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lute Regression RAW novel - Chapter (309)
절대회귀-309화(309/424)
제309회 꽃을 좋아하는 악인은 없다.
내가 방문했을 때, 오늘도 일화검존은 화장기 없는 얼굴로 검술 수련에 전념하고 있었다.
그녀가 왜 이리 무공에 푹 빠졌는지 나는 잘 안다. 마존급 실력의 고수들에게 무공의 성취는 정말 쉽게 오지 않는 기연과도 같은 일이다. 그리고 일화검존은 이런 순간이 오면 그 성취를 반드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사람이었다.
허공을 날아오른 그녀가 한바탕 검을 휘두른 후, 내 쪽을 향해 돌아섰다.
나를 향한 도발적인 눈빛이 딱 이러했다.
들어와!
한판 붙자면 붙어줘야지. 나는 망설이지 않고 땅을 박차고 날아올라 그녀를 향해 쇄도했다.
흑마검과 일화검이 허공에서 연이어 부딪쳤다. 마지막 비무 때보다 더 빠르게 공격했음에도 그녀는 공격을 막아냈다.
확실히 강해진 그녀의 실력에 나는 공력과 속도를 더욱 끌어올렸다.
검과 검이 너무 빠르게 부딪쳐서 챙챙챙 끊어져서 울려야 할 소리가 채애애애앵, 하나의 소리로 들렸다.
수십 가닥의 검선이 화려하게 피었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누군가 보더라도 어딜 어떻게 공격하고 방어하는지 알아볼 수 없을 빠른 공방이었다.
검을 휘두르는 속도가 점점 올라갔다.
싸우는 것은 나와 일화검존이 아니었다. 본능이 검을 내지르고, 본능이 검을 막는 싸움. 순간의 실수에 팔이 날아가고 목이 잘릴 그런 비무였다. 실전보다 더 실전 같은 비무였다.
속도가 극에 다다랐을 때.
따당! 하는 이질적인 소리가 터져 나왔고, 우린 함께 바닥으로 내려섰다.
푹.
일화검이 바닥에 박혔다.
그녀는 다시 검을 떨어뜨린 것이다.
일화검존에게서 패배의 아쉬움이나 수치심은 느낄 수 없었다. 졌지만 너무 잘 싸웠기에 오히려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조금 전의 공방에서 그녀는 평생 펼쳤던 그 어느 검술보다 뛰어난 검술을 발휘했으리라.
그녀가 내게 물었다.
“나를 어디까지 데려가려고 이러나?”
그녀는 한계까지 밀어붙인 내 의도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만족하지 말라는, 아직 멈추지 말라는 내 마음을.
“끝까지 가려고 합니다.”
끝까지.
그래, 나는 이 마존들과 끝까지 가보려고 한다.
“왜?”
“전에도 말씀드렸습니다. 제가 이렇게 검술을 나누며 자극받을 사람은 선배님밖에 없다고요. 이렇게 마음껏 검술을 겨룰 수 있는 사람은 아버지와 선배님밖에 없는데, 아버지와는 이렇게 자주 겨룰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싸우더라도 다른 싸움이 됩니다. 따라서 선배님과의 비무는 제게 너무나 소중합니다.”
잠시 사이를 두고 내 진심을 전했다.
“우리가 이 손에서 검을 놓게 되는 그 순간까지 같이 가고 싶습니다.”
일화검존의 얼굴에 격정이 스쳤다.
그녀는 자신의 빈손을 내려다보며 물었다.
“우리가 첫 비무를 했을 때 생각나나?”
“기억납니다.”
일화검존도 솔직한 자신의 심정을 밝혔다.
“그 무렵 나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네. 마존으로 십여 년만 더 있다가 후계자에게 마존 자리 넘기고 편안한 노후나 즐겨야지.”
빈 손바닥을 내려다보던 그녀가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보았다.
“그 무렵의 내겐 도착지가 보였다네. 무인으로서, 또 마존으로서. 사람들이 환호하고 축하해주려고 줄을 서 있는 내 인생의 결승점 말이네. 지금도 보이네. 아무 걱정 없이, 아무 생각 없이 그냥 걸어가기만 하면 되는 길이지. 한데 자넨 나를 출발선에 세우고 있네. 나는 지금 다시 출발점에 서 있는 기분이야.”
나는 그녀의 눈을 응시하며 차분히 말했다.
“그 결승점을 통과하면 편하고 즐거울 것 같지만 딱 한 달쯤만 좋을 겁니다. 그다음 날부터 지루하고 심심할 겁니다.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뭐라도 더 해볼걸. 이대로 끝내기에는 너무 허망하지 않나? 온갖 잡념과 후회가 선배님을 괴롭힐 겁니다.”
일화검존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지어졌다.
