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hwa Manri RAW novel - Chapter 320
합비는 기수의 상처를 보고 끌끌거리며 혀를 찼다.
“음종의 회선참에 당했군. 손이 걸레가 됐어.”
“그나마 화류 강기 덕분에 이 정도에서 그친 것 같습니다.”
“네놈이 강기를 제대로 만들지 못해서 이런 거야. 제대로만 했으면 회선참은 화류 강기를 뚫지 못 해.”
기수는 볼멘소리를 했다.
“상대가 강했을 수도 있죠.”
“아냐. 네가 오행류 전체를 제대로 배우지 않았기 때문이야.”
“하핫! 이 판국에도 그 얘기는 빼놓지 않으시는군요.”
“지금 웃음이 나오냐? 손바닥은 그렇다 치고, 얼굴과 온몸의 멍과 핏자국은 또 뭐야? 음종의 수법이 아닌데…”
“몽둥이로 맞았습니다.”
“누구한테?”
맞고 온 손자 때문에 분개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이었다.
기수는 그런 합비의 반응에 씩 웃은 후 대답했다.
“그놈은 이제 저한테 죽은 목숨입니다. 신경 쓰지 마십시오.”
딴 데 보고 있다가 등 뒤의 기습에 점혈 당했다는 말은 창피해서 꺼낼 수 없었다.
역시 동창은 어떤 상황에서도 믿으면 안 되는 상대인 것이다.
합비는 기수의 등을 떠밀었다.
“상처가 워낙 깊어서 여기서는 치료도 못 하겠다. 제대로 된 약도 없고 말야. 무림맹으로 가 봐. 당장.”
“저 대신 가서 약 좀 구해다 주실 수 있습니까?”
합비는 어이가 없었다.
“이놈아! 다친 건 넌데 내가 왜 거길 가?”
“전에도 제 집처럼 드나드셨잖습니까? 저를 처음 만난 곳도 무림맹 안이었고…”
“싫다. 네가 가면 될 일을 왜 나한테 시키냐?”
“제가 이 꼴이 된 걸 사람들이 알게 되면 문제가 커질 수 있습니다.”
“무슨 문제?”
“음종을 없앨 때까지는 동창과 무림맹이 서로 반목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거든요.”
“너를 때린 놈이 동창이냐?”
“예.”
기수는 그동안 있었던 일을 모두 얘기해주었다.
합비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데, 너를 점혈한 놈이 어떻게 너보다 하수란 거냐?”
“그건 중요한 게 아니고… 어쨌거나 곽가 놈은 음종을 치는데 앞장 선 것도, 지금 병력을 움직이지 않는 것도 다 목적이 따로 있기 때문에 그러는 것입니다. 제가 당했다는 사실이 무림맹 사람들에게 알려지지만 않으면 동창도 현재의 상태를 유지할 겁니다.”
“적어도 적은 되지 않을 거라는 얘기구나.”
“그렇습니다. 하지만 용봉련 련주가 동창에 잡혀가 죽을 뻔 했다는 소문이 퍼지면 무림맹은 음종이라는 강적을 앞에 놓고 관과의 사이가 확 틀어지게 되는 겁니다.”
합비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흐음….. 이럴 때 보면 참 머리가 좋은 것 같은데…”
“저 머리 좋습니다.”
“글쎄… 과연….”
“정말 좋다니까요!”
“어디 가서 누구한테 무슨 약을 달래야 하나….”
“저 머리 좋다는 거 인정 안 해주실 겁니까?”
“훔치는 편이 나으려나….”
“으으….. 훔치지는 마십시오. 남해 보타문 문도들 중에 사하라는 여인이 있습니다. 그녀에게 말하면 아주 잘 듣는 금창약을 줄 겁니다.”
“보타문의 사하란 말이지? 그래… 그렇다면 다녀오지. 아아~! 늙은 몸이 그 먼 길 왕복하는 고생을 해야 하다니… 요즘 젊은 것들은 참….”
합비는 투덜거리며 나갔다.
기수는 집수리 마무리 공사를 잠시 확인한 후 방에 들어가 바닥에 편안히 누운 자세로 호흡을 조절했다.
결가부좌가 아니라도 상당 수준의 운기조식이 가능하지만 깊이 몰입하지는 않고 차분하게 기식을 조절했다.
동창 고수들을 장안 남쪽까지 유인한 후 도성을 한 바퀴 빙 돌아서 왔기 때문에 추적당했을 가능성은 없었다.
그래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여 긴장을 풀지 않기로 한 것이다.
몸이 아플 때는 시간이 참 느리게 갔다.
내상에 비하면 찰과상과 타박상은 심한 문제가 아니지만, 그것도 정도차이였다.
지혈된 게 다행이라고 할 정도로 상처가 많다 보니 안 아픈 곳이 없었다.
‘아! 왜 빨리 안 오는 거야.’
상처가 감염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 때문에 조바심을 내며 기다렸지만 합비가 도착한 것은 오후가 되어서였다.
그리고 혼자 돌아온 것이 아니었다.
