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hwa Manri RAW novel - Chapter 137
기수가 담요에 싸가지고 온 6개의 머리는 강변에 긴 장대 6개를 나란히 세우고 걸어두었다.
수로맹 입장에선 자랑스러운, 그러나 백리세가 입장에선 치욕적인 일이었다.
두 아들을 보내고 보고를 받은 백리운은 보고를 받자마자 장남 백리용과 함께 강변으로 나와 수급을 회수하려 했다.
강대원은 근처에 배를 대고 궁수들을 준비시켜 놓고 있었다.
배에서 장대까지의 거리는 25미터 정도.
화살로 조준 사격하기에 충분히 가까운 거리였다. 백리세가 입장에선 시체의 머리를 회수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다가가야 하는 것이다.
수적들이 배 위에서 화살 쏠 준비를 하는 것을 본 백리운은 공연히 나섰다가 희생자가 더 생기면 사기가 더욱 떨어질 거라고 생각했다.
“아들아. 우리가 나서야겠다.”
“예. 아버님.”
백리운과 백리용은 검을 뽑아들고 강변을 향해 몸을 날렸다.
강대원이 큰소리로 외쳤다.
“쏴라! 놈들을 죽여라!”
정조준 한 화살 수십 발이 동시에 날아갔고, 강대원은 백리세가의 어리석음을 비웃었다. 뻔히 보이는 함정으로 몸을 날리는 것은 멍청해도 너무 멍청한 짓이었다.
그러나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백리운, 백리용 부자는 날아오는 화살들을 검으로 전부 다 막아냈다. 그리고 장대 여섯 개를 모두 베어 쓰러트리고 부하들 머리를 되찾아 가지고 돌아갔다.
수로맹 궁수들이 쉬지 않고 계속 화살을 쏘았지만 백리운과 백리용은 그것들을 검으로 전부 다 쳐냈다.
막상 두 사람이 단 한 발의 화살에도 맞지 않고 무사히 돌아가는데 성공하자 백리세가 무사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강대원은 이를 갈았다.
“젠장! 저놈들 무공이 역시 보통 수준이 아니군.”
함정이라고 만들어 놓고 마음 놓고 있었는데 막상 두 부자의 장기자랑처럼 되어서 오히려 손해 본 느낌이 들었다.
강대원은 이왕 대치한 김에 상륙해서 싸울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결국 그 명령을 내리지 못했다. 두 사람이 수백 발의 화살 속에서도 여유 만만하게 움직인 모습을 보고 살짝 겁을 먹은 것이다.
그는 예전엔 상상도 못하던 무공을 보유하고 있었다.
수로맹주로부터 받은 무공비급 덕분이었다. 그러나 중급 정도의 무공으로 지낸 세월이 오래 되다 보니까 백리운 정도의 고수와 상대하는 게 아직은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적진으로 화살이나 한 차례 더 쏜 후에 강 중심으로 후퇴했다.
백리운과 백리용의 검술은 기수도 모두 보고 있었다.
‘제법이네.’
하긴, 그 정도 되니까 수로맹과 싸울 생각을 했을 것이었다.
강대원이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이해가 되었다.
잠깐이지만 겨뤄본 바에 의하면 강대원이 백리운이나 백리용에게 쉽게 질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2:1로 싸우면 이길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기수의 판단이었다.
‘신중한 건 좋은데 말야….’
기수 입장에선 대치상태 말고 접전이 필요했다.
그래서 강대원의 배로 건너가서 넌지시 의사를 물어봤다.
“채주님. 놈들이 머리를 가져가는데 왜 보고만 계셨습니까?”
강대원은 헛기침을 한 번 한 후 대답했다.
“그만하면 충분히 놀리고 모욕을 주지 않았나. 하핫!”
“하지만, 가주가 직접 나왔는데 육지로 올라가서 죽여 버렸으면 일이 아주 쉽게 끝날 수도 있지 않았을까요?”
강대원이 웃으며 말했다.
“시간이 가면 유리한 건 우리 쪽인데 그렇게까지 위험을 무릅쓸 필요는 없지.”
“시간이 갈수록 유리하다니요?”
무슨 근거로 그런 얘기를 하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강대원이 상체를 숙이고 목소리를 죽여 말했다.
“내가 자네에게만 말해줄 테니 비밀을 지켜야 하네.”
“예. 걱정 말고 말씀하십시오.”
비밀을 지킬 생각은 물론 없었다.
