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t or Die RAW novel - Chapter 135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135화
…일단, 녹음본을 계속 들어봤다.
들을수록 MBS 방송국 외진 계단에서 최원길과 했던 대화가 확실했다.
‘망할.’
[다들 원래 그렇게 살잖아요! 나만 그런 것처럼 막… 다들 파트 싸움하고, 욕하고 그랬으면서.]최원길이 구구절절 다른 사람들을 거론하며 토로했던 자기변명들이 저음질로 줄줄 이어졌다.
사실, 여기까지만 들어도 욕할 놈은 넘칠 빌드업이었다. 다짜고짜 시비를 걸더니 남 탓하며 우는 소리만 하고 있었으니까.
근데 이 뒤에 편집의 마술까지 부려놨다.
단어 하나를 새로 배치해 놨더라고.
[형은 뭐든 다 잘됐으니까요.] […아닌데. 너 나랑 바꾸라면 할 거야?] […못 바꾸잖아요!] [바꾸고 싶은 마음은 있다는 거네. 음……. 근데 솔직히, 가족을 바꾸고 싶진 않을 거 아니야.] [네.] […….]원래 이후 가족 안부 질문에 나왔을 최원길의 대답이, 다짜고짜 저 대화의 마지막으로 들어갔던 것이다.
덕분에 뉘앙스가 훨씬 이상해졌다.
‘최원길이 원래보다도 훨씬 싹수없게 나왔어.’
내가 가정사를 꺼내자마자 냉큼 ‘그래, 너 같이 고아로 사는 건 좀 그렇고 네 커리어만 부러운 거야’라고 대답한 꼴이 됐지 않은가.
당연하지만, 이후 최원길이 했던 사과는 흔적도 없었다. 지직거리는 소리만 몇 초 더 재생된 뒤에 영상은 끝났다.
마치 최원길의 즉답에 당황한 박문대가 말문이 막힌 것처럼 느껴지도록 만드는 공백이다.
이것도 의도적인 것 같군.
“……흠.”
댓글을 다시 살펴봤다.
우선 최원길의 말을 본래보다 더 과격한 어투로 해석해 적어놓은 베스트 댓글이 하나.
아까 내가 읽었던 댓글이다.
그리고 다음으로 추천을 많이 받은 댓글들은… 음, 정말 예상대로였다.
내 이야기가 절반이라는 뜻이다.
-와 시비 거는 거 미쳤나
-박문대 부모님 다 돌아가셨잖아 세상에 저 반응 무슨 일이야…
-ㅋㅋㅋ말투 봐 성격 대단한 듯
-최원길은 처음 얼굴 볼 때부터 쎄했음 욕심 덕지덕지 붙어서는 열폭에 돌아버렸네 인성 좋은 문대는 얼굴도 계속 리즈 갱신하는데ㅉㅉㅉ
-박문대 계속 잘 타일러보려고 하는 것 같은데 저런 말이나 듣고… 아… 마음 안 좋아…ㅠㅠ
-부모님 돌아가신 애한테 인생 잘 풀려서 좋겠다는 식으로 말하는 거 실화냐고
-증거도 없는데 이걸 진짜 믿어요? 댓글 다 테스타 팬들인가..
└주작 냄새에도 달려드는 빠순이들ㅋ이럴 시간에 효도나 해라~
└녹음본 1번도 있는데 거기 영상도 있어서 빼박임
└이런 일에 빠순이 같은 소리 들먹이는 거 창피하지 않나요?
-★☆녹음 1번 있음 다들 듣고 오세요 (링크)☆★
‘…1번.’
영상 제목에 ‘2’가 붙어 있더라니, 1번까지 있는 모양이다.
나는 댓글의 링크를 클릭했다.
방송국 외진 계단에 앉아서 혼자 중얼거리는 최원길을 흔들리는 저화질 카메라가 잡고 있었다.
‘있는 대로 당겼군.’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며 확대한 것이 분명했다.
