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tainment Bureau Crazy PD is back RAW novel - Chapter 125
125화 – 미친개, 또 너냐!?
저녁이 되고, 동수는 레나 포스터와 만났다.
저번과 같은 자리에 앉은 두 사람.
레나는 웃으며 말했다.
“이번에는 테이블 격파하시면 안 돼요.”
“하하, 알겠습니다.”
소소한 대화를 나누며 코스 요리를 즐기는데, 레나 포스터가 물었다.
“SBC는 언제쯤 그만두실 계획이신가요?”
“일단 사무실 먼저 구하고 생각하려고 합니다.”
“하긴···. 사무실을 구한 뒤에도 준비할 게 많지요. 시설과 장비를 전부 갖추려면 시간이 꽤 걸릴 텐데···.”
그녀는 뒷말을 흐리더니, 동수를 보며 생긋 웃으며,
“원하신다면 시설과 장비가 마련될 때까지 핫플렉스 한국지부에 있는 시설들을 이용하셔도 됩니다.”
-띠링
[100% 진실입니다.]굳이 진실 탐지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그녀의 말이 진심이라는 건 알았다.
드라마 제작사였던 사무실을 구할 수도 있지만···.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하하, 필요하다면 레나씨한테 말씀드리겠습니다.”
“네, 언제든 편하게 말씀해주세요.”
코스 요리가 계속 나오고···. 두 사람의 대화도 계속 이어졌다.
그리고 마침내 본론을 꺼냈다.
“강 PD님, 어제 말씀하셨던···. ‘그 노래? 그 가수!’에 대해서 여쭤볼 게 있는데···.”
“네, 말씀하세요.”
“정말 대한민국 추억의 가수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가수들과도···.”
“네, 전 세계의 추억의 가수들을 주인공으로 삼을 겁니다.”
“기획안에는 대한민국의 추억의 가수만 다루는 걸로 되어 있던데요.”
동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맞습니다. 하지만 핫플렉스 독점으로 방영할 건데···. 대한민국 가수만 해서는 안 될 거 같더라고요.”
“···외국의 가수들을 섭외할 순···.”
“하하, 그건 저희가 알아서 할 겁니다. 핫플렉스에 부탁드릴 건 저희가 원할 때마다 외국에서 촬영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게 도와달라는 겁니다.”
“그건 어렵지 않지만···.”
그녀는 뒷말을 흐리며 잠시 고민하더니,
“···그런데 왜 굳이 외국 가수들까지 섭외해서 프로그램을 제작하려는 건가요? 이번에는 무리하지 않고 대한민국 추억의 가수만 해도···.”
말을 다 하진 않았지만, 이 정도만 해도 핫플렉스는 만족한다는 소리다.
이번 작품은 워밍업으로 하고, 다음 작품을 히트치면 되니까.
그러자 동수는 담담하게 말했다.
“이런 말이 있더라고요. 옳은 일은 대개 힘들고 어려운 거다.”
“······.”
“그래서 외국 가수를 섭외하는 일도 우리 프로그램에 옳은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옳은 일···.”
그러더니 그는 하얀 이를 드러내고 웃으며,
“그리고 민 작가와 약속했거든요. ‘그 노래? 그 가수’로 미친개가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주자고요!”
“···후후, 그렇군요. 알겠어요. 핫플렉스은 강 PD님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겁니다.”
-띠링
[100% 진실입니다.]진실 탐지기 알림창까지 확인한 동수는 밝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감사합니다!”
본론이 끝날 때쯤 디저트가 나왔다.
-뾰로롱!
요정 가온이 나타나더니 말했다.
[송민지 PD에 대해서도 말해.]‘그거? 왜? 이미 해결됐잖아. 녹음 파일까지···.’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는 법이지. 그리고 아이리스 컴퍼니에 누가 있는지 잊은 건가?]‘······윤민철.’
말할 필요가 없다.
어떻게든 동수를 곤경에 빠뜨리기 위해서 수작을 부릴 거다.
가온은 레나 옆으로 날아가더니 그녀의 머리를 톡톡 건드리며,
[레나 포스터에게 도와달라고 해라. 그녀라면 문제가 생기기 전에 막을 수 있을 거다.]‘···알겠어.’
동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레나씨,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네, 말씀하세요.”
“사실, ‘그 노래? 그 가수!’ 기획안을···.”
동수는 송민지 PD가 기획안을 도둑질한 것에 대해 얘기했다.
이어서 윤민철 이사와 그의 관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전부 들은 레나의 표정은 싸늘해졌다.
“강 PD님 말씀은···. 아이리스 컴퍼니에서 훔친 기획안이라는 걸 알고도 프로그램 제작을 강행할 거란 소리죠?”
“네, 맞습니다.”
“몹쓸 회사군요. 요즘 같은 시대에···.”
