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Leader of a Girl Group Destined To Fail RAW novel - Chapter (120)
그 외 다른 팀의 라이벌 투표 등수와 점수는 이랬다.
2위: 차율 (40점)
-베스트 팀 표: 2표
-워스트 팀 표: 0표
공동 3위: 맥스버닝, 슈가드림 (30점)
-베스트 팀 표: 0표
-워스트 팀 표: 0표
5위: 김려유 (10점)
-베스트 팀 표: 0표
-워스트 팀 표: 1표
6위: 하이하이호 (0점)
-베스트 팀 표: 0표
-워스트 팀 표: 5표
그렇게 해서 대중 사전 투표까지 합친 등수는 이러했다.
공동 1위
스틸블루, 차율 (90점)
스틸블루: 사전 투표 (40점)+ 라이벌 투표(50점) = 90점
차율: 사전 투표 (50점)+ 라이벌 투표(40점) = 90점
3위
맥스버닝
사전 투표 (30점)+ 라이벌 투표(30점) = 60점
4위
슈가드림
사전 투표 (20점)+ 라이벌 투표(30점) = 50점
5위
김려유
사전 투표 (10점)+ 라이벌 투표(10점) = 20점
6위
하이하이호
사전 투표 (0점)+ 라이벌 투표(0점) = 0점
그렇게 하이하이호는, 총 점수 0점으로 탈락이 확정되었다.
여기 사람들도 정말 냉철한 게, 누구도 동정표를 주지 않았다.
당연한 거긴 하지만.
아.
우린 누구에게 베스트 표를 줬냐고?
당연히 차율이었다.
워스트 표는 하이하이호에게 줬다.
투표 관련 인터뷰는 모두 공평하게 한마디씩 했다.
[청: 저희 팀이 선택한 베스트 팀은~] [주홍: 차율 선배님입니다!] [보라: 워스트 팀은… 정말 아쉽지만…] [금: 하이하이호 선배님을 선택했습니다.] [금: 무대는 너무 좋았지만, 편곡이 두드러지지 않아 하이하이호 선배님들만의 매력 포인트를 넣지 못한 게 아쉬웠어요.] [주홍: 우리 선배님들 정말 매력 있고 멋있으신 분들인데 그걸 다 보여 주지 않으신 것 같아서 아쉽더라구요….]애써 포장하느라 고생했다, 얘들아.
제작진: 첫 번째 탈락자가 되었는데, 기분은 어떠신가요?
자막: 결국 눈물을 보이는 루미
[루미: 무대로 꼭 좋은 모습 보여 드리고 싶었는데… 실망을 시켜 드린 것 같아서…] [루미: 그래도 이런 귀중한 기회를 주신 것에 감사합니다.]그렇게 하이하이호는 별 어그로도 못 끌어 보고 탈락했다.
“….”
띠링!
촬영이 마무리되어 퇴근을 준비하던 중.
대기실에서 가만히 앉아 있는데, 연락이 날아왔다.
홍연서 사장님
오늘 하이하이호가 떨어졌다던데
만족하니?
의외네.
이런 것까지 세세하게 챙길 줄은 몰랐는데, 홍 사장.
홍연서 사장님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랬다.
사실 하이하이호의 빠른 탈락은… 내 영향도 없지 않았다.
어떻게 된 거냐고?
그건 얼마 전, 서백영과의 대화로부터 시작되었다.
***
“그러다가 결론을 내렸어.”
서백영은 나를 보며 말했다.
“네가 어떻게 그렇게 변할 수 있었던 건지.”
솔직히 말해서 메뉴컬 1위 발표 때만큼이나 긴장되었다.
대체 무슨 대답이 나올지 짐작도 가지 않아서.
“…무슨 결론인데요?”
오히려 너무 올곧은 사람에게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답이 나오곤 하니까.
“우리가 너를 지켜 주지 못해서… 네가 너 스스로를 지키기로 한 것 같아.”
음.
정말 생각지도 못한 답변인데.
“나, 반성 정말 많이 했어. 잠깐이라곤 하지만 너를 멀리했던 때도 있었잖아. 너와 같은 팀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고.”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어려운 문제였다.
사실 나였어도 진짜 윤청과 데뷔하라 했으면, 조금 난색을 표했을 것이다.
그만큼 진짜 윤청의 무대가 심각하긴 했거든….
