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ensional Survival Strategy RAW novel - Chapter 2301
력왕이 아니라 겨우 력탑(力塔)의 통과자가 전령으로 왔는데도 그렇게 불만이 되었던 노숙자의 생활이 청산되었다.
기계신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직접 파악한 풍염왕(風炎王)은 점점 암담해지는 기분이었다.
‘같은 탑인데도 신계에서 사용할 수 있는 권리와 지원이 하늘과 땅의 차이다.
정말 기계신계는 개인의 무력만이 아니라 집단의 힘까지 합산하는 완벽한 능력주의로구나.’
풍염왕(風炎王)이 쓰디쓴 미소를 지으면서 각성자들을 일 층으로 가서 쉬라 해놓고, 비행 자동차에 탄다.
그러자 바람 소리가 울리면서 그대로 초고속으로 상승한다.
‘이거 계속 고집부리다가는 어디까지 떨어질지 모르겠어.’
부우우우우웅!
마치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처럼 직각으로 솟구친 비행 자동차의 창문 너머로 수없이 많은 탑이 보인다.
탑이 높을수록 탑의 왕과 구성원들의 전력이 강하다고 생각하면 기가 찰 일이었다.
‘허-! 평행우주의 초월자인 내가 겨우 천막인데 다른 탑은 기본이 수백 층이군.
주축우주의 탑의 왕과 구성원은 얼마나 강한 거야?’
기계신계가 철저하게 계산한 전력평가로 탑을 올린다는 사실을 잘 아는 풍염왕(風炎王)으로서는 탑의 높이가 허세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푸하하하하!
비행 자동차가 구름을 뚫고서 솟아오르자 마침내 탑의 꼭대기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탑의 꼭대기에는 탑의 왕들이 서거나 앉아서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는데 그들을 보는 순간 풍염왕(風炎王)의 전신이 바짝 긴장하기 시작한다.
‘으으으윽! 정말 강하다!’
주축우주의 탑의 왕들은 풍염왕(風炎王)이 과연 일격이라도 견딜 수 있을지 모를 정도로 강했다.
이미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그들은 탑의 옆을 지나 솟구치는 비행 자동차를 무시하고서 먼 하늘을 쳐다보기만 한다.
풍염왕(風炎王)도 그 시선을 따라서 다시 하늘을 올려다보자 이제 확연하게 줄은 탑들의 마천루가 보였다.
구름 위에 솟구친 탑들의 사이에는 치열한 전투 중인지 엄청난 폭발이 일어나며. 번개와 태풍이 몰아치는 중이었다.
꽈가가가가가가가가강! 우르르르르르르르릉!
비행 자동차는 전투영역을 벗어나서 다시 솟구친다.
청동 기계신 갑옷을 입은 력탑(力塔)의 통과자는 친절하게 설명을 한다.
“하위탑들은 육성단계라서 전투가 없습니다.
투쟁이 허용된 중간탑들은 아직 서열이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현재 치열하게 우열을 가리시는 중입니다.”
얼마나 전투영역에서 떨어져 돌아가는지 신기를 들고서 싸우는 탑의 왕들의 전투 광경이 지평선 너머에 걸칠 정도였다.
그러나, 력탑(力塔)의 통과자는 그것만으로도 안심이 되지 않는지 방어막으로 비행 자동차를 감싸면서 말한다.
“중위층의 탑의 왕님들은 상당히 날카로우신 상태이니 될 수 있으면 접근하지 마십시오.
잘못하면 마천루 전쟁에 강제로 참전하시게 됩니다.”
“아아. 그…그런가?
주의하지.”
하위탑은 고사하고, 일 층을 력탑(力塔)의 도움을 받아서 올린 풍염왕(風炎王)으로서는 마천루 전쟁은 멀고도 먼 이야기였다.
‘평행우주와 주축우주의 격차가 너무 크구나.
내가 과연 이걸 따라잡을 수 있을까?’
아무리 보아도 평범하게 수련으로 따라잡을 수 없는 격차였다.
막대한 이권이 걸린 평행우주 침공 전쟁의 우선권을 주겠다는 모델러 코아의 명령을 거절한 자신의 선택이 과연 올바른 결정이었는지 의심이 가기 시작했다.
‘지금이라도 받을까?
아니야!
학살자만은 못해.’
비행 자동차의 상승은 한참이 이어지더니 드디어 중위탑들이 하나둘 꼭대기를 드러낸다.
푸하하하하-!
공기마저 희박한 고도에 이제 열 개 남짓한 탑만이 계속 하늘로 치솟고 있었는데 갑자기 험악한 노래가 울려 퍼진다.
“노! 노오오오오-! 약해! 약해!”
상위탑의 수문장을 자처하는 가왕(歌王)이 중위층에서 오르려는 탑의 왕들을 향해서 살기 어린 목소리로 콘서트를 하는 중이었다.
“노! 노! 너희는 약!해! 서 안 돼!
내 죽음의 노래를 들으면 모! 두 죽!어!버!려!
그럼 상위탑에서 쓸!모!없!어!”
탑의 왕들은 기계신 갑옷을 입지 않고서 각자의 신기만을 들고서 싸우는 중이었다.
