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hwa Manri RAW novel - Chapter 337
기수는 한백랑에게 등 떠밀려 자기 천막으로 돌아왔다.
한백랑은 자영에게 들킬까봐 서둘러 기수를 내보낸 것인데, 자영은 해가 중천에 떠오른 뒤에야 겨우 일어났다.
어제 기수에게 너무 열정적으로 배우느라 몸이 녹초가 되었던 것이다.
세 사람이 점심을 먹는 자리.
자영은 시종일관 기수를 보며 생글생글 사랑이 가득 담긴 미소를 보내기에 바빴다.
기수는 그 자리가 좀 어색했다.
자영에겐 약간의 죄책감이 들었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시치미를 떼고 있는 한백랑에겐 공범자로서의 동지애 같은 게 느껴졌다.
무림맹에서 사하와 호운혜 사이에서 곤란해 하던 일이 떠올랐다. 그나마 자영과 한백랑은 상하관계가 분명해서 싸우는 일은 없을 거라는 게 위안이 되었다.
‘아! 난 왜 늘 이런 식이지? 아무래도 나한테 뭐가 문제가 있는 것 같아…’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자기보다는 여자들이 문제였다.
도무지 가만히 있도록 내버려두지를 않았다.
어제만 해도 한백랑이 가슴 만졌다고 오해만 하지 않았다면, 홀라당 벗고 활짝 열지만 않았다면, 입으로 덥썩! 물지만 않았다면… 아무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조금 더 생각하면 애당초 천막에 들어간 게 잘못 같기도 했다.
‘아! 모르겠다. 여자들이 문제인지, 내가 문제인지….’
그냥 혈매궁의 사매들이 보고 싶었다.
2명 사이에 끼어 곤란한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6명이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게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영이 기수에게 물었다.
“양십삼. 오늘은 왜 그래?”
“예? 뭐가요?”
“기운이 없어 보여. 먹는 것도 시원치 않고.”
“하핫!… 그럴 리가 있습니까. 이렇게 잘 먹는데요.”
기수는 삶은 돼지고기와 야채볶음을 입에 가득 넣고 씹었다.
한백랑은 기수가 자기와의 관계 때문에 심리적으로 불안정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대화 거리를 꺼냈다.
“아가씨. 지난 밤사이 혈천제가 무림맹과 접전을 벌였다고 합니다.”
“그래? 어떻게 됐대?”
기수도 그 얘기엔 흥미가 있었다.
“안타깝게도 적의 방어진을 깨는 데는 실패한 모양입니다.”
그러자 자영이 웃으며 말했다.
“호호! 그럴 줄 알았어. 무림맹을 박살낼 사람은 오빠와 나밖에 없다니까.”
기수는 천마교의 삼천제들 사이의 관계가 협동, 단결보다는 경쟁, 시기로 표현하는 게 더 적합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암천제의 동생인 자영도 거기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혈천제와 무림맹이라… 결국 충돌할 수밖에 없는 관계지…’
그런 생각을 하니까 자신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난 지금 여기서 뭐 하는 거지?’
그에겐 중요한 목표가 있었다.
현현각주 사공명. 그를 꼭 쓰러트리고 싶었다.
무림맹 최대의 위협이라서가 아니라 개인적으로 이기고 싶었다.
합비가 도와줘서 방법도 거의 찾은 상태.
그러나 멸천제가 사도일 가능성을 확인해보겠다고 마교 진영에 잠입하게 되었는데, 멸천제는 찾지 않고 엉뚱하게 두 미녀와 함께 지내게 된 것이다.
‘아! 이건 아냐. 오늘 밤이라도 여기를 떠나서 원래 계획대로 해야지.’
그렇게 결심하고 고개를 돌려 자영을 봤다.
자영은 기수가 자기를 보자 그 예쁜 눈웃음으로 배시시 미소를 지었다.
‘으윽!…. 아직 교육이 다 안 끝났지….’
도저히 그녀를 놔두고 떠날 자신이 없었다.
그리고 남아야 될 핑계를 황급히 생각해냈다.
‘맞다! 그녀를 치료해줘야지.’