“자넨 가보지도 않았으면서?”
“제가 상상력이 풍부하거든요.”
사우종에게 약점이나 잡히고, 어울리지도 않는 권력욕에 사로잡히고. 그런 인생으로 살기에는 그녀는 너무 아까운 사람이다.
일화검존이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바닥에 박혀 있던 일화검이 뽑혀 나오더니 그녀의 손으로 날아갔다. 검을 손에 쥔 채 그녀는 선언하듯 말했다.
“난 다시 출발점에 섰네. 죽는 순간까지 이 손에서 검을 내려놓는 일은 없을 거네.”
나는 느낄 수 있었다. 내 눈앞의 그녀는 회귀 전 일화검존과 다른 사람임을. 누굴 만나고, 누가 옆에 있느냐에 따라 이렇게 사람의 인생이 달라지는 법이다.
“오늘은 왜 찾아왔나?”
“섭혼마존의 손에 사우종이 죽었습니다.”
생각지 못한 대답에 일화검존이 흠칫 놀랐다.
“어떻게 된 일인가?”
환여와 관련된 내용을 빼고 있는 그대로 전했다. 그렇게 되니 치정으로 인한 죽음이 되었다.
“사우종은 마존을 협박하고 모욕했으니 죽어 마땅한 중죄를 저질렀습니다. 다만 다른 마존의 손에 마검이 죽었으니 선배님이나 북천검가의 명성에 누가 될 수는 있겠지요.”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그녀가 내게 물었다.
“자네는 이 일을 어떻게 처리했으면 좋겠나?”
“섭혼마존을 위해서 이번 한 번은 양보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녀는 한창 서환진 내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상황입니다. 이번 일이 부각 되면 그녀의 입지는 좁아지겠죠.”
일화검존은 내 부탁을 받아주었다.
“조용히 처리하세.”
“감사합니다.”
“대신 그 사람을 어디에 묻었는지는 알려주게. 그래도 한때 나를 보필했던 사람인데, 가는 길 술 한 잔은 뿌려줘야겠지.”
말을 마친 그녀가 다시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나는 정중히 예를 갖춰 인사한 후 그곳을 떠났다.
일화검존의 거처를 벗어나기 직전, 뒤를 돌아보았다.
그녀는 검을 늘어뜨린 채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어딘지 모르게 복잡한 심경이 느껴졌다. 사우종과 어떤 관계였는지, 약점이 무엇이었는지는 알고 싶지 않다.
다만 이번 일이 그녀의 삶이 바뀌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그녀의 검술까지도 바꿀 수 있게 되기를.
북천검가를 나서는데 서대룡이 기다리고 있었다.
“화원을 감시하던 쪽에서 연락을 해왔습니다. 매일 들어오던 모종이 어제, 오늘 들어오지 않았답니다.”
그 일이 의미하는 것은 하나였다.
“떠나려는 거다.”
이대로 그녀를 보내선 안 된다. 어떻게든 붙잡아 두어야 한다. 만에 하나 풍천교주가 섭혼술을 풀 수 없을 수도 있고, 풀기 위해서 그녀가 필요할 수도 있었으니까. 환왕 또한 어디에 있는지 알아내려면 그녀가 필요했다.
“어떻게 하시려고요?”
본단 정문을 향해 걸어 나가며 대답했다.
“어쩌긴. 못 가게 말려야지. 집행무인들 되는대로 내게 보내.”
* * *
환여는 화원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사우종이 죽었다는 보고를 받았다. 놈이 죽었다는 의미는 곧 음양역혼술이 성공했다는 뜻. 일단 물러갔다가 일 년 후에 다시 와서 그녀를 확인하면 되었다.
보통의 무인이라면 한 방에 섭혼술을 성공시켜 꼭두각시로 만들어 버릴 수 있지만, 섭혼술을 익힌 섭혼마존은 단번에 조종할 수 없다. 그녀의 정신에 심어진 적혼(赤魂)이 자리를 잡아서 커져야 한다. 그 과정은 씨를 뿌려 꽃을 키우는 것과 같다. 봉우리에서 활짝 꽃이 피어날 때, 섭혼마존을 완전히 조종할 수 있다.
그때 그곳으로 무인들이 우르르 들어서더니 그 사이로 한 사람이 들어섰다.
상대가 누군지 확인한 환여는 깜짝 놀랐다. 검무극이 호위들은 물론이고 황천각 집행 무인들까지 거느리고 들어온 것이다.
“귀한 분께서 또 오셨군요.”
“그날도 나를 바로 알아보는 것 같던데. 나와는 초면인데 어떻게 아셨소?”
“이곳 마가촌에서 장사하는 사람 중에 소교주님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또 뵙게 되어 영광이에요.”
