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treme Concept RAW novel - Chapter 265
117화. 불멸의 칼 >
극한의 컨셉충 117화
“후우······. 많이도 깔렸군.”
성주가 있는 아성으로 도착한 천마.
워낙 경계가 철통 같이 되어 있어 이곳을 뚫는 게 여간 쉽지 않았다. 그래도 다행히 천마는 임기응변을 잘 발휘해 아성까지 다다랐고, 이제 이곳 대장이 있는 곳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상대는 이미 천마가 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는지, 도처에 함정을 깔아 놓고 기다리는 중이었다.
“역시, 최대한 충돌은 피했어야 했는데.”
중간 중간 중국 병력과 마주쳐 싸우는 바람에 동선이 들킨 것 같았다.
“그렇다면 성주는 이미 빠져 나가고 없는 건가.”
그건 또 낭패였다.
이곳에 온 건 성주를 찾아 죽이고 이 전쟁을 마무리 지으려 했던 것이 아니던가. 그런데 성주가 다른 곳으로 피한다면 천마로써는 큰일이 아닐 수 없다.
“방법은 하나겠군.”
함정이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들어가 놈들을 쓰러뜨리고 성주의 위치를 추궁하는 것이다.
리스크가 크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저 멀리서 들리는 아군의 비명 소리에 천마는 움직여야만 했다.
자신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말이다.
“놈이 왔다.”
“쳐라!”
과연 천마가 발을 들이기 무섭게 사방에서 적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마법사들이 준비한 마법진이 발동되면서 그의 몸을 속박하려 들었다.
“최대한 빠르게 뚫어 주마.”
천마는 몰려오는 적들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갔다.
* * *
“크오오오-!!”
쿠콰콰쾅-!!
“막아라!! 물러서면 안 돼!!”
“모두 버텨!!”
하늘에서 떨어지는 폭격.
드레이크 기사단이 보여 주는 위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10만 명의 기사들이 뿜어내는 화력은 한국 플레이어들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
천마의 활약으로 방어막을 없앴다고 해도 저들의 위력이 줄어든 건 아니었다.
슈우우웅-!!
“또 불덩이가 떨어진다!!”
“모두 피해!!”
성벽 위도 그렇고, 성벽 아래에서도 사정 없이 불덩이 폭격이 이어지고 있는 상태.
쿠쿠쿵-!!
“모두 물러서면 안 됩니다!! 끝까지 밀고 갑시다!”
위기의 순간마다 천강이 방패를 들고 나타나 플레이어들을 지켜냈다. 하지만 그 혼자서 이 모두를 지켜낼 순 없었다.
“상황이 어떻습니까?”
“좋지 않습니다. 드레이크 기사단의 공격이 너무 매서워요. 250만 명의 병력 중 벌써 150만 명이 죽었습니다.”
절반 이상이 넘는 병력이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할 순 없지 않은가.
“지금 천마님이 적의 본거지로 들어가 싸우고 있는 중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이곳을 압박해 시간을 끄는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이러고 있다간 전멸입니다.”
“그렇다고 여기서 철수를 할 순 없지 않나요?”
“그건 그렇지만······.”
“천마님을 믿읍시다. 우리.”
천강은 각 플레이어들을 다독이며 최대한 전투에 나서게 만들었다.
여기서 철수하면 그동안 천마가 활약해 주었던 것이 전부 사라지는 게 아니던가
그러나 지금 철수하지 않으면 리스크가 크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모두 저만 따라오세요!”
천강은 천마의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 온몸으로 뛰어 들었다.
* * *
“이제 슬슬 정리가 되는 중인가?”
“그렇습니다, 연합장님. 드레이크 기사단이 제 값을 해 주는 중입니다. 한국군이 정신을 못 차리고 있어요.”
부하의 보고에 연합장이 호탕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으하하-! 당연하지! 돈을 얼마나 쏟아 부었는지 알아? 그런데 천마 그놈은?”
“그렇지 않아도 연합장님 말씀대로 천마가 함정에 걸려 들었다고 합니다.”
“오호. 역시, 단순한 놈들이라니까. 하여튼 이 머리를 굴릴 줄 몰라요. 그러니까 놈들이 소국인 거야. 감히 대국한테 덤비다 그 꼴이 나는 거라고.”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전쟁의 승리를 확신하는 연합장. 거기에 맞춰 아부를 떠는 연합원들.
이들의 완벽한 조합은 영원할 것만 같았다.
콰앙-!
“크헉!”
병사 몸뚱이가 문을 박살내며 날아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뭐, 뭐야?”
“누구냐!!”
