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ensional Survival Strategy RAW novel - Chapter 2170
거대해진 황금 깃발에 화염이 곧바로 충돌한다.
꽈우우우우웅! 쿠쿠쿠쿠쿵-!
대륙조차 불태우는 위력을 가진 화염 브레스를 막을만한 무기나 장벽은 인류, 아니 인간족에게 이제까지 없었다.
그러나, 지금 금왕(金王)의 초능력으로 새롭게 생겨났다.
푸하하하하하하-! 푸우우우우우-!
화염 브레스가 깃발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이제까지 모든 강적을 쓰러트려 왔던 자신의 화염 브레스가 겨우 인간족이 발동한 초능력에 흡수되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본 라질고는 방사를 멈칫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금왕(金王)의 깃발로 화염 브레스를 흡수한 왕들의 상태가 좋은 것은 아니었다.
깃발을 잡은 손에는 살이 타는 연기가 치솟아 오른다.
치이이이이! 지글! 지글!
화염 브레스를 흡수한 깃발이 허용량을 초과하면서 발생한 가공할만한 열기가 금왕(金王)과 왕들을 괴롭히고 있었다.
“으으으으으-! 힘! 힘의 차이가 너무 커!”
“커어어어어-! 젠장! 젠장!”
“컥! 커어억! 버텨!”
“지금 놓으면 우리 전부가 새까맣게 타버린다.”
피를 토하면 바로 증발이 될 정도의 초고열을 발사하는 깃발을 끝까지 붙잡은 금왕(金王)이 깃발을 대지에서 뽑아내어서 전면으로 휘저었다.
“으아아아!”
화르르르르르르르-!
깃발에서 뿜어지는 불길은 분명히 라질고의 화염 브레스였다.
그걸 그대로 전방을 휘두르자 방금과 똑같은 화염 브레스가 그대로 라질고를 강탈한다.
“이것이 인류의 진정한 힘이다!”
“!!!”
투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학-!
자신이 자랑하는 화염 브레스를 벌레 같은 인간들이 힘을 모았다고 하지만, 정면에서 받아내자 멍하니 있던 라질고는 그대로 그 위력을 뒤집어썼다.
아무리 자신의 브레스라고 해도 전력으로 내뿜은 위력을 육체가 버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크라라라라라락!”
금왕(金王)은 라질고의 머리를 노렸다.
그러나, 너무나 거대한 위력을 완벽하게 제어하지 못해 빗나가서 상반신 일부만을 태우는 것으로 그쳤다.
“크아아아아아!”
비명을 지르는 라질고를 바라보는 왕들의 시선은 암울해진다.
자신들과 같이 불사불멸의 저주와 축복이 공룡족에게도 걸려서 더 강하게 회복할 것을 알기 때문이다.
“제길-! 빗나갔다!”
“이번에 끝내야 했어.”
아직 죽음과 부활의 충격을 경험하지 못한 공룡족에게 고통에 익숙해질 기회를 주어서는 안 되었다.
그러니 공룡족의 왕인 라질고가 죽음의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물러서게 하는 것이 이번 계획의 핵심이었다.
그런데 목숨을 끊지 못하고, 치명상을 회복하는 경험만 쌓게 해준 셈이었다.
“무식한 회복속도 보소!
원래 재생력이 있다더니 장난 아니네.”
“망했다!”
전체적인 상황은 초능력자 군단이 유리했다.
자신들의 왕이 치명상을 입어서 고통의 비명을 토해내자 그렇지 않아도 끝없이 부활해서 덤비는 완성된 초능력자 군단에 질린 공룡족 군단의 기세가 급격하게 꺾이기 시작한 것이다.
공룡족은 인간족이 이제는 과거에 별식으로 즐기던 약소종족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손가락보다 작은 인간들이 발동하는 초능력에 심각한 상처를 입을 때마다 점점 발걸음이 느려져만 갔다.
“카오오오오오!”
“크라라라라라!”
