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Leader of a Girl Group Destined To Fail RAW novel - Chapter (77)
77화.
사실 그동안 윤청의 이미지는, 한 명의 ‘사람’으로서 그다지 어필되지 못했다.
하나의 아이돌로는 어필이 되어도, ‘매력 있는 사람’으로는 크게 어필되지 못했다.
김 이사는 윤청의 분량이 많은 것을 원하지 않았다.
정말로 필수적인 분량이나 다른 사람들과 다 같이 나오는 분량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사실 시청자들은 왜 그렇게 연습생들이 윤청을 따르는지 이해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근데 류펖 왜 그렇게 윤청 좋아하냐 이유가 머임..? 마성의 여자 뭐 그런거임..?
금김 혹시 청윤덕질함..? 뭔 하루종일 청윤만보넼ㅋㅋㅋㅋㅋㅋㅋ 카메라 좀 봐줘,,
약간 팀 이판사판 무슨 미어캣과 조련사같음 물론 윤청이 조련사임
사석에선 청청이 진짜 엄청 잘해주나봐…방송에 다 안나오는 뭔가가 잇으니가 애들도 글케 조와하는거겟지,,? 나도 보고 싶어,, 나도 청청에게 챙김당하고시퍼,,
서빽 약간 윤청 앞에선 동생 모먼트 나오는 거 댕웃기넹 오구 내새끼ㅠ
그러나 이번 분량이 나오자.
드디어 시청자들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다.
왜 연습생들이 그렇게 윤청을 따랐는지.
왜 그 많은 구설수들에도 불구하고 전적으로 믿고, 신뢰했는지.
★
아 근데 나였어도 경쟁자가 나 이렇게 챙겨준다..? 이건 못참지,, 그냥 영어유치원 알아보는거임,,
앗 근데 내 주접들 다 하나하나 서치당햇을거 생각하니까 수치스러워 하지만! 봐줬으면 좋겠어! 벗! 개수치야 하웨버! 청청 여기를 봐줘! #윤청
약간 뭔가 선생님임,,? 울 애들 멘탈 챙겨주고,, 진로 지도해주고 있고,, 응,,
하 내 눈물샘 개같이 멸망중 자기도 데뷔하고 싶을 텐데 그런 마음 다 제치고 일단 멤들부터 챙겻단 거잔아,,이런 연생 어딧습니가,, 어디에도 업습니다,,
다른 연습생들 매력포인트 논문으로 써온 연생
[캡쳐]…
오늘 마지막 방송임!
다들 혹시나 사람에게 진심인 윤청 뽑아주고 싶으면 #16XX로 8 하나 보내주시면 됩니다
8번임!!
11시 반 부터!!
진짜 여리고 착한 연생 청청 많관부
난 이 방송 보지도 않는데 괜히 감동받음… 논문도 논문이지만 뭔가 공 얘기가 짠하네 자기가 다 겪어봐야 할 수 있는 얘기 같아서…
└22… 논문도 따숩지만 그게 이상하게 마음에 와닿았음 투표할게!
얘가 그 논란 있었던 연생이지? 맘고생한 게 보이네ㅠㅠ 투표하겠음
나도 걱정 많은 편이라 약간 공감 많이 됐어.. 잘됐음 좋겠네
그렇게 처음으로 윤청이 ‘연습생 윤청’에서.
‘사람 윤청’이 된 순간이었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저희들의 가장 든든한 지원자 컬러리스트 여러분.]그리고 그 순간부터,
[지금 시각. 11시 30분. 컬러리스트님들께서 직접 이 작은 꿈들에 색칠해 주실 시간입니다.]투표가 시작되었다.
***
무대 두 개가 끝났다.
이제 투표 1시간 동안 남은 무대는 하나뿐이었다.
연습생들은 모두 무대 아래에서 대기 중이었다.
지금은 잠시 협찬받은 틴트 PPL 방송이 나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누가 봐도 아직 데뷔 안 한 것 같은 짬바.