“아마 윤민철은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먼저 방영하는 게 임자라고 말이죠.”
“······.”
레나는 잠시 고민을 하더니,
“알겠습니다. 이 문제는 제가 조치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녹음 파일···. 저한테 주실 수 있나요?”
“네, 알겠습니다.”
동수는 송민지가 기획안을 훔쳤다는 사실을 밝히는 녹음 파일을 레나에게 전송했다.
파일을 확인한 레나는 빙긋 웃더니,
“이 문제는 이제 신경 쓰지 마세요. 강 PD님은 프로그램에만 집중해주세요.”
“네, 고맙습니다!”
동수는 그녀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궁금했지만,
‘프로그램이나 신경 쓰자.’
[좋은 생각이다.]= = = = = = =
아이리스 컴퍼니, 윤민철 이사의 사무실.
윤 이사는 골드해머 TV 관계자와 미팅 때문에 퇴근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송민지 PD가 독대를 요청했다.
그는 의아한 듯 물었다.
“송 PD가 어쩐 일입니까?”
“저, 그게···.”
송민지는 기획안에 대한 걸 말하려고 온 거다.
만약 강동수가 녹음 파일을 터뜨리기라도 하는 날엔 끝이니까.
‘지금이라도 멈춰야···.’
하지만 입술이 떨어지지 않았다.
이미 골드해머 TV와 편성을 조율 중인데···.
촬영이 코앞인데···.
‘기획안이 내 것이 아니었단 게 알려지면···. 끝이야.’
그녀가 파악한 윤민철 이사는 상과 벌이 확실한 사람이다.
특히, 잘못한 사람한테 주는 벌이 무척···.
‘그렇지만 말하지 않으면···. 더 큰 화를···.’
그때 윤민철이 말했다.
“아, 혹시 메인 작가 때문인가요? 걱정하지 말아요. 괜찮은 작가와 얘기가 오가는 중입니다. 박채연 작가라고 아세요? 전에 SBC 프로그램을 많이 했던데···.”
“알고 있어요. 몇 번 인사도 나눠봤고···.”
그때 송민지는 흠칫했다.
‘메인 작가···.’
그러더니 입꼬리를 올리며,
‘사실을 밝히지 않고도 살아날 방법을 찾았어!’
그녀는 주먹을 꽉 쥐고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
“···박채연 작가도 경력이 좋은데···. 사실 제가 눈여겨본 작가가 있어서요.”
“눈여겨본 작가···?”
윤민철은 본인이 추천한 작가를 마다하는 송민지가 거슬렸다.
하지만 일단 얘기는 들어보기로 했다.
“말해봐요. 그 작가가 누군데요?”
송민지는 밝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민성아 작가요.”
‘강동수한테서 민성아를 뺏어오면 다 해결되는 문제잖아!’
그녀는 눈에 힘을 주며 재차 말했다.
“민 작가가 꼭 필요해요! 반드시!”
윤민철은 팔짱을 끼고 가만히 생각하더니,
“스태프 결정권은 송 PD한테 있으니, 알아서 해요. 그런데 그 얘기를 하려고 온 건가요?”
“네? 아, 그게···. 네! 맞아요.”
“······.”
윤 이사는 차가운 눈빛으로 송민지를 살폈다.
왠지 거슬렸기 때문이다.
‘아까 반응을 봐선 작가 얘기를 꺼내러 온 게 아닌 것 같은데···. 뭘 숨기는 거지?’
송민지는 그의 시선이 너무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황급히 고개를 숙이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바, 바빠서 이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요. 수고해요.”
“네!”
송민지가 나가고 윤민철을 미심쩍은 표정으로 생각했다.
‘뭔가 꺼림칙한데···. 음···.’
하지만 왜 이런 느낌이 드는지 짐작은 안 됐다.
‘요즘 피곤해서 너무 예민해진 건가···.’
그때 노크 소리와 함께 비서가 들어왔다.
“이사님, 출발 준비됐습니다.”
“···그래, 알겠어.”
윤 이사는 미심쩍은 마음을 품은 채 골드해머 TV 관계자와 미팅을 하러 출발했다.
이때 송민지는 비상계단 쪽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계단에 쭈그리고 앉아 생각했다.
‘신진규(‘TV 동물 농원 PD’)한테 연락해서 민 작가 연락처를 알아내서 만나는 거야. 그리고 강동수가 한 제안의 두 배···. 아니, 세 배라도 줘서 나한테 오게 하는 거야.’
물론 그녀랑 계속 같이 갈 생각은 없다.
예전에 ‘멍멍이와 산다!’ 때처럼 적당히 단물을 빼먹으면···.
‘처리하고 내 사람으로 메인을 바꾸는 거야.’
어려운 일은 아니다.
이미 몇 번이나 해봤으니까.
