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 9 Master Inspection Technique RAW novel - chapter 82
“아마도 이 시간이면 뒷산에 가서 수련을 하고 계실 것 같습니다.”
갈색 머리의 기사는 얼핏 알고 있던 로니엘의 하루 일과를 생각하며 대답했다.
“그래? 그럼 테스 네가 지금 뒷산으로 가서 로니엘을 찾아 오거라.”
엘리오튼 기사들에겐 가능하면 이런 일로 명령을 내리지 않았던 세빌이 명령을 내렸다.
“알겠습니다,주군.곧 로니엘 도련님을 찾아오겠습니다.”
테스는 정말 오랜만에 받는 세빌이 명령을 상기하며 방을 나갔다.
그동안 한번도 들르지 않았던 뒷산에 오른 테스는 조금 막막했다.
작지만 이것도 산이라고 로니엘을 찾으려면 꽤 고생을 해야 할 것 같았다.
그런 생각을 하고 막 산을 뒤지려던 테스의 눈에 사람이 다녔던 흔적이 보였다.
흔적은 10년도 더 전에 생긴 거였다.
예전에 로니엘이 체력 단련이라는 명분 아래 마법 수련을 하러 다닐때 생긴 흔적이었다.
최근에도 누군가 사용했던 것 같았지만 그것은 아주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그런 것이었다.
아마도 최근에 이곳을 사용했던 사람은 상당한 실력의 검사였을 것 같았다.
높은 경지의 검사일수록 흔적을 남기지 않고 걷기 때문이다.
물론 그가 검사가 아닐 확률도 배제 할 수는 없었지만 테스는 검사 외에 다른 것은 생각이 나지 않아 그를 뛰어난
검사로 단정지었다.
로니엘이 검을 제대로 배운이 이제 2년이 조금 지났다는 것은 클레이톤 가의 사람이라면 하인이든 기사든 너나
할 것 없이 아주 잘 알려진 일이었다.
그래서 테스는 그 흔적이 로니엘일 거라는 생각은 일절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그는 오래된 흔적과 살짝 겹쳐 있는 뛰어난 검사의 흔적을 따라 발길을 옮기기 시작했다.검을 잡는
이로서 생기는 본능적인 호기심이 테스를 이끌었다.흔적의 주인은 테스 자신보다 실력이 높은 자인게 틀림없었다.
최소 소드 마스터에 든 사람에 대한 궁금증이 무럭무럭 피어났다.
물론 소드 마스터에 오른 이들은 엘리오튼 기사단에도 몇명 있었지만 그들의 수련 장면을 보기란 오크가 마법을
쓰는 것을 보는 것 만큼 어려웠다.어딜 그렇게 꼭꼭 숨어서 수련을 하는지..
검사들 대부분이 자신의 수련을 누가 보는 것을 싫어했지만 소드 마스터에 오른 이들은 그게 더욱 더 심했다.
그래서 테스는 정체모를 검사가 있을 거라는 보장이 없어도 잠시 그 흔적을 쫓아 가보기로 결심했다.
“잠시뿐이니 괜찮겠지.”
테스가 어느 정도를 걸어가자 그가 가려던 방향에서 누군가가 그가 있는 쪽으로 걸어왔다.
그는 다가오는 이가 자신이 알고있는 엘리오튼 기사단의 소드 마스터일지 아님 새로운 소드 마스터일지를
궁금해 하며 다가오는 사람을 뚫어질 듯이 바라보았다.
하지만 얼굴을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다가온 그 사람은 테스의 예상과는 전혀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현재 소드 익스퍼트 최상급이라도 넘어섰으면 대단하다고 생각할 그 인물은 바로 그가 찾아온 로니엘이었다.
“로니엘님이셨군요.”
덤덤하게 말하려했지만 한참 부풀었던 기대감이 부서졌다는 생각에 테스의 목소리는 조금 처져서 나왔다.
실망감이 살짝 베어있는 그 목소리로 로니엘은 그가 지금 어떤 기분인지 알아챘다.
“제가 와서 실망하셨습니까?”
로니엘의 말에 테스가 당황하며 작은 눈을 더욱 크게 떴다.
“아닙니다.안 그래도 로니엘님을 찾으로 온 길입니다.그런데 실망이라니 말도 안 됩니다.”
“그랬군요.그런데 제가 누구일거라 생각하고 그렇게 열망 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계셨던 겁니까?”
로니엘은 상대를 편안하게 해주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실은.여기 이 흔적을 보고 혹시 소드 마스터에 오른 이의 수련을 볼 수 있지 않을까해서…”
순간적으로 마음을 놓은 테스가 자신도 모르게 대답을 하다가 놀래서 입을 다물었다.
“흠.그래서 실망을 하셨군요.제가 소드 마스터가 아니라서 말입니다.”
재밌다는 듯이 싱글싱글 웃는 로니엘을 보며 테스의 이마에 땀 한줄기가 그의 볼을 타고 흘렀다.
“그.그게 아니라.”
생각보다 순진한 테스가 이젠 말까지 더듬으려 하자 로니엘은 이쯤에서 그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됐습니다.그렇게 설명하지 않아도 됩니다.그런데 무슨 일로 저를 찾아온겁니까?”
“백작님께서 로니엘님을 찾아오시라고 하셨습니다.지금 집무실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아버지께서 급한 일이 생기셨나보군요.”
로니엘은 시기상으로 세빌이 무엇때문에 자신을 불렀는지를 짐작하며 느긋하게 말했다.
“그럼 전 먼저 가볼테니 경께선 천천히 오십시오.그리고 그리로 더 가도 지금은 그 소드 마스터를 볼 수 없을 겁니다.