그걸 떠올린 순간, 기수는 깨달았다.
‘아! 이것도 어쩌면 신의 안배일지 몰라….’
합비를 사부로 모시고 싶지만 자유를 잃기는 싫어서 오행류를 단편적으로만 배우고 있는 상황. 그런데 하필이면 오행류와 원리가 비슷한 멸절강기를 만나 그 운용법까지 듣게 될 확률이 도대체 얼마나 될 것인가.
‘틀림없어! 이건 신이 안배해 준 기연이야.’
그러자 자영이 단순히 절세미인이 아니라 영약으로 보였다.
자기는 지금 옆길로 샌 것이 아니라 어쩌면 현현각주를 무찌르기 위한 최단코스로 가고 있는 것일 수도 있었다.
그것을 현실화하려면 의심으로 시간을 낭비하기보다는 열심히, 부지런히, 기회를 최대한 이용해야 했다.
기수는 밥을 맛있게 먹고 자영과 단둘이 되자 곧바로 음양대법에 대해 한 번 더 설명해주고 확인을 했다.
자영이 약간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그런데…. 우리 이거 꼭 해야 돼?”
“왜? 마음에 안 들어?”
“아니… 너하고 나하고 사귀는 건 그 자체로 즐거운데, 뭔가 다른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삼을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
“하하! 그거라면 걱정 마. 이 대법의 장점은 연공과 동시에 사귀는 예술의 극한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점이지. 기쁨이 커질수록 대법의 효율도 올라갈 정도니까.”
그러자 자영이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
“너. 이 대법. 다른 여자하고도 해봤어?”
“무슨 그런 큰일 날 소리를! 너하고 처음 해보는 거야. 날 믿어.”
효율을 위한 선의의 거짓말이니까 나중에 들통 나도 용서해줄 것 같았다.
“그래. 좋아. 해보자. 하지만, 네 몸에 문제가 생길 것 같으면 즉시 중단해. 알았지?”
“걱정 마.”
자영은 멸절강기 막을 펼쳤고, 기수는 그녀의 옷을 벗겼다.
한참 애무를 하는데 자영이 달뜬 호흡을 뱉으며 물었다.
“나도 네 가슴에 입맞춰줄까?”
“잉?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네가 해주면 기분이 너무 좋아. 그런데 나만 좋은 것 같아서 미안해. 너한테도 좋은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
“하핫! 이거 진짜 가르치는 보람이 있는 학생이네. 그거 아주 좋은 정신자세야. 사랑은 나누면 배가 된다는 말도 있거든.”
어쩜 이렇게 기특한 생각을 했단 말인가.
그렇다면 가슴이 아니라 다른 쪽이 아주 급했다.
그러나 아차! 싶었다.
밤사이 한백랑과 즐기고 씻을 찬스가 없었던 것이다.
자영이 손가락으로 기수의 가슴을 더듬으며 물었다.
“지금 해볼까?”
“아니! 일단 지금은 대법에 집중하자.”
“아, 알았어.”
기수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그녀를 침상에 누인 후 차분히 예열시키고 결합을 시작했다. 과정은 이전에 비해 아주 순조로웠다.
“아아!…. 너무 좋아…”
자영은 자신의 몸속을 꽉 채우는 물건을 뜨겁게 환영해주었다.
기수는 그녀에게 한 번 더 운기의 길을 주지시킨 후 음양대법을 시작했다.
자영은 단전으로 불쑥 들어오는 뜨거운 진기 흐름에 깜짝 놀랐지만 침착하게 기수의 지시에 따라 순환을 시도했다.
서로의 단전을 활짝 여는 것은, 사실 무림인에게 있어 몹시 위험한 일이었다.
잠자리를 같이 하는, 서로를 완전히 믿는 관계가 아니라면 불가능했다.
자영은 자신의 진원지기를 개방하면서 기수에 대한 믿음이 훨씬 더 깊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상대 역시 완전히 열었다는 사실이 그녀를 더욱 기쁘게 했다.
“양십삼. 너. 내공이 별로 없구나.”
상대의 단전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느낌이었다.
“후훗!…. 내가 너만큼 내공이 충만했다면 방도나 하고 있었겠어?”