“어머나! 어쩌다 이렇게 됐어!”
사하가 놀란 얼굴로 달려 들어왔다.
놀라기는 기수가 더 놀랐다.
“여긴 어, 어떻게…”
“선배님이 약을 달라고 하시기에 몇 마디 애기를 나누다가 너에 대해 알아냈지. 어디 좀 봐. 어머나! 손이 어떻게 된 거야?”
기수는 호들갑 떠는 사하 너머로 합비를 봤다.
도대체 무슨 대화를 어떻게 나누었기에 자신의 부상 상태를 사하에게 줄줄이 다 얘기했단 말인가.
합비는 기수의 시선을 피해 먼산을 보며 중얼거렸다.
“비가 오려나….. 난 아무래도 한 사나흘 장안에나 다녀와야겠다. 관군이 어떻게 움직일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러더니 슬금슬금 나가버렸다.
기수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가긴 어딜 가십니까! 말씀 좀 해보십시오! 왜 그녀에게 얘기한 겁니까?”
합비는 못 들은 척 하고 잽싸게 사라졌다.
사하가 챙겨온 금창약과 붕대를 꺼내어 치료를 시작했다.
“아야! 아파…. 좀 살살 해.”
“흥! 말도 없이 사라져서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기나 해? 도대체 어디에서 누구에게 당한 거야?”
“얘기가 길어.”
“안 되겠다. 물을 끓여서 상처 주변을 닦기부터 해야겠어.”
사하는 부지런히 움직였고, 그녀 덕분에 기수는 침상에 편히 누워 비교적 위생적인 상태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사람이 아플 때 옆에 누가 있어준다는 게 이렇게 좋은 거구나.’
기수는 사하에게 깊은 고마움을 느꼈다.
상처마다 깨끗이 닦아낸 후 금창약을 바르고, 살이 갈라진 부분은 붕대를 감아 마무리하고 나니 어느새 날이 어두워졌다.
사하는 주방에 들어가서 밥까지 지어가지고 와서 기수에게 먹게 했다.
기수가 그녀에게 말했다.
“아! 정말 고마워. 여러모로….”
“어때? 내가 오길 잘 했지?”
“응.”
“그런데 왜 여기 있는 걸 얘길 하지 않으려고 했어?”
기수는 자신과 곽염, 그리고 동창과 무림맹 사이의 관계에 대해 간략히 얘기해줬다.
사하가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동창의 천호가 역모에 가담했다고?”
“그건 확실치 않아. 하지만 조직 내에 그런 소문이 퍼지는 것만으로도 놈의 입장은 꽤 곤란해질 거야. 후후…”
사하가 잠시 생각한 후 물었다.
“그럼 지금 동창은 총력을 기울여 너를 찾고 있겠네?”
“그렇겠지… 무림맹 진영은 어때?”
“현현각 각주가 부상을 당한 채 도망가고 있는데, 관군이 꼼짝도 하지 않으니까 답답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지.”
“관군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을 거야.”
“맹주님도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고 판단해서 수색대를 편성하셨어.”
“잘 하셨네.”
저녁 식사가 끝나자 사하는 설거지를 하고 기수의 침구까지 펴주었다.
날은 어둡고, 사방은 고요하고, 방안에 등불 하나 켜놓은 채 단 둘이 있으니까 기분이 묘했다.
사하가 기수에게 물었다.
“아까 그 선배님은 오늘 안 돌아오시려나?”
“그, 글쎄… 어쩌면…. 아마도….”
“왜 목소리가 떨려?”
“나 지금 환자거든?”
“누가 뭐래나?”
“진짜로… 나 지금 온몸이 손가락만 대도 아파.”
“누가 뭐랬냐고!”
“그냥 그렇다고….”
사하는 팔을 쭉 뻗어 기지개를 켜며 말했다.
“그나저나 우리 오늘은 꼭 부부 같다. 그치? 밥도 지어먹고….”
“뭐 어느 정도는….”
기수는 사하에게 고마움을 느꼈지만 진짜 온몸이 다 아팠다.
사하는 갑자기 벌떡 일어서더니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잠시 후 어깨엔 수건을 걸고, 대야에 물을 떠가지고 들어왔다.
“그건 뭐 하려고?”
“너. 상처 주변을 좀 닦아주려고.”
“그건 아까 다 했잖아? 약까지 발랐고.”
“안 한 곳도 있어. 자! 엉덩이 들어 봐.”
“무, 무슨 짓을 하려고!”
“왜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래? 말 안 들어?”
그녀가 손바닥을 들어 때리려고 하자 기수는 시키는 대로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거, 거긴 다친 데 없는데…”
“없기는! 여기 봐. 멍들었잖아. 뻘겋게.”
“그건 괜찮아. 찢어지지도 않았는데 뭘.”
“괜찮기는… 가만히 있어.”
사하는 수건에 따듯한 물을 적신 후 기수의 허벅지를 닦아주었다.
따듯하고 좋기는 한데, 손이 자꾸 위쪽으로 올라오는 게 신경 쓰였다.