‘민성아가 일단 나한테 오기만 하면···. 다 해결될 거야! 녹음 파일을 터뜨려도···. 잡아떼면 돼!’
그녀는 신진규한테 전화를 걸려다가 흠칫했다.
‘근데 민 작가가 기획안을 훔친 사실을 알면···.’
송민지한테 오려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곧 고개를 저었다.
‘돈을 더 주면 될 거야. 윤 이사가 제작비를 많이 줬으니···. 돈은 충분해. 그러니까 일단 연락처를···!’
그녀는 신진규한테 연락해서 민 작가의 연락처를 알아냈다.
그리고 마침내 민성아한테 연락을···.
“안녕하세요, 민성아 작가님 맞으시죠?”
[···누구세요?]“아이리스 컴퍼니 예능 제작팀 송민지 PD라고 합니다. 이렇게 연락드린 건···.”
[송민지 PD요···?]“네, 저는···.”
“네, 네?”
[이 XXX아! 강 CP님한테 다 들었어! 네가 XX 돌았지? 감히 내 기획안을 훔쳐!? 확! 뚝배기를 XX 확! 너 어디야!? 강냉이 다 털기 전에 당장 어딘지 불어!]송민지는 황급히 통화를 끝냈다.
그때 깜박하고 있던 민성아의 별명이 떠올랐다.
‘이 여자도 미친개였지···.’
동수가 부정부패나 주변 사람들을 곤경에 빠트린 놈들을 물어뜯는 미친개라면···.
민 작가는 본인 것을 건드린 놈들을 용서하지 않는 미친개였다.
-삐리리리···.
전화벨이 울렸다.
번호를 확인하니 민 작가였다.
송민지는 곧바로 통화 거절 버튼을 눌렀다.
그러나···.
-삐리리리···.
민 작가한테 계속 전화가 걸려왔다!
송 PD는 창백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미, 미친···. 왜 연락하는 건데···.”
그렇게 몇 번 통화 거절을 하자···.
메시지가 왔다.
└민성아: I Kill You.
└민성아: (╬⓪ 益 ⓪)
송 PD는 괜히 민 작가한테 연락했다고 생각했다.
‘그냥 윤 이사한테 솔직하게 말할걸···.’
하지만 후회해도 이미 늦었다.
그녀는 윤민철에게 용서받을 기회도 놓쳤기 때문이다.
.
.
.
윤민철은 골드해머 TV 관계자와 미팅할 장소에서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하고 있었다.
‘오늘로 편성 날짜가 확실히 잡히는 거야. 그리고 프로그램에 대한 프로모션이나 홍보도···.’
‘노래 타고~ 가수 찾아!’가 골드해머 TV에 독점 방영 예정이라는 소리를 듣고 광고주들한테서도 연락이 오고 있다.
윤민철은 씨익 웃었다.
‘모든 게 순조롭군. 이제 블랙 캣츠에서 내 사람들을 빼내오면···.’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
-삐리리리···.
오늘 만나기로 한 골드해머 TV의 진세혁 팀장이다.
‘혹시 약속 장소를 헛갈렸나?’
그는 전화를 받고 밝게 인사를 하려고 했다.
그러나···.
[윤 이사님! 장난칩니까!? 이게 대체 뭐 하자는 겁니까!?]갑자기 들려온 험악한 목소리에 당황했다.
“뭐, 뭐···.”
너무 놀라서 말을 잇지 못하는데, 진세혁 팀장이 재차 소리쳤다.
“······!?”
‘도둑질? 이게 무슨···.’
[젠장! 기획안이 좋아서 혹시나 했는데···. 아이리스 컴퍼니 따위에서 이런 기획안이 나올 리 없는데···. XX! 윤 이사님! 어떻게 책임질 겁니까!? 당신 때문에 내가 지금 얼마나···!]윤민철은 화들짝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진 팀장, 일단 진정하고···. 도둑질한 기획안이라니 뭔가 오해가···.”
[오해는 무슨 오해입니까!? 송민지 PD가 본인이 기획안 훔쳤다고 말하는 녹음을 다 들었는데!]“······!”
윤민철은 송민지의 불안해하던 표정이 떠올랐다.
-꾸욱
주먹을 강하게 쥔 그는,
‘송민지···. 이 빌어먹을 X이···.’
그때 진재혁 팀장이 말했다.
“강동수 PD 얘기가 왜 나옵니까?”
[뭘 모른 척하는 겁니까? 댁네 회사가 훔친 기획안 그거 강동수 PD가 핫플렉스랑 진행 중인 거잖아요!]“······!?”
[하여튼! 아이리스 컴퍼니랑 계약은 없습니다! 두 번 다시 연락하지 마쇼!]그렇게 통화는 끝났다.
윤민철은 스마트폰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이를 갈며,
“미친개, 또 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