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ensional Survival Strategy RAW novel - Chapter 2387
십중심 데이터 나이트들은 갑자기 유일주(唯一柱)를 언급하며 조각 모음을 하려는 모델러 코아가 뭔가 미심쩍고 수상했다.
하지만, 주우주를 넘어서 절대계를 바라보고 있는 가상세계 ‘기계’에서 아주 만족스러운 삶을 사는 십중심 데이터 나이트들이었다.
그러니 가상세계 ‘기계’의 창조주인 모델러 코아의 이런 간단한 요청을 무시할 수 없었다.
‘수천 명을 전부 교육해 달라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 탑을 정상적으로 오르는지 감시하는 것뿐이다.’
‘십중심 책탑은 마천루(摩天樓)에서 얻은 무수한 실험자료로 완벽한 자동 교육체계를 갖추었다.’
‘기계신계의 지원과 탑의 층을 오를수록 강해지는 백금 기계신체를 통한 교육은 우리가 손을 댈 필요조차 없을 정도다.’
‘우리는 최상층에 도달한 유일주(唯一柱)의 조각들을 다듬기만 하면 된다.’
‘이것도 안 하면 정말 쫓아낼 기세로군.’
바람 데이터 나이트 수준의 절대강자라도 차원권능도 없이 나갔다가는 얼마 못 가서 스스로 봉인하거나 정기를 바짝 빨린 미라가 되는 신세가 되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모델러 코아는 집주인이었고, 자신들은 세입자였다.
‘보아하니 안 하면 억지로라도 시킬 기세다.’
‘지금 밖의 세계는 외계 밖보다 못한 주축우주에 거의 정기고갈 직전인 평행우주뿐이다.’
‘가상세계 기계 이상의 세계는 아무 데도 없지.’
‘힘으로 강제로 머물기에는 이제 만만치가 않군.’
열 받는다고 나갈 수도 없고, 버티기도 힘들다.
모델러 코아도 그걸 알기에 아주 여유롭게 말한다.
“이제까지 무상으로 팍팍 지원해준 것이 얼마인데 이런 작은 부탁까지 거절하시나?
이런 쉬운 업무도 하기 싫으면 탑을 빼든가?”
“….”
“….”
“….”
여기까지 왔으면 누가 우위에 있는지 모를 수가 없었다.
수천 명이 넘는 유일주(唯一柱)의 조각들이라고 하지만, 최상층에 도착해야만 가르침을 내리는 구조라서 십중심 데이터 나이트들을 허락한다.
“좋아.”
“마무리는 해주지.”
“단 최상층의 통과조건을 유효타 한 번이다.”
“그 이상은 해줄 수 없어.”
“불가능하지.”
원래 십중심 책탑의 통과조건은 십중심 데이터 나이트를 대신할 정도의 강자가 되어서 계승하는 것이다.
그러나, 회색 데이터 나이트와 모델러 코아가 힘을 모아서 제약을 풀어버린 지금은 의미가 없었다.
모델러 코아도 아무리 십중심 책탑의 절대적인 교육 효과라도 정말 바람 데이터 나이트들과 맞먹는 수준까지 유일주(唯一柱)의 조각들이 힘을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지성체의 영혼에 묻혀버린 유일주(唯一柱)의 조각이 외부로 흘러나올 정도로 강해지면 된다.
그 이후는 존재승부로 조각을 축출하여 융합과 강화를 반복하면 끝이다.
그럼 유일주(唯一柱)의 조각 모음도 끝난다.
누구나 불가능이라 생각했던 지성체 완전각성계획도 본궤도에 오른 이상 누구도 이번 흐름을 부정하지 못해.’
누가와도 이 이상을 할 수 없는 완전한 창세전환(創世轉換)으로 재창세(再創世)를 막는다.
모델러 코아가 생각한 반복되는 흐름 보완을 끊은 유일한 방법이었고, 유일주(唯一柱)의 존재를 알게 됨으로써 거의 완성되고 있었다.
