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t or Die RAW novel - Chapter 257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257화
연말.
한 해를 마무리하며 새해를 맞는 시기니만큼, 각종 행사와 기념일로 대중문화가 떠들썩했다.
그리고 KPOP에 관심 있는 사람들도 슬슬 관련 이벤트들을 관람할 준비를 한다.
-올해 MBS 콜라보 썰 떴네
-티원 또 시상식 해외에서 해? 표팔이에 미쳤나
-브이틱이랑 영린이 음반 음원 대상 하나씩 챙겨가는 그림 본다
물론 올해도 온갖 방면에서 자의든 타의든 화제성 폭탄이던 테스타에 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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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타도 대상 탈 듯]대상 여러 개 주는 시상식에서는 받을 만해 작년에도 ToneA에선 하나 받지 않았어?
올해 워낙 화제성 좋아서 여기저기서 받을 것 같음ㅇㅇ 사건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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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통사고 나서 불쌍하다고 대상줌??ㅋㅋㅋ
-러뷰어가 러뷰어했네
-ㅋㅋ객관적으로 원탑하시고 대상 운운하셔야할 듯..!
-낚인 척 하지 마라 이게 어딜 봐서 테스타 팬이야 어그로지;
바로 ‘테스타가 대상감인가’ 어그로였다.
우선 연초에 발표한 ‘Spring out’은 디지털 싱글이라 음원 외의 성적이 없으니 보류.
그 후 발표한 ‘부름(Nightmare)’은 확실한 연간 히트곡이었으나, 문제는 활동을 그리 길게 하지 못하고 교통사고가 터졌다는 부분이었다.
더 폭발할 수 있었던 활동의 잠재력은 교통사고 이슈에 아쉽게 적당 선에서 멈추어버렸다.
멤버 중 하나가 혼수상태에까지 빠지며 미리 찍어둔 예능들의 방영이 연기되기까지 했으니, 더더욱 ‘어쩐지 아쉬운’ 느낌을 벗기 힘들었다.
그러니 기부 콘서트로 환기했다고는 해도, 왠지 완벽한 대상감이라고 부르기엔 부족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었다.
게다가 어그로들도 알았다.
올 하반기 테스타가 또 컴백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셤별 절대 바로 컴백 못 함
└ㄹㅇ소속사 X나 사리고 있을걸 또 욕 처먹을까 봐ㅋㅋㅋ
-차라리 빨리해서 연골 다 갈아먹고 얼른 퇴물이나 됐음 좋겠는뎅ㅠㅠ
-기부콘 때도 개오바하는 거 눈에 보였쥬ㅋ 차라리 늙은 삐틱이 낫다 구관이 명관
테스타의 안티들은 테스타의 전격 휴가 같은 소식에 오히려 환호하며 즐거워했다.
‘올해는 만회 불가’ 판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찌라시 같은 뜬소문 기사가 뜬 것은 그쯤이었다.
[테스타, 연말연시 컴백 카운트다운?]바로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테스타가 시상식 첫 무대를 염두에 두고 컴백을 준비 중이라는 기사였다.
기사 내용대로라면, 아슬아슬하게 올해 하반기 혹은 내년 상반기로 갈릴 활동이었다.
골수팬들의 물밑 반응은 제법 엇갈렸다.
-아 드디어 컴백ㅠㅠ 섬예능 이후로 떡밥이 드문드문해서 덕질 노잼이었는데 너무 기대됨ㅠㅠ
-이 중요한 시기에 시상식 첫 무대 진심임?
-엥 연말 컴백 하는 돌들 많았는데 왜 사서 걱정이야 그리고 음원 음판 12월부터 카운트되는 경우 많아서 오히려 풀로 반영될텐데?
└연간 차트가 반토막 나니까
-예능 다 연말 특집에 밀릴 텐데 홍보도 제대로 못 들어가겠네ㅅㅂ
11월 말부터 12월 중순까지는 연말연시 특수가 도리어 곡 화제성을 뺏어가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 바이브를 노린 캐럴이 아니고서야, 중요한 시기에 썩 좋은 수는 아니었다.