“사실은, 우리 수로맹에 곧 엄청난 규모의 인원 충원이 있을 것이네.”
“충원이라고요?”
무슨 일자리 창출 사업이라도 벌였나?
“녹림72채와 삼황맹이 우리 수로맹과 연맹을 맺었네.”
“예? 그게 정말입니까?”
“그렇다네. 하하하! 이제 우리는 장강뿐만 아니라 온 천하를 노릴 수 있게 되었네. 그런데 고작 백리세가 따위가 위협이 될 것 같은가? 하하하!”
기수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녹림72채와 삼황맹이 수로맹과 한 통속일 거라고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그 사실이 실체로 밝혀지고 보니까 상당한 위기감이 느껴졌다.
자신과 아무 상관없다고 생각해버릴 수도 있지만, 그러기엔 개운치 않았다.
‘그래. 내가 무슨 정의의 사도는 아니지만 네놈들의 연맹을 박살내주마!’
천외존자, 티무르에 이어 수로맹에 있는 12명의 적 중 한 명을 제거하면 셋이 뭉쳤다고 해봤자 결국 오합지졸로 끝날 가능성이 있었다.
녹림72채와 삼황맹도 그 자체로 엄청난 세력인 것처럼 행세했지만 천외존자와 티무르가 죽고 나니까 수로맹에 빌붙는 신세가 되지 않았는가.
자기 목적을 이루는 일이 중원 무림을 위해서도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면 일거양득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런 훌륭한 일을 진짜 아무도 모르게 해야 되나?’
훈장까지는 아니더라도 모범시민상, 하다못해 선행상이라도 받아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꼭 상을 받아야 맛은 아니지만 평생 정근상 외엔 받아본 적 없는 아쉬움을 언제 또 풀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강대원이 기수에게 물었다.
“뭘 그렇게 생각하나?”
“아, 아닙니다. 녹림과 새외 세력이 우리 수로맹과 합칠 걸 생각하니 가슴이 설레서 잠시 멍했습니다. 정말 어마어마한 일이 벌어질 것 같군요.”
“아무렴. 이제 천하가 다 우리 발아래 놓일 것이네. 하하하! 그런데, 공식적인 발표가 있을 때까지는 비밀로 해야 하네.”
“걱정 마십시오.”
기수는 자기를 위해서도 나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세력이 커지고 싸움이 늘어나면 공을 세월 기회도 많아질 테니 수로맹주 만날 날을 앞당길 수도 있는 것이다. 설령 그 방법이 안 먹힌다 해도 전쟁이 확대된다면 수로맹주가 몸을 숨기고 도망 다니지는 못할 것이었다.
‘하루라도 빨리 만나서 빨리 죽이면 이 연맹도 그만큼 빨리 무너지겠지.’
자기 배로 돌아온 기수는 선실 문을 닫고 운기조식에 몰두했다.
막상 수로맹주와 만날 생각을 하니까 자신의 현재 무공이 충분한지 의문이 생긴 것이다. 하수들을 잔백지로 제압하는 것과 진짜 고수를 상대하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였다.
기수는 오랜만에 운기조식에 집중하면서 천외존자, 그리고 티무르의 무공을 되짚어 복기해 보았다. 역시 만만치 않았다.
특히 80%라는 내공 운용 한계를 여전히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렸다.
가진 능력을 극한까지 드라이브하지 못하니까 전체 내공을 미리 상승시켜서 최고점을 올려둬야만 했다.
기수가 모처럼 마음잡고 운기조식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방해요인은 탁지연이었다.
“형님. 뭐 하세요? 네?”
짬만 나면 함 하자고 달라붙는 그녀를 떼어놓는 게 정말 힘들었다.
‘광야에서 40일 동안 고행하는 기분이 이럴까? 100일 동안 마늘과 쑥만 먹는 느낌이 이럴까?’
유혹이 없어도 견디기 쉽지 않은 일인데, 머리 좋은 탁지연은 벌써 기수의 약점을 알고 있었다.
“어머! 형님. 제 바지가 흘러내렸네요. 어쩌면 좋아요?…”
기수는 눈을 더 꼭 감았다. 속살을 보면 유혹을 이길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봐! 나 지금이 진짜 중요하단 말야.”
“알아요. 거대 세력 셋이 뭉친다면 이제까지와는 다른 세상이 되겠죠. 형님이 운공하시는 건 이해해요. 전 다만 제 상태를 알려드렸을 뿐, 다른 뜻은 없어요,”
“으으….어서 옷 입어. 전에는 우리 잘 참았잖아.”