“그 정도면 괜찮소.”
가상세계 ‘기계’의 창조주이자 십중심 책탑의 소유주, 열한 번째 백금(白金)인 모델러 코아가 만족하자 모든 것은 그의 뜻대로 되었다.
이후의 진행은 대부분 그의 예상대로였다.
‘검편 데이터 나이트에게 교육을 받은 유일주(唯一柱)의 조각이 가장 빠르게 도달했다.
유일주(唯一柱)의 적성은 검인가?’
비록 유일주(唯一柱)의 존재를 알게 되었어도 원래세계의 영원체들이 복원을 두려워하여 완벽히 말소시킨 정보 탓에 관련 정보는 거의 없었다.
‘유일주(唯一柱)의 남아있는 정보는 극히 적다.
얼마나 철저하게 정보를 삭제했는지 단지 몇 가지 호칭만이 남아있을 정도다.’
모델러 코아는 영원체들이 유일주(唯一柱)에 대한 호칭들을 떠올린다.
‘홀로 위대한 유일주(唯一柱)’
‘원래 세계의 유일한 지배자.’
‘전지전능(全知全能)을 넘어설 유일자(唯一者)’
“모든 차원을 관리하는 총감독관.”
“정신체의 한계를 부수는 도전자.”
호칭 하나만으로도 얼마나 강대하고 위대하게 만들었는지 알만했다.
그러나, 모델러 코아는 주축우주 창조주에게 넘겨받은 유일주(唯一柱) 자료 중에서 반쯤 지워진 호칭을 떠올렸다.
‘정신체를 지배하고, 빙…’
창조주가 보기에 무엇인가 정신체는 알아서는 안 되는 정보였는지 급하게 지우다가 실패한 기색이 역력했다.
모델러 코아가 무리하면 온전하게 만들 수 있으나, 그러지는 않았다.
‘지우다가 절반쯤 남은 호칭이라?
너무 공교로워서 참으로 우습구나.
창조주가 지운 기록을 억지로 회복하려 무리를 하다가 어떤 일이 발생할지 알겠는가?’
절대계 영원체들을 압도하는 힘을 가졌던 일대 십중심들이 양도한 창조주의 자리를 덜컥 맡았다가 서서히 미쳤다.
영원체들이 계략도 잘 쓴다는 사실을 잘 아는 모델러 코아는 절대로 서두르지 않았다.
‘유일주(唯一柱)의 조각모음이 완료되어가면 차차 알 수 있겠지.
그가 어떤 힘을 가졌었기에 탄생하자마자 분해되었는지 말이야.’
그렇게 여유를 찾은 모델러 코아는 천천히 모든 계획의 완성도를 높여간다.
과거처럼 이것저것 힘에 넘치는 여러 가지 일을 억지로 하느라 허둥대지 않았기에 실패나 실수의 확률은 아직 없었다.
‘문제는 아무 데도 없다.
오히려 여유를 찾은 나 자신이 이 정도가 가능했는지 놀랄 정도다.’
모델러 코아의 눈에 바람 데이터 나이트에 연속공격을 끝없이 쏟아내고 있는 풍력사왕이 비춘다.
‘내가 봐도 엄청난 효과다.
정말 잘 싸우는군.’
사사사사사사사사(死死死死死死死)! 사아아아아아!
주축우주 절대죽음 바람의 오리진이 된 풍력사왕(風力死王)과 바람 데이터 나이트가 뿜어내는 죽음의 기운이 맹렬하게 충돌한다.
그들이 휘두르는 복제 태극천검(太極天劍)이 그리는 검의 잔영이 최상층에 가득 차 보일 정도였다.
스가가가가가각!
벽이 검의 기운에 갈려 나간다.
철벽과 같은 방어를 구축한 바람 데이터 나이트의 치명적인 반격에 풍력사왕의 전신에는 여기저기 피가 솟구쳐 나왔다.
가끔은 팔과 다리 하나가 잘려서 허공에 날리기까지 한다.
