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hwa Manri RAW novel - Chapter 336
기수는 입맛을 다신 후 다시 멸절강기 연구에 몰두했다.
한백랑에게 사과하는 건 날 밝은 후 천천히 생각해도 될 일이었다.
멸절강기를 운기해서 역류하는 진기를 찾아내는 것은 어렵지 않은데, 그걸 붙잡아 놓고 연구하는 데는 문제가 좀 있었다. 역행하는 흐름이다 보니 마치 뜨거운 물에 넣은 얼음처럼 오래 버티지 못하고 사라져버렸다.
그렇다고 역행 진기를 강하게 일으킬 수는 없었다.
얼음이 커지면 물도 많이 식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진원지기가 망가져 버리거나, 주화입마, 가볍더라도 내상을 입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자영이 두려워하는 게 바로 그것이었다.
기수는 한두 번 시험해 보다가 자신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을 쓰기로 했다.
그는 북궁심법으로 3개의 단전을 각각 따로 운용할 수 있었다.
즉, 진원지기는 대부분 안전한 하단전에 놓고, 중단전에 약간의 진기만 보내서 멸절강기를 운기하는 것이었다.
중단전만 놓고 보면 얼음이 온수를 다 식힐 만큼 위험하지만, 몸 전체로 보자면 큰 문제가 안 되도록 조절이 가능한 것이다.
‘후훗!…. 이건 천마교 교주라고 해도 흉내조차 못 낼 거야.’
기수도 내공을 바닥까지 쪽 쪽 다 빨린 상태였기 때문에 배울 수 있었던 심법이었다. 천마교 교주가 그런 위기에 처해봤을 리가 없었다.
천마교 교주뿐만 아니라, 한 때 고수였다가 내공을 다 잃고, 새로운 심법을 배운 후 다시 고수로 복귀하는 기연을 만난 사람은 아마 자기가 유일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공을 분리하여 멸절강기를 움직이자 역류를 좀 더 오래 관찰할 수 있었다.
그리고 흐름의 문제점이 조금씩 파악되었다.
사실, 멸절강기 같은 이질적은 심법을 분석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기수는 파천강기를 익혔고, 오행류를 배웠기 때문에 거기서부터 유추해낼 수 있는 것들이 굉장히 많았다.
‘햐! 요거 봐라…. 멸절강기의 문제점에 대해 연구하는 게 오히려 오행류를 공부하는 효과가 있네?’
주객이 전도된 것 같았지만 어쨌거나 반가운 일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집중하자 중단전에 한기가 느껴졌다.
기수는 진기 운용을 중단했다.
‘좀 쉬었다가 이번엔 상단전으로 해야할 것 같군.’
연구도 좋지만 내상을 입는다면 바보짓 아니겠는가.
호흡을 정리하고 몸을 일으킨 기수는 가볍게 분광권을 펼쳐 몸을 풀었다.
아직도 해가 뜨려면 한참이나 남은 시간이라 몸 좀 더 풀어준 후에 다시 운기조식을 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또 다시 한백랑의 한숨소리가 들려왔다.
‘뭐야? 아직도 안 자고 있었어? 날밤 새는 거야?’
아무래도 그녀에게 너무 과한 라이브 쇼를 보여줬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수는 슬그머니 일어나 주변 정황을 살폈다.
자영의 천막 쪽에선 고른 숨소리가 들려왔다.
‘꽤 피곤했나보군.’
기수는 한백랑의 천막으로 갔다.
그리고 휘장에 손을 대는 순간 스스로 깜짝 놀랐다.
‘어라! 양기수. 너 지금 뭐 하는 거냐? 여길 왜 들어가려고?’
기수는 얼른 손을 뗐다.
자영이라면 몰라도 한백랑의 천막에 들어가려고 하다니. 죽으려고 환장을 했나.
기수는 급히 돌아섰다.
그러나 왠지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작은 목소리로 나지막이 불러보았다.
“한백랑. 주무십니까?”
갑자기 그녀의 천막이 조용해졌다.
한숨은커녕 숨소리조차 들려오지 않았다.
“주무시지 않는다면 제가 들어가서 뭣 좀 의논해도 될까요?”