그래서, 하얀 양복에 모자를 쓴 가왕(歌王)이 봉처럼 긴 마이크를 휘두르며 노래한다.
“설명은 이제 귀찮아!
이제 뒈져어어어어어어-!”
“허어어억!”
도저히 육성으로는 믿을 수 없는 괴음이 가왕(歌王)의 마이크에서 터져 나온다.
기기기기기기기기기기긱-!
자신의 탑의 왕을 상위탑으로 올리기 위해서 벌떼처럼 달려들던 완성된 초능력자들이 귀에서 피를 뿜으면서 땅으로 추락한다.
중위탑의 왕들도 기겁해서 방어막을 올리니 어마어마한 죽음의 위기를 느낀 풍염왕(風炎王)은 순간 자신의 귀를 양손으로 반사적으로 틀어막았다.
그러자, 죽음의 노래는 그의 신령을 뒤흔들기 시작한다.
“네버 데에에에에에에스-!
민나 쉬이이이이이이네-!”
“컥! 커어어어어어억!”
초월자가 아니었으면 즉사가 분명한 죽음의 권능이 담긴 끔찍한 노래였다.
신령이 뒤틀리는 와중에 죽음을 이겨내기는 했는데 운전석에 앉아있던 력탑(力塔)의 통과자는 아직 초능력자였다.
어떻게든 저항하려 했지만, 초월자인 탑의 왕들도 위험한 죽음의 노래를 견디기는 무리였다.
“빨간 소방차는 멈추지 않아-!
크카카카카카-! 체리보이 겟-!”
“으어어억!”
력탑(力塔)의 통과자는 가왕(歌王)의 죽음의 노래를 이기지 못하고서 그대로 괴상한 비명을 지르면서 죽음을 맞이했다.
“꽥-!”
력탑(力塔)의 통과자가 죽음의 노래를 듣자마자 즉사하면서 얼굴을 조종석에 박는다.
쿵-!
비행 자동차는 당연히 회전하면서 그대로 바닥으로 추락하기 시작한다.
빙그르르르르르르르르륵-!
다급하게 조종간을 잡으려는 풍염왕(風炎王)의 얼굴은 이제 울상이 되었다.
“으아아아아아! 상위탑의 왕들은 격이 다른가?
노래만 들어도 각성자들이 전멸이야?
이거 정말 미치겠네.”
마천루 전쟁은 이제 하위와 중위, 상위로 나누어져서 절정으로 치닫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뒤늦게 합류한 풍염왕(風炎王)은 너무 커다란 격차에 절망밖에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죽어버린 력탑(力塔)의 통과자 대신에 조종간을 잡아서 올리려는 순간 경고음이 울린다.
“삐-! 당신은 저의 정식조종사가 아닙니다.
자폭합니다.”
“뭐야-!
무슨 기계가 인식오류에 재확인도 안 하고서 바로 자폭….”
꽈가가가가가가가가가강!
비행 자동차는 풍염왕(風炎王)의 항의는 가볍게 무시하고서 비행 자동차는 폭죽처럼 터져버린다.
“으아! 으아아아! 으아아아아악!”
무지개 폭발과 함께 까마득한 허공에서 튕겨 나가게 된 풍염왕(風炎王)이 비명을 지르면서 옆에 떨어지는 력탑(力塔) 통과자의 머리카락을 잡아챘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 지금 이 녀석을 데리고서 안가면 맞아 죽는다!”
성질이 폭발한 풍염왕(風炎王)이 어떻게 된 몸뚱이인지 죽은 채로 폭발에 휘말려도 멀쩡한 력탑(力塔) 통과자의 머리를 붙잡고서 하늘로 치솟아 오른다.
“가기도 싫은데 짐까지 운반해야 한다니?
이거 정말 돌아버리겠네!”
푸가가가가가가가가가!
바람의 초월자답게 비행 자동차로 상승할 때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치솟아 오른다.
중위탑의 상승을 억누르고 있던 가왕(歌王)은 잠깐 시선을 두었으나 력탑(力塔)의 통과자를 잡고 있는 것을 보자 관심을 접었다.
‘력탑(力塔)의 호출에 응한 탑의 왕이 벌써 열 명이 넘었다.
력왕이 이번에는 정말 뭔가를 하려는 모양이군.
어차피 모델러 코아님의 부하들인데 왜 그렇게 필사적인지 모르겠어.’
그가 보기에 하위탑은 기반이고, 중위탑은 허리에 불과했다.
기계신계의 진정한 전력이라고 할 수 있는 상위탑은 열 개 남짓했다.
그중 최상위의 금탑을 제외하고서 어떤 탑보다 까마득하게 올라간 력탑(力塔)의 행사를 방해할 이유는 가왕(歌王)에게 없었다.
‘나는 가탑(歌塔)이 열 개의 상위탑에 오른 것만으로 만족하자.’
거리 가수 출신이었던 그는 어디까지나 적정선에서 조율하자는 적당주의였다.
그렇다고 자격이 없는 탑의 왕을 상위로 올릴 수 없기에 수문장의 역할을 자처하는 중이었다.
