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ensional Survival Strategy RAW novel - Chapter 2201
언제나 투기로 타오르던 왕들의 눈동자가 풀려가자 금왕은 당황해서 외쳤다.
불변의 황금은 정신지배에도 권능의 정점임을 증명했기에 그만이 멀쩡한 상태였다.
“모두 정신!
정신을 차리십시오!
저항해야 합니다.”
“어어억! 불가능해.
저걸 닫…닫아야 하오.”
금왕 다음의 강자인 인왕(仁王)이 흐려지는 이성과 변화하는 인지를 붙잡기 위해서 입술을 악무는데 피가 줄줄 흘러내렸다.
그리고, 직감으로 어떻게 이 정신지배를 벗어나야 하는지 파악한 력왕은 신음했다.
“가희를 보아서는 안 돼!
노래를 들어서도 안 된다.
이미 보고 들었으니 고막과 눈을 부수면?
그걸로는 부…부족하다고?”
귀와 눈이 없어도 친구의 노래를 벗어날 수 없다는 직감이 내려주는 결론에 력왕이 기겁해서 외쳤다.
“그럼 저건 노래가 아니잖아!
정신파의 동조?
마음의 교류?
이게 무슨 개소리야!”
직감의 예언대로 가희들의 노래는 초능력의 영역을 초월한 권능 그 자체가 되었다.
그리고, 모델러 코아의 거대마신 기계화신체의 임시 조종사로서 주신의 영역을 초월한 가희들의 노래는 왕들조차 벗어나기 어려웠다.
“어어! 적이다!
“아니야!
친구! 친구!”
“적이 뭐지?”
금왕이 조력하면서 왕들이 필사적으로 가희들의 노래를 버티기 위해서 노력하는 동안 모델러 코아는 이렇게 될 줄 알았다는 듯이 나직하게 말한다.
“어휴! 내가 이럴 줄 알았다.
아직 주신에 머무는 탑의 왕들이 창조신급 정신지배에 견딜 리가 없지.”
금왕은 어떻게 가희들의 정신지배를 방어할지 몰라서 점점 취한 듯이 탁자에 머리에 박는 왕들의 몸을 흔든다.
“가희는 침략자입니다.
넘어가시면 안 됩니다.
“노래 좋아!”
“춤도 좋아!”
“에이이익! 어쩔 수 없군요.”
노래와 춤에 매혹되어 완전히 눈이 풀려서 침까지 흘리는 왕들을 본 금왕은 더는 참지 못하고서 따귀를 날리기 시작했다.
“이억 각성자들의 정점인 왕들이 모델러 코아님 앞에서 이게 무슨 추태입니까?
당장 깨어나지 못합니까?”
왕들의 뺨이 금왕의 연속타격으로 좌우로 정신없이 돌아갔다.
철썩! 철썩! 철썩!
그러나, 모델러 코아의 기계화신체의 조종사 된 가희들의 노래는 그 정도로 막을 수 없었다.
모델러 코아는 이미 이렇게 된다는 결과를 짐작하고 있었기에 담담하게 쳐다볼 뿐이었다.
‘가희의 노래는 때려서 정신을 차릴 정도의 매혹이 아니다.
언어나 문화가 다른 수억 개의 지성체 종족을 가진 전장의 노래 은하계가 단번에 넘어갈 정도이니 말 다했지.’
그런데 금왕이 포기하지 않고서 왕들의 뺨을 때리자 흐리멍덩한 눈동자로 변했던 왕들의 기세가 변했다.
번쩍!
눈동자에서 다시 뜨거운 투기와 열기를 뿜어내는 왕들을 보자 금왕은 그제야 안심할 수 있었다.
“오오-! 정신을 차렸습니까?
역시 왕다운 정신력…어?”
왕들을 칭찬하던 금왕의 말은 일제히 터져 나온 환호에 묻혔다.
“오오오오! 카란짱. 카란짱.”
“릴쉐! 릴쉐!”
왕들의 눈에 이성의 빛이 돌아오자마자 바로 거대 콘서트장의 관객들처럼 양손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고, 파도를 타면서 가희들의 이름을 연호하기 시작한다.
“이…이런 망할.”
정말 오래간만에 절망의 신음을 흘린 금왕은 왕들이 열렬하게 가희들에게 환호하는 모습을 쳐다보았다.
와아아아! 라라라라라!
이제 이억 명을 바라보는 각성자들을 절대적인 무력과 경지로 이끄는 초능력자 왕들이 가희들을 열정적으로 부르면서 노래를 따라 하기 시작했다.
“겨우 노래에 우리 왕들이 무너진다고?”
왕들의 강력함을 누구보다 잘 아는 금왕이 상상조차 하기 힘든 광경에 넋이 나갈 지경이었는데 모델러 코아는 담담하게 말한다.
“다음 세계멸망을 주관하는 은하계는 전장의 노래 은하계.
권능의 이름은 모두 친구가 되자.
효과는 전장에서 노래하는 가희에게 가까이 갈수록 전장의 노래 은하계의 편이 되어서 원래 아군을 공격하게 된다.