독개미 떼처럼 끝도 없이 덤비는 완성된 초능력자 군단에게 서서히 공포를 깨달은 공룡족 군단이 전진이 멈추고, 다시 대공동으로 후퇴하려 하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본 라질고는 치명상을 특유의 재생력으로 빠르게 회복하면서 분노와 고통으로 미쳐버릴 지경이었다.
“크롸라라라라라!”
그런데 모델러 코아의 의지가 들려온다.
‘이러면 공룡족의 패배로군.
종족전쟁이 너무 싱거우니 조언하나 하마.
지금이라도 다른 수장들을 모두 불러라.
부탁이든 협박이든 뭐든 해서 말이다.’
공룡족의 다른 수장들은 아무리 왕이라고 해도 대가 없이 부릴 수 있는 쉬운 존재들이 아니었다.
그들의 힘을 빌려 종족전쟁에 승리하여 다시 지상을 손에 넣는다 해도 상당수의 영역을 넘겨주어야 했던 라질고는 친위세력만을 이끌고서 전쟁에 도전했다.
과거 먹이였던 인류가 얼마나 많고, 강해져도 모습만 보면 도망칠 것으로 생각했다.
“크르르르르륵!”
라질고는 점점 뒷걸음질 치는 공룡족의 한심한 모습과 자신의 자존심 사이에서 방황하다가 크게 입을 벌려서 외친다.
“쿠라라! 라스모!”
라질고는 드디어 다른 종족의 도움을 요청한다.
남극의 지하세계에 봉인된 것과 마찬가지인 공룡족이 종족전쟁에 참여하여 행성표면으로 돌아갈 기회가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도와줘.
라스모라고 하는군.
공룡족의 수장이 아닌데?’
공룡족의 왕으로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황에서 결단을 내린 그는 종족전쟁에서 결코 꺼내기 싫었던 동맹까지 부른 것이다.
겨우 화염 브레스를 받아낸 여파에서 벗어난 왕들의 시야에 남극의 공동에서 눈 부신 빛을 발산하면서 올라오는 거대한 나비를 보았다.
파아아아아-!
종족전쟁을 위해서 동조선 괴수 영화를 조사한 왕들의 입에서 당황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쉑-! 조금 다르지만, 진짜 라스모다!”
“이게 영화야?
현실이야?”
“상상은 그대로 이루어진다고 하지만, 이거 너무한 것이 아니야?”
“이러다가 거대로봇과 우주 전함까지 나오겠다.”
“그럼 나중에는 외계인과 침략 로봇과 싸우냐?
조종사는 우리고?”
“헛소리는 그만해!
전쟁 중이다!”
왕들은 서로에게 빈정거릴 정도로 당황했지만, 대응은 빨랐다.
영화의 내용에서 전해지는 라스모의 능력이 사실이라면 이대로 전투는 자살행위였다.
“영화에서 표현했던 라스모의 초능력이 진짜라면 괴멸한다.”
“라스모의 능력은 광역회복과 광역강화다.
전력을 뒤로 물러-!
그들의 예상대로 라질고조차 능가하는 라스모의 거대한 빛의 날개에서 뿌려진 빛의 입자 같은 인분이 패퇴시킨 공룡족에게 닿자 전세가 극적으로 변했다.
투지가 사그러지던 공룡족의 눈에 광기(狂氣)가 보이고, 육체가 초능력에 저항하기 시작한 것이다.
“크르르!”
“꽈르르르!”
초능력으로 당한 부상이 순식간에 나아버리고, 그렇지 않아도 거대했던 공룡족의 신체가 부풀어 오른다.
‘흐음. 빛의 회복과 강화능력을 가진 곤충족의 여왕인가?
깔끔하게 정리하지 못하니 많이도 집어넣어 놓았군.
이런 조합은 좀 너무한데?’
모델러 코아가 우려할 정도로 라스모의 회복과 강화를 받은 공룡족은 파죽지세로 초능력자 군단을 몰아붙이기 시작한다.
“뿌우우우우우웅!”
“이런 제길! 공룡족 전체를 강화하면 사기 아냐?”
선두에서 서서 공룡족 군단의 전진을 막던 력왕조차 버티는 것이 힘들 정도도 강해졌으니 근육군단도 막을 방법이 없었다.