그는 얼마전에 수련 장소를 다른 곳으로 바꿨습니다.”
주문을 다 외우고 시동어만을 남겨둔 상태에서 로니엘이 말하자 테스의 얼굴이 살짝 구겨졌다.
그 모습에 로니엘은 작게 웃음을 터뜨리며 세빌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어떻게 된 것이냐?”
막 집무실에 나타난 로니엘이 자리에 앉기도 전에 세빌의 낮은 음성이 그의 귓전에 울렸다.
“무엇을 물으시는지 모르겠습니다.자세히 설명을 해주십시오.”
로니엘은 침착하고 여유로웠다.조금 격해있던 세빌과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었다.
“테스에게 못들은 모양이군.누군가 폐하를 독살시키려 했다.그리고 지금 폐하께서는 위험한 상태에 놓여있다더구나.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던 것이냐?”
담담했던 로니엘의 얼굴이 심각하게 굳어졌다.
“그들이 무슨 일을 벌일 거라는 것은 알았지만 설마 폐하께 무슨 짓을 하리라고는 저도 예상하지 못한 일입니다.
일이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저도 그냥 놔두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냥 독이 아니라 마법으로 만들어진 독이라는구나.다행히 르우벤님께서 고칠 수 있다고 하셨다는구나.그들의
속셈이 뻔히 보이는군.생각보다 일이 더 크게 벌어졌어.”
세빌이 자책을 하며 이마에 손을 짚었다.
“폐하의 일은 정말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다 제 잘못입니다.아버지께서 자책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제가 그들의 계획을 좀 더 자세히 알지 못해서 벌어진 일입니다.하지만 폐하께서도 금방 자리를 털고
일어나실 겁니다.그리고 그들은 꼭 제가 잡을 겁니다.당분간은 세인들에게 욕을 먹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모든 일을 일주일 안으로 반드시 해결해보이겠습니다.저만 믿어주십시오.”
강하고 곧아 보이는 청은색 눈동자를 보며 세빌은 로니엘에 대한 신뢰를 더욱 굳건히 쌓았다.
세빌은 처음 로니엘이 그를 설득할때 보였던 그 눈빛을 기억해내며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아들에 대한 믿음이 현 상황의 불안함에서 그에게 힘을 주었다.
“처음부터 널 믿지 않았다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다.지금 보니 저들은 우리 클레이톤 가에뿐 아니라 폐하께도
불순한 그런 무리들인 것 같구나.우리가 당분간 힘들어지더라도 제국을 위해서라도 저들을 꼭 잡아야 된다.
이제 네가 어떻게 대응할지 지켜보마.”
세빌은 단단하고 투박한 손을 뻗어 로니엘의 손을 굳게 잡았다.
로니엘도 그런 세빌의 손을 마주 잡으며 확신이 담긴 눈으로 세빌을 직시했다.
찰칵.
집무실 문을 닫고 나온 로니엘의 얼굴이 무표정하게 변했다.
‘숨어있는 그자를 잡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일이었어.’
폐단의 근원은 뿌리채 뽑아야 한다.
“아바마마는 언제쯤 나으실 것 같나요?”
르우벤이 마르시스의 몸에 한참 동안 마법을 불어넣고 나자 조용히 자리에 앉아있던 아르나가 그에게 다가와
물었다.몇시간동안 마르시스에게 정화 마법을 반복적으로 건 르우벤은 완전히 탈진해버렸다.
서 있는 것도 용하다 싶을 정도로 그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
의원의 조치와 르우벤의 마법으로 한결 괜찮아진 듯한 마르시스를 보며 주위에 서 있던 사람들은 한시름을 놓았다.
르우벤은 오자마자 마르시스를 보며 다급하게 마법을 걸었다.
일단 마법을 한번 건 르우벤은 잠시 여유를 찾고 주위에 있던 사람들에게 고칠 수 있다는 말만을 하고 또다시
정화 마법을 걸었다.
“아르나 마마,그건 제가 설명해 드리겠습니다.르우벤 자네는 이만 가서 쉬게.지금 서 있는 것도 겨우일게야.”
같은 마법사로서 르우벤의 상태를 가장 잘 이해한 데리오가 르우벤에게 말했다.
“공작의 말대로 하는게 좋겠소.내가 보기에도 무척 힘들어보이는군.아르나가 아바마마때문에 걱정이 많아서
그런거니 신경쓰지 말고 가서 쉬시오.”
아르나는 미처 르우벤을 신경쓰지 못한 자신의 행동에 부끄러워 하며 얼굴을 살짝 붉혔다.
“제가 실수를 했군요.데리오님도 계시니 르우벤님은 이만 가보세요.”
“그럼.데리오님만 믿고 가보겠습니다.”
르우벤은 힘든 와중에도 주위에 있던 데리오와 황제 일가 모두에게 인사를 하고 방을 나갔다.
비틀거리며 걷는게 영 불안해 보인다.
“페도르,르우벤을 부축해주고 오너라.”
세르디오의 명령에 페도르는 막 방을 나서려는 르우벤을 부축했다.
그들이 나가자 사람들의 시선이 데리오에게로 몰렸다.
“아바마마께서 무엇때문에 저리 되신건지 말해보시오 캐러디안 공작.”
침묵 속에 세르디오가 먼저 나서서 말하자 데리오의 입이 서서히 열렸다.
“폐하께서 당하신 독은 5클래스급의 마법사가 세이디네스 라는 마법으로 만든겁니다.”
“그 마법이 어떤거지요?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마법이군요.”
르우벤이 가자마자 마르시스의 옆에 가서 앉아있었던 에르티아가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