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livery Man From Murim RAW novel - Chapter 650
7화. 일어나지 않은 일 (7)
위리는 아다마스를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사랑의 선지자가 살아 있는 한, 루시퍼가 빛나는 옥좌에 앉는 것을 막을 수 없으니…….’
하지만,
사랑의 선지자가 죽으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결론은 하나군.’
사랑의 선지자는 에어리어를 벗어났다.
* * *
어느덧 성녀 일행이 에어리어를 떠난 이후로 적잖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성녀는 수많은 미래를 봤고, 자신들과 함께 에어리어를 나온 다른 팀들이 어떻게 최후를 맞이하는지를 봤다.
이제 세상에 남은 인간은 자신과 유채영 그리고 송정훈뿐이다.
하지만 성녀는 그걸 말하지 않았다.
말해 봤자 달라지는 건 없었고, 마음만 아플 뿐이니까.
“잠시 저곳에서 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송정훈의 말에 성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좋겠네요.”
그들은 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여기는…… 회사 건물인가 보네요.”
“그래 보입니다.”
지금은 1층만 겨우 남아 있었지만, 그래도 지하층이 있으니 쉬어 가기에 적당했다.
그들은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을 찾아 내려갔다. 그리고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유채영은 인벤토리에서 휴대용 난로를 꺼냈다.
발각될 위험이 있기에 불을 피우는 건 위험했다.
그렇기에 마정석으로 작동하는 휴대용 난로를 사용해야 했다.
“성녀님, 괜찮으십니까?”
그때 송정훈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사실 아까부터 성녀의 상태가 좋지 않았다.
“괜찮아요.”
하지만 말과는 다르게 성녀의 안색은 좋지 않았다.
송정훈은 성녀의 이마에 손을 대 보았다.
성녀의 이마가 뜨거웠다.
그녀는 각성자인 만큼 일반인에 비해서 상당히 튼튼했지만, 미래를 보는 건 상당한 체력을 요구했다.
그래서 평소에도 체력이 부족하다고 느꼈었다.
그동안은 평소 에어리어 안에 있었기에 문제가 없었지만, 지금 그들은 끊임없이 에어리어 밖을 떠돌고 있었다.
그 피로가 누적되어 결국 탈이 난 것이다.
“잠시 누우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송정훈의 말에 성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좋겠네요.”
성녀는 자신의 인벤토리에서 온열 장판을 꺼냈다. 그걸 바닥에 깔려고 할 때 송정훈이 말했다.
“제가 깔아 드리겠습니다.”
“고마워요.”
송정훈은 재빨리 바닥에 온열 장판을 깔았고 성녀는 그 위에 누웠다.
미래를 보는 능력을 사용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계속 버티다가는 정말 큰일 날 것 같다는 것을.
하지만 마음이 무거운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제가 뭐라도 좀 해야 하는데.”
“아닙니다. 성녀님은 빨리 몸을 회복하시는 게 급선무입니다.”
“미안해요. 좀…… 잘게요.”
성녀는 까무룩 잠이 들고 말았다. 유채영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성녀님, 괜찮으시겠죠?”
“괜찮으실 겁니다.”
그리 대답하며 송정훈은 육포를 꺼내 씹었다.
“유채영 헌터도 식사하십시오.”
“저는…… 성녀님 깨어나면 먹을게요.”
“에어리어 밖에서 활동한 적 없으시죠?”
“아, 네…… 이번이 처음이에요.”
“그런 것 같았습니다. 에어리어 밖에서 활동한 적이 있다면 나중에 식사를 한다는 말은 안 하니까요.”
“네?”
“먹을 수 있을 때 먹어 두라는 겁니다. 에어리어 밖에서는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릅니다. 그때 가서 후회하면 늦습니다.”
“아, 네.”
유채영은 송정훈의 조언에 육포를 꺼내어 씹었다.
그렇게 날이 밝았다.
하지만 성녀는 아직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탈이 단단히 나신 것 같아요.”
“그런 것 같군요.”
송정훈이 성녀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 한숨에는 걱정이 담겨 있었다.
“이럴 때 포션, 아니 약이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 말입니다.”
“포션이 엄청 효과가 좋다는 말은 들었어요.”
“그랬죠.”
하지만 현재 남아 있는 포션은 없었다.
“……!”
그때였다.
송정훈은 재빨리 허리의 검을 빼 들었다.
“누구냐!”
그의 기민한 대처에, 유채영 역시 얼른 자신의 무기인 쌍도끼를 들었다.
“어머, 여기 세 명이나 있었네?”
