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uid RAW novel - Chapter 35
0034 사실대로 말해요, 떠넘기는 거죠?
카페 영업은 정말, 말 그대로 아무런 문제 없이 잘 흘러갔다.
카페의 문을 닫고 동물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온 이후, 동물들이 다시금 카페에 가고 싶어할 정도로 문제가 없었다.
대부분 구독자로서, 내 뮤튜브 계정의 커뮤니티 홍보를 보고서 찾아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그 말은 곧, 동물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찾아온 것이라 동물들에게 해가 될만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전혀 없었다는 이야기다.
그렇지만, 문제는 없더라도 약간의 불만은 있는 상황이었다.
“동물들이 너무 적어요. 남캣 만지려고 삼십 분 기다렸어요. 유부 주변에 미친 인간들이 있어요.”
나는 포털 사이트에 등록 된 내 카페에 대한 리뷰를 읽었다.
카페에 대한 불만이 조금이지만, 확실히 있었다. 실제로 평점을 보면 4.8 정도로, 높긴 하지만 불만족 하는 사람들이 없잖아 있는 것이 확인 되었다.
“어떡하면 좋을까?”
누나도 그 리뷰들을 보았기에, 조금 걱정스레 바라보았다.
내 이름……. 아니, 이름이라기 보다는 [신수의 둥지]라는 뮤튜브 채널 명과 연관 된 이름을 걸고 있는 카페였기 때문이다.
리뷰 하나하나가 카페는 물론, 내 뮤튜브 채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거겠지.
하지만 지금 당장, 그 불만들을 잠재울만한 방법은 없었다.
대부분의 불평이 동물들이 사람 수에 비해 부족하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먹을 것들이 맛이 없다거나, 의자같은 것들이 불편하다는 불만이라면 금방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불만은 어떻게 할 수가 없는 불만이었다.
당장 어디서 동물들을 구해 온다는 말인가. 게다가 우리 카페는 아무런 동물이나 막 데려다 놓는 그저 그런 동물 카페가 아니었다. 데려온다 하더라도 문제가 있을 확률이 높았다.
“일단, 동물들을 어떻게 데려오긴 해야 할 것 같은데.”
“아무 동물이나 막 데려올 수는 없잖아. 어떻게 할 거야?”
“그게 문제지…….”
누나의 말에 나는 고개를 내저으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누나 말대로 아무 동물이나 막 데려올 수는 없었다.
내 초능력 덕분에 훈련이나 교육이 무척 쉽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막 데려오는 것은 내키지 않았다.
전화받어어어어- 전화아아아- 받어어어어어-
그런데, 그 때 휴대폰이 울렸다.
“너 진짜 벨소리 바꾸면 안 돼?”
“왜? 전화 온 거 딱 알기 좋잖아.”
“그게 좋니……?”
누나는 나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아니, 왜? 전화인 거 딱 알기 좋은데.
나는 오히려 누나를 이해할 수 없는 표정으로 잠시 바라보다가, 휴대폰을 바라보았다.
“엥? 코끼리 아재네?”
휴대폰에는 코끼리, 아니 고길휘 아저씨의 이름이 떠 있었다.
“아저씨.”
“오, 동생! 오늘부터 카페 개업했다며?”
“어떻게 알았어요?”
“어떻게 알긴, 짜샤! 나도 네 구독자라고!”
코끼리 아저씨는 내 구독자임을 강조하며 소리쳤다.
“아, 예……. 그거 때문에 전화한 거예요?”
“그래! 축하 해주려고 전화했지! 일 한다고 찾아가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축하는 해야 할 거 아냐?”
“고마워요.”
아저씨는 내 말에 호탕하게 웃음을 터트리며 조만간 찾아 오겠다며 외쳤다.
“언제든지 와요.”
“아, 맞다. 따로 할 말이 있었는데, 까먹을 뻔 했네. 너, 혹시 동물들 좀 받아갈 생각 없냐?”
“예? 동물이요?”
“너도 알지? 우리 동물원이 기업 소유인 거.”
“알죠.”
그런데, 뜬근 없이 그런 이야기는 왜 하는 거지?
“우리 사장님이 동물원 유지가 너~무 어려우시단다. 동물 좀 다른 곳에 보내고 싶다고, 어떻게든 받을 곳 좀 찾아보랜다.”
“걔들을 다른 곳에 보낸다고요?”
“엉. 유지비가 장난 아니니까. 우리가 정상 영업을 하는 것도 아니고, 돈만 까먹고 있으니 기업 입장에서는 애물단지잖아.”
“그래서 제 카페에 보내겠다고요?”