어색하기 그지없는 방송을 보며 연습생들은 몸을 꼬고 있었다.
그나마 가장 자연스러운 건 류보라였다.
아니.
사실 류보라도 뭔가 대단한 걸 한 건 아니었다.
그냥 틴트를 입술에다가 바르기만 했는데 그럴듯해 보였을 뿐이었다.
심지어는 자막도 이랬다.
자막: 역시 본 투 비 광고 스타…!
연습생들은 원망의 시선으로 류보라를 보기 시작했다.
“왜 다들 그렇게 보실까요?”
카메라 앞이라, 세상에서 가장 예쁘게 웃는 류보라.
팬들 사이에서도 류보라는 별명이 천사였다.
아기 사슴, 앤젤, 공주, 뭐 그런… 세상의 가장 좋은 별명은 다 류보라 것이었다.
그만큼 카메라 앞에서는 이미지 관리가 철저했기 때문이었다.
…카메라 뒤에서는 깡패 사슴이 따로 없었지만.
아니, 사슴이라는 말도 안 어울린다.
대충 호랑이나… 맹수를 데려와야….
잠깐의 PPL 영상으로 분위기가 살짝 풀렸지만.
사실 지금 연습생들의 기분은 그렇게 좋지 못했다.
근데 컬러즈가 진짜 김려유 데뷔시키고 싶긴 한가봄 피의 쉴드가..
└컬러즈 공식 공주님이니깐.. 애초에 김모경 조카인것부터가..
병크가 작은 것도 아니고 ㄹㅇ 퇴출급인데도 억지로 감싸안는거 봐라ㅋㅋㅋ 또 그걸 머글들은 그놈의 킹럴수있지 논리 끌고와서 쉴드를 쳐주네
피해자가 윤청 하나가 아니잖아… 사실상 다른 연생들 전부 다 피해 오지게 본 거지; 미션도 김려유 때문에 취소됐잔음
└아니 그것까지 려유 탓이야? 잘못한 것만 지적해 이상한 것 까지 끌어와서 지랄 말고
└└와 아직도 김려유 쉴드치는 인간이 남아있네요 님 진짜 지독한 사랑이다 그 지독한 사랑 제발 끝까지 가쇼
극령빠들 진짜 극혐이다 느그려유 아무도 안 갖고 싶어 니네나 가져
방송을 본 시청자들도 눈치챌 수 있을 만큼 김려유에 대한 쉴드가 가득했기 때문이었다.
어떻게든 김려유를 끌고 가겠다는 컬러즈의 의지가 보일 정도로.
너무 노골적이라, 오히려 의지를 잃게 만드는 처사였다.
팀 이판사판뿐만 아니라, 팀 위너즈의 사기도 바닥이었다.
이들은 하위권 연습생들이 많기에 더했다.
처음에는 내가 모자라서인가? 내가 부족해서 사랑을 받지 못한 건가? 생각했다.
그러나 점차 의심은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마지막 방송임에도 불구하고, 김려유에 대한 인터뷰가 아니면 분량이 거의 없는 것이 계기였다.
방수인, 신유현, 박하은은 거의 나오지도 못했다.
팀 위너즈의 연습 과정도 거의 김려유 위주였기 때문이었다.
기승전 김려유.
모든 것은 김려유가 다 잘해서라는 막무가내식 편집.
실제로는 이경아가 많이 활약했고, 다른 연습생들도 꽤 분량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것들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오직 김려유가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또 얼마나 열심히 위기를 극복하려 했는지 서술하는 게 전부였다.
아예 방송에 나오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매력을 보여 줄 수 있을까.
그나마 팀 이판사판은 팀 위너즈보다 총 분량이 적더라도, 골고루 분량을 받긴 했다.
팀 위너즈의 연습 과정은 20분. 팀 이판사판의 연습 과정은 12분.
그런데, 20분 중 17분은 사실상 김려유의 것.
팀 이판사판은 각자의 분량이 모두 나오기라도 했다.