“하긴 그러네…. 조금 더 크게 순환시켜볼까?”
“얼마든지.”
그녀는 기수가 단전 3개를 각각 따로 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래서 기수가 하단전에 약간만 남겨놓은 내공을 전부라고 여긴 것이다.
순환이 2바퀴, 3바퀴 계속 이어지자 자영은 기수가 자신의 물건을 다리라고 했던 말이 무슨 의미인지 확연히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그곳이 단순히 말초적인 쾌감을 넘어 훨씬 많은 것이 교류되는 통로로 이용된다는 사실에 희열을 느꼈다.
“아! 정말…. 색다른 기분이야. 가장 기분 좋은 순간보다는 못하지만, 거의 비슷한 정도의 짜릿함이 오랫동안 이어져서 너무 좋아.”
“후후…. 그래서 예술의 궁극의 경지라고 얘기했잖아.”
기수도 대단히 만족했다.
자영은 이렇게 대화를 나눠도 전혀 방해가 되지 않을 만큼 음양대법에 금방 익숙해졌다. 처음부터 아주 쉽게 이루어진 점도 고무적이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교류되는 진기의 양이었다.
멸절강기는 파천강기 이상으로 내력 소모가 심한 수법인데, 그것을 충분히 해낼 만큼 자영의 진원지기는 내공으로 가득 차 있었다.
기수는 그 안에 다양한 종류의 영약 기운들이 있음을 감지해냈다.
오행류를 배운 이후로 그런 쪽으로 훨씬 예민해진 것 같았다.
‘거의 팔보채 수준으로 다양한 약기운들이 짬뽕되어 있구나. 역류가 치명적인 멸절강기 운용법에다 이런 식의 잡탕 내공이라면 더 더욱 안 좋은 조합이지.’
기수는 그녀에게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현재 상태라면 내공의 5성 이상을 끌어 올리면 그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컸다. 어마어마한 능력을 발휘하겠지만 1회용인 것이다.
기수는 일단 자신의 단전이 꽉 차자 그녀에게 말했다.
“이제 대법 없이 즐기는 거야. 순환시키지 마.”
“아, 알았어!”
기수가 스피드를 올리자 자영은 괴성을 질러댔다.
결합 상태로 대법을 운용하면서 절정의 80% 정도에 계속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마지막 스퍼트가 시작되자 이제까지 한 번도 경험해본 적 없는 상승각도로 절정을 향해 치달렸기 때문이다.
“꺄아악!…. 꺄악~ 아아악…. 악! 악! 악!”
기수는 그녀의 절정 순간에 존슨에 가해지는 압력에 살짝 놀랐다.
꽈악! 바르르~ 옴찔옴찔… 꽈악! 바르르~ 라는 이제까지의 패턴에 한 가지 움직임이 추가된 것이다.
그것은 존슨의 중간 지점을 엄지로 꾹 눌러 구부리는 듯한 압력이었다.
‘오우!… 새로운 근육이 개발된 건가? 좋은데?’
파워만 놓고 보자면 광혼랑이 생각나는 순간이었다.
기수는 그녀의 개안을 축하해주는 의미로 뜨거운 분출을 잔뜩 해주었다.
옴몸을 경직시키며 괴성을 지르던 자영은 한 순간 축 늘어졌다.
기수는 결합을 풀지 않고 몸을 회전시켜 그녀가 자신의 위에 엎드려 편히 쉬면서 여운을 즐기도록 배려해주었다.
그녀의 거칠었던 호흡이 완전히 가라앉자 기수가 말했다.
“이제 운기를 한 번 해 봐.”
그가 시키는 대로 한 자영은 깜짝 놀라 상체를 일으켰다.
“어, 어떻게 된 거지? 내공이 증진됐어!”
“하핫! 어때? 대법이 진짜로 효과 있지?”
자영의 목소리가 커졌다.
“증진된 것만이 아냐! 뭔가 정순해진 느낌이야. 어떻게 된 거지?”
기수는 거기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어깨를 한 번 으쓱해 보였다.
