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ensional Survival Strategy RAW novel - Chapter 2169
일반 공룡족의 크기도 십 미터 이상이다.
그런 거체가 끝없이 남극 공동에서 걸어 올라와서 각 대륙으로 진군하는 모습은 인류에게 그야말로 공포였다.
남극에 가까운 도시에서 보이기 시작한 공룡족의 모습을 본 모두가 당연하게 비명을 지르면서 도망친다.
“으아아! 도망쳐!”
“잡아먹힐 거야!”
핵무기는 물론이고 미사일 일체와 전차와 비행기까지 사라져버린 인류였다.
겨우 개인화기만 남은 군대는 초능력자조차 제어할 수 없었으니 공룡족에게 덤빌 용기가 있을 리가 없었다.
그러나, 싸울 존재들은 있었다.
쿵! 쿵! 쿵!
탑에서 왕들이 뛰어내려서 공룡족의 진군 앞에 섰다.
완성된 초능력자들이 그 뒤를 따르고, 빠르게 장난감의 훈련을 끝낸 초능력자들이 그 뒤를 이어서 선다.
순식간에 남극대륙을 둘러싼 방어막을 구성한 왕들이 외친다.
“방어선을 어떻게든 유지하라.”
“공룡족의 숫자는 우리보다 훨씬 적다.”
“우리의 초능력은 결코 공룡족에게 밀리지 않는다.”
“각성자들이 훈련을 마쳐서 여기에 도착할 때까지 버티면 우리의 승리다.”
“자력으로 세계멸망을 이겨내는 것이다!”
왕들의 판단으로는 운석으로 인한 대재해를 이기지 못하고, 남극 땅속으로 숨어 들은 공룡족의 숫자는 아무리 많아도 일천만 이하였다.
여기에 공룡족의 힘을 덩치만으로 계산해서 인류의 일백 배로 계산할 때 단순한 산술 계산으로는 일백억이 넘는 인류의 상대는 아니었다.
그러나, 전쟁은 숫자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카카카카카카!”
“크르르르르르!”
공룡족은 원시 인류를 포식하면서 살았다.
그러니 초능력을 각성하여 일반 공룡족과는 격이 다른 고위 공룡족들의 울부짖음이 들려오자 왕들조차 위축되는 기분이었다.
“으윽! 지독하군.”
“제길! 본능이 떨려.”
쿠쿵! 쿠쿵! 쿠쿵!
거의 일백 미터를 능가하는 덩치를 가진 고위 귀족들이 하늘을 향해서 날아오르려 한다.
자연현상을 초능력으로 각성한 고위 공룡족들은 일반 익룡보다 더욱 자유롭게 하늘을 날 수 있었다.
그러자 황금빛에 휩싸인 금왕(金王)이 깃발을 휘두르면서 지시한다.
“풍왕(風王)! 공룡족을 절대로 날아오르게 해서는 안 된다!
이 방어선이 무너지면 끝장이다.
대기를 전부 고정해-!”
“내게 명령하지 마라! 금왕(金王)!
그 정도는 알아서 한다!”
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푸른빛에 휩싸인 풍왕(風王)이 하늘로 떠오르면서 태풍이 일어난다.
태풍의 위력으로 막 하늘로 떠오르던 고위 공룡족을 다시 땅에 붙게 한다.
휘청! 쿠쿵!
“이것이 바람계열 초능력자의 정점인 타이푼이다!
내 앞에서 어떤 누구도 하늘을 날지 못한다.”
휘청! 쿠쿠쿠쿠쿵!
남극대륙을 전부 집어삼킬 정도로 커진 태풍은 공룡족의 진군을 막았다.
“덩치만 큰 땅 도마뱀들아!
다시 공동 속으로 처넣어주마-!”
우두두두두두두! 지지지지지직-!