팀 위너즈의 연습생들은 슬슬 후회하기 시작했다.
내가 왜 쟤랑 같은 팀을 하겠다고 했을까.
흔히 널린 배경, 소품 취급이라도 당하는 기분이었다.
심지어 PPL 영상은, 팀별로 촬영했는데 팀 위너즈에선 김려유 외에 아무도 나오지 못했다.
촬영은 다 같이 했는데 방송에 나온 건 김려유뿐이었다.
시청자들도 눈치챌 정도의 편애였다.
와 이건 좀 선넘지 않았냐..? 나 차애 수인인데 진짜..ㅋㅋ 아예 제외시켜버렸네 나오지도 않아
경아는 그냥 김려유 고음 셔틀해주는 애냐? 최소한 PPL영상엔 나오게 해줘야지 지가 데려갔으면
모두가 불만을 억지로 참고 있을 때.
유난히 조용한 사람이 있었다.
“작가님.”
“네?”
윤청이 카메라와 강 작가를 보며 헤헤, 웃었다.
“저도 저한테 투표해도 돼요?”
“어….”
강 작가는 잠시 생각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될 것 같은데요?”
“저도 할래요!”
“헐 그럼 저도. 한 표 한 표가 소중하니까.”
윤청이 허락을 받자, 주변에서 그걸 지켜보던 연습생들도 핸드폰을 꺼냈다.
카메라는 그 귀여운 장면을 놓치지 않고 잡았다.
그렇게 열한 명의 연습생들은 다 같이 핸드폰으로 문자 하나를 보냈다.
하지만 모두가 투표 문자를 보낸 건 아니었다.
한 사람은, 다른 문자를 보냈고.
또 다른 사람은 그 문자를 받았다.
“!”
그 문자를 받은 사람은, 바로….
“허.”
홍연서.
일명, 홍 사장이었다.
“사장님?”
김 이사가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그녀를 불렀다.
홍 사장은 현재 엠텐의 회의실 중 하나에, 김 이사와 함께 있었다.
자사 아이돌 그룹이 탄생하기 일보 직전이었으니까.
“김 이사.”
한번 탄생한 아이돌 그룹은 앞으로 7년간 컬러즈를 책임져야 했다.
물론 컬러즈의 모든 매출을 책임지진 않겠지.
하지만 어떤 의미에선 ‘차세대’ 전체를 책임지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만큼 신인 그룹은 커다란 의미를 가졌다.
그래서 그 고집불통 홍연서도 칩거 생활을 접고 세상 바깥으로 나온 것이고.
“…네?”
김 이사가 그 신인 걸그룹의 중요성을 몰랐을 리가 없다.
신인 개발팀의 수장이 김 이사였으니까.
홍 사장은 연습생들의 검증을 모두 김 이사에게 맡길 정도로 그녀를 믿었다.
설마 자기 앞길을 그렇게 말아먹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게 홍연서의 패착이었다.
홍연서는 눅진하게 다가오는 두통에 머리를 문질렀다.
이거였구나, 윤청.
네가 그렇게나… 김려유와 타협할 수 없었고.
어떻게든 그 애와 데뷔하고 싶지 않았던 이유.
대부분의 연습생들은 타협했으나, 윤청만은 타협하지 않았던 이유.
윤청은 한 가지를 더 알고 있었던 것이다.
팀 전체에게 아주 치명적인 위기가 될 수 있는 사실을.
“김려유 연습생… 학폭. 김 이사가 덮었나요?”
“!”
김 이사의 반응은… 흔들리는 침묵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확실한 긍정이었다.
덮었구나.
홍연서는 입술을 강하게 깨물었다.
사람을 믿은 게 잘못이었다.
“반응 보니 맞나 보네.”
어차피 되돌리긴 늦었다.
시간을 되돌릴 수도 없는 노릇.
이제 그녀는 선택해야 했다.
김 이사가 덮은 것을 그녀도 덮을지.
아니면 김 이사가 덮은 것을 늦게나마 들춰 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