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t or Die RAW novel - Chapter 458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458화
응.
나는 피 토하듯 경악하는 큰달의 팝업을 보며, 다시 회사의 상태창을 보았다.
인지도부터 보유 아티스트까지 정렬된 데다가 회사 총평까지 떠 있다. 딱 회사 굴리는 게임 데모버전 같군.
‘어쩌라는 거냐.’
혹시 몰라 클릭도 해봤다.
[※아직 제공되지 않는 기능입니다.]사유 : 미션 시작 전
“…….”
무슨 기능을 제공하긴 한다는 거지.
하지만 그놈의 ‘미션’을 시작하지 않아서 아직 못 보여주겠다는 거다.
‘아마도… 이 팝업 때문인 것 같고.’
[‘아이템 : ■■■ (ver. Beta)’사용을 취소하시겠습니까?]
이걸 내가 취소하지 않겠다고 해야 정식으로 진행되나 보다.
[휴우, 형 아이템이라서 마음대로 하실 수 있는 건가 봐요…. 으흐흐흡, 다행이에요…….]그래. 내가 선택할 수 있다, 이거지.
[어… 그런데 왜 바로 취소 안 하시고 고민하고 계세요?]그건….
‘골드… 아니, 권희승한테 시스템 파편이 있는 것 같다.’
[!!]분명 ‘■■■의 파편 소유자 확인’ 같은 팝업이 떴다. 권희승이 소원권을 말하는 순간 벌어진 일이었다.
[아아아아 거기에 반응해서 시스템이 움직였네요! 희승 님이 파편을 가지고 있어서!]그러니까 말이다.
‘그걸 그놈한테서 빼내려면 이 짓을 해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어.’
반응을 했다는 건 움직임을 보인다는 뜻이니, 써먹다 보면 방법이 나올 수도 있지.
아무리 생각해도 상태창 없는 놈이 맨땅에 대가리 박듯이 갑자기 뜨는 미션 실패 패널티 감당하는 건 위험한 짓이다.
그리고 골드 2가 X 되든 말든 그냥 두기엔… 내가 그 녀석한테 소원권까지 줄 정도로 신세를 좀 지긴 했지.
‘…그리고 하나 더.’
남은 시스템 파편 중 하나가 권희승에게 있다면, 사실상 패턴이 뻔해지는데.
파편은 총 4개.
그리고 지금까지 밝혀진 게 나, 큰달, 권희승이라면 다음 놈은 높은 확률로….
‘…청려겠군.’
이 빌어먹을 시스템 짓거리 유경험자 라인이다.
‘여차하면 그놈한테 소원이라도 말해보라고 해야 하나.’
말을 잘 맞춰야겠다.
하지만 일단은, 나는 머리를 휘저으며 다시 당장 급한 화제로 돌아왔다.
그래서 이 시스템을 어떻게 할 것인가?
만일 그냥 내가 일방적으로 골드2의 미션 실패를 감당만 해주는 거라면, 미안하지만 지나친 손해였다.
소원권이고 나발이고 현실적으로 손절했을 것 같다만….
“솔직히 말하자면.”
[…말하자면?]나는 턱을 문질렀다.
“이득 볼 것 같은데.”
[?!]생각해 봐라.
특성 뽑기, 레벨업, 상태창 확인까지. 내가 얼마나 시스템을 골수까지 빨아먹으며 잘 사용했는지 말이다.
갑자기 남의 몸으로 아이돌이 되라고 하는데 실패하면 뒈져서 문제였지.
‘사실 이건 치트키라고.’
[형?]그런데 지금은 봐라.
회사 키우기? 내 목적과 일맥상통한다.
실패 페널티? 어차피 회사 제대로 못 키우면 망하는 건 매한가지다.
게다가 지금까지의 경험상, 상태이상이 아니라 미션은 패널티가 약했다. 내가 데뷔 못 하면 뒈졌던 것 같은 수준은 아니겠지.
그리고….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실패할 것 같지가 않거든.”
미션 하나 정도야, 뭐.
[허어억.]음, 좋아. 정했다.
안 그래도 이 신생 회사를 언제 체급 키워서 테스타 급에 맞게 가공해 놓을지 좀 애먹겠다 싶었는데.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복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지름길을 마다할 필요는 없다.
