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ctator From Outer Space RAW novel - chapter 71
그것은 한반도 전체를 지배하는 것을 의미한다.
평양을 점령하는 선에서 멈춘다면, 조형근 대통령은 계란을 맞는 게 아니라 암살을 당할지도 모른다.
그걸 뭐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 애초에 북진을 부추긴 것은 조형근 자신이었다.
“전쟁을 시작한 이상 멈출 수 없습니다. 끝까지 가는 거죠.”
“···끝에서 기다리는 것이 파멸이라 해도?”
“후대가 알아서 하겠죠. 아, 이건 예전에 대통령님께서 하신 발언입니다.”
둘 사이에 있던 유리가 퍼석 깨어졌다.
유지하는 허락도 없이 나갔고 조형근 대통령은 말없이 회의실을 지켰다.
뭔가 단단히 잘못 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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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군단의 북진은 한국 국군의 역량이 총동원된 결과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개성평양 고속도로를 축으로 주변에 깔린 포병부대를 육군 포병과 공군의 F-15K 전폭기가 열심히 정리했다.
대전차 장애물과 지뢰지대는 공병부대에서 나서 돌파할 수 있도록 해주었고 중간에 마주치는 보병부대는 군단을 초월한 보병사단에서 막아냈다.
심지어 북한의 전차부대도 육군항공대로 해결했다.
7군단을 최대한 빨리 평양에 보내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결실이 드디어 맺어져 7군단은 5월 25일 새벽 마침내 사리원시에 다다랐다.
또 드론이 투입되었고 7군단은 최소한의 휴식만 취하고 시를 우회해 북진했다.
그리고 대동강 하류에 연한 송림시에 도착했을 때, 7군단은 처음으로 적다운 적과 조우했다.
수도방어군단 소속 기계화여단 다수와 류경수땅크사단 등 북한군의 주력이 등장한 것이다.
이 부대는 폭풍호와 천마호, 선군호 등으로 무장했지만 현실은 옛 소련에서 만든 전차를 개수한 수준이었다.
아무리 차체를 확장하고 포탑을 개수하고 해도 근본이 T-62, T-72인 이상 대단한 전투력을 바라는 것은 어려웠다.
그에 대적하는 7군단의 주력은 K-2A1, K-1A3 등으로 1개 전차중대만 나서도 북한의 여단급 공세를 박살내버릴 수 있는 전투력을 갖췄다.
거기에 대부분의 차량에 블랙메탈 장갑이 적용되었고 선봉부대의 전차는 블랙메탈 철갑탄까지 휴대하고 있었다.
대규모 전차전이 일어날 수 있다는 보도가 나가자 전 세계가 주목했다.
―이거 완전 죽이네. 이 정도 규모의 현대적인 전차전은 오랜만이야.
―과연 북한군이 얼마나 버틸까?
―90년대 이라크전에서 미군 전차 11대가 이라크 전차 200대를 박살냈지? 그것보다는 조금 덜할 거야.
―아무래도 한국군은 개전 후에 여러 차례 미숙한 모습을 보여 왔으니까.
이기긴 하겠지만 미국처럼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리란 의견이 많았다.
북한도 여기에서 막지 못하면 평양까진 지척이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나올 것으로 추측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는 의외였다.
7군단 소속 8기동사단 예하 2개 전차대대가 전면에 돌출된 북한의 기계화여단 하나를 탈탈 털어버렸다.
아군의 오사로 인한 피탄을 제외하면 피탄 수 0, 피해 0을 기록한 엄청난 전투였다.
대승리에 자극을 받은 11기동사단과 2신속사단이 류경수땅크사단과 기계화여단과 정면에서 맞붙었다.
논밭에서 전차들이 수십 대나 기동하는 가운데 북한군의 자랑이던 선군호 등은 철저히 박살났다.
교전거리에서부터 비교가 안 되었고 어쩌다 한 발 맞추어도 블랙메탈 장갑을 두른 K-2전차는 끄덕도 하지 않았다.
