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Leader of a Girl Group Destined To Fail RAW novel - Chapter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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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애쉬컴백
#번애쉬티저
#번애쉬정규1집
장난하나.
한숨이 절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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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지금 컬러즈 신인 데뷔하는 거 아니엇어..? 겹치는거임?
팀킬 오지네(주어없음)
└주어없는척좀하지마ㅋㅋㅋ 깔 거면 그냥 당당하게 까든가
아니 애들 엿먹이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활동 시기를 완전히 겹치게 하는 건 진짜 에바쎄바지
2~3주 차이 나게 하는 것도 아니고…이대로 가면 그냥 완전히 같이 활동하는 거 아님?
컬발롬들 그룹도 몇 개 없는게 이런 거 하나 조절 못하냐고ㅋㅋㅋㅋ 누가 보면 니네 돌 100개 있는 줄 알겠어^^
아니 우리도 싫어 괜히 음원순위 존나 비교당할텐데… 남돌이라 음원 약한 거 어쩔 수 없는거고 저긴 여돌이라 음반 약할 건데ㅋㅋㅋ비교글 존나 올라오겠네
끼발 컬까들 살판나겟다 진짜ㅎ
아 망붕새끼들 내 돌이랑 저쪽돌 엮을까봐 벌써 빡치네
└같은 소속사라고 예능 같이 돌리면 두배 빡침이ㅎㅎ
└└아…ㅎ 색색새끼들 끼워팔기 오지는데….ㅎㅎ 벌써 그림이 그려진다 그려져
다 됐고 연말에 합동 무대 이딴 거 시키면 뒤진다 진짜
└말이 씨가 되니까 그딴 소리 하지마
컬발롬.들아 내 겨.란이무섭지 안냐 밤길.조슴혀라.
컬러즈는 스블이들 1위시킬 생각이 업나? 음원은 둘째치고 음반에서 개밀릴텐데…ㅎㅎ
└걱정해주는 척하면서 돌려까지마ㅋㅋㅋ내돌 인장이나 내리고 말해
요즘 가장 핫한 남돌, 번애쉬의 컴백.
그것도, 첫 정규 앨범.
번애쉬 팬들이나, 스틸블루 팬들이나 별로 반갑지 않은 소식이었다.
활동 시기가 조금 겹치는 정도였다면, 기분은 좋지 않겠지만 그럭저럭 넘겼을 것이다.
하지만.
한쪽은 이제 선공개곡이 나오고 있는데, 한쪽은 타이틀 티저를 내고 있다?
이건 그냥 활동 시기가 똑같다는 뜻이었다.
한쪽은 데뷔 앨범.
한쪽은 첫 정규 앨범.
어느 쪽 하나 포기할 수 없는,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활동이었다.
자연스럽게 둘의 대결 구도는 팬들의 대결 구도가 되었다.
“….”
그게 내가 지금 이 두 사람과 마주하고 있는 이유였고.
“….”
“….”
단하와 한재이.
우리만큼이나 표정이 좋지 못한 이 두 사람과 말이다.
“일단.”
먼저 입을 연 건 이솔이었다.
이솔은 우리 쪽 대표 겸 중재자의 역할로 나온 것이었다.
“이야기를 나누기 전에, 서로 감정 상할 게 전혀 아니라는 건 짚고 넘어가자.”
사실 난 이 자리가 불편했다.
애초에 이솔이 원해서 만들어진 자리였다.
왜 이 자리가 불편하냐고?
선배랑 마주하는 자리라?
아니다.
이 자리가 별로 실용성 있는 자리가 아니라는 걸 알아서였다.
보아하니 이솔은 항의하러 나온 것 같은데.
이런 일에서 항의는 일이 터지기 전에나 의미가 있는 거지.
항의한다 해서 수습이 가능한 문제가 아니지 않나.
이제 와서 ‘앗. 실수로 티저를 내고 말았습니다. 회수하겠습니다. 한 달 후에 봬요.’ 이럴 수도 없는 일인데.
‘네가 리더인데, 직접 사정을 들어야지! 옆에서 보고 배워. 나중에 짬 차면 네가 하게 될 수도 있어.’
나는 그냥 이솔이 부르니까 따라 나온 거였다.
저렇게까지 말하는데 안 나올 수도 없지 않나.
어쨌든 이솔도 우리를 위해서 이 자리를 마련한 거라, 별 내색 없이 나왔다.