‘공룡족이 자신의 동맹을 끌어낼 수 있다면 반칙은 아니지.
이러면 인간족에게도 훈수를 두겠다.
동의하느냐?’
라스모의 지원을 받은 공룡족이 졌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조언 정도는 얼마든지 하라고 치명상을 회복한 라질고가 자신감 있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한다.
“크르르.”
쿵! 쿵! 쿵! 꽈우우우우우웅!
하늘에는 아직 풍왕과 로단(RODAN)이 서로 거대한 태풍을 일으키면서 충돌하는 중이었다.
그러나, 라스모의 참전으로 어느 정도 제공권을 확보한 고위 공룡족들이 하늘로 날아오르기 시작하자 절망에 빠지기 시작한 것은 완성된 초능력자 군단이었다.
그들 중에서 하늘을 자유롭게 날 수 있는 초능력자는 적었기 때문이다.
삐걱! 으두둑!
제공권을 빼앗기자 장난감이 진화한 갑옷으로 강화된 초능력과 방어력으로도 서서히 감당하기가 불가능해진다.
암울해진 왕들과 완성된 초능력자 군단, 그리고 모든 인류에게 모델러 코아의 의지가 전해진다.
‘나는 너희가 지성체 시절에 한 일을 전부 기억하고 있다.’
‘?’
갑자기 이게 무슨 소리인지 모르는 인류에게 약간의 설명이 더해진다.
‘나의 불사불멸(不死不滅)의 가호를 받은 순간부터 너희가 했던 모든 행위는 세계의 흐름과 영혼에 이중으로 기록되어 남게 된다.
너희가 어떤 환생과 부활을 한다고 해도 세계의 기록이 백업하고, 영혼에 새겨진 기억이 끝까지 따라다닐 것이다.
참고로 그 기간은 영원이다.’
사아아아-!
말의 의미는 잘 모르겠지만, 전신을 휘감는 한기와 함께 죽음과 같은 침묵이 잠시 인류에게 흘렀다.
‘이중 기록이 되어서 일반 지성체처럼 죽어서 환생하면 기록을 전부 지워지는 삭제 따위는 없다.
나중에 어떤 정신체를 만나도 너희가 쌓아온 모든 행위가 정확하게 전달된 것이다.
그리고, 그걸 근거로 너희의 운명을 판단하겠지.
그때 좋은 평가를 받고 싶으면 실수와 단점을 덮을만한 위업이나 업적을 쌓아야 한다.
그러면 더 진화된 존재로 환생할 수 있다.
이것은 원래 지성체 환생에서 부여된 축복이지만 나는 실시간으로 반영해준다.
이래도 이해를 못 하나?’
뒤를 이어서 마치 선심 쓰듯이 하는 말이 인류를 광란으로 이끌었다.
‘쉽게 이야기하면 초능력자가 참전해서 공룡족을 잡으면 초능력을 올려주고, 일반인은 각성시켜주겠다는 말이다.’
우와아아아아-! 우와아아아!
그날 행성은 환호로 흔들렸다.
아무리 도전해도 문지기를 이길 수 없던 초능력자들은 도시의 수호보다 초능력의 승급을 원했다.
생각해보니 어차피 부서져 보았자 다시 복구될 거리였기 때문이다.
“남극으로 가서 싸우자-!”
“지긋지긋한 수련은 끔찍해!
이걸로 드디어 나도 탑의 문을 통과한다.”
“죽인다!”
아직 기계신에 도달하지 못한 장난감이라고 해도 계약자 하나는 바로 남극으로 공간 이동시킬 힘이 있었다.
그들을 이동시키는 공간 문이 행성 전체에서 열렸다.
파파파파파파-!
참전을 망설이던 초능력자들이 남극에 집결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남극 주변에 몰려왔던 군대와 일반인까지 미친 듯이 트럭과 비행기를 타고서 몰려들었다.
비록 개인화기만 들고 있지만, 운을 바라는 것이다.
“도마뱀 한 마리만 잡으면 드디어 나도 각성자다!”
“인생 역전이라 이거지!”
우르르르-!