전력의 차이가 너무 심해 예비탄을 장전할 것까지도 없었다.
휴행탄을 바닥낸 전차는 즉각 후방으로 빠졌고 쌩쌩한 전차가 새로 투입되었다.
그 과정에서 북한의 전차들은 말 그대로 한여름 아이스크림 녹듯이 녹아내렸다.
종군기자들은 이 광경을 촬영하며 전력차이가 이렇게 심할 줄은 몰랐다며 연신 혀를 내둘렀다.
“북한 얘네들 완전 허당이었잖아?”
“어른이 어린애 팔 비트는 것 같네.”
교전이 시작된 지 1시간도 지나지 않아 승자가 결정되었다.
전의를 상실한 북한군은 장갑차부터 달아나기 시작했고 부대 전체가 와해되었다.
7군단장 김현승 중장은 즉각 지시를 내렸다.
“평양이 지척이다! 전 차량, 북진 앞으로!”
잔당은 후방을 지원하는 1군단이 맡을 것이므로 7군단은 오로지 북진만 하면 되었다.
그리고 25일 저녁, 7군단의 선봉은 공세종말점에 부딪쳐 진격을 멈췄다.
평양으로부터 15km 남짓 떨어진 논밭에 집결지가 편성되었다.
여태까지 쉬지도 자지도 못한 병사들이 군화를 벗고 생수로 발을 씻기 시작했다.
“우와 씨발 냄새 장난 아니네!”
“소대장님, 내일 되면 발 완전 썩을 것 같은데요.”
“그 전에 피곤해서 돌아가시겠다. 야야, 밥차 온다는 소리 없냐?”
“이따가 밤에 트럭 온답니다!”
“포로들한테는 진수성찬 대접하면서 우린 찬밥이네.”
“우리가 너무 빨리 올라왔지 말입니다.”
그의 말마따나 7군단 혼자 북진하는 바람에 군수지원체계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다.
원래 각 단차에는 병사들이 짱박아 놓은 전투식량과 간식 등이 있었으나 기동하면서 다 까먹은 상태였다.
격렬한 전투는 극심한 칼로리를 요한다.
배가 고파 울적해진 병사들은 어느새 저물어가는 북녘하늘을 바라봤다.
“저거 류경호텔이죠? 맨눈으로 저걸 보네.”
“좀 있다 밤 되면 장관일 거다. 불 파파팍 켜지고.”
“평양에 전기 다 끊겼다는데 불이 안 들어오지 말입니다.”
“그건 그러네.”
그때 근처를 지나가던 병사 하나가 동요를 부르기 시작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토오일.”
노래를 들은 소대장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야 여기까지 왔는데 어? 우리 구호인 북진이 들어가야지. 전방에 힘찬 노래 발사!”
“우리의 소원은 북진! 꿈에도 소원은 북진!”
다들 괴성에 가까운 노래를 부르며 희한한 상념에 사로잡혔다.
―드디어 통일이 되는 건가?
물론 평양 지척에 도착했다고 끝이 아니다.
점령부터가 어렵고 평양 이북은 그야말로 지옥을 방불케 할 것이다.
2천만에 달하는 북한 주민 중 일부가 본격적으로 저항을 시작할 것이기 때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일이 가까운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우리 머리 위에 핵 떨어지면 큰일인데.”
병사들이 염려하는 동안 하늘에서 수송기가 날아다니더니 무언가를 떨어트렸다.
“저거 뭐냐? 우리 수송기는 아닌데?”
“아이엄 빔은 얌전한데···아, 저거 러시아 수송기랍니다! 군단사령부에서 지금 무전 날아왔습니다!”
“뭘 떨어트리는 거지?”
허겁지겁 가보니 나무상자에 햄과 햇반, 그리고 볶음김치가 잔뜩 들어 있었다.
“밥이다!”
“김치에 햄! 밥 다 뒤졌다!”
병사들이 환호하는 동안 소대장은 구석에 처박힌 쪽지를 읽었다.
“이거 그 신라그룹에 유지하 회장이 보낸 거네. 러시아하고 협의해서.”
