네이아스가 조금씩 전진하며, 내가 때려부순다.
우리는 그렇게 이긴다.
내가 그렇게 점차 기울어오는 저울추를 느끼며 칼을 뽑아 휘둘렀을 때.
-콰득.
묵직한 비늘투성이의 손이 내 칼을 붙잡았다.
그 압도적인 악력에 잠시 밀리던 내가 겨우 그 손바닥을 베어버리며 칼을 회수하자, 손에서 증기가 피어오르더니 곧 상처가 사라진다.
[신성모독자를··· 신을 저버린 자를···]차가운 해수의 밑바닥을 뒤지던, 무감정한 눈이 나를 향한다.
다른 놈들보다 머리통 하나만큼은 높은 높이에서.
그 엄숙한 선언에 다른 놈들이 화답하듯 소리를 질러댄다. 아마 저놈이 우두머리인 모양이다.
그리고, 놈은 내게 소리를 질러대었다.
바다새 수백 마리가 고음으로 목을 긁는 듯한 소름끼치는 소리.
마치 듣는 것만으로도 살갗이 벗겨져 나갈 것 같다.
인류가 이족보행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머리에 심겨 있던 파충류적 두뇌의 원시적 공포를 자극한다.
저런 놈과 그냥 싸우면 반드시 죽는다.
그러나,
“망치.”
나는 그냥 안 싸운다.
힘을 회복한 신의 망치의, 차가운 가죽 손잡이가 내 손에 감겨온다.
우두머리가 포효하며 내게 달려든다. 나를 망치 손잡이를 빙글빙글 돌린다.
그 원심력이 내 근육으로 통제 가능한 한계에 도달했을 때, 나는 망치를 놓아 주었다.
신의 권능을 담은 망치가 깔끔한 직선을 그리며 놈의 신체 중심을 향해 날았다.
놈의 하복부가 폭발한다.
[···.]놈이 쓰러질 때는 ‘털썩’보다는 훨씬 육중한 소리로 땅이 울렸다.
인어들의 합창소리가 멎었다.
그나마 유지되던 대오가 빠르게 무너진다.
인간들의 함성소리와, 괴물들의 비명소리가 함께 울리더니 삶과 죽음의 저울이 완전히 기울었다.
승리했···
“아이네이아스 님!! 뒤쪽을!!!”
···젠장.
중앙 쪽을 살펴보자 내가 미처 보지 못한 우두머리 한 놈이 아이네이아스를 향해 달려든다. 그대로 죽여버릴 듯 거대한 둔기 같은 검을 휘두른다.
아이네이아스와 나 사이의 거리를 본다.
반신이지만 미숙한 아이네이아스와 암브로시아와 넥타르를 먹은 나의 생존 확률을 계산한다.
안 된다.
저 도망치는 인어들 전부를 못 죽이고 놔준다 하더라도, 아이네이아스만 살아 있으면 된다.
반대로 아이네이아스가, 다르다노스의 차기 군주이자, 트로이아의 영웅이 죽으면···
나는 망설임 없이 아이네이아스와 우두머리 인어 사이로 뛰어들었다.
-쾅!!!!
자동차가 달려드는 듯한 충격.
다음 순간 내 몸은 공중으로 날아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