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Leader of a Girl Group Destined To Fail RAW novel - Chapter (97)
모처럼 신인다운 풋풋한 느낌의 뮤직비디오에, 팬들의 반응도 좋았다.
이런 거 신인 때 즐겨야지 또 언제 즐겨 보겠나.
★
싱글벙글 스블 덕질 생활
♡(ミ ᵕ̣̣̣̣̣̣ ﻌ ᵕ̣̣̣̣̣̣ ミ)ノ 그냥 오열하면서 봄
애들 보컬이 다 단단해진 느낌이라 좋았음ㅠㅠㅠㅠ
혐생의 빛..
윤청 반묶음 미쳣냐고 아기 맹수 아니고 갑자기 초식동물되벌임
류펖………… 태슬컷 단발…………………….. ㄹㅈㄷ…….. 아기 사슴에서 아기 고영됨
금김 작곡 류펖 작사는 필승이네……나 황금보라 사랑했네……
└ㄹㅇ 나 진짜 애들 비주얼도 비주얼인데 노래가 진짜 너무 좋앗어…
└└주변 머글들도 노래 좋은 건 인정하더라
서백영씨 그렇게 레이어드컷 하고 나타나면 제가 좋아할 줄 알았나요? 그랬다면 정말 정확히 보신 겁니다
청청 진짜 노래 잘하는 건 알았지만… 매일이 새로워 그냥
주홍이 흑발 누가 시킴? 매일 그쪽으로 절하겠습니다
근데 벌써 이렇게 머리 다 까도 돼?
└그니까 선공개곡인데 헤어 다 공개할줄은 몰랏넴
└└이 머리로 활동 안할수도 잇지안나
아니 근데 노래가 너무 좋아
오늘 낮에 음원 공개지?? 하 기다릴 수 업서 제발 얼른 풀어
나는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반응을 보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아직까진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 멤버들의 소소한 변화에 대한 반응이 재미있었다.
‘…반묶음 머리가 이렇게 반응이 좋을 줄은 몰랐는데.’
멤버들의 헤어스타일 변화는 전부 연주홍의 강경한 주장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선공개곡인데, 그렇게까지 변화를 줄 필요는 없지 않아? 더군다나 이번 노래는 풋풋함이 강조되는 거라… 머리는 수수하게 가도 좋을 것 같은데.’
이게 처음의 내 주장이었다.
‘맞아. 어차피 타이틀곡에서 변화를 많이 주니까… 선공개곡까지 그럴 필요 있어?’
다른 멤버들도 비슷한 생각이었다.
‘절대 안 돼요.’
그러나.
연주홍만큼은 달랐다.
‘팬분들께 최대한 재미있는 요소를 드려야 한다니까요. 머리 싹 다 갈아 치워야 돼요. 다들 메뉴컬 내내 똑같은 머리만 해서, 팬분들은 좀 질렸을 거예요. 더군다나 컬러 필름에선 타이틀곡 컨셉 숨긴다고 머리 안 바꿨잖아요! 얼마나 지겨워! 싫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소소한 변화를 준 것이었다.
솔직히 이 정도로 반응이 올 줄은 몰랐다.
물론 류보라야 변화가 좀 컸으니까 반응이 있겠거니 했다.
메뉴컬 내내 갈색 웨이브 장발을 고집했으니까.
어깨 위로 훌쩍 올라오는 테슬컷을 했으니, 당연히 팬들에겐 신선하게 느껴졌을 거다.
테슬컷도 사실 연주홍의 제안이었다.
‘언니는 배우 이미지를 버려야 해요.’
‘…배우 이미지가 머리 바꾼다고 사라져?’
‘사라질 수 있어요.’
난 살다 살다 연주홍이 그렇게 단호하게 말하는 건 또 처음 봤다.
‘테슬컷으로 갑시다. 언니는 머리가 작아서 예쁠 것 같아요.’
‘그건 대체 무슨 머린데.’
‘그냥 일단 해 봐요.’
그리고 결과는 대성공.
SNS 실시간 인기 검색어 순위에도 ‘류보라 테슬컷’이 올라올 정도였다.
내가 봐도 예쁘긴 했다.
난 맨날 옆에서 보는 얼굴인데도 새삼 ‘쟤가 진짜 이쁜 얼굴이긴 하구나.’ 싶었는데, 팬들은 더 하겠지.