“크아아아아아아악-!”
풍력사왕(風力死王)의 입에서는 연신 비명과 기합이 하나로 합쳐서 쏟아졌다.
팔다리 절단은 아무리 정신체라고 해도 원래라면 당장 회복에 집중해야만 하는 치명상이다.
그러나, 공격을 멈추는 순간 더욱 험한 꼴을 당한다는 사실을 파악한 풍력사왕(風力死王)은 발동된 근원의 힘으로 억지로 불러들여 붙여서 싸우기를 지속한다.
바람 데이터 나이트는 검과 검이 충돌하며 만들어낸 피와 불꽃 속에서 더욱 빠르고 정교해지는 풍력사왕(風力死王)을 보면서 이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스거거거거거! 까가가가가깡!
‘내 혈족보다는 느리겠지만, 확실히 조금씩 따라오고 있다. 아마도 후계 수준은 확실히 벗어나서 나에게 근접하겠지.’
최초로 최상층을 통과한 유일주(唯一柱)의 조각을 배출한 검편 데이터 나이트가 한탄하듯이 한 말이 생각이 났다.
‘겨우 조각 일부만을 가졌는데 검편의 오의를 후계보다 더 수준 높게 익혀낸다.
그럼 하나였던 유일주(唯一柱)는 얼마나 엄청난 재능과 잠재력과 가졌을까?
그렇다고 그 하나를 만들겠다고 이런 재능있는 존재들을 이렇게 소모하기에는 정말 아깝다.
될 수만 있다면 살려서 부하로 삼고 싶은 존재라고 했던가?’
검 외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는 검편 데이터 나이트가 단지 집세 대신으로 마지막으로 다듬어준 존재를 아까워한다.
실로 생소한 모습이었었으나, 악착같이 자신을 따라오는 풍력사왕을 보자 그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풍력사왕(風力死王)은 혈족이 아니면 제대로 익힐 수 없다는 바람의 오의를 습득하고 있다.
이런 불가능과 한계의 돌파가 유일주(唯一柱)의 조각이 가진 힘이라면 정녕 그러하구나!’
일 초에 일천 년으로 가속된 바람 책탑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대련은 그 뒤로 계속 이어진다.
주축우주 기계신계에서는 영웅신 정도나 되어야 겨우 제대로 볼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던 대련화면은 드디어 멈추었다.
사(死)——————–!
풍력사왕(風力死王)의 목이 가로로 휘둘러진 바람 데이터 나이트의 검에 의해서 잘려서 날려진다.
주축우주의 시간으로는 겨우 수초였다.
그러나, 가상세계 ‘기계’ 십중심 책탑으로는 수천 년이 지금 풍력사왕(風力死王)의 노력이 결실을 보았다.
풍력사왕(風力死王)의 목을 자른 바람 데이터 나이트의 손 소매가 엄지손가락만큼 잘려서 펄럭였기 때문이다.
펄럭-!
이 수준까지 바람 데이터는 일억 년을 예상했는데 일만 년도 안 되어서 마무리가 되었다.
더구나, 절대계 수준의 죽음의 기운을 대련으로 반강제로 주입받으며 죽음과 부활의 반복한 풍력사왕(風力死王)은 이제 목을 자른 정도로는 죽지 않았다.
목이 날아가는 와중에도 바람 데이터 나이트의 소매를 자른 신체가 하늘로 뛰어오른다.
후우우우우! 철썩-!
마치 합체로봇처럼 목과 몸이 철썩 붙는다.
그러고도 전투태세가 흐트러지지 않은 모습을 본 바람 데이터 나이트는 긴 한숨을 쉬었다.
“원래 바람의 오의에 저런 것은 없는데….”
바람의 오의에 목이 잘리는 순간 반격하는 기술 따위가 있을 리가 없었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오의를 만들어 팔 소매를 잘랐으니 이제 통과시켜야만 했다.
‘아깝구나.
이런 재능과 잠재력을 가진 강자가 절대계에 얼마나 있을까?
