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ensional Survival Strategy RAW novel - Chapter 615
차원의 주신전의 허공의 화상에 모습을 보인 주신장은 9명이었고 이번에 관련된 대상 전원이었다.
각자의 등에서 빛나는 26쌍의 빛의 날개가 찬란하게 주신전을 비추고 눈에서 번득이는 투기의 빛이 위압감을 풍겼다. 강렬한 권능이 발산하는 휘광은 주신들이 한순간 눈을 감고 쳐다보지 못할 정도로 압도적인 존재감이었다.
주신장들의 전력신력전개로 화면에는 빛의 윤곽만 흐릿하게 보일 정도였다.
그러나 정작 차원의 마도신은 아무런 미동도 없다.
하품이 나올 것 같은 표정만 지으면서 바라보기만 하고 있었다.
“……..”
‘가소롭다.
수작은 대충 좀 해라.’
중급 창조신 정도의 주신장들의 전력 신력개방이면 주신이라면 감당 못할 압박감을 줄 수는 있겠지만 상급 창조신 정도의 신격을 보유한 자신과는 이미 관계가 없었다. 위축은 고사하고 그동안 하도 높은 분들과 관련된 의뢰로 상위의 신격을 무차별로 겪다보니 가소로울 정도였다.
‘높으신 분들만 겪다보니 이 정도의 위력행사는 반응하기조차 웃기는군.
그래도 9개가 동시에 모이니 밝기는 무척 강하네.’
지금 직접 각 주신장들의 능력 확인을 해보니 역시 주신전의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다.
주신장 9명은 12써클에 도달한 마도신의 권능만으로도 감당이 가능한 전력이다.
여기에 차원일족의 오리진의 자격까지 갖춘 자신에게 주신장들은 적이 될 수 없었다.
단지 나중에 논란을 줄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진행해야하는 이런 절차에 지겨움을 느낄 뿐이었다.
그리고 자신들이 합쳐서 발산한 전력신력전개에도 차원의 마도신이 아무런 반응이 없자 당황하기 시작한 것은 주신장들이었다.
상급 창조신이라고 해도 중급 창조신으로 평가받는 자신들 4명이면 대응이 가능하다.
그런데 차원의 마도신은 9명이 모인 기세를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낸 것이다.
각자의 주신계의 영광의 자리에 앉아있지만 이미 은밀하게 연결한 연락망으로 바쁘게 의사교환이 이루어졌다.
‘우리의 전력신력개방으로도 아무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허세인가?’
‘허세라면 신력의 대응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런 기미조차 없다.’
‘설마 평가가 또 잘못된 것이 아니겠지?’
‘그럴 리가? 창조신장님이 얼마 전에 점검하신 것을 또 조정할 만한 시간이 없다.’
‘서열이나 평가에 지금 손을 대었다가는 무슨 꼴을 당하려고?’
창조신계가 유지하고 있는 서열의 평가는 기존의 융통성과 조정을 눈치를 챈 창조신장님에 의해 한바탕 홍역을 치루고 뒤바뀌고 겨우 안정화되고 있는 중이었다.
관련된 기존의 책임자들은 모든 직위를 잃고 정령계로 보내지거나 특위라는 이름으로 권위와 권력을 잃고 추락을 했다.
그런데 그런 처분을 한지가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 문제가 발생할 리가 없었다.
권태조차 어린 표정인 차원의 마도신과 당황한 표정을 숨기지 못하는 주신장들의 사이에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그런데 차원의 마도신에게서 짜증난다는 음성이 터져 나왔다.
“인사 안 하냐?
직속 상위자를 만났으면 먼저 고개부터 숙이고 인사부터 해라!
어디서 배운 예의범절이냐?
내가 먼저 숙이랴?
응? 이 싸가지 없는 것들아-!”
주신장이 되고나서 들어보지도 못한 시비를 거는 말에 한순간 멍해졌으나 분노의 감정은 일지 않았다.
아니 지극히 조심을 해야 했다.