그리고, 그녀들이 본진에 도착하는 순간 모두가 그녀의 아군이 되어버린다.
과연 너희가 견디어낼 수 있겠는가?”
“….”
“….”
모델러 코아의 물음에 대답하는 왕들은 이미 아무도 없었다.
와아-! 와아! 라라라! 라라라라!
왕들은 이미 콘서트장의 관객들과 하나가 되어서 합창을 부르고 있었다.
불변의 황금권능 덕분에 멀쩡한 금왕은 정신이 아득해지는 기분이었다.
‘철저하게 이상적인 초능력자로 키워진 왕들이 이 꼴이다.
완성된 초능력자들은 볼 것도 없겠군.
행성에 접근하는 순간 전장의 노래 은하계의 친구가 되어버린다.
그럼 또 마지막이다.’
금왕이 암담한 심정으로 가희의 콘서트의 모습을 지켜보니 앉아서 상체로 응원만 하는 왕들은 그나마 봐줄 만했다.
다음 세계멸망의 상대라고 눈을 부릅뜨고 보고 있던 공룡족과 울티메이트족의 왕들은 아예 춤을 추고 있었다.
“쿠우우우우우우-! 카-! 란-! 카오오오-!”
“허-! 허-! 허-! 훅! 훅! 훅!”
“….”
영상통신으로 연결되어있는 공룡족과 울티메이트족의 왕들은 어디서 구했는지 붉은 머리띠에 형광봉까지 갖추고서 머리를 빙빙 돌린다.
쿵! 쿵! 하! 하!
그들은 워낙 거체에 과체중이니 약간만 뛰어도 지축이 흔들린다.
그러나. 이미 주변은 안중에도 없는지 아무리 열광적 팬이라도 해도 엄청난 난이도인 제자리 공중제비까지 하면서 열광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그들의 모습이 공룡과 빛의 거인이라는 점이었다.
그런 그들이 형광봉과 머리띠를 두르고서 공중제비를 돌며 춤추는 모습은 금왕만이 아니라 모델러조차 할 말이 없었다.
“….”
“….”
정신지배에 넘어간 왕들이 전장의 노래 가희들이 벌이는 콘서트장의 열광적인 관객이 되어서 즐기는 모습을 본 모델러 코아는 긴 한숨을 쉬었다.
“에휴-! 이제 예측이 빗나가는 경우가 거의 없네요.
왕들은 모처럼이니 즐기게 내버려 두지요.
물론 이 기록은 전부 지우겠어요.
왕들이 나중에 알면 자살할 테니 말이에요.”
“알…알겠습니다.”
불변의 황금인 금왕만이 가희의 정신지배에 유일하게 멀쩡했다.
그는 다른 왕들의 추태를 지켜보면서 불변의 황금권능을 익혔다는 사실이 지금처럼 감사하게 여겨지는 경우가 없었다.
그렇게 가희들의 콘서트가 끝나면서 차원균열이 닫힌다.
마지막으로 인사하는 가희를 향해서 눈물을 흘리면서 인사하는 왕들이었다.
“카! 란!짱! 깐!바!레! 깐!…허헉-!”
“릴! 쉐! 아이 다이! 릴!쉐! 아이! 다이이이…익?”
각자 매혹된 가희에게 안녕을 고하던 왕들의 얼굴이 새하얗게 변했다.
가희들의 노래가 끊기자 지금 자신들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파악한 것이다.
‘맙…맙소사? 겨우 노래 따위에 내가 이성을 잃었다고?’
‘그것도 모델러 코아님 앞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이 머리띠와 빛나는 봉은 뭐야?’
이제까지 어떻게 자신들이 가희의 콘서트에 몰입했는지 밀려오는 기억에 너무나 당황하는 왕들이었다.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하는지 몰라서 굳어있는 그들의 귀로 주전자에서 물이 끓는 소리와 함께 따르는 소리가 들린다.
보글! 보글! 쪼르르르르륵-!
“좋은 콘서트였어.
역시 현재 은하 아이돌들의 탑답군.
뭐 그것도 오리진을 부활시켰으니 위태롭기는 하겠지만, 현재 톱이지.
그럼 차 한잔을 하시겠나?
금왕.”
“제가 따르겠습니다.
모델러 코아님.”
모델러 코아만이 아니라 금왕까지 멀쩡하게 겨우 가희의 노래에 매혹된 자신들의 추태를 쳐다보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차마 얼굴을 돌릴 수 없는 왕들이었다.
“….”
“….”
“….”
어떻게 하면 이번 일을 없었던 것으로 할 수 있을까 생각하던 그들의 귀로 커다란 굉음이 울렸다.
꽈아아아아아! 퍼어어어어억-!
“크아아아아아앙-!”
“허어어어어어어-!”
초 고난도의 응원인 공중제비를 돌면서 머리까지 회전시키던 공룡족과 울티메이트의 왕들이 가희의 노래가 완전히 끊기자 제정신을 차려서 그대로 땅에 처박힌 것이다.
우르르르르르-!
수만 톤이 넘는 거체가 공중에서 땅으로 떨어지는 바람에 지축이 뒤흔들린다.