사하는 기수가 움찔거리는 게 재미있는지 구석구석 닦아주고 약도 발라준 후 속옷을 잡아당겼다.
기수는 정색하고 말했다.
“왜 이러십니까? 이러시면 안 됩니다.”
“안 되긴! 그 안쪽에도 상처가 있을지 모르잖아.”
“절대로 없어.”
“내가 확인해볼게.”
“으윽!….”
사하가 힘으로 눌러서 속옷을 끌어내리자 온몸이 다 아픈 기수는 당할 수밖에 없었다.
진정한 의미의 하의실종 상태가 되고 보니 아무리 사하 앞이라고 해도 부끄러웠다.
사하는 기수의 드러난 하체를 보며 눈빛이 반짝이고 호흡은 가빠졌다.
“오므리지 마. 내가 닦아줄게.”
“닦긴 어딜 닦는다고 그래!”
“가만있으라니까!”
“으윽….”
사하는 기어이 수건으로 존슨을 구석구석 깨끗이 닦기 시작했다.
“야! 부상당한 부위도 아닌데 왜 닦냐고…”
“어머나~! 얘 좀 봐. 왜 이렇게 갑자기 화를 내지?”
“그렇게 조물락거리는데 화 안 나게 생겼냐?”
“요 녀석! 어디서 감히 눈을 치켜뜨고 있어? 외눈박이 주제에…”
“야! 나를 보고 말 해.”
그러나 사하는 시선을 떼지 않았다.
“잘 닦아졌나 확인 좀 해볼까?”
그러더니 대뜸 입을 댔다.
“으으…. 그걸 왜 그런 식으로 확인…. 그런다고 확인이 되기나 하나?”
사하는 기수가 뭐라 하건 못 들은 척 하고 따듯한 타액을 머리부터 기둥까지 골고루, 그리고 천천히 발라주었다.
기수 입장에선 거부할 수 없는 서비스였다.
사하는 손으로 아래쪽 주머니를 간지르면서 머리를 계속해서 상하로 움직였다.
결국 기수는 항복할 수밖에 없었다.
“난 누운 자세로 가만히 있을 테니까 네가 위로 올라와.”
“호호호!… 알았어. 아프지 않게 해줄게.”
사하는 뭐가 급한지 치마도 벗지 않고 아래로 손을 넣어 속바지와 속옷만 한꺼번에 벗은 후 기수의 몸 위로 점프했다.
“살살… 쫌! 살살…”
“알았다니까!”
겨냥을 맞춘 후 사하의 힙이 하강했다.
“으으….”
“아아!…..”
두 사람의 입에서 동시에 신음이 새어나왔다.
기수는 존슨 전체가 뜨거운 속살에 감싸이는 쾌감에 정신이 다 아득했다.
‘이 좋은 세상을 놔두고 곽염의 손에 죽을 뻔 했단 말이지…’
돌이켜보면 정말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거기서 살아 나왔으니 자축 파티 한 번쯤 해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사하의 찡그린 얼굴을 올려다보며 습관적으로 그녀의 가슴을 양손으로 움켜쥐었는데, 안타깝게도 곧바로 통증이 몰려왔다.
‘으…. 안 되겠다. 오늘은 존슨에만 집중하자.’
기수는 손발 다 휴업하고 오로지 중심축에만 빡! 집중한 상태로 사하의 로데오를 감상했다. 무릎 관절염이 걱정될 정도로 격렬한 움직임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사실, 생각해보면 무공을 익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할 수 있었다.
아마 민간이 여자였다면 1분만에 지친다고 할 것 같은 동작들을 정말 가열차게 잘도 해내서 다각도의 강한 압박과 마찰이 존슨 전체로 전해져 왔다.
기수는 그녀가 절정을 넘길 때까지 중심축 역할을 단단히 해주었다.
“꺄아아!….. 아악!…..”
사하가 온몸을 뒤틀고 경직하자 기수도 비명을 질렀다.
“으아악!…..”
그녀가 기수의 상체를 껴안으며 힘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하는 기수의 비명에도 불구하고 힘을 빼지 않았다.
절정의 쾌감을 만끽하느라 다른 데 신경 쓸 겨를이 없었던 것이다.
기수가 포기하고 골골거린지 한참이 지나서야 사하는 힘을 풀었다.
“미안. 아팠지?”
“으으…. 그걸 말이라고 하냐? 나한테 등을 보이고 돌아 앉아 봐.”
“왜? 아프다면서…. 또 하라고?”
“네가 발동을 걸어버렸잖아. 어서 돌아 앉아.”
“아, 알았어.”
결합을 유지한 채로 돌아앉는 것도 재미가 있었다.
“이렇게 하니까 다른 쪽으로 자극이 강해.”
“후후… 나도 마찬가지야. 자! 치마를 걷어 올리고 시작해.”
사하는 기수가 시키는 대로 했다.
기수는 자신의 존슨과 결합된 사하의 힙 라인, 그리고 그 힙이 보여주는 댄스를 감상하며 즐거운 자축연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