“흥! 알았어요. 밖에 나가 있을게요.”
토라진 탁지연은 바지를 올리고 강달의 얼굴로 변해서 나가버렸다.
기수도 예전과는 사정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예전엔 탁지연이 복수심에 가득 차 있었지만 지금은 목표를 이룬 상태였다. 그리고 예전엔 경험이 없었지만 지금은 섹스에 눈을 뜬 상태. 참지 못하는 게 당연했다.
‘휴우….! 따지고 보면 전부 내 탓이지.’
탁지연이 특별히 음탕한 여인이라서가 아니라 다 자신이 너무 잘 하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일부러 서툴게 할 수도 없는 일이잖아.’
기수는 일단 잡념을 끊고 약간이라도 진전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데 탁지연이 작전을 바꾸었다.
애교, 노출 다 안 통하자 시무룩 모드로 변신한 것이다.
운기조식 하는데 선실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서 고개를 푹 숙인 채 한숨을 폭폭 쉬어대니까 도저히 모른 척할 수 없었다. 결국 기수는 항복하고 말았다.
“좋아. 하루에 한 번만 하자. 딱 한 번만.”
“호호호! 좋아요! 좋아요!”
탁지연은 바지 끈부터 풀며 덤벼들었다. 기수가 그녀를 진정시켰다.
“조심해야지! 여자 목소리.”
“아! 제가 그, 그랬나요?”
“그리고 앞으로는 그동안 빼먹은 순서를 꼭 집어넣어야겠어.”
“빼먹은 게 뭔데요?”
기수는 대답 대신 그녀의 머리를 손으로 눌렀다.
눈치 빠른 탁지연은 기수가 뭘 원하는지 금세 알아차렸다.
바로 동굴 안에서 자기가 보기 싫었어도 억지로 봐야 했던 그 장면. 사천당가의 요망한 계집이 하던 그 일을 요구하는 게 분명했다.
그녀를 생각하니까 불쾌감과 질투심이 동시에 일어났다.
기수는 머뭇거리는 탁지연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짐작했다.
하지만 그냥 넘어갈 수는 없었다.
‘너. 그동안 계속 최대한 빨리 벗고 이 과정을 건너뛰기 위해 노력한 거 내가 다 안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그냥 못 넘어가.’
기수는 누르는 손에 힘을 더 주면서 바지끈을 풀고 기대감에 잔뜩 부풀어 모양마저 부풀어오른 존슨을 바깥으로 꺼냈다.
“아아….”
탁지연은 바로 코앞에 반짝 반짝 윤이 나는 자두 형태의 살덩이가 보이자 자기도 모르게 신음을 토했다. 얼마나 기다려왔던 놈인가.
그러나 입을 대는 것은 역시 예전에 목격했던 그녀 생각이 나서 계속 거부감이 들었다. 그녀가 뻗대며 고개를 드는 힘이 강해지자 기수는 생각했다.
‘내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미녀들을 떠나왔는지 알기나 해?’
그러나 그녀들은 그녀들이고, 탁지연은 탁지연이었다. 다른 여자들은 다 했다고 강요해서 될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다른 여자 얘기는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괜찮아. 지지 아냐. 일단 해보면 너도 좋아하게 될 거야.”
“하지만….”
탁지연은 좀처럼 용기를 내지 못했다.
기수는 접근 방법을 바꿔보기로 했다.
“좋아. 일단 손으로 잡아 봐.”
그리고 그녀 손을 끌어다가 만지게 해주었다.
탁지연은 조심스럽게 기둥을 어루만졌다. 단단하고 울퉁불퉁하면서 동시에 따듯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그녀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기수는 그녀의 손을 상하로 움직이게 했다.
“조금 압력을 가하면서 해 봐. 그래, 그렇게….아! 너무 세게는 말고 부드럽게.”
탁지연은 자기도 모르게 손놀림에 열중하게 되었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기수가 가르쳐주는 대로 하다 보니까 조금씩 요령을 알게 되었다.
손바닥에 어느 정도 압박감이 느껴져야 기수가 가장 좋아하는지에 대해서도 감을 잡을 수 있었다. 기수가 곧바로 느낌이 얘기해줘서 가능한 일이었다.
“이제 두 손으로 해 봐.”