그래도 마지막으로 확인 한 번만 할까.
나는 큰달에게 물었다.
‘네가 보기엔 이게 위험해 보이냐.’
[……이 아이템이 위협적으로 느껴지진 않지만 그냥 이 상황이 무서운데요! 너무 무서운데요!] [희승 님을 위해 형이 희생하는 것 같은 기분인데요?!]그런 거면 됐다. 기분 탓이다.
[!?]‘시스템이 이제 내 아이템이라고?’
좋아. 무너지는 건물에서 탈출하고, 몸이 바뀌는 개고생을 하면서 파편을 모았으니, 잘 써주마.
나는 당장 팝업을 다시 불러냈다.
[‘아이템 : ■■■ (ver. Beta)’사용을 취소하시겠습니까?]
‘아니.’
그 순간.
홀로그램 폭죽이 터졌다.
큰달이 탄성을 지르는 팝업 너머로, 빛이 터져 나왔다.
[‘아이템 : ■■■ (ver. Beta)’ 사용 확정!]-‘■■■’은 회사용 이 되었다!
반투명한 홀로그램이 형식을 갖추기 시작한다.
테두리가 생기고, 색이 입혀지고….
완성된 것은, 제법 그럴싸한 모바일 게임 창처럼 보이는 것이다.
무슨 진화라도 하는 것 같은 그 광경 끝에, 상단에 번쩍이며 팝업이 뜬다.
[미션 생성(NEW!)]미션 : B-등급 달성
-‘■■■의 파편’을 회수하기 위해 대상의 등급을 올리자.
흠?
회사 등급을 키우는 것과 파편 흡수가 무슨 상관이 있나 싶은 순간, 하단에 도움말이 떴다.
[도움말 : 의 등급이 올라가면, 소유자의 장악력이 강해집니다.] [강한 장악력으로 ‘■■■의 파편’을 지배해 보세요!]오.
그러니까… 시스템을 회사에 썼으니까 회사를 키울수록 내가 가진 시스템에 대한 장악력이 커진다. 그렇게 다른 파편도 가져올 수 있다는 건가.
권희승의 ‘소원’과 내 목적이 잘 섞였다. 괜찮군.
다만….
[남은 기간 : D-100]-실패 시, ■■■ 소유권 박탈
“…….”
기간 한번 더럽게 양심 없군.
실패 시 페널티도 설명이 애매해서 마음에 안 든다.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겠군.
[그럼!! 지금이라도 취소해 봐요 형!]뭐, 시도는 해볼까?
[※미션 중에는 사용 취소가 불가능합니다!]‘그렇다고 한다.’
[으흐흐흑….]나는 큰달의 팝업을 내버려 두고 이제 상태창을 불러왔다.
[회사명 : 스타즈 오르빗]인지도 : C+
성적 : (-)
수익 : (-)
보유 아티스트 : 테스타(★★★★★), 미리내(★★★★), 스페이서(★★★) ….
총평 : D+
이제는 클릭이 되는군.
클릭은… 였다.
[총평 상세 : 유망한 아티스트를 보유한 신생 기획사! 하지만 아직 아무런 실적이 없다….아티스트의 활동으로 수익을 내보자!] [‘기능 : 앨범’ 해제!] [‘기능 : 연기’ 해제!] [‘기능 : 예능’ 해제!]
홀로그램이 펑펑 터지며, 새로운 버튼들이 번쩍거렸다.
‘난리 났군.’
확인할 수 있는 게 제법 많이 보인다.
나는 피식 웃으며 목록을 훑었다.
‘연기, 예능은 우선 됐고.’
어차피 지금 가장 급한 건 하나다.
‘정식 앨범 활동.’
정석적인 그룹 활동기라면 다들 보편타당하게 떠올리는 걸 밀어붙여야 한다.
‘첫 타를 제대로 때려야 해.’
빠르고 정확하게 컴백해서 강렬한 생존신고를 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회사를 키우기 위해 우선순위를 따지자면… 가장 임팩트 있는 그룹부터 각인되어야 한다. 누구겠는가.
‘당연히 테스타지.’
1군부터다.
