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 necromancer villain in a game novel RAW novel - Chapter (259)
259화
성벽이 무너진 자리.
대형 마물들을 탱커 삼아 수많은 악마교단병이 몰려왔다.
“마신이시여! 어둠의 힘을!”
“이계의 힘을!”
악마교단은 모든 서버에서 강력한 적으로 나오는 세력.
하지만 그들의 진짜 본거지와 주 전력은 사실 신대륙에 있었다.
기존 서버보다 강력한 콘텐츠들을 위해, 어둠의 힘이 강력하다는 설정.
여기 모인 군대에도 기존 서버에 없던 대주교급 악마교단 사제나, 어둠의 사도도 있었다.
심지어 이들을 이끄는 것은 교단의 13사도 중 한 명인 식스.
평소에는 바깥에 절대 모습을 비추지 않지만, 이번엔 달랐다.
“신탁이 내려왔다. 먼 대륙에서 온 이방인들을 잡아 죽여라. 그리하면 우리의 암흑신께서 흡족해하시리라!”
죽으라면 진짜로 죽을 수도 있는 암흑신의 신탁!
이번에 온 악마교단의 군대들은 작심하고 몸을 던졌다.
“도시 안으로 흩어져라, 다른 통로를 만들어!”
안쪽으로 움직이던 병사들 앞에 파프닐과 김철이 나타났다.
“두 놈이다!”
“포위해서 죽여라!”
병사들은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수백 대 2의 싸움!
하지만 파프닐이 해골병들을 불러내고, 김철이 무기들을 뽑자 순식간에 구도가 역전되었다.
“이놈의 무기……. 크아악!”
공중에서 쏟아지는 무기들에 대처하지 못하는 모습에 비해.
“커헉……. 해골병 따위가 어떻게……!”
정예 병력인 악마교단 교단병과 일대일로 전혀 밀리지 않는 금속 스켈레톤들.
“진영을 갖춰! 진영을 갖춰라!”
흩어진 상태로는 많은 해골병과 날아다니는 무기들을 이길 수 없다.
파프닐은 그렇게 뭉친 교단병들에게 철폭을 쏘았다.
-교단병 군단에게 큰 피해를 입혔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김철의 눈이 커졌다.
“경험치가 한 번에 0.3%나 올랐잖아! 이거 개이득인데?”
고레벨 유저들은 1%의 경험치도 생사를 가르는 전투를 해야 한다.
고작 십여 마리에 0.3%면 말도 안 되는 노다지!
“사, 살았다!”
“감사합니다!”
악마병들에게 쫓기던 시민들이 감사 인사를 해 왔다.
“당신들은? 못 보던 얼굴인데.”
“시청에 갇혀 있던 밀항자들…….”
몇몇은 깜짝 놀랐지만, 곧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해야 할 일을 한 거니까, 그보다 빨리 대피하세요. 광장에 가면 다른 분이 길을 알려 줄 겁니다.”
의연하게 대피로를 알려 주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시민 5명의 대피를 성공시켰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안심시킬 때마다 나타나는 경험치 메시지.
신대륙답게 수치도 말도 안 되게 높았다.
‘이거 대박인데.’
도망 작전이 뜻대로 안 되었지만, 경험치 바만 보면 웃음이 절로 나왔다.
그 모습은 피를 뒤집어쓴 채 싸우는 김철과 비교가 되었다.
“자, 시체는 있으니 계속 싸우면 되겠군.”
파프닐은 방금 쓰러진 악마병들에게서 일반 해골병을 일으키고 금속을 덮었다.
인스턴트로 만든 금속 해골병들이지만, 맷집이나 공격력 등은 모두 나쁘지 않다.
“계속 해골병들을 충원하면서 싸워야 해.”
금속 해골병들의 맷집이 강하다지만, 악마교단의 몬스터들도 그만큼 강하다.
지금은 쓰러지는 해골병만큼 즉각 시체를 일으키며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유지 중인 상황.