최원길은 혼자 뭐라 뭐라 중얼거리고 있었는데, 아마 정신적으로 한계에 몰려서 자기가 입 밖으로 말하고 있는 것도 모르는 것 같았다.
문제는… 내용이 네티즌 저격이었다는 점이다.
사실 최원길 입장에서 못 할 말은 아니었다.
인터넷에서 그렇게 조리돌림을 당했으니, 상담하거나 혼자 다짐할 때 저런 말을 할 수도 있지.
사실 동정심이 들 수도 있는 모습이다.
다만 때 최원길 욕했던 사람들이 보면 배알이 꼴리긴 딱 좋았다.
-ㅋㅋㅋㅋ정신승리 눈물겹다
-본인 인성이 터져서 욕먹었던 건데 남 탓하는 거 봐 어휴…
-응 그런 경우도 있긴 한데 넌 아니야
여기서도 댓글의 비난과 비꼼은 거침없었다.
나랑 했던 대화를 잘 편집해 놓은 그 녹음본이 준 명분 덕일 것이다.
“…….”
머리가 지끈거리는군.
일단, 날 저격하려고 했던 건 아니라는 점은 알겠다.
‘최원길을 잡으려는 거지.’
정성스럽게 녹음을 편집까지 해서 올린 걸 보면 확실했다.
아마 그때 방송국 계단 밑에서 본 놈이 이 새끼겠지.
그때 안 올리고 최원길 그룹 데뷔 기사 뜰 때까지 존버한 걸 보면 작정한 놈이다.
‘그리고 여기에 나를 써먹었군.’
이 새끼가 판 키우려고 박문대를 땔감으로 삼은 점이 돌아버릴 노릇이었다.
날 동정하고 옹호하는 댓글이 줄줄 이어지는 것을 보았는가?
여론이 호의적이니 좋은 일이라고 착각하기 쉬웠지만, 절대 아니다.
겨우 백그라운드 서사 속으로 묻어둔 불행한 가정사 이미지가 또 대놓고 물 밖으로 떠올랐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당장 SNS에 올라오는 글들이 이랬다.
-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학교 폭력으로 자퇴까지 했던 사람에게 ‘넌 계속 잘 돼서 좋겠다’는 워딩을 쓴다는 건 공감지능의 문제다.
-박문대 저 때 어땠을 지 생각하면 내가 눈물날 것 같아 최원길 진짜 제정신 아닌 듯
심지어 테스타 팬 계정도 아니었다.
‘…이런 걸로 이득 볼 단계는 한참 전에 지났는데.’
당장 한 표가 아쉬운 오디션 중이 아니라 그룹이 자리 잡는 데 성공한 지금, 이런 화제는 오히려 방해였다.
이미지가 변질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박문대를 보면 무대나 그룹 이미지보다 먼저 충격적으로 불행한 과거사부터 떠올린다고 생각해 봐라.
그것도 테스타 새 앨범 활동기에.
아무 생각 없이 즐겁고 재밌어야 할 컨텐츠들까지 피곤해지기 딱 좋았다.
‘…차라리 울보는 웃기기라도 하지.’
한마디로, 지금 이건 나한테도 악재였다.
‘첫 컴백 방송 날부터 이게 무슨 일이냐…….’
벌써 피곤했다.
“……후.”
일단, 손 닿는 상황부터 컨트롤하자.
나는 당장 매니저에게 상황을 알렸다.
그리고 매니저가 스마트폰을 들고 뛰쳐나가는 것을 확인한 뒤, 곧바로 연락처에서 골드 1을 찾았다.
내 행동을 확인한 류청우가 즉시 말을 걸어왔다.
“무슨 일이야.”
“……위튜브 인기 동영상 5위… 아니, 3위 확인해 보세요.”
벌써 실시간 랭킹이 쭉쭉 오른다. 환장하겠군.
이미 확인했는지, 큰세진이 달려왔다.
“이거 최원길 진짜야?”
“편집돼서 뉘앙스가 달라졌어. 잠깐.”
골드 1이 드디어 전화를 받았다.
“형.”