풍왕(風王)이 태풍을 더욱 강하게 일으키자 실제로 공룡족의 진군이 서서히 뒤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일반 공룡족은 왕급 초능력자를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라질고가 자신의 군단이 태풍에 밀려서 뒷걸음질하자 공동을 향해서 크게 외쳤다.
“카오오오오오-! 로단(RODAN)!”
역시 모델러 코아의 번역이 바로 이루어진다.
‘저 건방진 날벌레를 잡아먹으라고 하는구나.
참고로 로단(RODAN)은 익룡족 수장의 이름이다.
불과 바람의 익룡이지.’
공룡족 왕의 부름에 호응하듯이 태풍이 멈추었다.
그리고, 풍왕(風王)이 비명을 지르면서 땅에 떨어지기 시작한다.
지이이이잉! 투우우웅!
공동에서 품어진 거대한 공기의 파동이 태풍의 핵과 함께 그를 강타한 탓이었다.
“크아아아아아!”
공동 안에서 마침내 거대한 익룡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우우웅! 우우우웅!
겨우 날개만으로는 날 수 없는 수십 미터가 넘는 익룡들이 공룡족 군단의 위를 지키기 시작한다.
그리고, 일백 미터가 넘는 크기에 불타오르는 화염을 두른 초거대 익룡이 떨어지는 풍왕(風王)을 향해서 거대한 입을 벌리면서 달려들었다.
푸하아아아아아아아!
초음속에 가까운 속력으로 혼자 달려드는 익룡족의 수장 로단(RODAN)을 본 풍왕(風王)의 눈빛이 살벌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왕의 칭호를 받고, 황금갑옷의 보조까지 받으면서 얻은 재생력은 치명상이 아니라면 바로 회복할 정도로 강했다.
“나를 상대로 혼자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인류를! 왕을 얕보지 마라!
바람계열초능력의 정점으로 인정받은 풍왕(風王)의 전신에 황금갑옷이 입혀지고, 다시 더 강력한 태풍이 터져 나오며 공룡족을 덮쳤다.
“나야말로 바람의 주인이다!”
익룡족의 수장 로단(RODAN)이 다시 투명한 초음파를 발사했지만, 황금갑옷을 입어서 더욱 강해진 풍왕(風王)은 어렵지만 피해냈다.
카라라라라라-! 푸하하하하하!
풍왕(風王)과 로단이 하늘에서 공중전을 벌이면서 격돌한다.
그리고, 대기하고 있던 바람계열 완성된 초능력자들도 모두 갑옷을 입고 하늘로 떠올라서 익룡족을 상대하기 시작한다.
“풍왕(風王)님을 지켜라!”
“절대로 방어선을 넘어가게 해서는 안 된다.”
개인화기만 가지고 있는 인류의 군대가 공룡족을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만약 돌파를 허용하면 바로 혼란상태에 빠지고, 고향을 지키려는 각성자들이 방어선에 달려올 리도 없었다.
그러니 이 종족전투의 승패가 재훈련에 들어간 각성자들이 원래 경지를 되찾고, 초능력자가 되어서 방어선에 도착할 때까지 전선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는 사실을 모두가 잘 알고 있었다.
그렇게 풍왕(風王)이 이끄는 바람의 군단과 로단(RODAN)의 익룡족이 사투를 벌이는데 땅에 있는 왕들과 군단들도 정신을 차린다.
“크으으으! 방금 공격은 초음파인가?”
“갑옷이 없었으면 그대로 치명상을 입을 뻔했다.”
갑작스럽게 태풍을 파괴한 초음파 공격은 초능력자 군단도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갑옷의 방호력으로 이겨낸 초능력자 군단은 본격적으로 밀고 들어오는 공룡족 군단을 보고서 기가 질렸다.
구구구궁! 구구구구궁!
코끼리가 강아지로 보일 정도로 큰 공룡들이 질서정연하게 발을 맞추어서 돌진해오는데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빌어먹을! 덩치가 너무 다르잖아.”
“숫자도 지금은 우리가 적어.”