보기에도 민망한 옷을 입은 여자를 보자 송정훈은 그녀가 누군지 알아차렸다.
“어둠의 족속이군.”
“정답. 상으로 내 이름을 알려 줄게. 내 이름은 릴리스야.”
송정훈은 입술을 깨물었다.
성녀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지금, 그들에게 승산은 없었다.
‘여기가 내가 죽을 곳인가?’
그렇다면 하다못해 성녀라도 살려야 했다.
아주 오래전부터 좋아했던 여자다.
그녀를 다시 만나고, 그녀의 호위가 되었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송정훈이 릴리스를 보며 물었다.
“너 혼자인가 보군.”
“닭 잡는데 소 잡는 칼은 필요 없잖아? 호호호.”
그렇다면 잘 되었다.
송정훈이 유채영에게 외쳤다.
“내가 외우라고 했던 암어, 다 외웠습니까?”
“아, 네!”
“5번입니다.”
“네.”
유채영은 이를 악물었다.
5번, 그건 송정훈이 적을 막을 동안 유채영이 성녀를 데리고 도망가는 작전에 대한 암어이다.
릴리스가 손을 뻗었고, 붉은색 리본이 성녀를 향해 쏘아졌다.
현재 성녀가 약점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것이다.
챙-!
하지만 리본은 송정훈의 검에 막혔다. 리본과 검이 부딪혔음에도 쇳소리가 났다.
“네 상대는 나다!”
“그렇게 원한다면, 너 먼저 죽여 주지!”
송정훈이 릴리스를 상대하는 동안 유채영은 서둘러 성녀를 안고 달려 지상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숨겨 놓았던 바이크로 도망쳤다.
송정훈은 성녀와 유채영이 무사히 도망쳤음을 알 수 있었다.
희미하게 바이크 소리가 들렸으니까.
‘성녀님, 좋아했습니다. 아니, 지금도 좋아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자신은 성녀를 살리기 위해서 목숨을 불태워서라도 앞의 릴리스를 처리해야 했다.
.
.
.
성녀는 눈을 떴다.
“…….”
자신이 잠이 들었던 곳과 전혀 다른 곳이었다. 깜짝 놀란 그녀는 몸을 벌떡 일으켰다.
“성녀님! 깨어나셔서 다행이에요.”
유채영의 두 눈은 퉁퉁 부어 있었다.
“눈이 왜 그래요? 정훈 헌터님은…….”
순간 성녀는 송정훈에 대한 것을 알 수 있었다.
눈에 보였으니까.
“아…….”
성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나 때문이군요. 나 때문에…….”
“성녀님.”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내가 뭐라고…….”
유채영이 성녀의 눈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
“울지 마세요.”
성녀는 유채영의 손이 차디차다는 것을 깨달았다.
“왜 이렇게 손이 차요?”
“헤헤.”
유채영은 그저 웃었고, 성녀는 유채영이 그녀의 온열 장판 위에 자신을 눕혔음을 알아차렸다.
상황이 다급했기에 성녀의 온열 장판도, 유채영이 가지고 있던 휴대용 난로도 챙기지 못했던 것이다.
성녀는 자신의 인벤토리에서 휴대용 난로를 꺼내 앞에 놓으며 말했다.
“이리 와요.”
“네.”
성녀는 유채영을 자신의 옆에 앉혔다. 그리고 자신의 무릎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는 한동안 안전해요. 그러니까 누워요.”
“그래도 돼요?”
“물론이죠. 나 때문에 못 잤잖아요.”
성녀의 말에 유채영은 조심스레 성녀의 무릎을 베고 누었다.
성녀는 유채영의 머리를 쓸어 주었다. 자신의 곁을 지켰던 송정훈의 죽음에 가슴이 아팠지만, 그의 죽음에 계속 묶여 있을 수는 없었다.
이미 수많은 죽음을 겪었고, 그 죽음을 털고 일어나는 방법을 배워야만 했다.
그렇기에…….
송정훈의 죽음 역시 털어 버려야 했다.
그래야 하는데…….
“성녀님, 사실 저는요.”
그때 유채영이 말을 꺼냈다.
“언니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는 외동으로 태어나서 언니가 있는 친구들이 부러웠거든요.”
그녀는 재잘거렸다.
성녀가 슬퍼하지 않도록, 그녀는 일부러 밝게 말하는 것 같았다.
“언니랑 같이 책도 읽고, 인형 놀이도 하고, 공기놀이도 하고…….”
그녀의 말에 성녀가 말했다.