조금이라도 충원이 늦으면 물이 넘치는 것처럼 순식간에 방어선이 뚫리게 된다.
“어둠의 신이시여, 힘을……!”
“당신의 전사들을 살피소……. 커헉!”
강화 버프를 걸거나, 디버프를 거는 암흑 신관들은 빠르게 처리했다.
쌓이면 무엇보다 무서운 것이 저런 놈들!
샤워기 물 끄는 걸 깜박했다가 화장실이 물바다가 되는 것과 같았다.
“그래도 일단 길목을 막아야지!”
부서진 성벽 통로는 적들이 들어오는 길도 되지만, 쓰기 여하에 따라서는 적절한 함정도 될 수 있었다.
좁은 공간에 몰린 적들을 계속해서 죽이다 보니, 경험치와 스킬 숙련도들이 눈에 띄게 올라갔다.
“커헉……. 무서운 여기사로군. 이름이 뭐냐?”
“내 이름은 페넬로페다. 이곳을 지나갈 수 없다.”
페넬로페는 고위 기사들을 연이어 격파하며 길목을 수성!
그동안 지옥 사냥 코스에서 성장시킨 보람이 있었다.
끼아악!
“하아!”
끼악!
공중에선 벨과 하피들의 싸움이 한창이었다.
발톱을 세운 하피들의 공격은 날카롭고 강했지만, 벨도 피 안개로 변하거나 피를 빨며 선전하고 있었다.
그래도 가장 대활약을 하는 사람은 따로 있었다.
“으하하하하, 이거 완전 대박이잖아!”
김철이 미친 듯 웃으며 무너진 성벽 구간 중앙을 가로막았다. 악마교단병, 몬스터들이 꾸역꾸역 넘어왔지만, 그때마다 김철이 가로막았다.
“근데 조금 귀찮긴 하네.”
한국 서버 쪽이었다면 한 방이었을 놈이 두 방, 세 방을 맞아야 죽는다.
한 번이라도 미스가 나면 최소한 중상인 상황!
그래도 들어오는 경험치가 워낙 크기에, 김철은 웃으면서 싸우고 있었다.
“무슨 무기가……. 크아악!”
“커헉!”
강력한 악마교단 기사들이지만, 사방을 날아다니는 무기엔 대응하기 힘들어하는 모습!
“뭐냐! 아직도 뚫지 못했나!”
시간이 계속 지나자 악마교단 고위 신관들이 노호를 내질렀다.
“저기 신탁의 놈들이 있다! 쳐라!”
신관들의 명령은 절대적.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기사들을 밀어내고 있던 악마교단 기사들이 달려왔다.
파프닐은 좁은 길목을 찾아 뒤로 물러나며 적들을 끌어들였다.
“지금은 일단 저기서 싸운다.”
좁은 길목이었다가, 갑자기 넓어지는 그 지점을 최대한 적들의 수를 줄이는 것이 작전.
길목을 막고 철폭을 쏘자, 피 폭발과 함께 사방으로 쇳조각이 튀었다.
“블러드 팬텀 소환!”
HP가 크게 빠지더니 피로 만든 분신이 나타났다.
“일단 막아!”
“카하하하!”
분신이 손을 휘저으려는 순간, 파프닐이 제지했다.
“소환 스킬은 금지!”
분신의 능력은 본체의 40%.
해골병을 소환하면 시체만 버리는 꼴이었다.
“저기, 신탁의 타깃이 있다!”
“놈들을 노려라!”
분신과 본체를 노리고 몰려오는 적들!
파프닐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움직였다.
해골병들을 보충하고, 선두에서 싸우면서 견제까지.
‘오랜만에 옛날 생각나는군.’
드래곤 헌터에서도 대규모 전쟁이 없는 건 아니다.
몇몇 드래곤들은 수하인 가디언들을 가득 데리고 있었는데, NPC와 다른 플레이어들이 멀티 시스템을 통해 참여해 싸울 땐 전쟁을 방불케 했다.