특히 T1에서 주최하는 시상식인 ToneA가 12월 초라는 것을 떠올리면, 싸한 느낌이 안 들 수 없었다.
-티원 시상식 맞추느라 그쯤 컴백하게 만든 거면 진짜 가만 안둠
-반년 만에 활동 응원이나 하자 난 벌썩 적금 깼다니까
그렇게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는, 전형적인 컴백 전 긴장감 속.
새 기사가 대대적으로 떴다.
[ToneA 한 해 마무리에서 새해의 시작으로… 1월 개최 발표]바로 ToneA가 1월에 개최된다는 소식이었다.
카더라로는 시상자 섭외부터 해외 대형 공연장 선점 차질, 혹은 음원사이트 개편까지 다양한 사유가 떠돌았으나, 확실하진 않았다.
중요한 건 테스타 팬들의 마음이 평안해졌다는 것이다.
-휴 어쩐지
-보는 순간 -편안-
-그래 이게 맞다
-1월에 남은 시상식 쭉 돌고 월말부터 음방도 좀 나와주고 하면 될 듯
이쯤 되자 세간의 관심도 돌아갔다.
올해의 만회가 아니라, 내년에 홈런을 치는가 마는가가 당장 코앞이었기 때문이다.
-테스타 1월 극초 컴백 같네
-와 씨 연간 차트 풀반영ㅋㅋㅋㅋ
-벌써 1군 기싸움 개꿀잼 어떻게 되려나
당장 이번 시상식에서 테스타의 대상 유무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이번 컴백 성적에 관심이 더 돌아갔다.
교통사고 이슈에, 성공적인 기부 콘서트 VTIC 어그로에, 마지막으로 예능까지 홈런을 친 테스타의 최신 컴백 성적!
-이건 곡만 잘 뽑으면 무조건 대박이지 반박 불가 아니냐고ㅋㅋㅋ
-솔직히 테스타 매번 중요한 국면마다 활동 잘 뽑아옴 티원이 욕심 많은 양아치 새끼라도 이런 건 잘한다니까
-셤별 이번에 정규라는 ㅋㄷㄹ있던데 어떻게 생각함 오히려 너무 각 잡고 해서 삐끗할 확률은?
└희망사항 잘 봤습니다ㅋ
-테스타 진짜 소처럼 일한다 솔직히 몸조리하면서 반년은 더 쉴 줄..
그리고 각종 연말 가요 프로그램들에서 테스타의 출연이 공식적으로 확정되며, 팬들은 오랜만에 맛볼 본업에 약간 흥분했다.
-무대 조아
-절대 무리하지 말자 나와주는 것 만으로도 고마워 얘들아ㅠㅠ
-무조건 방청 성공한다 이게 얼마만의 오프야 진짜!!
게다가 테스타의 계정에는 휴가를 즐기고 온 멤버들이 연습실로 향하는 것을 서로 찍어댄 사진들이 하루 이틀 간격으로 업로드되기도 했다.
멤버들은 설레고 즐거워 보였다.
-애들이 올린 글 다 봤다 얼굴 다들 좋아 보이더라 안심했어
└진짜 직접 사진 보니까 괜히 안심되는 거 있음 나 이제 기대만 됨ㅋㅋㅋ
팬들은 ‘본업에 진심인 아이돌’을 좋아하는 묘한 뿌듯함과 보람 속에서 테스타의 연말 무대를 기다렸다.
컴백 일자도 걸리는 게 없겠다, 분위기는 잔잔히 좋았다.
-무대 스케줄 업뎃만 기다리는 중
-부름 오케스트라 버전 어때
-우리 봄둥이 무조건 더 전통악기 편곡 리믹스 무대 나온다에 내 문대 포카를 걸겠어
└틀리면 제가 받아가도 될까요 줄서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테스타는 팬들의 예측보다 좀 더 많은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첫 타는 얼마 지나지 않아 드러났다.