아무튼 팬들의 반응은 이제 확인했으니….
“시, 실시간 인기 동영상 순위에 올라왔어요!”
대중들의 반응만이 남았다.
물론 선공개곡이다 보니 대중들의 관심을 끌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이번 노래… 정말 세련되면서도 이지리스닝곡으로 잘 빠졌단 말이다.
김금이 정말 이를 갈고 만든 노래였다.
그리고 류보라의 작사 데뷔곡이기도 했다.
단순히 멤버여서 류보라의 가사를 선택한 건 아니었다.
우리는 류보라의 가사가 무엇인지도 몰랐다.
노래를 먼저 만들고, 그에 맞는 가사를 작사가들에게 의뢰해서 받은 후, 블라인드 경쟁을 통해 뽑은 것이었다.
우리끼리만 투표를 하면 객관성이 없을까 봐 A&R 팀과 이솔, 그리고 다른 공백기 선배들에게 전부 보내서 받은 결과였다.
50명 중에 무려 29표를 받고 당선된 가사였다.
화려하진 않아도, 진심이 느껴져서 좋았다나.
표현이 신선하기도 했고, 우리의 앨범 컨셉과도 잘 맞았고.
그러다 보니, 반응이 좋았으면 하고 더 바라게 될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직접 만든 노래였으니까.
“다들 기대하지 말고.”
그러나 나는 한껏 들뜬 멤버들의 모습이 오히려 걱정스러웠다.
너무 기대가 컸다가, 실망하면 얼마나 낙심하겠나.
선공개곡으로 그렇게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었다.
팬들에게 바치는 노래인 만큼, 욕심을 버려야 했다.
“저, 저는 욕심 절대 없는데요?! 언니들이 이렇게 훌륭한 노래를 만든 것만으로도 엄청나게 만족하는데요?!”
오튜브는 좀 끄고 거짓말을 하든가….
“저저저저저저저는 저저저저저저절대로 조조조조조조회 수에 여여여여연연하지 않않않…”
말을 말자.
김금이 되게 담이 커 보여도, 그냥 쫄보다.
이걸 팬들도 알아야 할 텐데….
“………………….”
서백영은 그냥 눈이 충혈된 채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었다.
돌겠다.
“다들 핸드폰 꺼.”
“하하하하하지만 시시시시시실시간으로 댓글이 달리고 있….”
“꺼.”
“힁.”
나는 모두의 핸드폰을 걷어서 내 가방에 넣어 두었다.
“잘되면 좋은 거고 안 되면 타이틀곡에 힘을 더 쏟으면 되는 거예요. 다들 좀 더 담대해집시다.”
나는 평온하게 말했다.
허 참, 내가 뭐 뮤비 공개를 한두 번 해 보나.
이래 봬도 10년 차다.
이 정도는 껌…
“그렇게 말하는 언니는 대체 왜 핸드폰을 못 놓는데요!”
“….”
껌이다.
“됐고. 연습이나 해요, 다들. 준비 다 됐나 봐?!? 내일 바로 데뷔할 수 있을 정도인가 봐?!”
“…치사해….”
“깡패….”
“나쁜 사람.”
“……….”
서백영은 아무 말도 안 하는 게 더 무섭다.
찐 광기 같은 가시나.
어쨌든 모두들 이제야 핸드폰을 내려놓고 연습을 시작할 수 있었다.
“으아.”
그렇게 몇 시간이 지났을까.
모두의 체력에 한계가 왔다 싶을 때.
“잠깐 쉬어 갑시다.”
그렇게 말하고 벽에 걸린 시계를 보는데, 어느새 2시간이 지나 있는 게 보였다.
괜히 힘든 게 아니었군.
“언니 제발 한 번만 폰 보면 안 돼요?!”
“안 됨.”
“쩨발. 한 번만.”
“안 돼.”
“그럼 매니저님한테 연락 왔을 수도 있으니까 언니만 확인해 봐요.”
그건 설득력이 있군.
류보라의 말에 결국 나는 내 핸드폰만 꺼냈다.
“다들 왜 이렇게 조회 수를… 어라.”
“?!”
어라.
“전화가 왜 이렇게 많이 왔지.”
부재중 전화가 무려 30통이나 찍혀 있었다.