차원의 마도신 뒤에 있는 바람가의 오리진이라는 어떤 의미로는 정말 무서운 존재가 있기 때문이다. 선전포고에 가까운 공문까지 무시를 하다가 이렇게 급하게 화상연락을 요청한 이유는 초 긴급으로 내려온 창조신계의 공문이었다. 499주우주의 모든 행정업무를 총괄하는 관리 창조신이 얼마나 급했는지 모든 결재절차를 무시하고 독단으로 각 주신계에 직접 날린 공문이었다.
‘바람가 차원의 오리진님이 차원 신계에 체류한다고 통보가 됨.
창조주님의 허락에 의한 정식 방문이니 어떠한 문제도 발생하지 않게 조치할 것.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절대로 용납하지 않겠음.
개인이 아닌 소속 집단전체에게 책임을 묻고 후속조치를 맡기겠음.’
기존의 장황한 미사어구는 모두 생략하고 간략한 어조에 지독한 협박까지 들어 있었다.
그것도 연대책임을 지우고 거기에 모든 사후조치까지 떠넘기겠다는 의도까지 명확히 했다.
바람가 오리진과 관련된 피해복구에 개인이 안 되면 일족까지 보상하는데 끌어들인다는 사실을 공식화해버린 것이다.
이것을 본 관리주신들이 한 목소리로 비명을 지르듯 경고를 했다.
‘바람가의 오리진님이 주우주에 정식개입을 한 이상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기정사실로 하고 모든 책임을 저희에게 떠넘기고 있습니다.
이건 상급자의 횡포입니다.’
‘바람가의 오리진님이 정식으로 개입을 허락받았다면 창조주와 동격의 권한을 가집니다.
창조신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과거의 경험상 바람가의 오리진님에게서 문제가 발생하면 개인으로는 감당이 안 된다.
상급자 길들이기에 대한 하극상을 정식으로 문제 삼아서 주신전쟁이 벌어지려는 상황이니 완전히 노린 것이다.
당연히 항의를 했지만 사고를 안치면 상관없지 않느냐는 할 말 없는 대답만 들려왔다.
더 큰 문제는 지금 창조신계에 대부분의 창조신들이 자릴 비운 상태이기에 자신들이 최고 책임자라는 점이다.
이제 잘못하면 자신만 아니라 일족까지 연계되는 엄청난 문제가 발생할지 모르니 당연히 신중해질 수밖에 없었다.
잘못하면 일족의 명운까지 걸리게 되니 지극히 신중해질 수밖에 없었다.
하극상에 따른 전쟁을 할 상황이 결코 아니었다.
‘모든 창조신들이 주우주와 절대계의 경계를 복구하기 위해 떠난 이런 때에 바람가의 오리진님이 직접 개입을 하시다니?
무슨 일이 있어도 바람가의 오리진님과 관계되어 연관되는 것만은 피해야 해.
대신족(代神族)과 같은 일이 또 발생하는 날이면 전 일족이 처분을 당하는 수가 있다.
하찮은 감정이 문제가 아니야.’
개인을 떠나 일족의 수장의 입장으로서 정중하게 고개를 일제히 숙이는 주신장이었다.
“서열 1위 차원의 마도신님을 뵙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그래도 뭔가 어조가 좋지 않고 굉장히 대사가 많이 생략되었지만 흠 잡을 곳이 없는 정중한 인사였다.
물론 갑자기 저렇게 나오는 이유를 알고 있는 차원의 마도신은 점점 화가 나고 있었다. 자신에 대한 인식이 바뀐 것이 아니고 차원의 오리진님이 뒤에 계신 덕이다.
만약 없다면 다시 덤벼들 것이 확실하니 짜증만 났다.
‘빨리 처리하고 이계로 가야하는데 말이 길어지려고 한다.’
더구나 도저히 상대할 수 없는 차원의 오리진님에게 기가 완전히 눌려 있다가 만만한 상대를 보자 쌓인 울화와 억제된 성질이 슬슬 발동되고 있었다.
“너희들 덕분에 안녕 못해-!