나는 어깨를 꺾으며 말했다.
“앨범 기능으로.”
바로 창이 바뀌었다. 깔끔한 입력창이다.
[앨범]인력 : (-)
자본 : (-)
기간 : (-)
*제작 시작 ← Click!
[도움말 : 높은 성급을 투입할수록 제작 중 좋은 효과가 생길 확률이 높아집니다!]이건 또 뭐야.
‘자동으로 앨범이라도 만들어주는 건가?’
그건 정말 사기일 테니 그렇지는 않겠지만, 보조라도 해주면 대단한 이득이겠지.
나는 일단 인력 탭을 눌렀다. 그러자 회사 직원들이 쭉 나왔다.
카드 형태로.
“…!”
[김나진(★★★) – AR팀] [김서원(★★★★) – AR팀] [나세중(★★★★) – AR팀] [박진웅(★★)- AR팀]….
장관이군.
카드를 클릭하면 속도, 개성, 강한 장르와 약한 장르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것 같지만 일단 넘기고 고등급을 찾아보았다.
하지만 별로 없었다. 당연히 AR팀에 몰려 있었지만 애초에 AR 팀 인원이 많지도 않았고.
‘하기야, 진짜 능력이 출중하면 따로 팀 차려서 일하고 있을 확률이 높겠군.’
그쪽이 돈을 더 벌 테니까 말이다.
맨 하단의 ‘외부 인력 의뢰’ 버튼이 있었는데, 그거나 한번 클릭해 볼…….
어, 저거.
[김래빈(★★★★★) – 테스타]“…….”
‘김래빈은… 영원히 데리고 간다.’
이놈은 밥을 여섯 끼 먹여도 안 아까울 놈이었다.
어쨌든, 여차저차 인력, 자본, 기간을 모두 적당히 설정했다.
물론 시범용이다.
‘어차피 시범용 앨범은 만들어도 안 내면 그만이지.’
게다가 이 시스템, 전체적으로 UI가 납죽 엎드려서 설설 기는 게 웬만해선 ‘정말 시작하시겠습니까?’ 같은 확인 버튼이 뜰 것 같거든.
그래서 내가 ‘제작 시작’을 클릭한 순간이었다.
삐빅-!
버튼이 튕기더니, 팝업이 떴다.
“…?”
[※아직 제공되지 않는 기능입니다.]사유 : 회사 지배력 수치 미달
-현재 지배력 :C
“…….”
또 뭐냐.
‘그리고 어떻게 늘리는데.’
친절하게 다시 팝업이 떴다.
[지배력(B) 달성까지 남은 투자금 : 10,000,000,000]눈 비빌 뻔했다.
단위를 다시 읽었다.
그러나 다시 읽어도 변하지 않았다.
‘100억.’
“…….”
이 새끼가 100억이 뉘집 개 이름인 줄 알고….
[제제제가 보탤까요 형??]미쳤냐?
나는 허망하게 상태창을 보았다.
그때였다.
지이이잉-
“…….”
권희승에게 카톡이 왔다.
-형님!
-아이고 저 소원권… 취소할까요?ㅠㅠ 저 너무 나댔나요!?
“…….”
늦었다.
* * *
그리고 C에서 B로 올리는 데에 100억을 요구하는 미친 돈 먹는 하마 새끼다.
‘X발….’
나는 비틀거리며 화장실에서 나왔다.
그렇다. 이 모든 짓은 혼자 화장실에 박혀서 하는 중이었다.
“해결됐어?”
“그럭저럭.”
방금, 회의실에서 내가 허공을 보고 취소를 부르짖기는 했다.
하지만 진짜 취소가 뜨니까 맥빠진 얼굴로 도로 자리에 주저앉았지.
-…?
자연스럽게 재난 상황이 아닌 것을 깨달았는지, 멤버들은 제법 침착하게 자리를 비켜주긴 했다.
화장실 앞을 지키고 서 있기는 했다만.
“어떻게 됐는데.”
회사 급속 성장 패키지를 지른 줄 알았는데 더 악랄한 현질 유도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요약할 수 있겠군.
나는 한숨을 참은 뒤, 이렇게 말했다.
“이 회사에 지금 당장 100억이 더 필요할까요.”