기수는 말을 하면서도 이따위 수작이 통할 리 없다고 생각했다.
이런 야심한 시각에 의논할 게 뭐가 있단 말인가?
주먹으로 자기 머리를 쥐어박으면서 후회를 했는데, 한백랑의 천막은 여전히 조용하기만 할 뿐 아무런 대꾸가 없었다.
‘이상하네? 분명 깨어있었는데…. 왜 자는 척 하지?’
기수는 순간 장난기가 발동했다.
‘그래. 네가 언제까지 자는 척 하는지 한 번 볼까?’
기수는 그녀의 천막으로 슬그머니 들어갔다.
꿀꺽! 하고 침 삼키는 소리가 들렸는데, 자기한테서 난 소리는 아니었다.
기수는 속으로 웃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의 검이 탁자에 기대에 세워진 것을 보고 조금 더 다가간 기수는 그녀의 얼굴을 향해 입김을 훅 불었다.
머리카락이 흔들렸음에도 불구하고 한백랑은 눈을 뜨지 않았다.
‘그만 포기하시지. 그렇게 잔뜩 굳은 얼굴로 자는 사람이 어디 있냐?’
기다려도 그녀가 움직이지 않자 기수는 검지로 슬쩍 팔을 찔러보았다.
‘이봐. 숨이라도 좀 쉬라고. 설마 죽은 건 아니지?’
이번엔 틀림없이 고함을 지르거나 주먹을 날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한백랑은 놀랍게도 그 상황에 이르렀음에도 계속 자는 척 했다.
기수는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외간 남자가 침상 가까이 와도 계속 자는 척 하는 건 그럴 수 있다고 쳐도, 손가락으로 건드리는데도 무반응인 건 이해가 되지 않았다.
‘혹시 자는 척이 아닌 운기조식을 하는데 내가 건드려서 기혈 흐름이 막힌 건가?’
그렇다면 큰일이었다.
기수는 그녀의 손목 맥을 짚으려고 손을 뻗었다.
양손이 가슴 앞에 모여 있어서 맥을 짚으려다 보니까 손등이 그녀 가슴으로 파고드는 자세가 되었는데, 갑자기 그녀의 손이 역으로 기수의 완맥을 움켜잡았다.
“으윽! 깜짝이야!”
“쉿! 조용해!”
그녀의 낮고 위협적인 어조에 기수도 덩달아 목소리 볼륨을 줄였다.
“죽은 줄 알았잖아! 왜 자는 척 했어?”
“너 갑자기 말이 짧아졌다?”
“이 상황에 그런 걸 꼭 따져야겠냐?”
자영과도 말을 텄는데 한백랑을 계속 윗사람으로 대하고 싶지는 않았다.
다행히 한백랑도 거기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너. 왜 내 가슴 만져?”
“가슴을 만지다니! 난 네가 대답도 없고, 숨도 안 쉬기에 완맥을 잡아서 맥을 확인하려고 했을 뿐이야.”
“흥! 졸렬한 핑계군.”
“핑계가 아니라, 진짜로….으윽!”
한백랑이 믿기 힘든 완력으로 기수의 멱살을 잡아당겨 체중을 실으며 매달렸다.
기수는 본의 아니게 그녀 위로 엎어질 수밖에 없었다.
한백랑이 기수를 바짝 끌어당기며 말했다.
“아가씨한테 얘기하면 죽을 줄 알아.”
“뭘 얘기해? 난 숨길 일이 아무 것도 없는데.”
그때 아래쪽에 한백랑의 손이 느껴졌다.
기수는 자신의 존슨을 더듬는 그녀의 손길을 통해 그녀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확실히 알게 되었다.
“이봐! 냉정을 찾으라고… 이러면 곤란해.”
기수는 한백랑의 한숨 소리를 듣고 약간의 가책을 느끼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고 그녀와 잠자리를 가질 생각은 없었다.
아직 자영을 탐험할 부분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다른 데로 눈이 돌아가지 않았다.
이 천막으로 들어온 건 자는 척 하는 그녀를 놀려주기 위해서였을 뿐이고, 가슴에 손이 닿은 건 맥을 잡으려다 손등이 약간 스친 것뿐이었다.