우르르 뜨는 연말 프로그램 홍보용 기사들 중에는 특별 무대나 구성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많았는데, 그중 포스터까지 포함된 기사가 있었다.
[MBS 가요대제전 콜라보 무대 명단 공개되나? 대선배부터 괴물 신인까지 화려한 라인업]검은 실루엣들로 이루어진 배너형 포스터 이미지.
그 안에는 팬들에게 익숙한 실루엣도 있었다.
-저거 실루엣 선아현 아님?
-맞는 것 같은데
-헐 아현이 특별 무대ㅠㅠ
바로 테스타의 메인 댄서인 선아현이었다.
테스타는 다음 앨범 광고용으로, 이번 연말을 적극적으로 보낼 생각이었다.
그리고 기사가 뜬 시점, 테스타는 연말 준비에 이미 돌입한 상태였다.
* * *
“간식 먹어요!”
“자.”
“…….”
차유진은 손에 쥐어진 당근 스틱을 보고 경악했다.
“이거 간식 아니에요!”
“사, 사과 줄까…?”
“네….”
선아현에게 사과를 받아든 차유진이 슬프게 사과를 씹었다.
와작와작.
‘이빨 한번 튼튼하군.’
나는 혀를 찼다.
일단… 이 그룹은 연말 시즌을 코앞에 두고 추석 때 없어진 근육을 돌려놓기 위해 식단을 조절 중이다.
차유진이 아무리 기초대사량이 높은 놈이라도 방만한 생활을 하긴 했으니 주의 관리는 필요했다.
물론, 필요 없는 놈도 있지만.
“사, 사과 말고… 토마토도 있는데…!”
그냥 관성적으로 본인 몸을 관리하는 선아현 같은 놈 말이다.
이 녀석은 추석 때도 안 불어왔다.
“토마토는 설탕 좋아요!”
“그, 그건 안 되는데….”
“우우…….”
차유진은 터벅터벅 걸어서 연습실 구석에 앉았다.
열흘은 저러고 있겠군. 그래도 고기는 충분히 먹는 중인데 말이다.
‘프로틴 바라도 공급해 줘야 하나.’
나는 식단 전문가에게 보낼 건의 사항을 머릿속으로 정리하다가, 방울토마토를 들고 아쉬워하는 선아현을 보았다.
“너 먹어.”
“아, 아니! 난 괜찮아.”
선아현은 방울토마토가 든 통을 도로 냉장고에 넣었다.
나는 별생각 없이 그것을 보다가, 냉장고 문에 달린 LED에서 현재 시각을 확인했다.
“너 한 시간 내로 나가야 할 것 같은데”
“어, 어? …으응.”
그렇다. 선아현은 요 며칠 단독 연습 스케줄이 있다.
12월 31일 MBS 연말 프로그램에서 특별 콜라보 무대를 하기 때문이다.
뻔하지만, 방송사가 소속사를 압박해서 어떻게든 인기 있는 그룹들의 멤버를 하나씩 뽑아내 조합하는 그런 무대 말이다.
다들 스케줄이 더럽게 바쁘다 보니 거의 못 만나긴 하다만, 어쨌든 개인 파트는 이미 다 영상으로 받아서 숙지가 끝났다.
‘3시간 걸렸지.’
춤 잘 추는 놈들이 이래서 이득을 본다. 솔직히 노래 습득보다 안무 습득이 더 체력 소모가 심한 건 맞으니까.
게다가 선아현은 이번 타이틀곡 안무 시안에도 일부 참여했다.
-오~ 이거 괜찮은데?
-…! 저, 정말요?
-당연히 정말이지! 그렇죠, 디렉터님?
-예, 제가 보기에도 굉장히 임펙트도 있고… 대형도 카메라에 잘 잡히겠는데요, 아현 씨?