이곳에서 일을 꾸미면서 근래 가장 많은 소식을 들은 것이 검무극에 관한 소문이었다. 대부분 믿기 어려운 소문이었는데, 그녀는 안다. 그 소문들이 다 사실이라는 것을. 그래서 검무극을 상대하는 일만큼은 매우 조심해야 한다는 것도.
그랬기에 환여는 검무극의 방문을 의심했다. 한 번은 우연이라 쳐도 두 번이나?
‘뭔가 눈치를 챘나?’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소교주가 직접 나설 리가 없었다.
물론, 그렇다고 불안해하진 않았다. 빠져나갈 방법은 많았으니까. 당장 섭혼술을 발휘해서 호위들에게 검을 뽑아서 소교주를 죽이게 만들 수도 있었다. 그 혼란을 틈타 자신은 빠져나가면 그만이다.
“내 수하가 그날 사준 꽃을 정말 마음에 들어 하더이다.”
“아름다운 여인에게 꽃 선물만큼 좋은 것은 없는 법이지요.”
만약 이런 이유만으로 방문했다면 틀림없이 소교주를 의심했을 것이다. 한데 검무극은 직설적으로 물어왔다.
“뭐 하나만 물어봅시다.”
“말씀하시지요.”
“근래 이곳에 자주 왔던 무인을 아시오?”
사우종을 언급하자 환여는 내심 놀랐지만 그런 감정을 전혀 드러내지 않았다.
“물론이에요. 항상 와서 꽃과 나무를 구경하다 돌아가시곤 했죠.”
“사우종이란 사람이오.”
“제겐 이름을 말씀해주지 않으셔서요.”
“얼마 전에 그가 죽었소.”
“저런! 어쩌다가요?”
환여가 못내 안타까워했다. 그녀의 연기는 훌륭해서 누가 봐도 매일 찾아온 마인과 알게 모르게 정이 들었던 것처럼 보였다.
“본교에서 그 사람의 죽음과 관련해서 조사 중이오. 내가 여기 온 이유도 그 때문이고.”
“아, 그러셨군요.”
환여가 머리를 조아리며 두려운 기색을 드러냈다.
“한데 소교주님께서 직접 조사하시는 걸 보니 그분이 대단한 신분이셨습니까?”
“그 사람 죽음이 본교의 마존과 관련되어 있소.”
오히려 이렇게 밝혀버리니까 환여는 내심 의아했다.
‘섭혼마존 일을 알아차린 건가?’
아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찾아올 것이 아니라, 자신을 붙잡으려고 마존들을 이끌고 왔을 것이다.
‘아직은 나에 대해서 모른다.’
그녀를 대하는 검무극의 태도 역시 의심을 하는 정도였다.
“그러니 당분간 화원을 떠나지 마시오.”
“저는 어디 갈 곳이 없는 사람이에요.”
“한데 왜 매일 오던 모종이 오지 않는 거요?”
검무극은 의도적으로 이쪽에서 화원을 감시하고 있다는 것까지 밝혔다.
“제가 몸이 아파서 며칠 쉬려고 멈췄답니다.”
검무극은 그녀에게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보냈다.
이래야 의심을 받지 않을 것이다.
딴 이유로 와서 아무리 자연스럽게 행동해봤자, 그녀는 수상하게 여길 것이다. 차라리 널 주시하고 있으니 떠나지 마라! 이게 그녀를 붙잡아 둘 가능성이 컸다. 거기에 결정적 한 가지를 보탰다.
“만약 겁을 먹고 떠나면 본교의 공적으로 올려서 추적대를 보낼 거요. 그대 용모파기가 전 중원에 뿌려질 거라서 숨을 곳은 없을 것이오.”
검무극은 그녀의 약점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이들은 비밀리에 움직이고 있었다. 따라서 가장 조심하는 것이 외부에 자신이 드러나는 일이었다. 용모파기가 전 중원에 나붙는다? 절대 바라는 일이 아닐 것이다.
과연 환여의 마음이 무거워졌다.
‘젠장.’
자신이 드러나는 일만큼은 절대 허용해선 안 될 일이었다.
검무극이 이안이 샀던 꽃 앞으로 가서 향기를 맡았다.
“수하들이 이곳 화원이 수상하다고 보고했을 때 내가 뭐라고 했는지 아시오?”
“뭐라고 하셨죠?”
“꽃을 좋아하는 사람 중에 악인은 없다.”
검무극은 데려온 이들과 함께 화원을 떠났다.
환여는 말없이 그 뒷모습을 지켜보았다.
* * *
“아! 이 얼마 만에 오는 본단이냐?”
본단에 들어선 풍천교주는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풍천교도 아니고 천마신교 본단인데, 내 집에 돌아온 안락함이 있었다.