하늘과 대지를 가득 메울 정도로 덤벼오는 초능력자와 일반인의 모습은 모든 것을 먹어치우는 메뚜기 떼와 같았다.
그리고, 죽음과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고서 공룡족 한 명에게 수백 명씩 달려들기 시작한다.
불개미 떼에게 먹히는 코끼리 같은 꼴이었다.
“크르르륵!?”
“삐이이이!?”
과거에 알고 있던 겁쟁이 인류로 생각하던 라질고와 라스모는 혼란에 빠진 울음을 토해냈다.
현재 남극 공동을 빠져나온 공룡족의 숫자는 십만 정도인데 덤벼드는 인간족 초능력자 숫자가 일천만 이상으로 끔찍하게 많았기 때문이다.
거기에 아직도 끝이 아닌지 공간문이 계속 열리면서 장난감의 훈련을 끝낸 각성자들이 속속 도착하면서 전쟁에 참여한다.
파파파파파-!
“시바! 수련하지 않고 죽이기만 하면 경지가 올라?
이건 특급 경험치 이벤트다!
“비바! 브라보다!
전부 내 거다.”
“내 막타를 뺏으면 죽인다!
선공 우선이야!”
“아아! 게임도 아니니 알아서 하자고!
그런데 저 일반인들은 뭐야?”
이제 차량과 비행기로 도착한 일반인들이 각자가 가진 개인화기로 공룡족을 공격한다.
타타타타타! 쿠쿠쿠쿠쿵!
기관총 소리와 함께 대전차 개인화기까지 동원하여 공격하기 시작했다.
끼이이! 카??!!
개인화기의 위력은 초능력자들보다 작았지만, 확실히 타격을 입히고 있었다.
특히 특수부대인지 같은 복장으로 통일한 군인들이 초능력자를 잡기 위한 커다란 개인화기로 연사하면 일반 공룡족조차 치명상을 입을 정도였다.
그 모습을 본 초능력자들의 인상이 일그러졌다.
“저것들이 경험치를 뺏네.
각성하려고 눈이 뒤집혔구나.”
쿠오오오오! 으아아아!
일반인들이 아무리 무장을 잘했어도 개인화기는 한계가 컸다.
집중사격을 뚫고서 돌진해온 일반 공룡족에게 밟혀 죽어가는 모습이 여기저기서 보였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절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초능력자 제어 목걸이 같은 기적과 같은 물품을 만들지 못하는 일반인에게 이런 기회가 또 올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탄약! 탄약! 탄약이 부족해.”
“박격포든 뭐든 전부 가져와!”
“일반 공룡족에게는 개인화기가 통한다.”
조금만 더하면 잡을 수 있다!”
“그럼 나도 각성한다.”
각성하면 육체가 전성기로 바뀌고, 지금 세계멸망과 창세를 주관하는 존재의 직접적인 가호를 받는다.
아무리 해도 각성이 안 되어서 포기했는데 이런 기회를 놓칠 수가 없던 것이다.
구르르르르르-! 우르르르르!
초능력자 군단의 방어선 한참 뒤에서 방어진지를 만들고 있던 군대들도 한꺼번에 몰려오기 시작한다.
공간문을 통해서 도착한 초능력자들이 짜증을 내면서 막을까 생각하는데 그들의 왕들의 목소리가 전해진다.
“내버려 둬라.
우리는 언제든지 잡을 수 있는 일반 공룡족이 문제가 아니다.”
“초능력자는 혼자서는 감당하기 힘든 고위 공룡족을 잡아야 해.
그래야 확실히 업적이 뜬다.”
“하-! 맡겨두십시오.”
우렁차게 대답한 초능력자들이 고위 공룡족에게 몰려간다.
이제 전장은 확실히 인해전술의 극치를 보여주는 인간족의 우세로 보였다.
승리를 확신한 금왕(金王)이 깃발을 다시 원래 크기로 되돌리면서 라질고를 보고서 우렁차게 외쳤다.
“우리의 승리다.
이것이야말로 인류의 진정한….”
“그것 이제 하지 마.
각자 각성하고 강해지겠다고 설치는 이런 상황에서는 남사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