“사실 나도 동생이 있었으면 했는데.”
“그래요?”
“네, 사실 동생이 태어날 뻔했는데…… 태어나지 못했어요. 그리고 그 동생 이름이 유채영이었죠.”
“어? 저랑 같은 이름이네요?”
유채영의 말에 성녀가 웃었다.
“그래서인지, 채영 헌터가 내 동생 같네요.”
그녀는 유채영의 머리를 만져 주며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내 동생 할래요?”
“네?”
“지금부터 내 동생 해 줘요. 그러면 정말 기쁠 것 같은데…….”
“좋아요!”
유채영이 벌떡 일어나 성녀의 손을 잡았다.
“이제부터 성녀님은 제 언니예요!”
“네.”
그녀의 대답에 유채영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어떤 언니가 동생에게 존댓말 써요? 그냥 말 놔요.”
성녀는 피식 웃었다.
“그래, 알았어.”
성녀는 다시 유채영을 자신의 무릎에 눕혔다.
“이제 동생이 생겼으니까 오빠만 생기면 되겠다.”
“오빠요?”
“응.”
유채영의 반문에 성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곤란하거나 힘들 때마다 뭐든 다 해결해 주는 엄청 센 그런 오빠가 있었으면 좋겠어.”
“그런 오빠가 있으면 저도 엄청 좋을 것 같아요. 헤헤, 그러면 오빠한테 맛있는 거 많이 사 달라고 할 거예요.”
그리 중얼거리던 유채영은 잠이 들었다.
성녀는 유채영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
순간 그녀의 눈에 미래가 스쳐 지나갔다. 의도하지도 않았음에도 보이는 그건 반드시 올 미래였다.
뚝.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이제 전부…… 나 때문이었어?”
두 손이 덜덜 떨렸다.
하지만 이제라도 알게 되어서 다행이었다.
자신의 무릎을 베고 잠들어 있는 이 아이라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었으니까.
.
.
.
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깬 유채영은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건 바로,
“성녀님!”
성녀가 보이지 않았다.
놀란 그녀의 눈에는 바닥에 쓰여 있는 글씨가 보였다.
[미안해요. 나 혼자 떠나요. 이 빌어먹을 상황을 끝낼 방법을 찾았거든요]그걸 보며 유채영은 소리쳤다.
“이건 아니잖아요!”
* * *
휘이잉-.
바람이 불어왔다.
저 멀리 협곡이 보이는 언덕 위에 성녀가 서 있었다.
펄럭.
그녀의 스카프가 바람에 날렸다.
“기다렸어요.”
성녀는 뒤를 돌아보았다. 그녀의 뒤에 서 있는 자는 위리였다.
“내가 올 줄 알고 있었군.”
위리의 말에 성녀는 피식 웃었다.
“내가 반갑지 않은가 봐요? 나를 찾고 있었으면서.”
그 말에 위리는 아다마스를 꽉 쥐었다.
검이 진동하고 있었다. 드디어 사랑의 선지자를 찾은 것이다.
챙-!
위리는 아다마스를 뽑았다.
사랑의 선지자를 죽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자 무기가 바로 아다마스였다.
과거에도 사랑의 선지자는 아다마스에 심장이 찔려 죽었다. 그땐 사고였지만, 지금은 자신의 손으로 끝을 내야 했다.
“미리 말하지만, 사심은 없다.”
성녀가 말했다.
“알고 있어요. 왕의 야욕을 저지하기 위해서잖아요. 미리 저를 죽이지 그랬어요. 그러면…… 인간들이 힘들지 않았을 거 아닌가요?”
“나 역시 너를 빨리 찾고 싶었다. 하지만 마치 술래잡기를 하는 기분이더군.”
“…….”
성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결국, 모든 것은 자신의 능력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것도 끝이었다. 그녀는 눈을 감고 두 팔을 아래로 내렸다.
위리는 검을 들어 성녀의 심장을 향해 내질렀다.
푹-!
“커헉!”
성녀는 눈을 떴다. 위리의 가슴을 뚫고 나온 검붉은 색의 창.
“이럴 줄 알았지. 내가 네놈의 계획을 모를 거라고 생각했나?”
“루, 루시퍼…….”
“덕분에 찾았네?”
촤악-!
위리는 쓰러졌고, 루시퍼는 성녀를 보며 웃었다.
“반가워. 사랑의 선지자.”
위리를 쓰러트린 것은 다름 아닌 루시퍼였다.
어둠의 족속들을 이끄는 대악마 루시퍼.