“역시 우리 생각해주는 사람은 그 사람밖에 없지 말입니다.”
“얼굴도 잘생겼고 돈도 많고 인성도 쩌네요. 근데 제꼬삼일듯.”
“다음에 대통령 선거 나오면 찍어줘야지.”
7군단 병사들이 모처럼 포식하는 동안, 평앙의 지휘벙커엔 김정은이 고뇌에 고뇌를 거듭하고 있었다.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15일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살이 10kg은 빠진 듯했다.
그의 옆에는 김여정이 소태 씹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더 이상 저 말종들의 만행을 쳐다보고 있을 수가 없습니다. 결단을 내려주십시오, 총비서 동지.”
“···”
김정은은 한참 동안이나 볼을 씰룩대더니 비대한 몸을 의자에 눕혔다.
전력공급이 불안정한지 천장에 매달린 전구가 깜빡거리기 시작했다.
이 벙커도 얼마 버티지 못한다는 증거···
그는 결정을 내렸다.
“가방 가져오라.”
군관들이 시커먼 가방을 가져왔다.
공화국의 핵전력 30%를 가동시킬 수 있는 핵가방이었다.
그는 가방을 열기 전에 김여정으로 하여금 최후통첩문을 작성하도록 했다.
―72시간 이내에 남조선군을 철군시키지 않으면 멸적의 핵탄이 서울을 덮칠 것이다. 두 귀 사이에 있는 뇌로 똑똑히 판단하고 조속히 이행하라.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
“최후통첩이라.”
합참본부 인원들은 김정은 명의의 통첩문을 돌려보곤 긴장을 감추지 못했다.
드디어 핵위협이 가시화된 것이다.
그간은 서울 불바다 운운해도 반쯤은 의례화된 도발이라 넘길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정확한 데드라인이 있는데다 김정은의 직인이 전부 찍혀 있었다.
조선로동당 총비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사령관,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
이 크고 붉은 직인을 걸고 절대 참지 않겠다는 것이다.
개전 이후 한국은 북측의 핵전력을 무력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고, 미국에서 천 발이 넘는 미사일을 공수했다.
거의 2,000발이 넘는 탄도 미사일과 순항 미사일, 벙커버스터를 때려 박았지만 모든 핵전력을 무력화하지는 못했다.
정보기관에서는 SLBM 북극성 탄도미사일을 장착한 신포급과 신포급 개량형 잠수함이 개전 직후 사라졌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전후의 지형도를 대조한 결과 핵미사일을 실은 TEL 몇 대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점도 알아냈다.
즉 북한은 최소 10발, 최대 15발의 핵미사일을 숨기고 있는 게 분명했다.
“···”
무거운 침묵 가운데 서로 눈치만 봤다.
7군단을 빼자는 의견을 냈다간 역적으로 불릴 분위기였기 때문.
생각해보라.
분단된 지 수십 년 만에 드디어 평양 인근에까지 전차를 밀어 넣었다.
이제 지시 한 번이면 병사들이 군화발로 평양을 짓밟을 것이다.
한민족의 통일이라는 그 영광을 눈앞에 두고 포기할 수 있는가?
조형근 대통령이 이강훈 합참의장에게 물었다.
“의장은 어떻게 판단합니까.”
“음···제 생각엔 일단 지켜보면서 사태의 추이를 관찰하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현재 함대가 총동원되어 북한 잠수함을 찾고 있습니다.”
“갱도에 숨은 TEL도 있을 텐데 그건 어떻게 처리합니까?”
“미국의 협력을 요청해서 위성지도를 대조, 끝까지 찾아내는 수밖에 없습니다.”
“개전하고 지금까지 뒤졌는데 못 찾았습니다. 72시간 동안 찾아낸다는 건 어렵겠죠.”
현실이고도 타당한 논리에 이강훈 합참의장은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결정은 그가 아닌 대통령이 한다.
여러 육군 장성들이 의견을 내놨지만 그의 마음에는 들지 않았다.