전력의 차이를 느낀 완성된 초능력자들에게서 동요가 일어나기 시작하자 금왕(金王)은 력왕(力王)을 보면서 말한다.
“이성이 있어 보았자 어차피 공룡이다.
대형 유지도 벅차 보인다.
복잡한 전술은 절대로 쓸 수 없다.
그러니 맨 앞 열만 꺾어!
그러면 돌진은 반드시 멈춘다.”
“하-! 말이 쉽지.
저런 거구의 다리를 꺾는 것은 아무리 내가 력왕(力王)이라고 해도 쉽지 않아.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겠지?”
공룡족 군단의 전진이 라질고의 무시무시한 존재감에 의한 강제적이라는 사실을 파악한 금왕의 판단은 정확했다.
그러하기에 력왕(力王)은 투덜거리면서도 전신의 근육을 팽창시키면서 돌진하기 시작했다.
그 뒤를 그의 근육군단이 돌격한다.
우둑! 우둑! 우두둑!
전신의 근육을 최대한 증가하면서 근육의 탄환이 된 근육군단이 그대로 최선두의 공룡족을 향해서 쏘아져 가면서 외친다.
“근육이야말로 진리-!
모든 계열의 정점에 도달한 힘이다!”
카오오오오오오오-!
초능력자의 크기만 보면 공룡족에게는 그야말로 벌레와 같다.
그러나, 왕의 인도로 참전한 군단의 위력은 그들에게도 치명적인 독을 뿜어내는 독충과 같았다.
“으라라라라라라차차!”
“우와아아아아아아!”
꽈지지지지직! 우지지지지직!
력왕(力王)이 전력으로 내지른 주먹에 고위 공룡족의 다리가 박살이 나서 날려지고, 근육군단의 공격이 무릎이나 발목에 박히자 비명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카아아아아아!”
“우카아아아아!”
쿠쿵! 쿠우우우웅!
금왕(金王)의 예상대로 다리를 다쳐서 쓰러진 공룡족에 의해서 전진은 막혔다.
앞의 공룡족이 쓰러지자 바로 뒤를 따르던 공룡족이 뒤에 오는 동족에 의해서 멈추지 못하고서 그대로 발이 걸려 쓰러진다.
뿌오오오오! 우우우우우웅!
공룡군단의 전열이 순식간에 서로 엉켜서 쓰러지면서 엉망이 되었다.
군단의 뒤에서 그 꼴을 보고 있던 라질고의 인상이 마구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늘을 향해 고개를 올리면서 작게 으르렁거렸다.
“크르르르.”
모델러 코아를 향한 질문인지 바로 대답이 돌아왔다.
‘아! 왜 저 인류의 군대가 공룡족 군대를 보고도 도망치지 않느냐고?
공룡족의 모습만 봐도 도망치기 바빴던 먹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서 저러냐고?’
파파파파! 지지지지지직!
쓰러진 공룡족에게 원거리 초능력 공격을 퍼붓기 시작한 초능력자 군단이었다.
크기는 물론이고, 숫자도 능력도 형편없이 부족한 인류가 과거 행성을 제패했던 공룡족을 상대로 선전하는 것이었다.
이런 기이한 일을 이해하지 못한 라질고에게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모델러 코아였다.
‘일반 인류라면 포식자인 너희를 상대로 겁에 질려서 아무런 저항도 못 하겠지.
저 변화는 너의 예측대로 나 때문이다.
나는 인류에게 불사불멸(不死不滅)의 축복과 저주를 걸어서 죽음과 환생에서 벗어나게 해주었지.
각성하여 탑에 올라 세계멸망에서 완전히 벗어난 저들은 다르단다.
치욕스러운 패배의 과거가 죽음이나 공포보다 더 크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끝까지 싸울 것이다.’
무엇보다 서서히 모델러 코아의 의도를 어느 정도 파악하기 시작한 왕들과 완성된 초능력자들이 결사적으로 싸워서 조금이라도 발전과 진화를 하려 했기 때문이었다.