더 이상 말은 필요가 없으니 관리주신들 목이나 내놔라!
저것들 왜 목이 아직 붙어있어?
지금 당장 따서 바쳐라-!
아니면 전쟁이다.”
“……..”
자신들의 목을 쳐서 넘기라는 차원의 마도신의 일갈에 화상 너머 저쪽에 관리주신들의 얼굴이 더없이 창백해지고 있었다.
바람가의 오리진님이 차원의 신계에 계시니 상황이 너무 안 좋게 변해서 지금 정말 자신들의 목을 걱정해야하는 처지였다.
‘내 목만 아니라면 되도록 빨리 집행하자고 주장해야 할 상황이다.’
그나마 주신계의 업무를 총괄하는 꼭 필요한 입장이니 다행이지 일반적인 주신이었으면 벌써 끝장이 났을 것이었다.
주신장들이 너무 차원의 마도신이 막 나가자 자신들도 점차 억눌렀던 감정이 요동치려고 했다.
허나 모두의 감정을 억누르는 강력한 의지가 발현되었다.
‘잠시만 멈춰라.
계획대로 내가 대표로 나서겠다.’
화상 중에서 한명의 얼굴이 확대되면서 완벽한 모습이 드러났다.
여전히 흐릿하지만 저들 중에서 가장 강력한 신력과 권능이었다.
“주신장 서열 2위 주신명(主神名) 레이디 퍼스트. 창조신명(創造神名) 페미니스트입니다.
관리주신은 없으면 주신계의 행정이 마비가 되어 기능이 저하됩니다.
그것은 창조신계의 방어요새인 주신계의 목적에 어긋납니다.
서열 1위의 주신장으로 다시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원하신다면 다른 방법으로 보상을 하겠습니다.”
다른 사람이 보아서는 지극히 타당한 대응이지만 차원의 마도신의 입장에서는 희극과 같았다.
최고위 창조신성을 독립적으로 가지면서 주신성을 1년이면 만들어낼 수 있는 자신에게 겨우 일개 주신장들이 만족할 보상을 할 리가 없다.
더구나 업무로 계속 만나야 하니 적절한 보상을 챙기기도 힘들다.
결국 정중한 사과라는 아무 이득 없는 서류만 받고서 끝나기에는 지금 자신이 당한 고난이 너무 억울했다.
무엇보다 말뿐인 사과 따위는 자신에게 아무 필요가 없었다.
“아 몰라-! 난 관리주신의 목이 아니면 전혀 필요가 없어.
저것들 당장 목 잘라-!
직속 부하라서 힘들면 내가 잘라주랴?
아니면 너희들 목을 대신 바칠래?”
“………”
주신장이라면 주신계의 약화는 가장 피해야 한다.
하지만 마치 시정잡배처럼 막무가내로 부하의 목을 잘라 내놓으라는 차원의 마도신에게 서서히 질려가는 페미니스트였다. 허나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은 자신이 먼저 나서서 분위기를 유도한 것이 크니 수습을 해야 했다.
그리고 갑자기 생각난 의문을 물어보았다.
“왜 관리주신의 목을 그렇게 요구하시는지요?
이제 보니 단순한 본보기가 아닌 것 같습니다.”
“…….”
지극히 타당한 질문에 잠시 대꾸를 하지 못하는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그리고 화를 크게 한번 내었더니 냉정이 돌아왔다.
뭔가 잘못을 한 것이 아닌 것 같은 느낌과 당연하게 뒤통수가 욱신거리면서 쑤시는 느낌이 들었다.
‘큭-! 뭔가가 차원의 오리진님께 마음에 안 드시는가?
이러면 또 그 꼴을 당할지도 모른다.’
바로 방금 전에 가벼운 손가락 접촉에 빈사지경이 되어 차원신계의 신전들을 관통하면서 성벽에 처박힌 기억이 났다.
무엇보다 저런 식으로 의혹을 제시하고 자연스럽게 주변의 호의를 끌어들여서 주장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방식은 혼자의 힘으로 살아온 자신에게는 혐오 그 자체였다.