내원으로 들어선 두 사람은 곧장 검무극의 거처로 향했다. 예전 거처가 아니라 소교주가 되고 난 후의 크고 좋은 거처였다.
“소교주가 되고 나니 집이 으리으리해졌는데?”
풍천교주는 예전에는 신경도 안 쓰던 검무극의 거처를 살폈다.
“역시 권력이 좋긴 좋다.”
“부러우면 새외로 돌아가. 교주 거처는 이것보다 열 배는 더 컸잖아?”
“누가 부럽대? 그냥 그렇다는 거지.”
풍천교주가 창가에서 내부를 살폈다.
“이공자 어디 갔어? 우리가 왔는데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어야지. 설마 우리 부른 것도 잊은 거 아냐? 아, 맞다. 제가 불렀죠? 그 일은 다 해결됐습니다. 기왕 오셨으니 한 며칠 쉬셨다가 이제 다른 일 하러 가시죠? 제가 바빠서 이만.”
하도 흉내를 자주 내서 이제 검무극 흉내를 누구보다 잘 내는 그였다.
“그나마 봐줄 만했던 이공자에서 악덕 소교주가 되었을지도 모르지.”
그때 뒤에서 들려오는 반가운 목소리.
“언제나 제가 없을 때는 어김없이 제 욕을 하시는군요.”
풍천교주는 돌아보지 않은 채 혼자 씩 웃었다. 그래, 이 목소리가 그렇게 듣고 싶었던 거였다.
풍천교주가 뒤를 돌아보았다.
검무극이 언제나처럼 변함없는 모습으로 서 있었다.
“아직은 그나마 봐줄 만한 소교주입니다. 악덕까진 좀 남았을 겁니다.”
“그건 모를 일이지.”
보고 싶었으면서 풍천교주는 괜한 심술을 부렸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교주님.”
풍천교주가 옆에 선 고월을 쳐다보았다.
“그런 인사라면 이쪽에다 해야지.”
검무극이 고월을 쳐다보며 말했다.
“고생했네.”
고월이 미소를 지었다.
“마땅히 제가 해야 할 일입니다.”
풍천교주가 끼어들며 고월을 치하했다.
“자기 일이라도 그렇게 열심히는 못 해. 소교주, 자네 군사 보약 좀 사 먹여. 고생 많이 했어.”
고월이 괜한 소리 말라며 풍천교주에게 눈짓을 보냈다.
“제일 좋은 보약으로 사 먹이겠습니다.”
“살 때 내 것도 살 거지?”
검무극이 큰소리로 웃었다.
“웃지만 말고 꼭 사. 먹는 걸로 사람 섭섭하게 하지 말고. 그래, 무슨 도움이 필요해서 이 몸을 불렀는가?”
“섭혼마존 일입니다.”
전대 섭혼마존이 죽고 청선은 풍천교주에게 섭혼술을 전수받았다. 그녀와 관련된 일이라는 말에 풍천교주의 얼굴에서 장난기가 사라졌다.
“그 아이가 왜?”
검무극은 결론부터 말했다.
“알 수 없는 자들이 섭혼마존에게 섭혼술을 걸었습니다.”
그 말이 끝나는 순간 풍천교주의 기도가 바뀌었다.
휘이이이이이이!
풍천교주의 기도는 사람의 원초적 공포심을 일깨웠다.
사방에서 먹구름이 몰려와 순식간에 주위가 어두워지며 금방이라도 태풍이 몰려올 것 같은 을씨년스러운 날씨가 되었다. 멀리서 불어온 스산한 바람에 종소리가 실려 왔다.
종소리가 울릴 때마다 땅바닥에서 문이 열리며 갖가지 형태의 시커먼 괴수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마치 연속해서 지옥문이 열리는 것만 같았다.
빠른 속도로 튀어나온 그것들은 망설이지 않고 상대를 향해 달려들었다. 물론 실제 괴수들이 아니라 기도를 형상화한 환영들이었다.
검무극을 향해 수백 마리의 괴수들이 달려들었다.
그것들이 몸을 통과해서 지나갈 때마다 느껴지는 섬뜩함이 투지를 식게 했고 정신력을 무너뜨렸다. 절로 천마호신공이 발동했다.
만약 내공이나 심지가 약한 사람이라면 이미 이 기도만으로 혼자 검을 휘두르며 미친놈처럼 날뛰게 될 것이다.
한 번도 보지 못했던 풍천교주의 화난 기도였다.
지금의 풍천교주는 농담하고 너스레 떠는 평소의 그가 아니었다. 그는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새외제일공 앙천대마기를 대성한 새외무림의 절대자로.
두 눈에서 시퍼런 안광을 뿜어내며 풍천교주가 차갑게 말했다.
“감히 내 제자를 건드렸단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