아저씨는 허허- 웃으며 어물쩍 넘어가려 했다.
“다른 동물원에 보내지 그래요? 우리 카페가 좀 크긴 해도, 고기뤼 같은 녀석들을 받을 순 없는데요?”
“……너 지금 내 이름 부른 거지?”
“에이, 제가요? 아니에요.”
“맞는 거 같은데…….”
에이씨, 눈치는 빨라가지고.
“아무튼, 왜 우리 카페로 보내려고 하는 건데요? 다른 동물원 같은 곳이 아니라.”
“아, 그거. 인기종이나 대형 동물 같은 경우에는 갈 곳이 좀 있는데, 소동물 같은 경우에는 받으려는 곳이 별로 없어가지고…….”
“아항. 짬처리 하시겠다?”
“짬처리라니! 그런 거 아냐 임마!”
아저씨는 절대 아니라며 극구 부인했다.
“라쿤이나 거위 같은 소동물의 경우에는 없는 동물원을 찾는 게 겁나 힘든 거 알지? 아니면 토끼라거나.”
“어……. 그러고 보니 걔들 없는 동물원은 보질 못했네요. 특히 토끼는요.”
“그치? 토끼는 어디 테마파크만 가도 있을 정도니까. 당근 반 토막 상추에 싸서 천원 씩 팔면 얼마나 버는 줄 아냐? 너네도 얘들 있으면 엄청 좋을 걸?”
아저씨는 내게 도움이 될 거라며 꼭 받아가라며 말을 했다.
그 말을 들으니, 정말 도움이 될 것 같기는 했다.
동물 카페인데 까치와 까마귀를 제외하면 열 마리가 채 되지 않으니, 동물과 놀겠다고 30분씩 기다리는 일을 해결 할 수 있을 게 분명하다고 할 수 있었다.
게다가 동물원에 있던 녀석들이라 인간들에게 친숙할 수도 있었으며, 나름 일반적인 반려동물들과는 거리가 있는 동물들일테니 카페에 도움 될 확률이 무척 높았다.
“왜 말이 없냐? 받을 건지 말지, 좀 알려주라.”
“아, 미안해요. 잠깐 생각 좀 한다고. 혹시, 제가 직접 보고 결정해도 돼요?”
“얼마든지!”
어떻게든 받아가기만 하면 된다는 듯한 아저씨의 말에, 나는 내일 아침에 곧바로 찾아가기로 결정했다.
하루에 불과하지만, 카페가 운영되는 모습을 보아하니 내가 꼭 상주하고 있을 필요는 없어 보였다.
“누나, 내일 나 어린이 대공원에 있는 동물원에 좀 다녀올게.”
“그 사육사 아저씨야?”
“응. 카페 개업 축하하고, 동물 좀 받아갈 생각 없냐는데?”
“……앞 뒤가 어떻게 이어지게 된 거야?”
나는 코끼리 아저씨와의 대화 내용을 간략하게 추려서 알려주었다.
“그거 진짜 떠넘기기 아냐?”
“뭐……. 그런 느낌이 없잖아 있긴 한데, 우리 카페가 지금 동물이 부족한 건 사실이잖아.”
누나는 내 말에 동의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일 바로 갈거지?”
“응. 아침에 일찍 갔다가, 오후 되기 전에는 다녀올게.”
“그래. 알았어. 조심히 다녀와. 데려올 때는 미리 말 해주고.”
“내일 갈 거야. 뭘 벌써 가는 것처럼 말해? 지금은 누나랑 같이 잘 건데?”
“야아!”
나는 누나를 안아들고, 냅다 침대로 다이빙했다.
누나가 조금 놀란 모습을 보였지만, 나는 이내 누나와 즐거운 한 때를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아침이 되었을 때 나는 카페 영업을 준비하는 누나를 뒤로하고 초량으로 향했다. 어린이 대공원에 있는 동물원이 목적지였다.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서 찾아왔을 때와 별반 달라진 것 하나 없는 입구였다.
여전히 사람이라곤 하나 없었고, 입구는 여전히 출입금지 팻말이 붙어 있었다.
“하지만 날 막을 순 없으셈.”
나는 출입금지 팻말을 가볍게 무시하고 내부로 진입했다.
어차피 사육사 가운데 왕고와 친한 상태니, 들어갈 수 있었다. 덧붙이자면, 일종의 거래처라고도 할 수 있었으니 들어가지 못할 이유도 없었다.
“어! 동생, 벌써 왔네? 전화라도 하지 그랬어!”