탁지연은 두 손을 상하로 겹쳐서 기둥 전체를 상하로 부드럽게 쓸어 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했다. 자신의 그곳이 아닌 손바닥으로 감쌌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흥분되었다. 게다가 기수가 신음까지 토하면서 좋아하자 탁지연은 몹시 기뻤다.
“그렇게 좋으세요?”
이런 방법으로도 남자를 기분 좋게 해줄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거기는 마찰감촉에 민감하거든. 특히 따듯하면서 물기가 있으면 더 좋지.”
“그럼 이제 올라갈까요?”
“아니. 거기 말고… 물기와 온도가 갖춰진 곳이 한 군데 더 있잖아.”
탁지연은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기소협은 왜 그렇게 입에 집착하세요? 비슷하면 그냥 넘어가도 되지 않나요?”
“비슷하다면 그러겠지만 입엔 혀가 있잖아. 그건 다른 무엇과도 비교 안 돼. 입이 아니면 혀의 마찰감촉은 느낄 수가 없단 말야.”
“색마! 그런 걸 요구하다니….”
“운기조식하는 사람 앞에서 바지를 내리는 건 어떻고?”
“좋아요! 알았어요. 하지만 이번 한 번 만이에요!”
그리고는 심호흡을 하고 조심스럽게 혀를 내밀어 자두의 아래쪽에 댔다.
“으으……더 길게…”
기수가 다리 근육을 경직시키며 좋아하자 탁지연은 혀가 닿는 길이를 점점 늘려갔다. 그리고 기수가 시키는 대로 손의 움직임을 병행하기도 하고, 다른 한 손으로는 아래쪽 주머니를 어루만지기도 했다.
기수는 그녀와 시선을 맞추고 씩 웃으며 기다렸다.
한 번만 가르쳐줘도 알아서 다양한 자극을 가하는 그녀니까 이젠 머리를 힘으로 누르지 않아도 최종 목적지에 알아서 도달할 거라고 기대하는 것이었다.
탁지연은 망설이고 있었다. 어찌어찌 하다 보니까 손과 혀를 사용하게 되었는데, 이왕 여기까지 온 거 더 버쳐서 뭐 하나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리고 사천당가의 계집보다 자기가 더 잘 할 수도 있을 거라는 용기도 생겼다.
결국 그녀는 입을 아~ 벌리고 기수가 원하는 걸 해주었다.
“으으… 바로 그거야! 으으…. 이빨은 안 닿게…”
탁지연은 당황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입을 크게 벌려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애당초 하지 않았다면 모를까, 일단 시작한 이상 대충 할 생각은 없었다.
‘그 계집도 했는데 내가 못 할 리가 없어!’
탁지연은 그때 보았던 광경을 생각했다. 너무나 충격적이었기 때문에 아주 자세하게 기억이 났다.
탁지연은 우선 흡입력으로 양 볼을 홀쭉하게 하면서 입술에 힘을 주어 오므리고 머리를 앞으로 쑤욱! 밀어보았다. 기수의 반응으로 보면 제대로 한 게 맞는데 생각처럼 쉽지는 않았다. 그 상태로 혀를 움직여 기둥 아래쪽을 자극하자 역시 예상대로 기수의 신음이 새어나왔다.
‘그래. 혀가 바로 이럴 때 유용하게 쓰이는 거구나!’
탁지연은 머리가 한 번 앞뒤로 움직일 때마다 조금씩 익숙해졌고, 기수의 반응에 대해서도 민감하게 지식을 축적하게 되었다.
물론 가장 도움이 된 것은 당운영이 보여주었던 장면들이었다.
그녀보다 잘 하겠다는 욕심에 너무 깊이 들어갔다가 욕지기가 나오기도 했지만 그렇게 한계를 배우면서 손을 동시에 쓰는 게 왜 중요한지 알게 되었고, 한 가지 자극만 계속 가하기보다 다양한 변화를 주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한참 노력하던 그녀는 입을 떼고 기수에게 물어보았다.
“제가 당가의 그녀보다 잘 하죠?”
기수는 그녀의 노골적인 질문에 당황했다.
그녀가 자기 트라우마 치료를 위해 당운영을 이겨서 넘어서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적어도 당운영은 그쪽 분야의 스페셜리스트였다. 약을 받아먹기 위해 노력한 날이 며칠인데, 그걸 첫 시도에서 넘어설 수 있겠는가.
기수가 대답을 하지 않자 탁지연의 표정이 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