연합원들은 각자 무기를 들고 입구 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곳에는 온몸이 성한 데가 없어 보이는 천마가 나타났다.
그의 모습에 연합장은 박수를 쳐댔다.
“대단해. 아주 대단해. 어떻게 저놈이 여기까지 온 거지? 방금 네가 함정에 걸렸다고 하지 않았나?”
“아, 예. 분명히 그랬다고 보고를 받았는데······.”
콰직-!
연합장은 부하의 목을 붙잡고 바닥에 내리꽂았다.
“이런 병신 새끼! 그거 하나 보고 제대로 못 해서 저놈이 여기까지 기어 오게 만들어?!”
“죄, 죄송합니다!”
“입 닥쳐! 넌 이제 여기에 필요 없어!”
연합장은 무기를 꺼내들어 부하의 목을 쳐 버렸다.
그것으로 끝.
연합원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연합장은 길게 심호흡을 한 뒤, 연합원들에게 소리쳤다.
“구경났어? 어서 저 새끼부터 꿇려서 내 앞에 안 데려와?”
“아, 예!”
“잡아!”
주요 간부들은 전투에 참가한 상태고, 현재 이곳 지휘실에 있는 건 간부급 4명뿐이었다. 하지만 연합의 간부인만큼 당연히 실력도 우수했다.
콰콰쾅-!!
간부들이 천마에게 달려들어 치고 받고 싸우는 걸 연합장은 즐겁게 감상했다.
“그렇지! 거기서 찔러! 야 인마, 넌 거기서 왜 빠지고 지랄이야!”
연합장은 간부들을 다그치며 싸움을 관전했지만, 얼마 못 가 천마가 그 네 명을 전부 쓰러뜨리고 말았다.
언뜻 봐도 지금 많이 지쳐 보이는데, 천마의 정신력 하나는 높이 쳐 줄만 했다.
“괜히 우리 애들을 잡아 먹은 게 아니구먼.”
연합장은 자신의 검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앞에 쓰러져 있는 간부들을 발로 툭툭 치며 혀를 찼다.
“쯧쯧. 간부라는 것들이 4명이서 저거 하나 못 잡다니. 쪽팔려 가지고 연합 해 먹겠냐?”
“기회가 있었을 때 너도 함께 본좌와 싸웠어야 했다. 그랬다면 본좌를 쓰러뜨릴 일말의 희망이라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천마의 말에 연합장은 박장대소를 했다.
“뭐라는 거야. 이거 병신 아니야? 너 내가 누군지 몰라? 중국 최대의 길드 연합을 운영하는 사람이야, 내가.”
“그래서?”
“내가 돈이랑 머리만 써서 여기까지 올라온 줄 알아? 물론, 그 둘도 참 잘 쓰긴 했지만 내 실력도 인정했기 때문에 모두 내 말을 따르는 거야. 뭐, 우리 아버지가 중국 공안에서 높은 자리를 하고 계신 것도 한 몫 했지만.”
연합장은 검을 꺼내 보여주며 말을 이었다.
“연합을 하니까 돈이 넘쳐나. 그 돈으로 온갖 아이템이란 아이템은 다 사서 만들어 낸 검이야. 이게 현금으로 얼마인지 알기나 하냐?”
“본좌는 관심 없다. 무기에 의존해 싸우는 것만큼 어리석은 게 없으니까.”
“흐흐. 뭘 모르네. 여긴 게임이야. 게임. 직업이랑 아이템이 최고인 세계지. 그런데 아이템 없이 싸운다? 그건 그냥 안 하겠다는 거지.”
연합장은 칼을 바로 잡으며 천마에게 겨누었다.
“네가 무시하는 그 아이템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어디 한 번 봐.”
쉬아아악-!
그리고는 천마의 눈앞에서 사라졌다.
“음?”
말 그대로 정말 사라져 버렸다.
그 어떤 기도 느낄 수가 없을 정도로.
콰직-! 콰콱-!
“큽-!”
그런데 어느 순간 천마의 몸에 검상이 생기면서 데미지가 들어왔다. 그 외에도 양쪽 벽에 칼자국이 생겨났다.
그리고 연합장은 다시 천마 앞에 나타났다.
“봤지? 이게 내가 끼고 있는 무기의 특수 스킬이야. 순간적으로 사라져서 매우 빠른 속도로 널 베고 주변에 있는 건 그냥 다 베는 거지.”
그래서인가.
천마는 왜 한순간 놈의 모습을 놓쳤는지 알 수 있었다. 놈이 들고 있는 무기의 특성인 것이다.