“왜 갑자기 티저를 냈는지, 일단 너희 입장도 들어 보고 싶어. 내가 알기로 번애쉬 컴백은 내년이었던 것 같은데.”
번애쉬의 프로듀서는 단하였다.
데뷔한 지 2년 차임에도 그랬다.
현재 컬러즈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아이돌이자, 아이돌을 통틀어서도 가장 인기 있는 아이돌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일부러 얘네 데뷔 일정을 올해 말로 잡은 것도, 너네와 겹치기 싫어서였어. 일정 체크를 다 했는데도 갑자기 이렇게 나오면 우리도 곤란하지.”
이솔의 마음이 내 마음이었다.
솔직히 내가 후배니까 아무 말도 못 하는 거지, 연차 비슷했으면 바로 욕부터 나왔을 상황이었다.
“이렇게 되면 두 그룹 모두 많이 손해라는 거 알잖아? 왜 그런 거야, 단하야?”
이솔과 단하는 다행히 서로 안면이 있는 사이 같았다.
“일단.”
그러나 입을 연 건 한재이 쪽이었다.
둘 다 표정이 안 좋았지만, 단하의 표정이 더 좋지 못했다.
“저희가 그런 게 아니에요, 선배님.”
“!”
한재이는 정말로 억울한 목소리였다.
억울하다 못해 조금 화가 나 보였다.
“그럼?”
“저희도 갑자기 티저가 풀려서 얼마나 당황했는지 몰라요.”
한재이는 애써 웃고 있었지만 절대 웃는 게 아니었다.
맨날 웃던 얼굴에 분노가 가득했다.
“그럼 그냥 회사 실수라고?”
“실수는 아닌 것 같더라고요.”
이게 대체 무슨 소리지?
이해되지 않는 말에 이솔과 내 눈썹이 절로 올라갔다.
“성 이사님 지시였다네요.”
“…뭐?”
“이번 앨범은 정규 앨범이라, 성 이사님이 참여했어요. 아무래도 투자 비용이 워낙 크고, 저희도 첫 정규여서.”
단독 프로듀싱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나 성 이사가 참여했을 줄은 몰랐는데.
성 이사는 홍 사장의 친척으로, 컬러즈의 대표 경영진 중 하나였다.
주로 남돌을 맡는.
“그래도 홍보에만 좀 참여하고 앨범이나 활동 부분은 건드리지 않겠다고 하셔서 저희도 굳이 거절하지 않았던 거였어요. 성 이사님이 그런 건 잘하시니까.”
“…그렇지.”
성 이사는 욕심이 좀 많긴 하지만, 능력이 없는 사람은 아니었다.
다만 소통이 전혀 안 되고 사람이 꽉 막혀 있다는 게 문제지.
“그런데 저희에게 별다른 말도 없이 갑자기 티저를 풀어 버릴 줄은 몰랐죠.”
“항의했어?”
“당연히 했죠.”
“뭐래?”
“성 이사님이 그러는데 내년에 저희 레이블 나눈다면서요. 선배님은 알고 계셨어요?”
이솔의 말문이 막혔다.
알고 있었냐고?
당연히 이솔이나 나는 알고 있었다.
오히려 번애쉬가 여태 몰랐다는 게 더 놀라울 정도였다.
“알고 계셨군요. 하긴 선배님 연차에 그걸 모르는 게 더 이상하겠죠.”
한재이는 씁쓸하게 미소 지었다.
번애쉬는 이제 2년 차다.
회사 사정에 밝기는 어렵다.
이제 갓 신인 티를 벗은 정도니까.
“아무튼 그 얘기를 하시면서, 자꾸 저연차 주제에 토 달아 봤자 좋을 것 없다고 하시던데요. 저희가 무슨 말을 하든 전혀 듣질 않으시더라고요.”
하긴 이미 티저 풀었는데 뭐 어쩌겠냐 하면 할 말도 없다.
“선배님도 당연히 아시겠지만…. 성 이사님은 내년 레이블 나누는 거에서 저희를 데려가고 싶으신 것 같아요. 그런데… 김 이사님도 저희를 데려가고 싶다고 하셨다더라고요.”
그랬겠지.
지금 컬러즈에서 가장 유망한 그룹이니까.
앞선 선배들은 재계약을 앞두고 있는 연차라, 언제 회사를 떠나도 딱히 이상하진 않았다.