“넌 나를 벗어날 수 없어.”
“아아…….”
성녀는 뒷걸음질 쳤고, 그런 성녀의 손목을 루시퍼가 잡았다.
“나의 신부. 이제 네가 나를 인정하면 모든 것이 끝나는 거야.”
그때였다.
“내 언니를 놔줘!”
성녀는 고개를 돌려 그 소리가 들린 곳을 보았다. 유채영이 도끼를 들고 달려들고 있었다.
“안 돼!”
하지만 이미 늦었다.
퍽-!
루시퍼의 창이 저절로 움직였고, 유채영의 가슴을 꿰뚫어 버렸다.
“컥!”
“귀찮게.”
루시퍼가 손을 휘둘렀고, 유채영은 뒤로 날아가 바위에 부딪혔다.
쾅-!
“으윽…….”
유채영은 고통에 신음했다. 눈앞이 흐려졌다.
성녀의 흔적을 쫓아온 그녀는 성녀 앞의 루시퍼를 보자 자신도 모르게 달려들었다.
이번에도 물불 가리지 않는 자신의 성격이 문제였다. 조금만 더 차분하게 움직였으면, 그랬으면…….
‘나 죽겠지? 혹시 다음 생이라는 게 있다면, 성녀님의 동생으로 태어나고 싶…….’
유채영의 목이 그대로 꺾이며 숨을 거두었다. 그걸 본 성녀는 절규했다.
“으아아아악!”
이게 자신이 보았던 미래였다. 이 미래를 막기 위해서 스스로 위리에게 죽으려 했다.
하지만 미래는 바뀌지 않았다.
이제 세상에 남은 인간은 단 한 명.
자신뿐이었다.
“그럼 이제 나의 성으로 갈까? 사랑의 선지자?”
루시퍼의 말에 성녀는 숨을 헐떡이다가, 말했다.
“잠시만 시간을 줘요.”
“시간?”
“저 아이를 위해, 기도하고 싶어요.”
그녀의 말에 루시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도의 아량은 베풀어 주지. 그 기도를 들을 신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성녀는 루시퍼가 자신의 청을 들어줄 수밖에 없음을 알고 있었다.
자신의 인정을 받아야 할 테니까.
그녀는 유채영에게 다가갔다.
저벅저벅.
발걸음이 너무나도 무거웠다.
그는 유채영 앞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고 고개를 숙인 그녀의 눈에 목에 걸린 목걸이가 보였다.
“아…….”
그녀는 성진호가 준 목걸이를 손으로 잡았다.
목걸이의 뒤에 적힌 글자가 뭐라고 적혀 있는지, 자신이 아는 언어가 아님에도 알 수 있었다.
[시간의 대가는 기억]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신에게 기도하기 시작했다.
“시간의 대가가 기억이라고 해도 상관없어요. 신이시여, 정말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그렇다면 시간을 되돌려 주세요.”
그녀는 기도를 이어 갔다.
“그 어떤 대가라도 치를 터이니, 모든 것을 되돌려 주세요. 저 이제, 지쳤어요.”
모든 것을 건, 자신의 명운마저 건 마지막 기도였다.
그때였다.
그녀의 손에 쥐어진 칼세도니아 목걸이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찬란한 빛.
그 빛을 본 루시퍼가 놀라 달려왔다. 뭔가 이변이 생겼음을 알아차린 것이다.
“아아아안 돼애애애!”
성녀는 루시퍼를 향해 웃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그래도 누구 하나 정도는 이 시간의 자신을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고.
째깍, 째깍, 째각,
세계의 시간이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옥’나라의 어느 산골 마을에 마른하늘에 번개가 치듯 주변 공간이 순간 하얗게 물들었다.
다시 어두워졌을 때, 그곳에 있던 한 사내가 사라졌다.
.
.
.
성녀는 눈을 떴다.
“어?”
자신은 꿈에서도 그리웠던 그곳, 양춘각 2층의 자신의 방에 있었다.
부엌에서 맛있는 냄새가 나고 자신을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하영아! 어서 일어나야지! 유치원 늦어.”
뭔가 아주 슬픈 일이 있었던 것 같지만,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곧 그 느낌 역시 사라졌다.
“하영아! 얼른 일어나 밥 먹자!”
“네!”
그녀는, 다섯 살의 유하영은 벌떡 일어나 문을 열고 도도도 달려 나갔다.
그렇게, 그녀가 겪었던 모든 일은 ‘일어나지 않은 일’이 되었다.
무림에서 온 배달부 외전 1부 – 8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