물론 파프닐, 김강한은 혼자 클리어했다.
“저기 있다! 밀항자들이다!”
“이봐! 당신들!”
싸우던 중 등 뒤에서 기사들과 병사, 마법사 수십여 명이 달려왔다.
“이런……!”
도망친 게 문제가 되었나?
이판사판이다. 파프닐이 싸울 준비를 할 때, 선두의 기사가 말했다.
“가이우스 님의 지시를 받았습니다. 같이 싸우겠습니다!”
“시킬 게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기사와 병사들은 아군으로 온 것이었다.
잘 지휘하고 활용한다면, 여러모로 도움이 되리라.
파프닐은 고개를 저었다.
“여긴 나 혼자만으로 충분하니까, 그대들은 가족과 시민들을 대피시키도록.”
“하, 하지만!”
“시민 대피는 내가 할 수 없는 일. 각자 할 수 있는 일이 다르니, 나 대신 부탁하지.”
-수비군의 지휘를 포기하시겠습니까?
“포기한다.”
-수비군의 지휘를 포기했습니다.
-수비군들이 당신의 미담을 퍼뜨립니다.
-명예가 +1 상승했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카르마가 +1 상승했습니다.
파프닐은 혼자 싸우기로 결정했다.
“밀항자……. 대단하군.”
“저런 사람이라면 밀항 정도는 용서해 줘도 될지도…….”
NPC들은 복잡한 표정으로 멀어졌다. 뒤에 있던 파프닐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저 녀석들이 있으면 이런 걸 챙길 수 없단 말이지.”
쓰러진 악마교단 몬스터의 사체들을 챙기는 네크로맨서 파프닐!
“좋은 사체가 풍년이군.”
기존의 엘리트 해골병들은 그 모습을 보며 살짝 한숨지었다.
“새 해골병들을 만들 수 있겠어.”
“…….”
불쌍한 노예가 또 늘다니.
해골병들은 파프닐과 싸우는 상대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했다.
***
악마교단의 군대는 곳곳의 성벽을 넘어오며 모든 생명을 죽였다.
“포로나 노예는 필요 없다, 모두 죽여서 제물로 삼아라!”
“신탁의 놈들이 탈출할지도 모른다, 쥐 새끼 한 마리도 내보내지 마라!”
악마들과 몬스터들은 곳곳의 건물들을 뒤지며 사람들을 잡아먹고 보물들을 챙겼다.
커다란 대도시 곳곳에서 불길이 오르고, 큰 가치를 지닌 문화재들이 영원히 사라지고 있었다.
“이쪽으로 오세요! 다들 이쪽으로!”
“살려 줘!”
“꺄아악!”
존스 박사는 피난민들을 하수도로 대피시켰다. 사방에서 마물 군대가 포위해 오는 지금, 조금이라도 오래 살기 위해선 바다 쪽으로 가야 했다.
“후퇴, 후퇴! 2차 방어선으로!”
병사들은 전열을 갖추어 시가지로 후퇴했다. 그 사이에 파프닐과 김철도 끼어 있었다.
길목을 막고 엄청난 경험치를 얻었지만, 거대 마물들이 몸으로 뚫고 들어오자 결국 한계가 보였다.
마지막까지 싸웠지만, 결국 자폭병을 거하게 터뜨리고 후퇴!
“아무래도 이기긴 힘들겠군.”
파프닐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애초에 치트 방지 인카운터인 만큼 수적인 차이가 너무 났다.
엄청난 경험치 이득을 얻긴 했지만, 계속 전세가 밀리는 상황.
특히 가장 껄끄러운 건 바로 도시 곳곳을 부수는 거대 마물들이었다.
“크어어어!”
미노타우로스나 오우거들이 철퇴를 휘두르면, 아무리 바리케이드가 두꺼워도 단숨에 부서진다.
하나씩 처리할 수는 있지만, 그래도 끝도 없이 밀려온다.
‘뭔가 어떻게 해야…….’