결국은 과거의 인간족처럼 공포로 무너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파악한 라질고가 불만스러운 음성을 토해냈다.
“카르르르르르르르.”
‘인간족에게만 불사불멸(不死不滅)의 축복과 저주를 내려주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내가 그럴 리가 있나?
가호와 조건은 같단다.
저기를 봐라.’
그 말에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은 라질고는 하늘에서 바람의 군단에 패배해 땅에 떨어져 즉사한 익룡족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멀쩡하게 일어나는 모습을 보았다.
‘공룡족이 대지로 복귀하는 순간에 인간족처럼 불사불멸(不死不滅)의 저주와 가호는 내려졌다.
이번 종족전쟁은 절대로 죽음이나 전멸로 끝나지 않는다.
오로지 끝까지 투지를 잃지 않고서 싸우는 종족이 승리할 것이다.’
“….”
그 말대로 여기저기서 죽어가는 일반 공룡족들이 부활하는 모습을 본 라질고는 인상을 굳히고서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한다.
쿵! 쿠쿵! 쿵! 쿠쿵!
희생이 생기기 시작한 초능력자들은 똑같이 부활해도 바로 전선에 복귀하는데 되살아난 공룡족들은 물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죽음의 고통에 익숙해지기 시작한 초능력자와 처음 경험해보는 공룡족의 차이였다.
그리고, 죽이고 죽여도 되살아나서 다시 덤비는 작은 강적에 공룡족 전체가 흔들리고 있었기에 더는 보아줄 수 없었다.
‘왕으로서 앞에 서겠는가?
좋은 판단이다.
이대로면 공룡족은 이길 수 없다.’
공룡군단의 사기가 떨어지고, 뒤로 물러서려는 고위 공룡족들이 보일 정도였다.
이 상황에서 라질고는 전세를 뒤집을 만한 강력한 한방을 준비했다.
후아아아아아아-!
라질고가 고개를 하늘을 향하면서 대량의 공기를 흡입한다.
최대치의 방사능 브레스로 초능력자 군단을 일소하고, 방어선을 지워버림으로써 싸울 의지를 꺾어버릴 생각이다.
그러자 왕들의 행동이 부산스러워졌다.
“드디어 큰 것이 온다!”
“준비해!”
왕들은 남극대륙의 빙하와 바다를 증발시킨 라질고의 방사능 브레스의 위력은 이미 확인했다.
그리고, 막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대책을 만들어 놓은 지 오래였다.
금왕(金王)이 깃발을 자신의 앞의 대지에 꽂으면서 모든 초능력을 끌어올린다.
“영원히 빛나는 황금의 힘이여.”
금왕(金王)은 자신이 각성한 황금의 초능력이 무엇인지 아직은 잘 모른다.
그러나, 다른 왕들의 상위에 존재하면서 모두의 힘을 통합시킨다는 한 가지는 명확했다.
금왕(金王)이 왕의 칭호를 받자 자신에게 주어진 황금의 깃발에 모든 초능력을 집중시키자 다른 왕들도 힘을 모은다.
그러자 거대한 황금의 깃발이 펄럭이며 초능력자 군단을 휘감는다.
우우우우우웅-! 후우우우웅-!
라질고는 만만치 않은 뜻밖의 힘의 발동에 주춤했으나, 이미 힘껏 모은 방사능 브레스를 멈추지 않았다.
남극대륙을 파괴하던 그 이상의 힘으로 브레스를 발사한다.
푸하하하하하-!
하얗게 타오르는 방사능의 불길이 공룡족과 접전 중인 초능력자 군단의 한가운데를 강타한다.
그리고, 금왕(金王)은 모든 왕의 힘을 모아서 깃발의 힘을 발동시켰다.
“필멸하는 모든 것을 영원히 존재하는 황금으로 감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