그러나 그녀의 내공 품질이 올라간 것은 순환과정에서 기수가 필터링을 해주었기 때문이다.
기수는 3개 단전을 각각 혹은 한꺼번에 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성질이 다른 진기를 완전 해체 후 재결합 하여 자신의 고유의 것으로 만들어내는 능력도 지니고 있었다. 그렇게 하여 태무신궁의 내공과 혈천제의 마공, 거기다 유소진이 가지고 있던 온갖 내공들까지 모두 자신만의 것으로 재탄생시켰던 것이다.
자영의 잡탕 내공을 자신의 내공과 섞은 뒤 정순하게 만들어서 돌려보내는 것이 물론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해줄 가치가 충분했다.
자영은 자기 내공이 증진되었다고 좋아하고 있지만, 기수의 내공 증진량은 그것보다 컸다. 하단전에 내공을 조금만 배치했기 때문에 효율을 높일 수 있었던 것이다.
자영이 제대로 된 음양대법을 통해 3% 정도의 내공 증진 효과를 본다면, 자신은 총량 대비 적어도 4%에서 많으면 5%까지 증진이 가능하니까 보약도 이런 보약이 없는 것이다. 게다가 예쁘기까지 하니…
자영이 기대감 가득한 표정으로 물었다.
“이거 매일 해도 되는 거야?”
“하루 온종일 해도 되지.”
“정말? 그럼 우리 또 하자! 지금 당장!”
“하핫! 서두르지 마. 일단 좀 씻자.”
기수는 그녀를 번쩍 안아서 목욕통이 있는 천막으로 데려갔다.
대낮이라 목욕을 할 거라 생각하지 못해서 온수가 준비되지 않았지만 두 사람이 몸을 씻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깨끗이 닦은 후 기수가 자영에게 말했다.
“너. 아까 나를 기분 좋게 해주고 싶다고 했지?”
“응. 너도 나만큼 짜릿했으면 좋겠어.”
“이제부터 그 방법을 가르쳐줄 테니까 잘 배워.”
“알았어! 일단 내가 생각했던 식으로 해볼게.”
그러더니 그녀는 기수의 가슴에 입을 댔다.
기수는 그녀의 노력에 가벼운 칭찬을 해주었지만 원하는 건 그게 아니었다.
“방금 것 아주 좋았어. 네가 스스로 연구하고 생각한다는 건 아주 좋은 자세야. 그런데 오늘 배울 건 이쪽이 아니고 이쪽이야.”
자영은 기수가 내미는 것을 보고 볼을 붉혔다.
“어, 어떻게 하면 되는 건데?”
“자. 일단 앉아.”
기수는 담요를 돌돌 말아서 그녀 아래 받쳐주었다.
“이 위에 무릎을 올리고 꿇어 앉아.”
“담요까지 받칠 필요가 있나?”
“교육시간이 아주 길어질지도 모르거든.”
“알았어. 일단 편하네.”
생글생글 웃던 자영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기수가 그녀 앞에 바짝 다가섰기 때문이다.
바로 자기 코앞에서 흔들흔들 거리는 기수의 장대한 살덩이가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자영이 살짝 고개를 옆으로 돌리며 말했다.
“너무 가까워. 닿겠다.”
“그게 오늘 교육의 핵심이야. 닿아야 돼. 그리고 더 나아가 결합까지…”
자영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결합이라고? 어, 어떻게?…. 어디에?…”
“아~ 해봐.”
“꺄악!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런 이상한 짓을 나더러 하라고?”
기수는 살짝 당황했다. 자영이 이렇게까지 거부반응을 보일 줄은 몰랐던 것이다.
“너, 방금 전까지 나를 즐겁게 해주겠다고 했잖아?”
“하지만 이건 아니지!”
기수는 강경한 그녀를 부드러운 어조로 달랬다.
“남녀가 사귐에 있어 해선 안 될 일이라는 건 없어. 생각해 봐. 넌 씻는 걸 보이기 싫어했지만 나중에 함께 목욕통에 들어갔잖아? 그리고 그게 즐겁다는 걸 이젠 알잖아?”
“하지만 이건 아냐. 너무 이상해.”
자영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