슥, 주변을 둘러보던 파프닐의 눈에 뭔가가 보였다.
“저건…….”
머릿속에 번개가 쳤다.
저거라면 할 수 있다.
“김철, 3분만 시선을 끌어 줄 수 있겠나?”
“네가 도망 안 치면.”
“그건 걱정하지 마라. 어차피 여기서 탈출하려면 싸워 이겨야 하니까.”
“좋아.”
김철은 심호흡을 하더니 쩌렁쩌렁 외쳤다.
“야 이 대머리 새X들아! 나 만병왕 김철이 상대해 주마! 덤벼라!”
성벽 위에 올라온 사도 식스는 중앙 시가지를 바라보았다.
대로 한복판에서 쩌렁쩌렁 외치는 김철 주변으로 무기 십여 개가 춤을 추고 있었다.
마치 아이돌 공연 같은 모습!
“응~ 아무것도 못 하쥬? 춤! 춤! 춤! 춤! 춤!”
“저 피육을 갈아 마셔도 시원찮을 새끼가……. 신탁에서 말한 놈들 중 분명 저놈도 있으렷다! 쳐라!”
쿵쿵쿵, 사방에서 도시를 부수던 마물들이 시가지 안쪽으로 돌진해 왔다.
김철 주변 NPC들의 낯빛이 창백해졌다.
안 그러면 이상한 상황.
도시 전체의 몬스터들이 몰려오고 있는 상황.
“신을 능멸한 대가를…….”
“대머리!”
“크아아아악!”
바리케이드를 부수며 다가온 미노타우로스가 팔을 들었다.
그때였다. 집들 사이에서 나타난 은빛 금속 팔이 미노타우로스의 머리를 강타했다.
음머어어어!
목이 180도 회전한 미노타우로스가 쓰러지고, 자리에 나타난 것은 악마교단의 전투용 금속 골렘!
검은색인 악마교단 골렘들과 달리 온몸이 은빛 금속으로 덮여 있는 상태였다.
“무, 무슨!”
“저게 뭐야!”
가이우스를 비롯한 사람들이 경악했다. 저건 도대체 뭐란 말인가.
그때 골렘의 어깨 위로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생각보다 더 잘 움직이는데.”
남자, 파프닐은 어깨를 으쓱했다.
“아직 쓸 만한 녀석인데, 왜 버렸는지 모르겠단 말이지.”
이곳저곳이 부서져 못 움직이던 전투 골렘을 메탈 슬라임 킹으로 조종하는 것!
관절이나 심장 부위만 파괴되었고, 몸체의 손상도는 그리 심하지 않아 가능했다.
“저건 대체…….”
“어이가 없군…….”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식스와 고위 신관들이 피식 웃었다.
“검은 드워프의 워 머신이라도 나온 줄 알았는데, 우리가 쓰던 골렘에 사용권만 뺏어 갔나.”
“신기한 기술인데, 놈들을 잡으면 연구해 봐야겠군.”
연구라고 해도 사실상 고문으로 기술을 뜯어내는 것에 가깝다.
“그깟 전투 골렘이라면 우린 100기도 넘게 있다. 한 번에 깔아뭉개 버려라!”
고작해야 골렘 한 기를 대신 움직이는 것.
다대일로 공격하면 얼마 버티지 못하고 다시 고철 덩어리가 되리라.
명령이 떨어지자 3층 주택 크기의 골렘들 그리고 미노타우로스와 오우거들 십여 기가 다가왔다. 선두의 골렘 한 기가 주먹을 들자, 파프닐의 골렘도 마주 주먹을 움직였다.
“으윽!”
눈을 감는 NPC들!
마침내 둘의 주먹이 부딪쳤다.
그 순간 악마교단 측 골렘의 팔이 그대로 부서지며 땅바닥에 내리꽂혔다.
“이, 이게 무슨……!”
“이 녀석, 부실 재료를 썼잖아?”
파프닐이 씩 웃었다.
“그럼 폐기 처리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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