“내 노래를 견딜 수 없는 채로 상위탑에 올라가면 죽어.
그러니까 수련부터 다시 해.”
물론 모델러 코아덕분에 다양한 멸망을 경험하며 각성한 이후에 여기저기 은하계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탑의 왕들이 곱게 수긍할 리가 없었다.
“모두 공격!”
“오늘은 반드시 가왕(歌王)의 머리를 날린다.”
“상위탑이 코 앞이다!”
“이런! 이런! 너희를 위해서 막고 있다니까.
그 수준으로 상위탑에 올라오면 정말 파리 목숨이야.”
라라라라! 푸하하하하-!
가왕(歌王)이 부르는 죽음의 노래의 영역을 넘어서 솟아오른 풍염왕(風炎王)은 드디어 상위탑의 꼭대기에 도달한다.
그리고, 그 탑 위에서 느긋하게 뒷짐을 지고서 하늘을 보고 있는 탑의 왕들을 보는 순간 저절로 욕설이 흘러나왔다.
“시…시바! 이건 너무 하잖아?”
하위탑의 왕들은 강하다고만 느꼈지만, 투지는 유지할 수 있었다.
중위탑의 왕들은 압도적이라고 여겨지면서 절망을 맛보았다.
그런데 상위탑의 왕들은 그야말로 범접할 수 없는 절대적인 존재로밖에 보이지 않은 것이다.
“허억! 허어어억! 허어어어억!”
당장 도망치고 싶은 생각이 든 풍염왕(風炎王)은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아직도 끝이 안 보이는 두 개의 탑의 꼭대기를 향해서 억지로 솟아오른다.
아마도 자신과 같이 력왕의 위협에 못 이겨서 상승하고 있는 탑의 왕들이 몇 명 보였지만 대화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가 보는 시야의 끝에는 정말 저런 강자가 존재할 수 있을지 의심이 갈 정도로 존재들이 치열한 결투 중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제 지배자급 초월자가 된 금왕과 력왕이었다.
“한 번만 정점을 양보해!
그럼 앞으로 네 편을 들어주겠다!”
“황금은 완벽해야 하니 그렇게는 못 합니다!”
꽈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각! 투가가가가가가가강!
력왕이 휘두르는 복제 파호톤과 금왕의 복제 에반젤리가 충돌하며 방출하는 충격파는 초월자가 아니라면 견딜 수 없을 정도의 파괴력을 만들어낸다.
더구나, 서로를 노리면서 방출하는 투기와 살기는 어지간한 초월자도 견디기 힘들 정도였다.
특히 력왕이 발산하는 검은 불길의 투기는 스치기만 해도 초월자조차 즉사할 위력이었다.
터어어어어어어엉! 파사사사사사사!
신기가 충돌할 때마다 여기저기 튕기는 검은 불꽃에 담긴 치명적인 위력을 파악한 풍염왕은 비명을 지르면서 필사적으로 회피기동을 했다.
그러나, 몇 개의 미세한 검은 불꽃은 피할 수 없어서 맞게 된다.
그 효과는 왜 가왕(歌王)이 중위탑의 왕들의 승격을 막고 있는지 파악하게 해준다.
치이이이이!
아주 작은 불꽃이 스쳤는데 그대로 초월자의 신체를 태우기 시작하는 것이다.
“으아아아아아아!”
검은 불꽃에 담긴 신령조차 불태울 것 같은 지독한 살기와 투기에 더는 견디지 못한 풍염왕(風炎王)이 력탑(力塔)의 통과자와 함께 단 두 개만 남은 탑의 창문으로 몸을 던졌다.
쨍강! 우르르르르!
다행스럽게 탑의 창문은 깨어졌다.
그나마 안전한 탑 속으로 굴러 들어간 풍염왕(風炎王)은 언제 스쳤는지 팔 위로 타오르는 검은 불길을 억누르면서 외친다.
“으으으윽! 나는 침입자가 아니다.
풍염왕(風炎王)으로서 력왕의 초대를 받았다.
증거는 안내역으로 보내진 력탑(力塔)의 통과자가 여기 있다.
그러니 어서 치료를…”
“….”
탑의 창문이 깨지자 우르르 몰려온 주변 구성원들의 반응이 이상했다.
구성원들이 모두 찬란한 금발에 황금동상처럼 무표정한 표정으로 자신을 응시하자 풍염왕(風炎王)은 황당해서 중얼거렸다.
“력탑(力塔)이 아니라 금탑이었나?
내가 이렇게 재수 없을 수가 있나?”
풍염왕(風炎王)의 인생에서 이렇게 재수가 없었던 적은 없었다.
력왕이 금왕과 탑의 왕의 정점 자리를 두고서 대립한 지는 참으로 오래되었다.
그러니 력왕의 손님은 금왕의 불청객일 수밖에 없었다.
서서히 조여오는 금탑 구성원의 포위망에 풍염왕(風炎王)은 치를 떨면서 다시 도주하기 시작한다.
“빌어먹을! 정말 세계에 버림을 받았나?
이제 오 할의 선택조차 실패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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