“…??”
“아니, 음… 일단. 우리 활동에 도움이 될 만한 걸 얻었는데.”
나는 대충 이 회사에 적용된 시스템을 설명해 줬다. 신기해하는 놈 경계하는 놈 반으로 대화가 흘러갔지만, 결국 ‘써먹을 수는 있을 것이다’라는 내 말에는 일단 오케이했다.
그러나 선아현은 이 대화가 끝난 후, 갑자기 결심한 얼굴로 내 팔을 잡았다.
“무, 문대야. 아까, 그, 100… 말인데.”
어.
“혹시, 문대가 돈 필요한 거라면, 줄 수 있어…!”
“고맙지만 그 이야긴 아니었는데.”
애초에 너나 나나 정산받는 금액이 비슷하다는 걸 잊지 마라.
하지만 그게 뜬금없는 소리긴 했는지 이놈저놈 할 것 없이 입이 터졌다.
“그럼… 이 회사가 돈이 그만큼 더 필요한 상황이야?”
“제가 물어본 게 그거였는데요.”
“아! 그, 그렇지.”
배세진의 얼굴이 벌게졌다. 그리고 다른 놈들은 고개를 기우뚱거리며 수근거렸다.
“그렇게까진 필요 없을 것 같은데.”
“우리 회사 돈 많이 가졌어요. 저 숫자 봤어요.”
“으음~ 티원 스타즈 사면서 혹시 좀 많이 쓰셨나? 아니, 그거 우리 문대가 거의 후려쳐서 샀잖아.”
역시. 별로 필요 없는 상황이 맞는 것 같군.
“그런데, 그게 왜 궁금한데 문대문대?”
“…100억 넣으면 회사가 더 잘 굴러갈테니까.”
“…??”
큰세진의 얼굴에 드물게 ‘무슨 헛소리냐’는 뜻의 물음표가 떴다. 이 현질판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침음을 참았다.
차유진이 손을 번쩍 들었다.
“그거 사기꾼 말이에요!”
아니. 그건 아니다.
“사기꾼이 아니라, 내가 회사에 투자를 하겠다는 말이야.”
…잠깐.
나는 말하면서 깨달았다.
‘그렇지.’
100억을 시스템에 박는 게 아니라,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다.
그러면… 어차피 100억이 증발하는 건 아니잖아.
‘투자한 만큼 뱉게 할 수 있겠는데.’
앨범이 잘 나온다면, 그래서 투어만 제대로 돈다면.
그 이상으로 불릴 수도 있지.
머리가 맑아졌다.
“……아무튼, 우리 회사에 투자할까 말까 고민 중이었던 거니까 걱정 안 해도 괜찮다.”
나는 피식 웃었다.
“우리가 잘 되면 몇 배로 불릴 수 있을 것 같아서.”
“OK!”
대화는 그렇게 상쾌히 마무리되었다.
…근데 100억 넣으면 내 남은 돈을 거의 다 긁어 넣는 건데 말이다.
‘그건 좀.’
그때였다.
조심스럽게 다가온 김래빈이 속삭였다.
“형. 혹시 위급한 상황이시라면 제가 융통해 보겠습니다…!”
“…어, 고맙다.”
아무래도 고민하느라 투자 이야기를 못 들은 모양이다.
여기서 제일 돈 많을 놈인데 어쩐지 이상하게 이놈한테 돈 받으면 제일 등쳐먹는 기분이 들 것 같다.
‘어쨌든… 든든하긴 하군.’
만일의 경우에도 밥은 먹고 살겠지.
나는 결국 선택을 했다.
‘가자.’
회수할 수 있으니, 해보자고.
100억 투자.
“안녕하십니까. 예, 다름이 아니라 말씀드릴 건이 있어서 전화….”
…….
그리고 회사와 협의가 끝난 직후.
정말로 팝업이 떴다.
[지배력(B) 달성까지 남은 투자금 : ] [지배력 승급!]‘후.’
100억이 들어간 것이다.
‘식은땀이 다 날 것 같군.’
나는 무심코 미간을 눌렀다.
그런데… 팝업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지배력(C) → 지배력(B)]-보상 : 힌트 티켓(x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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