심지어 병력을 뺐다가 상황을 해결한 후 다시 올라가자는 어이없는 의견도 있었다.
“지금 제정신입니까? 병력을 물리면 후유증이 한꺼번에 터져 나와요! 재북진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7군단 병력들은 2주 넘게 제대로 씻지도 쉬지도 못했다.
그나마 평양 땅을 밟으리란 기대감과 통일에 이바지한다는 고양감으로 겨우 버티고 있을 뿐이었다.
지금 그들을 뺀다면 부대 재편성과 정비에 최소 몇 주는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북진이 물거품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이 병력을 빼면 숟가락을 들이밀고 달려들 국가가 한 둘이 아니었기 때문.
“무, 물론 그렇습니다···”
의견을 낸 당사자가 찌그러졌고 조형근 대통령은 사납게 장성들을 훑어봤다.
“다른 의견 없습니까?”
“크흠···”
“음···”
모두가 그의 눈치만 봤다.
빼자니 역적이고 버티자니 서울에 핵이 떨어지는 진퇴양난이었다.
물론 조형근 대통령은 NCM탄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걸 숨기는 것은 장성들의 기강을 잡고 싶었기 때문이지만 미국에 알리지 않기 위함이기도 했다.
NCM탄의 존재를 알리는 것은 최소 평양을 완전히 점령한 이후여야 했다.
핵미사일이 모조리 무력화되면 미국도 눈치는 채겠지만 확신까지는 못할 테니까.
그때 유지하가 입을 열었다.
“굳이 기다릴 필요 있습니까? 지금 들어가면 됩니다.”
“지금 진입하면 어떻게 되는 거요?”
조형근 대통령이 참지 못하고 물었고 그는 자세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김씨 일가는 현재 평양 어딘가의 벙커에 있으리라 추측되고 있습니다. 아마 주석궁이나 노동당 청사 지하겠죠.”
“그를 가만히 둘 게 아니라 판단을 그르치게 만드는 환경 조성이 필요합니다. 바로 포성이죠. 가용한 모든 플랫폼을 동원해서 평양을 두들겨야 합니다. 그 후에 바로 7군단이 진입해야 하고요.”
“심리적인 압박을 가한다 이건데 김정은이 어떻게 선택할지···”
벙커에 갇힌 김정은은 상황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순 있겠지만 자세히는 알 수 없다.
그런 상황에서 평양 전역에 포성이 울린다?
김정은의 입장을 생각해보면 다급해질 가능성이 높았다.
“확실히 대담한 작전이긴 한데···”
“이렇게 하면 김정은이 발작적으로 발사 지시를 하지 않을까요?”
한 장성이 묻자 유지하는 고개를 저었다.
“여러분, 김정은의 목적이 뭐겠습니까?”
“체제의 유지겠죠.”
“아닙니다. 만수무강하는 겁니다. 그와 김여정은 목숨을 부지하는 것 외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체제 유지는 그것을 이루기 위한 일환일 뿐이죠.”
세습 독재자에겐 체제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안위가 제일이다.
몸만 무사하다면 언제든 후일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뒷배가 중국이라면 더 그럴 것이다.
“핵을 발사하면 김씨 일가는 확실히 파멸합니다. 국제사회에 호소할 명분도 사라지죠. 하지만 협박만 한다면 후일을 기약할 수 있습니다. 중국의 협조를 얻어서 자료를 가지고 선동할 수도 있고요.”
물론 아니었다.
김정은은 현재 극심한 스트레스와 공포, 그리고 한국에 대한 증오로 반쯤 미친 상태였다.
결코 이성적인 판단을 할 처지가 아니었고 막다른 구석에 몰리면 핵을 쏨과 동시에 도망갈 것이다.
현 지도부는 거기까지는 몰랐기에 오판할 수밖에 없었다.
“그를 지원하는 것은 아마 80군일 겁니다. 소규모의 정예부대를 편성해 평양에 보낼지도 모르겠네요. 지금 덩치로는 아무래도 너무 느리거든요.”