그런데 이 여자는 대담하게도 곧바로 남자의 상징을 만지는 것이다.
“빨리 해! 시간 없어.”
“이, 이봐. 시간은 많아. 그러니까 일단 멱살부터 좀 놓고…”
“왜? 아가씨하고 너무 많이 해서 힘이 안 남았어?”
“야! 너 내 말 안 듣는구나?”
한백랑은 상체를 일으키더니 서둘러서 자기 치마와 속바지, 속옷을 벗어던졌다.
순식간에 허리 아래가 알몸이 된 것이다.
그러더니 다리를 활짝 열었다.
“어서!”
기수는 침을 꿀꺽 삼켰다.
사방이 어둡지만 그의 안력으로는 한백랑의 날씬한 각선미와 그 한가운데 검은 숲이 제대로 윤곽을 드러내고 있었다.
‘평소 그렇게 쎈 척 하더니 이렇게 쉽게 열어주나?’
기수는 지금 상황이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게 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
여자가 이렇게까지 나오는데 그냥 나간다면 그건 엄청난 실례인 것이다.
밖으로 나가기도 전에 등에 칼 맞을 행동이었다.
‘아! 놔…. 신조를 지킬 수밖에 없는 건가.’
오는 여자 막지 말자! 하물며 벌리는 여자를 어떻게 거부한단 말인가.
널리 미녀들을 이롭게 한다는 사명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수가 멍하니 서있자 한백랑은 조급해졌다.
솔직히 자기가 이렇게까지 할 거라고는 스스로도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
그러나 천막 틈새로 보았던 정사장면, 특히 길고 단단한 사내의 육봉은 아무리 눈을 감아도 기억에서 떨칠 수 없었다.
그 당사자가 자기 천막에 들어와 가슴을 만지는 순간,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하면서 다른 일은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오로지 그의 요구를 들어줘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런데 막상 준비를 다 마쳤는데 남자가 머뭇거리고 있는 것이다.
한백랑은 남자에 대해 알만큼 알았다.
이런 상황에 이성으로 욕정을 자제하는 게 불가능한 동물인 것이다.
그런데 안 덤비는 건 뭔가 이상했다.
그래서 정말로 아가씨한테 힘을 다 써버린 것은 아닌지 확인해보기로 했다.
한백랑은 기수를 잡아당겨 바지를 벗겨 내리고 그의 물건을 꺼냈다.
과연 예상대로 힘이 하나도 없었다.
“아! 이럴 수가…”
한백랑의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다리를 활짝 연 여자 앞에서도 이런 상태라면 그야말로 탈진 상태라고 보는 게 맞을 것이었다. 자영이 원망스러웠다.
‘내 것도 좀 남겨주지….’
한백랑은 모종의 결단을 내렸다.
아무리 다 짜냈다고 해도 바닥에 약간은 남은 게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그 희망을 확인하기 위해 그녀는 입을 사용했다.
“으으!…..”
기수는 신음을 토했다.
그냥 나가면 안 된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자영에 대한 의리 같은 것 때문에 어떻게 할지 결정을 못 내리고 있었는데, 한백랑이 그 결정을 도와줬다.
자영과는 손도 잡고, 입맞춤도 하고, 가슴도 애무하는 식으로 풀코스 정찬을 즐겼다면, 한백랑은 점심시간이 5분밖에 안 남아서 편의점에 들러 삼각 김밥을 사먹는 느낌이었다. 서둘러 포장을 벗기고 입에 쑥!
그런데 한백랑의 그 서비스가 기수 입장에선 정말로 원하던 바로 그 자극이었다.
자영에게 원했지만 아직까지 시도해보지 못한, 그래서 못내 아쉬웠던 바로 그 2%를 한백랑이 채워준 것이다.
“우움…. 우움…..”
한백랑은 환희에 찬 신음을 토했다. 자신의 입 안에서 뜨거워지며 점점 커지는 덩어리의 느낌이 압도적이었기 때문이다.
“아! 이빨…”
기수가 신음을 토하자 한백랑은 입을 떼고 그를 올려다보며 생긋 웃었다.
“너무 굵어서 턱이 아파. 이만큼 단단해졌으니까 해도 되겠지?”