이번에는 제대로 일곱 곳 이상에서 안무 시안을 받아서 합쳤는데, 그 과정에서 자기 안무를 밀어 넣었다는 건 보통 일은 아니었다.
‘재능이 있어.’
심지어 동작 스타일이 본인 전공인 현대 무용 스타일도 아니더라.
그러니 콜라보 정도야 뭐… 보니까 파트도 잘 받았던데 퍼포먼스에 문제는 없다.
테스타가 이름값이 제일 좋으니 카메라도 잘 받을 테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문제는 없었다.
“잘하고 와.”
“…응!!”
선아현도 기합이 들어간 걸 보니 잘 나오겠군.
물론 선아현 뿐만은 아니다. 당장 옆에서 배세진이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어봐라.
“…내가 시상이라니.”
“음? 아역배우 시상이구나. 잘 어울리는데? 이동하는 게 좀 번거로울 순 있겠지만….”
“내가! 시상이라니!”
“…진정하자, 세진아.”
영화제 시상부터 연예 시상식 기념 무대까지.
과하지 않은 선에서 기사 뜰 여지 있는 알맹이 스케줄만 잘 챙겨 먹었다.
연말 행사를 안 뛰는 대신 이런 쪽으로 여유 시간을 쓰자는 것에는 모두가 합의한 상태다.
‘…이번 분기는 정산금이 반토막 나겠군.’
그래도 남는 장사긴 했다. 효과적인 홍보 방식이기도 했고.
그래서 나도 네임밸류로 거른 뒤엔 안 쳐내고 한두 개 맡긴 했다만… 좀 떨떠름하긴 하다.
‘이 오퍼가 굳이 나한테 들어오나.’
나 말고 더 적합한 멤버가 있었을 것 같다만… 뭐, 굳이 날 쓰고 싶다면야.
‘상관없지.’
나는 어깨를 으쓱하고, 도로 헤드셋을 썼다.
3차 녹음본을 다시 확인할 생각이었다. 이번 타이틀은 무조건 잘 나와야 하니까.
‘잘하자.’
그리고 쏜살같이 연말이 다가왔다.
* * *
몇 주 후, 12월 초중순 금요일 밤.
네티즌들은 다시 돌아온 연말 시즌, 가장 첫 번째 공중파 가요 프로그램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SBC 가요대전 볼 사람? 아 나뿐이구나…?
-ㅋㅋㅋㅋㅋㅋ아 오늘임? 시간 빠르네
-애들 나오면 삐삐 쳐줘
└할머님 몇 살이신지
아니, 정정하겠다. 그냥 클립이나 보려는 사람, 혹은 느지막이 나오는 자기 아이돌만 챙기려는 사람이 수두룩했다.
그래도 오프닝에는 다들 한 번씩 나와줄 수도 있으니, 출연진의 팬들은 일단 시작하는 부분은 예의상 봐줬다.
-시작한다
-오오옹
-올해는 얼마나 듣보 신인을 끼워팔았는지 볼까!
조명으로 화려하게 빛나는 대형 방송용 홀.
[☆가요대전☆] [상암홀 생방송]그리고 이윽고 중계석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반짝반짝 잘 차려입은 남녀 MC들이었다.
다만 면면이 남달랐다.
[안녕하세요, 가요대전 시청자 여러분!]살짝 웃는 그들은 선남선녀가 따로 없었다만, 예상했던 직업군은 아니었다.
현역 아이돌 셋이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제일 잘나가는.
[저는 VTIC의 채율!] [세인트유의 영린.] [그리고 MC 막내인 테스타의 박문대입니다.]화면의 박문대가 오묘한 미소와 함께 볼을 콕 찔렀다. 옆에 선 선배들이 황급히 웃음을 참았다.
-?????
-미친 엠씨진 봐
-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천상계 인기멤 조합ㅋㅋㅋㅋㅋㅋ
예상치 못한 1군 정예 파티 라인업에 댓글창이 폭주했다.
참고로, 설마 이게 될 줄은 섭외 당사자들도 예상치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