10통은 매니저 언니였고, 16통은 이솔이었고, 4통은 각각 이주선, 이경아, 조희온, 홍 사장이었다.
설마 무슨 일 터졌나?
“어… 뭐 잘못…됐나?”
“헉.”
다들 나를 밀치고 핸드폰을 가져가 켰다.
그러나 그 순간.
“얘들아!”
연습실 문이 벌컥 열렸다.
“선배님?”
이솔이었다.
“대체 왜 연락을 안 받아!”
이솔은 얼굴이 새빨개져선 씩씩거리고 있었다.
어지간히 급히 온 모양이었다.
너무 미안해지는데, 이거.
“죄송해요. 저희가 반응만 보고 있으면 안 될 것 같아서… 핸드폰을 잠깐 확인 못 했어요.”
“그걸 왜 확인을 안 해!”
?
이솔이 내 마음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혹시 데뷔부터 대박 나서 이런 마음을 잘 모르나?
“어… 혹시나 반응이 별로면….”
“니네 조회 수 100만 뷰 넘겼어!”
엇.
“역대 신인 중 최단 시간으로!”
어어어엇.
***
“누가 제 뺨 좀 때려 보세요.”
“꼬집는 거 아니냐, 원래?”
“뭐든 해 봐요…. 아직 실감이 안 남….”
김금은 정말 착실하게 연주홍의 뺨을 꼬집어 주었다.
“아!”
“아프지?”
“이게 꿈이… 꿈이 아니네….”
“현실임.”
저 덤 앤 더머는 일단 내버려 두자.
나는 열심히 삼겹살을 구웠다.
이솔이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준 카드 덕분에 먹는 삼겹살이었다.
왜 선배 카드인데 소고기를 안 사고 삼겹살을 사 왔냐고?
다들 기왕 먹을 거 20인분을 먹자고 산 것이었다.
소고기는 뭔가 죄송스러워서 그만큼 먹기는 좀 그렇다나.
“다들 이제 제발 인정해.”
쾅.
서백영이 젓가락을 거세게 내려놓으며 말했다.
표정이 살벌해서 우리 모두 겁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
“뭐, 뭐를요?”
“우리….”
서백영은 구운 김치를 한입에 꿀꺽 삼켰다.
“이번에 1위 노려볼 수 있을 것 같아.”
“….”
잠시 침묵이 감돌았다.
“…그건 좀.”
“선공개곡 오튜브 조회 수로 감히 1위를 점치기엔….”
“이제 시작 아니에요? 아직 앨범 나오지도 않았는데 김칫국을… 동치미나 드세요….”
다들 가차 없이 말했지만, 입가에는 미소가 만연했다.
그렇게 말하는 서백영의 마음이 이해가 됐기 때문이리라.
일단 나부터도 눈물을 간신히 참았는데.
1위를 수십 번은 해 본 나도…. 정말로 눈물이 나왔다.
제대로 된 성적이 나온 것도 아니고, 그냥 선공개곡 조회 수가 잘 나온 게 전부인데.
첫 1위를 했을 때가 생각이 났다.
그땐 정말 오열을 했던 것 같은데.
그래도 사람이 짬밥이 찼다고 눈물을 참을 수 있게 되었다.
“다들 기쁜 마음은 이해하지만.”
나는 차분하게 모두의 앞에 고기를 한 점씩 내려놓았다.
“절대 방심하지 말자. 아직 타이틀은 발표도 안 됐어. 타이틀이 정말 본 게임이나 마찬가지야. 그리고 설령 타이틀로 1위를 한다 하더라도, 절대로.”
나는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방심하지 말고, 교만해지지 말고. 우리가 잘해서 된 게 아니고. 팬분들이 잘해 주셔서 된 걸 잊지 말고.”
내가 이걸 몰라서 5년 차 때쯤에 고생 좀 했거든.
그땐 내가 세상에서 가장 잘난 줄 알았었지.
“그리고 연예계의 법칙 같은 게 있어.”
“뭔데요?”
나는 잠깐 머뭇거렸다.
이걸 말하면 너무 고인물 티가 날까.
하지만 말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사람이 꼭 제일 잘되는 것 같다 싶을 때….”
그때,
띠링!
띠링!
띠링!
멤버들의 핸드폰에 알림이 빗발쳤다.
“문제가 생겨.”
바로 이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