기수는 그녀의 머리에 손을 얹고 잡아당겼다.
“조금만 더 해줘.”
“알았어. 호호…”
한백랑은 거절하지 않고 본격적으로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저 어떻게든 세워보자는 절박한 심정뿐이었다.
그러나 막상 위용을 드러낸 남성은 천막 틈새로 구경하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존재감을 자랑했다.
그래서 평생 처음 만나보는 굵기와 길이에 도전하는 마음이 생겼다.
한백랑이 손까지 동원해서 열심히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자 기수는 행복에 취했다.
그녀의 테크닉은 약간 게걸스러운 타입이었다.
특히 머리를 전후진만 하는 게 아니라 풍물놀이에서 상모 돌리듯이 회전시키면서 자극을 가해주는 게 아주 좋았다.
동작이 커서 이빨이 닿았을 때 아프기도 했지만 그 문제는 점점 나아졌다.
기수는 그 상태로 오래도록 즐기고 싶었지만, 한백랑은 달랐다.
“자! 이제 어서….”
기수는 서두르는 그녀의 심정을 이해했다.
그래서 그녀의 활짝 연 다리 사이로 진입했다.
“아! 우웁….”
한백랑은 담요를 끌어당겨 입을 틀어막았다.
기수는 대자마자 쑤욱~! 삼키는 그녀의 속살 감촉에 미소 지었다.
‘엄청나게 달아올라 있네. 밤새 이랬던 거야? 가엾기도 하지…’
힘주어 끝까지 꾸욱~ 누르자 한백랑의 전신이 파닥파닥거렸다.
‘뭐야? 시작도 하기 전에 벌써 간 거야?’
계속 애태우고 있다가 감동적인 풀 사이즈 진입이 이루어지자 첫 번째 푸시에 그냥 절정에 도달해버린 것이다.
기수는 그녀가 충분 느끼도록 꾸욱 꾸욱 눌러주었다.
그리고 경직이 풀리자 본격적으로 전후진을 시작했다.
한백랑은 물고 있는 담요에 대고 괴성을 질러댔다.
기수 입장에선 그녀와의 섹스가 자연스럽게 자영과 비교되었다.
자영은 힙과 허벅지가 모두 탱탱해서 전후진 도중에 고무공처럼 튕기는 맛이 있는 반면, 한백랑은 마른 편이라 약간은 딱딱하다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속살은 꽈악 끼는 자영에 비해 한백랑은 부드럽고 뜨거웠다.
그렇게 확연히 다른 느낌이 기수를 행복하게 해주었다.
‘다양성이란 게 역시 좋은 거야.’
기수는 그녀 가슴도 만져보았다. 아까 오해 받았기 때문에 안 만지면 손해라는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볼륨감에서 약간 실망스러웠다. 자영의 3분의 1도 안 됐다.
그래도 다른 곳이 만족스러우니까 상관없었다.
섹스가 이어지는 사이 동이 트느라 주변이 약간 밝아져서 한백랑의 얼굴이 훨씬 뚜렷하게 내려다 보였다.
‘꽤 예쁜 얼굴이잖아?’
평상시 냉막한 표정일 때와 어쩌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는지 신기했다.
그녀가 연달아 세 번의 절정을 만끽한 후 담요에서 입을 떼고 기수에게 말했다.
“헉헉… 넌 안 해? 헉헉…..”
날이 밝아져 오니까 자영이 깰까봐 신경이 쓰이는 모양이었다.
기수는 얼마든지 더 할 수 있었지만 그녀의 불안감을 해소시켜 주기로 했다.
그는 몸을 일으킨 후 존슨을 그녀의 얼굴로 가져갔다.
한백랑은 처음엔 피했지만 결국 이마와 눈과 뺨에 가득 쏟아지도록 내버려두었다.
그리고 나중엔 느리게 흘러내리는 동안 미소까지 지어 보였다.
기수 입장에선 시각적 만족감이 최고였다.
‘역시, 여자도 경험이 좀 있어야 한다니까.’
자영에게 투자한 시간과 비교하면 효율 면에서 짱이었다.
기수는 마무리 클리닝까지 부탁하고 싶었다.
그러나 냄새가 좀 강렬해서 그건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하고 끝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