-문대야, 너 혹시 그거….
“봤어요.”
-그래. 그럼 물어봐서 미안한데, 혹시 원길이가 한 말….
“편집된 겁니다. 그런 수준의 막말 아니었고, 뒤에 최원길이 사과도 했어요.”
안도한 듯, 숨 들이켜는 소리가 들렸다.
-하……. 일단 진짜, 진짜 아니라니까 다행인데, 아… 미치겠다.
“거기 회사는 다 알아요?”
-어. 회의 벌써 들어갔지. 근데…….
골드 1은 크게 한숨을 쉬었다.
-……사실, 지금 원길이가 상태가 좀, 많이 안 좋거든. 회사에서도 어떻게 할지 모르겠어. 잘 해결되면 좋겠지만…….
“…….”
-일단 나도 회사에 상황 다시 말해볼게. 너희 회사도 혹시 알아?
“예. 말해뒀어요.”
아마 소속사끼리 벌써 컨택 들어갔을 것이다.
-그럼 어떻게 수습은 될 것 같다. 근데, 후……. 원길이 어떡하냐.
“…….”
골드 1은 나에게도 몇 가지 위로의 말을 한 뒤에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나는 대충 상황을 파악했다.
‘최원길이… 이대로 데뷔조에서 잘릴 수도 있겠는데.’
저쪽 회사에서도 여론이 파멸적이니 슬슬 손절 각을 보는 모양이었다. 해명한 뒤에도 반응 안 좋으면 빼버릴 듯한 뉘앙스였다.
그리고 최원길 상태가 안 좋다고 하는 걸 보니… 잠깐, 이거 느낌 안 좋은데.
이 새끼 혹시 이상한 생각 하는 건 아니겠지.
“…….”
식은땀이 났다.
이건… 수습 속도가 생명일 수도 있겠다.
‘늦으면 반동이 어마어마해지는 거 아니냐.’
이 논란이 계속 재생산되면서 X나 커지고, 소속사가 손절 각을 보며 상태 나쁜 최원길이 바닥까지 친 후에 해명이 됐다고 치자.
그때 상황이 수습되어 봤자 역풍은 나한테 쏟아진다.
왜냐고?
지금 나랑 최원길로 일대일 선악 구도가 잡혀 버렸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 보자. 이 녹음본에서 내가 했던 말들이 대단히 선량한 발언도 아니다.
그냥 아이돌이 시비 앞에서 적당히 몸 사리며 할 법한 말이지.
그런데 지금 이걸 무슨 성인군자 발언처럼 사정없이 올려치고 있다.
날 불쌍하고 착한 피해자로 만들어야 최원길 욕할 때 각이 더 잘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원길이 얻어맞을 대로 얻어맞고 나중에서야 해명되어 동정 여론이 부상하게 되면, 상황이 딱 반대로 뒤집힐 것이다.
-솔직히 갑자기 가족 얘기로 끌어들인 건 박문대잖아 근데 팬이 많아서 피코 가능했던 듯
-최원길 무팬유죄에 걸린 거임ㅠ
아마 이런 식으로, 박문대의 팬들이 박문대를 피해자로 이미지 메이킹해서 여론몰이했다며 얻어맞을 확률이 높았다.
물론 그 과정에서 박문대의 과거 논란도 줄줄 다시 올라오겠지.
그렇게 신나는 정의 구현을 한 판 더 때리는 것이다.
‘절대 안 되지.’
거기까지 전개되기 전에 해프닝급에서 수습한다.
최원길도 이런 오해로 더 고생하기엔 어린놈이 쓴맛을 너무 많이 봤기도 했고.
‘얼른 털어야겠는데.’
메인에 기사 뜨기 전에 매듭지어서 최원길이 X 되지 않게 만드는 수 밖에 없다.
나는 매니저를 통해 빠르게 회사와 전화로 면담한 뒤, 바로 컨펌을 받았다.
“뭐 하게.”
배세진이 슬그머니 와서 물었다. 분위기 보니 이미 멤버들한테 상황이 다 퍼진 모양이다.