하지만 번애쉬는 아직 계약 기간도 넉넉하게 남아 있는 상태였고.
“제 생각에는 김 이사님이 스틸블루를 맡으셨고, 성 이사님이 저희를 맡았으니까…. 김 이사님의 실적을 최대한 견제하고 싶으셨던 것 같아요. 올해 4분기의 실적부터 평가 기준에 들어간다는데 김 이사님이 신인을 성공적으로 데뷔시키면 성 이사님 연말 실적이 불리해지니까.”
저쪽 사정을 들으니 이쪽도 할 말이 없었다.
번애쉬의 잘못은 그냥 거지 같은 상사가 있다는 것밖에 없었으니까.
이쪽도 김 이사라는 빌런을 두고 있는 상황이라, 저쪽 상황이 절실하게 공감되었다.
“그럼… 너희도 피해자구나.”
“…네. 죄송합니다.”
“저희도 정말 어쩔 수 없었어요. 죄송해요, 선배님. 선배님이 얼마나 신경 쓰는지 알고 있는데…. 후배님도 미안해요. 데뷔 앨범이라 정말 고생 많이 했을 텐데.”
단하와 한재이가 고개 숙여 우리에게 사과했다.
이솔이나 나나 더 이상 뭐라고 할 수 없어졌다.
두 사람의 표정이 좋지 못했던 이유가 이해됐다.
아마 저기도 성 이사의 독단적인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 것이다.
상의 하나 없이, 티저를 풀어 버렸으니까.
하지만 또 동시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굴복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저기도 기분 더럽기는 매한가지일 것이다.
문제는.
도저히 우리가 상대가 안 되는 게임이라는 거지.
음원이야… 어떻게든 경쟁을 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번애쉬는 단하 덕분에 남자 아이돌임에도 불구하고 음원 순위가 높은 편이지만.
우리 노래가 정말 좋다면… 그러면 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음반 판매량은 비교가 안 될 거다.
열 배도 더 넘게 차이 날 텐데.
신인 걸그룹과 탑 보이그룹.
음반은 상대가 안 되지.
그걸 성 이사도 아니까, 번애쉬를 내보낸 것이다.
만약 우리한테 질 거라는 생각이 들었으면 절대 안 나왔을 거다.
아무리 급해도 나올 수가 없었을 것이다.
결국 이건… 우리가 약해서 벌어진 일이었다.
같은 소속사끼리 이렇게 된 건 씁쓸한 일이지만, 사실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얘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경쟁 사회에서, 누구한테 양보하네 마네 하는 것도 웃긴 일이다.
만약 번애쉬가 같은 소속사도 아니었으면 이런 자리조차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냥 똥 밟았네 하고 말았겠지.
“사실 저희한테 죄송할 일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선배님들께서도 피해자인 거잖아요. 이렇게 말씀해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고요.”
“!”
뭘 놀라는 거지.
나는 눈에 띄게 놀라는 두 사람을 보며 떨떠름해했다.
당연한 거 아닌가.
저쪽이 우리랑 뭐, 얼마나 깊은 사이라고 우리 때문에 자기네 앞길을 말아먹겠나.
남남인데.
솔직히 사과도 이솔 얼굴 보고 그냥 하는 거지, 나만 있었으면 안 했을 거다.
애초에 사과할 일이 아니니까.
저쪽도 피해자인데 뭔 사과인가. 그냥 같은 처지인 거지.
그럼 이제 남은 건-
“저희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구르는 것밖에 없다.
“어…. 저희도 열심히 할게요.”
“설렁설렁 하셔도 될 것 같은데요, 선배님들은…….”
진심이다.
그쪽도 첫 정규라 간절하시겠지만 내가 더 급해.
나는 시간이 1년뿐이란 말이다.
나는 어안이 벙벙해 보이는 두 사람을 내버려 두고, 이솔에게 나가자고 신호했다.
“청아, 너 화도 안나?”
회의실을 나오자마자 이솔이 눈을 껌뻑였다.
“음. 화를 내도 달라질 게 없으니까요. 그 시간에 연습이라도 한 번 더 하는 게 현실적으로 더 도움이 되는 일이기도 하고.”
나는 시계를 보았다.
“걱정 마세요, 선배님. 음방 1위를 놓칠 순 있겠지만….”
나는 걱정 가득한 이솔을 달랬다.
“장기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