전 소속사와 김려유의 괴롭힘 때문에 그렇게 된 거긴 하지만, 다른 연습생들이 어떻게 알았겠는가.
서백영도 그런 사정은 전혀 몰랐었으니까.
실력만 봤을 땐 같이 데뷔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할 만하지.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너한테 이유 정도는 물어봤어야 했어. 왜 그렇게 모든 월말 평가마다 긴장해서 얼어 버리는지. 왜 매번 실전에서 그렇게 삐끗해 버리는지…. 너도 이유가 있었을 텐데.”
서백영은 진심을 담은 미안한 얼굴로 나를 보며 꼼지락대고 있었다.
문득 이 모든 것을 보고 있을 윤청의 마음이 궁금해졌다.
너는 이 사과를 들으면서 조금은 위로받고 있을까?
얼마 전에 내게 따로 미션을 보낸 거 보면, 나를 계속 지켜보고 있는 것 같던데.
너의 마음은 조금이라도 괜찮아졌을까.
나는 알 수 없었다.
나는 윤청이 아니라 백녹하였으니까.
그래서 결국 나는 백녹하식대로 대답을 했다.
“언니도 몰랐던 거잖아요.”
이게 옳은지는 모르겠다.
만약 틀리다면 윤청이 말해 줬으면 좋겠다.
“몰라서 그랬던 것, 서툴러서 그랬던 것들은… 조금씩 바로잡으면 돼요. 저도 서투르고 몰라서 저지른 실수가 있고. 그건 언니도 마찬가지예요.”
그러나 어떤 알림도 오지 않는 걸 보면, 아마도 윤청의 마음과 내 마음이 같다는 뜻이겠지.
“사과해 주셔서 고마워요. 저는 그걸로 충분해요.”
그렇게 서백영은 몇 마디 사과를 더 했고, 나는 서백영에게 괜찮다고 답했다.
…윤청.
이 사과가 부디 네 마음에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니면-
“그런데 언니. 그럼 홍 사장님과 지금… 연락이 되고 있는 거잖아요.”
지금부터 해 줄 내 복수가 네 마음에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렇…지? 그건 왜?”
“이번 [탑 오브 아이돌> 관해서 몇 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 될까 해서요.”
“음….”
“아마 홍 사장님 입장에선 굳이 거절하실 이유가 없는 제안일 거예요.”
서백영의 시선이 눈에 띄게 흔들렸다.
내가 뭘 원하고 있는지 감도 안 와서 그렇겠지.
“별건 아니에요. 그냥 아주 작은 부탁일 뿐이거든요.”
응.
아마도 아주 작은.
***
서백영이 홍 사장에게 뭐라고 말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바로 연락이 온 걸 보면, 아마도 최대한 잘 말해 준 것 같다.
홍연서 사장님
원하는 게 뭐지?
아, 별건 아니고요.
홍연서 사장님
사장님
이번 서바이벌 미션곡은 ‘멤버 자체 편곡’ 혹은, ‘프로그램 지정 편곡자의 편곡’만 가능하게 해 주세요
얼마 지나지 않아 홍연서에게서 답장이 왔다.
홍연서 사장님
010-XXXX-XXXX
이쪽으로 편곡 외주 고정시키도록 오더했다
추가 건 있으면 비서 통해서 전달해
네가 직접 전달하면 위험하니까
그거야 당연한 거죠.
그래도 나름대로 홍연서가 우리에게 신경 써 주고 있구나, 하는 게 느껴졌다.
아무래도 서백영이 그동안 신뢰를 보여 주었기 때문이겠지.
김 이사를 쥐고 흔들 수 있는 이용 가치가 우리에게 있다는 뜻이기도 할 테고.
앞으로 나는 그 점을 철저히 이용할 생각이었다.
나는 홍연서의 비서에게 딱 한 가지의 부탁을 더 했다.
‘하이하이호의 미션곡 편곡은, 최대한 원곡과 비슷한 느낌으로 가되 너무 티 나지 않을 것’
원곡과 비슷하게 가면 갈수록.
오로지 실력으로 승부하게 된다.
하이하이호는 데뷔조를 가리는 과정에서 ‘실력’으로만 승부하지 않았다.
그게 얼마나 패착이었는지 보여 주고 싶었다.
실력이 뒷받침하지 못하는 악의는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을.