“해명해 줘야죠.”
“테스타 계정에?”
“아뇨.”
배세진은 본인 입장문을 올렸을 때를 생각하는 것 같았지만, 지금은 그런 케이스가 아니었다.
‘내가 직접 올리면 화제성이 더 커진다.’
그럼 테스타 컴백이 받는 관심까지 논란이 처먹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회사에서 공식입장만 뜨게 두면 ‘회사끼리 이미 다 입 맞춘 거다, 박문대만 안됐다’ 같은 소리가 분명히 나올 것이다.
그럼 방법은 하나다.
제3자를 이용한다.
나는 다시 골드 1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 왜?
“형, 시간 되세요?”
-되는데, 혹시 급한 소식 생겼어?
“비슷해요. 메시지 기록 좀 만들어볼까 하는데요.”
-……??
생방 무대까지 코앞이었다. 30분 내로 증거물부터 만들자.
* * *
최원길은 신난 어그로들, 상황에 몰입한 대중들, 그리고 극대노한 박문대의 팬들에게 전방위로 두들겨 맞기 시작했다.
각 잡고 옹호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녹음본 소식은 재해석 없이 쭉쭉 퍼지고 있었다.
그 와중에 일시적으로 박문대의 인성 주가는 최고조가 되었다.
[콘서트에서 팬들 떼창에 우는 박문대] [박문대가 아주사 내내 다른 참가자 챙겨줬다는 증언 모음] [자퇴 당시 박문대 사정.jpg]최근부터 방영 초기까지 온갖 미담이 끄집어내어져 올라왔다.
다만 박문대의 팬들은 복잡미묘한 심정이었다.
마냥 최원길에게 분노한 사람부터 후폭풍부터 걱정하는 사람까지 다양한 여론이 소용돌이쳤지만, 이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한 건 매한가지였기 때문이다.
-우리 애 과거사가 무슨 공공재처럼 막 올라오는 게 기분 나쁘면 정상임?
-녹음 듣는데 너무 열 받아서 미칠 것 같다
-ㅊㅇㄱ 진짜 개빡치네 당장 30분 뒤면 컴백 무대 해야 되는데 ㅅㅂ 애들 그냥 모르고 지나갔으면 좋겠어..ㅠㅠ
-그래도 문대가 착한 댕댕인 거 다들 알아주는 건 다행이다
골드 1의 SNS에 글이 올라온 것은 바로 그 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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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원길이 말 듣고 많이 고민하다가 직접 물어봤습니다. 정말 노력하는 친구니, 너무 밉지 않게 봐주셨으면 합니다.
원길이가 SNS 계정이 없어서 제 계정으로 대신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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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올라간 것은… 골드 1 자신의 톡방 캡처였다.
그리고 상단에 표기된 방 이름은 바로 ‘박문대 동생’이었다.
캡처 내용은 골드 1의 선톡으로 시작했다.
[나 : 문대야 미안한데 이거 좀 봐줄 수 있을까? 혹시 진짜니? (동영상 링크)] [박문대 동생 : ?] [박문대 동생 : 잠시만요]링크는 당연히 ‘최원길 녹음2’였다.
그리고 딱 동영상 재생 시간 만큼 시간이 지난 뒤, 답장이 왔다.
[박문대 동생 : 아니 이게 뭐야] [박문대 동생 : 이런 느낌 아니었는데요…] [나 : ㅠㅠㅠㅠㅠㅠ] [나 : 그치 이거 아니지…?] [박문대 동생 : ㅇㅇ 짜집기 같아요] [박문대 동생 : 이때 원길이랑 덕담 주고받고 끝났던 것 같은데] [박문대 동생 : 원길이한테 이거 올린 사람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라고 전해주세요 자기 맘대로 말 순서 바꿔놨네요] [나 : ㅋㅋㅋㅋㅠㅠ 알았어! 고맙다 (하트 쏘는 이모티콘)] [박문대 동생 : 뭘요 (인사하는 노란 강아지 이모티콘)]캡처는 14분쯤 뒤에 골드 1이 ‘이거 혹시 캡처해서 올려도 괜찮냐’고 물어본 후, 박문대의 흔쾌한 허락을 받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헐…
-이런 것도 요새는 조작이구나
-이거 하일준 공계 맞죠?