그런데 오늘 하나가 존재승부로 사라지고 마는구나.’
아무리 정을 주지 않으려고 해도 혈족 외에는 습득 불가능인 바람의 오의를 익혀내었다.
그것도 후계자의 수준을 넘어서 자신에 근접한 수준에 도달했으니 아끼는 마음이 안 들면 그것이 이상한 일이었다.
대련 중에 다른 십중심 데이터 나이트들이 정말 이렇게 재능이 좋은 존재들을 존재승부로 소모해도 좋은지 고민하며 푸념하던 말이 생각이 났다.
‘꼭 이들이 유일주(唯一柱)로 돌아갈 필요가 있는가?’
‘개별적으로 살아주었으면 한다.’
‘그럼 언제인가는 우리 수준에 도달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진정한 강자는 좋은 재능을 가진 존재를 아낀다.
그런 측면에서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이 있어 보이는 유일주(唯一柱)의 조각들만큼 탐나는 부하도 없었다.
‘이들은 부하들로는 최상의 존재들이다.
그러나, 막을 수는 없다.
모델러 코아가 완전한 창세전환(創世轉換)을 포기할 리 없으니 말이야.’
차원창세신이나 절대계 간능신 시절에는 쉽게 제압할 수 있어 보였던 모델러 코아라면 유일주(唯一柱) 조각모음을 취소시키는 일은 기세를 올리면서 몇 마디만 하면 끝났다.
그러나, 하필이면 동급 미만에게 절대우위를 가지는 광역불변(廣域不變)을 가진 열한 번째의 백금(白金)으로 진화하는 바람에 그럴 수가 없었다.
‘완전을 위한 희생인가?
이것이 유일주(唯一柱)의 신성인 모양이군.’
스르르르르릉-! 빙글!
바람 데이터 나이트는 미련을 버렸다.
그리고, 이제까지 풍력사왕을 무수히 난도질했던 복제 태극천검을 검집에 넣고서 뒤로 돈다.
수천 년간 단 한 번도 검을 놓지 않던 풍력사왕은 목과 신체를 붙이고서 바로 덤벼들려다가 멈추었다.
“이제 내려가거라.
바람책탑의 면허를 인정하마.”
“….”
그렇게나 듣고 싶던 허락이 내려졌다.
그리고, 반사적으로 뻗은 검에 잘린 바람 데이터 나이트의 소맷자락도 눈에 들어왔다.
그는 바람 책탑의 최상층을 통과한 것이다.
부르르르르-!
아무런 말 없이 몸을 떨던 풍력사왕(風力死王)은 복제 태극천검의 손잡이를 양손으로 거꾸로 잡고 얼굴 위로 들어 올리며 크게 외쳤다.
“가르침에 감사드립니다!
이 은혜는 절대로 잊지 않겠습니다.”
아무리 모델러 코아의 부탁이라고 해도 수천 년 동안 끊임없이 대련을 해주는 것은 보통 존재는 해줄 수 없는 은혜였다.
그 와중에 얼마나 자신이 성장했는지 파악한 풍력사왕(風力死王)의 눈에는 눈물까지 맺혀있었다.
진심을 느낀 바람 데이터 나이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격려했다.
“…이겨라.
그리고, 끝까지 살아남아라.”
“예. 반드시 계속 이겨서 살아남겠습니다.”
풍력사왕(風力死王)은 눈물이 흐르는 얼굴을 가린 포권을 유지하고서 그대로 주축우주로 공간이동으로 향한다.
‘존재승부를 위해서 기다리고 있는 검편책탑을 통과한 동일존재의 검기가 이제는 뚜렷이 느껴진다.
이제 승부를 겨뤄볼 만해.’
풍력사왕(風力死王)은 드디어 오 할의 승률을 노릴 정도로 강해진 것이다.
그는 죽음의 투기를 가다듬으면서 마지막 인사를 한다.
“강녕하시기 바랍니다.
바람 어르신.”
“그래. 너도…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