입구를 지나, 오르막을 잠깐 올라가고 있으니 고길휘 아저씨가 천천히 내려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자자, 들어가자. 일단 차부터 마실래?”
“아, 괜찮아요. 저희 카페 커피 아니면 잘 안 마시는 편이라……. 그리고 좀 있다가 카페도 가야 하니까.”
“그르냐? 그럼 일단 애들부터 보러 가자.”
아저씨는 곧바로 나를 이끌고 동물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네가 좀 데려갔으면 하는 애들은 이쪽에 있어. 몇몇 녀석들은 너도 검증하면서 봤을 걸?”
“대형 동물을 데려가라고 하진 않겠죠?”
“에이, 얌마. 나도 생각이라는 게 있어. 너네 카페에 대형 동물이 들어갈 수나 있겠냐.”
아저씨가 그래도 생각이 없지는 않나보다.
나는 그렇게 아저씨를 따라 내부로 들어간 나는 익숙해진 동물들을 볼 수 있었다.
다만, 약간 달라진 풍경이 보였다. 입구 바로 앞에서 반겨주던 커다란 기린이 사라진 것이었다.
“기린은 어디 갔어요?”
“걔? 저기, 서울 쪽으로 옮겨졌어. 녀석은 거기로 갔거든.”
“아쉽네요.”
“어쩔 수 없지. 돈 없는 동물원의 말로니까.”
아저씨는 아쉽다는 듯이 한숨을 쉬며 고개를 내저었다.
하지만 이내 아쉬움을 털어내고서는 활기차게 내가 데려갔으면 한다는 동물들에게로 안내했다.
“어……. 너, 저번에 그 인간 아냐?”
가장 먼저는, 내가 정밀 검증을 할 때 만났던 라쿤이었다.
“얘, 데려가라는 거예요?”
“그렇지. 요즘 라쿤을 받아가려는 동물원이 없거든. 안 그래도 동물원 관리 종합계획인가 뭔가 하는 거 때문에, 라쿤 카페들이 사라지니까 그 녀석들 받으려는 동물원도 없을 지경이야.”
“아……. 들었어요. 그거 때문에 제 초능력 아니었으면 시작도 못 했을 걸요?”
“아무튼, 그거 때문에 요즘 라쿤을 받아 주는 동물원이 전국에 하나도 없을 정도야. 그러니까 네가 좀 데려가라.”
아저씨는 어떻게든 내가 라쿤 녀석을 데려갔으면 하는 눈치였다. 아니, 라쿤 녀석’들’을 말이다. 현재는 두 마리의 라쿤이 있었으니 그녀석들을 모두 데려갔으면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이후로도 아저씨는 내가 동물을 데려갔으면 한다며 여러 동물들을 소개시켜주었다.
라쿤을 시작으로 토끼, 거위, 거북이를 소개시켜준 것이었다. 너무 많으면 또 내가 거부할 것이 뻔하니, 적당히 거부감이 없는 동물들로 소개시켜준 것이었다.
“아저씨. 진짜 떠넘기는 거 아니죠?”
“에이, 동생. 나 못 믿어? 아니라니까?”
아무리 봐도 떠넘기는 거 같은데.
그래도 나 역시 급한 상황이었으니 아저씨로부터 동물들을 받기로 결정했다.
우리 카페도 동물원으로 일단은 등록된 상태였기에, 동물원간의 동물 교류 형식으로 진행 되었다.
“올 때 택시 타고 왔지?”
“그렇죠. 차를 사긴 하려고는 하는데, 뭘 살지 고민중이라서요.”
“그럼 내가 데려다 줄게. 얘들도 데리고 가야 할 거 아냐.”
아저씨는 선심 쓴다는 듯이 내가 데려갈 아이들을 챙겨, 나와 함께 차를 탔다.
트렁크에는 토끼들과 거위, 거북이들이 가득 자리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너무 많이 데려가나- 싶을 정도였다.
심지어 라쿤 중 한 마리는 비좁은 자리를 버티지 못하고 앞자리에 있는 내 품에 안기려고 발버둥치고 있었다.
“뭐하노! 안아라 빨리!”
발을 허우적거리던 라쿤 녀석은 자기를 안으라며 나를 윽박질렀다. 아니, 이게 부탁하는 놈 태도야?
하지만 이대로 출발하면 위험할 뿐이었기에, 나는 녀석을 가볍게 안아들었다. 나름 좀 묵직한 느낌이었으나, 마루 덕분에 단련 된 체력 앞에선 문제 없었다.
“그럼 출발한다.”
아저씨는 내가 라쿤 한 마리를 안아드는 것을 확인하더니, 부드럽게 차를 움직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