그리고, 그들은 넘어진 자세로 기절한 듯이 움직이지 않았다.
전신이 붉게 달아오는 모습이 이제까지 자신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달은 듯했다.
우우우우우! 윙! 윙! 윙!
전신에서 초고열을 발산하려는 라질고와 위태롭게 가슴의 타이머를 점멸시키는 왕들의 모습에 모델러 코아는 뜨거운 차를 후후 불면서 말린다.
“후우우우! 영상기록은 지웠으니 자살은 하지 마라.
그리고, 무슨 일이 있었나?
금왕?”
“없었습니다.
저희는 지성체들의 콘서트를 보고만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졸려서 자다가 방금 일어났습니다.”
초월자에 도달하기 직전인 존재가 잠에 빠질 리가 없다.
하지만, 그 말에 공룡족과 울티메이트족의 왕들은 겨우 인간족의 노래에 완전히 광대가 된 수치를 견디지 못하고서 신체를 폭주시켜 자멸하려던 시도를 멈추었다.
움찔! 움찔!
다른 왕들의 시선을 느낀 그들은 차마 바로 일어서지 못하고 쓰러진 채로 있었다.
‘큰…큰일 났다.
내가 이렇게 쉽게 걸릴 정도면 다른 족장들은 볼 것도 없다.’
‘허어! 허어어어어어어어-!’
모델러 코아가 위험하다고 경고했기에 어떤 우주 괴수가 나오려나 긴장했던 그들이었다.
그런데 겨우 가희의 노래에 매혹되면 완전히 다른 존재가 되어버린다는 초유의 위기에 어떻게 대응을 할지 감도 잡히지 않는 것이다.
“대충 이 정도다.
그리고, 실제 침략에서는 오리진과 같은 원년 멤버도 참석할 것이다.
그러니 최선을 다해서 준비를 잘하도록 하라.”
경고와 함께 몸을 일으킨 모델러 코아는 차원의 문을 열고서 사라지기 전에 충고한다.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장님과 귀머거리가 되면 전장의 노래를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그런 허술한 방식이 통했으면 귀와 눈이 아예 없이 초감각만 가졌던 지성체 종족들까지 단번에 그녀들의 팬이 되지 않았다.”
실제로 그렇게 할 생각이던 왕들은 당황했다.
“전장의 노래 가희들은 지성체의 귀나 눈이 아닌 마음을 흔든다.
흐름을 타고서 퍼진 그녀들의 노래는 은하계 전체를 통째로 뒤흔들면서 영혼과 신령에 직접 전달하는 것이다.
그런 노래를 겨우 눈과 귀를 막았다고 버틸 수 없다.”
금왕은 모델러 코아가 떠나려 하자 다급하게 묻는다.
“그럼 어떻게 수련, 아니 대비를 해야 합니까?”
정신지배에 대한 수련은 분명히 탑의 과정 중에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왕들조차 얼마 견디지 못한 매혹의 노래를 견디기 위해서 수련할 시간이 없었다.
세계멸망을 알리는 시계는 벌써 한 달도 남지 않은 것이다.
째깍-! 째깍-!
한 달 뒤에 매혹의 노래를 부르는 가희들을 선두로 내세운 전장의 노래 은하계의 총 전력이 침공해오는 것이다.
그러면 부하와 지성체들이 보는 가운데서 이번 추태를 반복해야 한다는 왕들은 얼굴이 새까맣게 변해서 죽어간다.
그러자 모델러 코아는 직접 조언했다.
“금왕이여. 그녀들의 상위존재인 나를 제외하고, 동급 이하면서 변하지 않던 너만이 승리의 열쇠다.
황금시대를 익혀라.
에반젤리의 깃발로 펼치고서 모든 변화에서 종족을 보호하며 승리로 이끌어라.”
“모…모델러 코아님.”
왕들의 수장이며 모델러 코아의 모든 권한과 권력을 대부분 허락받은 금왕은 모든 왕의 시선이 자신에게 모이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황금시대가 그렇게 호락호락한 권능이 아니었다.
아직 자신이 도달하기에는 너무나 먼 경지였기에 금왕이 고개를 조아리면서 묻는다.
“황금시대를 익힐 시간이 부족합니다.
가희의 노래를 막을 다른 방법이 없겠습니까?”
“네가 금왕을 넘어서 황금왕이 되는 순간 어떤 변화도 왕들의 의지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그럴 수 없다면 각자가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불변의 신념을 영혼과 신령에 새겨야 한다.
그 전까지 나는 너희에게 무한한 기회를 줄 것이다.”
모델러 코아가 차원문을 통과하여 어딘가로 향하는 모습을 본 금왕과 왕들은 깊숙이 고개를 숙였다.
그런데 갑자기 모델러 코아는 심각한 표정으로 한쪽을 바라보면서 중얼거렸다.
“이런? 자극이 너무 심했나?
많이 빠른데?
상관은 없지.”
모델러 코아는 차원문을 닫으면서 마지막으로 조언한다.
“전장의 노래 창조주님이 각성하신 모양이다.”
그분을 찾아서 조언을 들어봐라.”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