자신의 주신들조차 서서히 페미니스트의 의견에 동조하려는 것이 보였다.
‘아아-! 또 이런 패턴이냐?
지긋지긋하네.’
“이유가 합당하지 않다면 다시 생각을 해…….”
분위기가 본인에게 유리하게 흐르는 것을 감지한 페미니스트의 물이 흐르는 것 같은 자연스런 언변이 계속된다.
허나 자신이 상위자이고 강자인 이상 억지로 들어줄 이유는 없었다.
‘차원의 오리진님이 계시니 이런 우스운 말을 섞을 시간이 없다.’
꽈꽝-!
차원의 마도신이 가볍게 손을 휘두르자 굉음과 함께 화면과 모두에게 가장 잘 보이는원탁 한 가운데에 2개의 창이 박혔다.
그리고 차원의 마도신의 차가운 살기가 담긴 목소리가 울린다.
“나를 하찮은 감정으로 노리는 것들은 모두 이렇게 만들어서 활용해줄 생각이다.”
아오오오오오오-! 쿠아아아아-!
창날과 창의 몸의 연결부위에 마치 장식처럼 박혀진 것은 마신들의 목이었다.
이들은 전쟁의 신이 되기 전의 흑마도사인 자신을 노리고 어리석게도 중간계에 현신한 마신들이었다.
창날이 원탁을 박혀들어 바로 원탁에 충돌한 그들의 목이 끝없이 축적된 것 같은 고통과 신음이 섞인 비명을 소름끼치게 토해내었다.
이렇게 된 것은 현실시간으로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2만년의 흑염의 바람성에서의 전투와 3만년의 수련을 같이 보냈다.
그래서 차원의 마도신과 더불어서 강해졌지만 목만이 창에 꽂힌 채로 몇 만 년을 마도의 보조연산장치로만 활용당한 그들의 분노와 절망이 주신전에 가득 채웠다.
그런 그들을 비웃는 것 같은 차원의 신언이 더 강력하게 주신전을 뒤흔들었다.
“전력을 다해도 살기 힘든 이 세상에서 하찮은 감정에 의해 낭비되는 재능과 연산력은 모두 나에게 넘겨라.
내가 이것들처럼 잘 활용해 주지.
그것이 주신계의 발전을 위해서 도움이 되는 길이다.”
마신족이 보기에도 질릴만한 처참한 비명소리와 끔찍한 광경이 갑자기 벌어지니 당연히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그리고 대놓고 자신들의 목을 잘라서 보조 연산장치로 삼겠다는 선언에 관리주신들은 거의 기절할 지경이었다. 허나 차원의 마도신도 절박했다.
‘이계로 진리대리로 강제로 파견을 가게 되어 대충 하라고 하지만 실수는 용납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것저것 준비하고 조사를 해보니 갈수록 문제점만 커졌다. 도망자로서는 충분하다 못해 넘치나 진리의 대리로서는 아무리 강해져도 부족한 탓이 컸다.
아무리 준비를 해도 부족해 보이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이제까지 가장 큰 자랑이었던 엄청난 연산력과 창조력이 이계의 임무에서는 완벽한 활용이 어렵다는 것이었다. 유일하게 자부하는 부분에 문제가 생기니 거의 마지막 구석에 몰린 느낌이 들 정도였다.
‘신령연옥으로도 한계다.
연산력이 이계에서 내 권능을 전부 활용하기에는 부족하다.
당장 연산력을 더 이상 늘릴 수는 없으니 무슨 수단이라도 내야해.
주신계를 총괄하는 관리주신의 목들이라면 신력권능의 연산력 보조로 충분하다.
내가 이 기회를 놓칠 것 같으냐?’
차원의 마도신에게 있어 하극상의 복수보다 더 큰 것은 강해질 수 있는 기회였다.
창조신보다 더 뛰어난 연산력을 가지고 있는 관리주신의 목을 대량으로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마도신인 자신이 놓칠 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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