“80군이 김정은을 빼낼지도 모른다는 겁니까?”
“제 예측인데 정찰수단을 동원하면 알 수 있을 겁니다.”
조형근 대통령의 얼굴이 굳어졌다.
평양을 접수한다 해도 김씨 일가를 놓치면 실패나 다름없었다.
그것도 모자라 중국에 건너가서 한국이 선공한 자료를 가지고 선동한다?
국제사회가 쉽게 넘어가진 않겠지만 유럽 등지에서 진상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붙잡아야 한다.
그는 장성들의 면면을 훑었다.
“다른 의견 없습니까?”
“···”
다들 침묵했다.
대통령의 결심이 선 것처럼 보였기에 괜히 영향을 줄 만한 언급을 했다간 책임을 뒤집어 쓸 수도 있었다.
사실 장성들은 북한이 핵을 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한국의 요격체계도 상당한 수준이고 무엇보다 동해와 서해에 미국의 이지스함이 버티고 있었다.
북한 핵미사일의 품질이 다소 떨어지는 걸 생각하면 통상 40% 정도인 요격률이 크게 올라갈 것이다.
최악의 경우라도 핵 한두 방에서 끝난다는 말이고 한국은 그걸 감당할 체력이 되는 국가였다.
조형근 대통령은 씁쓸해하며 지시했다.
“아무래도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군. 김정은이 핵을 쏠지는 확신할 수 없으나, 쏜다 해도 달라지는 건 없을 겁니다. 우리는 무조건 평양을 점령해야 합니다.”
“맞습니다. 여기에서 물러섰다간 한국은 끝장입니다.”
동의하는 말이 나오자 조형근 대통령은 재차 강조했다.
“지금 즉시 평양 공격을 시작하고 7군단에게 지시를 내리세요. 반드시 김정은이와 김여정이를 잡아야 합니다.”
장성들이 고개를 끄덕이곤 유지하에게 말했다.
“루시아를 작계에 적용해야 하는데 도와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금방 끝날 겁니다.”
폭격과 진군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기에 인공지능의 도움이 없으면 거의 불가능했다.
자칫 잘못하면 아군의 머리 위에 항공폭탄을 떨어트릴 수도 있으니까.
한편 조형근 대통령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
7군단, 그리고 곧 투입될 3만 대에 달하는 드론까지 따지면 해볼만하다는 판단이 섰다.
그는 키보드를 두들기는 유지하를 불렀다.
“유 의원, 잠깐 나 좀 봅시다.”
“무슨 일이십니까?”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
조형근 대통령은 대놓고 군부에 영향력을 끼치는 그가 얄미웠으나 이 순간만큼은 잊기로 했다.
“그 드론 몇 대를 빼서 나만 호위하게 할 수 있습니까?”
“설마 대통령님.”
“이제 평양 점령이 코앞인데 대통령인 내가 없어서야 되겠습니까? 안 그래요?”
그러니까 주석궁에 들어서고 김정은의 집무실 의자에 앉는 사진이 필요한 것이다.
장성들이 안 좋게 생각하겠지만 국민들에게 비춰지는 이미지가 더 중요했다.
“어렵진 않습니다만 벙커에 계시는 게 안전하지 않을까요?”
“7군단이 있고 드론이 있는데 무슨 걱정입니까? 사진 몇 장 찍는 거니까 별 일 없을 겁니다.”
보통의 대통령이라면 점령이 끝난 후에나 가보겠지만 조형근은 워낙 성격이 급한 속물이었다.
국제사회와 언론에서 연일 부상자와 포로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라고 두들기는 덕분에 그의 인기는 최악이었다.
‘사진 몇 장으로 지지를 얻겠다는 얄팍한 계산이군.’
그게 가능한지는 의문이지만 유지하에겐 확실한 기회였다.
벙커를 떠난 대통령에게 눈먼 총알이 날아와도 아무도 모르지 않겠는가?
대한민국의 지도부를 갈아치울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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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인근에 주둔하고 있던 7군단이 다시 북진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