***
그렇게 하이하이호는 빠르게 치워졌다.
물론 걔네가 아무 말도 없이 치워진 건 아니었다.
“….”
[탑 오브 아이돌> 퇴근 직전.대기실에서 나오는데 하이하이호를 마주쳤다.
피아는 눈이 마주친 순간 시선을 회피했고, 루미는 나를 대놓고 노려보았다.
나머지 두 멤버들은 루미와 나 사이에서 눈치만 보고 있었다.
넷 다 눈이 퉁퉁 부은 게, 대기실에서 실컷 울었나 보다.
사실 저 넷 다 양심이 없지.
사이좋게 윤청을 괴롭혀서 하이하이호 데뷔조를 자진 하차하게 만든 사람들이었으니까.
남의 눈에서 눈물 나게 하면, 본인 눈에서는 피눈물이 나온다는 말, 혹시 들어 보셨나 모르겠네.
“안녕히 가세요, 선배님.”
나는 90도로 인사했다.
가는 놈한테 뭔 인사를 못 해 주겠나.
아마 당분간은 커뮤니티에 ‘서바이벌 초고속으로 탈락한 아이돌’이나, ‘라이브 폭망한 아이돌’ 이런 제목으로 올라올걸.
“…윤청.”
인사만 하고 떠나려는데 루미가 나를 불렀다.
“네, 선배님.”
“너 진짜 끝까지…!”
루미는 눈을 희번득하게 뜨다가, 주변 시선을 의식해 꾹 참았다.
그러다가 주변에 우리 외엔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입을 열었다.
“너 아직도 우리 일 마음에 담고 있는 거야?”
“네?”
“아니면 왜 그렇게 이상하게 행동하는데?”
뭘 이상하게야.
너네가 한 짓에 비해선 최대한 예의 있게 행동해 주고 있는데.
“어떤 일을 말씀하시는 걸까요, 선배님?”
실소를 참아야 하는데 참을 수가 없네.
“사람 끝까지 피 말려서 데뷔조에서 나가게 한 것? 아니면, 데뷔 후에도 계속 악의적인 소문을 퍼트린 것?”
“…!”
루미의 입이 떡 벌려졌다.
“[메이크 어 뉴 컬러>에서 희온이가 전 소속사 연습생이 저에 관해서 뒷담을 했다고 말한 거, 보셨어요? 그거 다들 누구인지 궁금해하던데.”
“너… 그게 우리라는 증거 있어?”
“최소한 증인은 있는 것 같네요.”
증인이라는 말에, 루미의 입이 다시 닫혔다.
“켕기실 만한 일이 많을 텐데… 어떤 걸 얘기하시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정확히 어떤 걸 말씀하시는 걸까요?”
루미의 얼굴이 펑 터질 것처럼 새빨개졌다.
“청아.”
그때, 옆에서 잠자코 보고 있던 피아가 입을 열었다.
“너 쌓인 게 많았구나, 그치.”
“아뇨.”
난 쌓인 게 없다.
윤청은 많겠지만.
나는 루미와 피아에게 다가가 귀에 대고 속삭였다.
하이하이호 네 사람들에게는 전부 들리지만, 주변에는 들리지 않을 정도의 크기로.
“제가 뭐 쌓일 게 있나요? 쌓인 게 있다면… 탈락해서 나가시는 분들에게 있지 않을까요? 털어 내고 싶어도, 앞으로는 기회가 없으실 테니까.”
나는 최대한 사람 좋은 미소를 짓기 위해서 노력했다.
솔직히 쉽진 않았지만.
“이제 방송국 오실 일도 당분간 없으실 텐데 다 말씀해 주세요. 귀담아듣겠습니다.”
내 말에 하이하이호 네 명의 얼굴이 와락 구겨졌다.
글쎄.
나는 그냥 가만히 그들을 하나씩 보았다.
너네는 인성이 없는데 실력도 없어서 망했지.
그러니 방송국 올 일도 많지 않고.
근데 우린 아니야.
“하실 말씀 없으시면… 저는 퇴근해 보겠습니다.”
나는 그렇게 말하고 루미에게 몸을 뗐다.
그리고 크게 말했다.
“저희는 내일도 스케줄이 너무 많아서요. 조금 쉬고 싶네요.”
다시 한번 말할게.
너네는 망했지만.
우린 아니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