-미친 개소름
그리고 어느 소속사와 달리 일 잘하는 골드 1위 소속사는, 여론이 요동치는 것에 맞춰서 기사를 뿌리고 위튜브 베스트 댓글을 장악했다.
-이거 주작이래요 (링크)
-박문대 증언 나옴 짜집기라고 최원길한테 고소하래ㅋㅋㅋㅋ
-기사 떴다 소속사에서 진짜 고소 들어간다고 함 미친놈ㅉㅉ
그렇게 최원길에 대한 비난은 수위가 돌이킬 수 없는 지점에 도달하기 전에, 포탈 메인에 걸리기 전에 잦아들기 시작했다.
욕하던 사람들이 약간 민망해 하고 흥이 식는 수준에서, 비난의 화살이 녹음을 조작한 당사자에게 돌아갈 수 있던 것이다.
음악방송이 끝나자마자 스마트폰을 잡은 박문대도 순식간에 그 상황을 확인했다.
* * *
‘일단 급한 불은 껐다.’
나는 스마트폰 화면을 끄며 한숨을 내쉬었다.
다만, 지금 이 대처는 어디까지나 미봉책일 뿐이다.
일단 이 녹음 올린 새끼가 다른 걸 쥐고 있으면, 최원길은 또 롤러코스터급 직강을 처맞을 수도 있다.
그리고 나도 아직 갈 길이 멀었다.
한번 튀어나온 가정사 이야기는 아직 봉합이 안 됐다.
게다가 방금 본 해명 기사 댓글 반응도 찝찝했고.
-분명 자라면서 이런 일로 상처받을 일이 많았을 텐데, 너무 고운 마음씨를 가진 청년이네요. 최원길군도 큰 경험을 했다 생각하고 수양의 계기로 삼길~
-박문대처럼 좋은 사람이 잘 되야하는데ㅠㅠ 앞으로 더 잘 되길!
-와 최원길이 문대 덕에 살았네…
요약하자면, ‘착한 문대가 좋게좋게 넘어가 주는구나’다.
아무리 짜집기라도 해도 앞에서 최원길이 건 시비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보니, 골드 1에게 보낸 내 정정 메시지가 배려심 넘치는 착한 마음씨로 와전되었다.
거기서 끝났으면 흐지부지됐을 텐데, 문제는 작업이 들어갔다는 것이다.
최원길 소속사는 혹시 해명 기사 자체가 긁어 부스럼이 될까 봐 걱정한 모양이었다.
그래서 아예 화제를 틀어버리고 싶었는지, 최원길보다 박문대의 ‘착한 대처’에 집중해서 기사를 풀고 여론을 밀었다.
결과는 아까 본 댓글이고.
‘이거 싸한데.’
느낌이 안 좋다.
갓성, 천사표. 이런 수식어는 급하게 붙일수록 순식간에 뗄 수도 있다.?
꼬투리 하나에도 박살 나서 이미지 말아먹을지 모르는데, 문제는 그 꼬투리 잡으려고 대기 중인 놈이 한둘이 아닐 것이란 점이다.
‘신인상 못 받게 만들려고 카드뉴스까지 만든 놈들이 갑자기 사라지진 않았겠지.’
이런 상황이니, 부각되지 않고 그냥 은은하게 착한 놈으로 보이는 정도면 충분했다. 저렇게 대놓고 착한 이미지는 부담이었다.
‘괜히 인성 영업 피하는 게 아니지.’
그래서 종합적으로, 결론이 나왔다.
‘이미지를 틀어야 해.’
이 난리를 이번 활동 초기에 바로 덮을 만큼 강한, 강한 임펙트가 필요했다.
‘답은… 예능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