“이 스킬을 쓰게 되면 넌 날 2초 동안 타겟팅을 할 수 없게 돼. 뭐, 짧은 시간이긴 하지만 그동안 난 널 팰 수가 있고.”
연합장이 떠드는 걸 더는 들을 수가 없었던 천마는 먼저 달려들려 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연합장의 모습이 사라져 버렸다.
콰콰콱-!
그리고 2초 뒤에 천마에게 3번의 공격이 들어왔다.
전혀 보이지도, 느껴지지도 않은 곳에서 들어오는 공격이라 일방적으로 맞아 줄 수밖에 없었다.
“이놈이나 저놈이나 다 귀찮은 잔재주를 가졌군.”
“이게 잔재주라고? 어딜 봐서. 이게 바로 돈의 힘이라는 거야. 이런 무기는 판테온도 못 가져.”
“아까부터 말이 많구나. 어서 덤비거라.”
“아, 미안. 이게 시간을 좀 끌긴 해야 돼. 한번 쓰면 쿨타임이 좀 있거든. 근데 방금 막 다 돌았어.”
콰콰콱-!!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연합장은 다시 스킬을 썼고, 천마는 검의 쿨타임이 끝나기 전에 놈의 숨통을 끊어 놓으려 했다.
카아앙-!!
하지만 연합장은 천마의 검을 가볍게 받아냈다.
“내가 말했잖아. 돈만으로 여기 올라온 거 아니라고. 실력도 꽤 있어요, 내가. 그리고 이 검이 고작 그 스킬 하나만 있는 줄 알아?”
공격력부터 방어력까지 갖추고 있는 무기.
과연 돈의 결정체라고 할 만 했다.
천마는 이대로 가다간 정말 패배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지금 몸상태로는 무리하게 내력을 끌어 쓸 수도 없기 때문이다.
프렐드와의 전투로 인해 혈맥이 뒤틀려 내상을 입지 않았던가. 또한 여기까지 오면서 갖은 함정을 뚫고 여러 병력과 싸우느라 힘을 거의 다 소진한 상태였다.
그런데 연합장이란 놈이 저런 무기를 갖고 있다니.
그야 말로 첩첩산중이었다.
“어서 들어와. 끝을 보게.”
데미지가 극한으로 치달아 있어 움직일 힘이 거의 남지 않은 상태였다.
연합장은 아주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천마에게 다가왔다.
반격을 하려했던 천마는 마음을 접고 검을 내려놓았다.
“뭐야. 포기야? 벌써? 천하의 천마가 이렇게?”
천마는 상대가 뭐라하든 무시하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온 신경을 집중했다.
“그래. 깔끔하게 포기하니까 보기 좋네.”
연합장은 검의 스킬을 쓰며 천마에게 달려들었다. 이번에는 확실히 끝을 내려했다.
쉬이이익-!
바로 그 순간.
푸욱-!
“어?”
천마의 검이 허공을 찌르고 베었다.
그 완벽한 동작에 연합장은 신음을 터트렸다.
“이, 이거 뭐야?”
불멸의 칼이라 불리는 이 무기의 스킬을 쓰게 되면 2초 동안 타겟팅이 되지 않고 상대방을 일방적으로 공격할 수 있게 된다.
워낙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거라 스스로도 제어가 되지 않아 엉뚱한 곳에도 공격을 날리긴 하는데, 상대가 반격을 할 수 없다는 어마어마한 장점이 있었다. 또한 들어가는 데미지도 상당했다.
그런데 반격을 당하지 말아야 하는 스킬이 깨져 버렸다.
연합장은 풀썩 쓰러지며 바닥을 내려쳤다.
“시발. 대체 뭐야? 어떻게 공격한 거야?”
크리티컬이 제대로 터질만큼의 치명상을 입은 연합장은 크게 당황했다.
타겟팅이 되지 않는 공격이 깨지다니. 어떻게 이럴 수가?
천마는 여전히 눈을 감은 채 말했다.
“본좌가 말하지 않았느냐. 무기를 의존하면 싸울 수가 없다고.”
“지랄하네!”
연합장은 믿을 수 없다며 다시 한번 스킬을 써서 천마를 공격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콰직-!
“크헉!”
허공을 꿰뚫는 검이 연합장의 몸을 정확하게 베어냈다.
“말도 안 돼······. 이건 시스템이야. 어떻게 시스템을 벗어나는 행위를······. 버그야. 이건 버그라고!”
“버그이든 뭐든 상관없다. 중요한 건 네놈은 오늘 여기서 본좌의 손에 죽는다.”
“으, 으아아아!”
푸욱-!
천마는 바닥에 쓰러진 연합장의 목을 찔러 확실하게 숨통을 끊어 놓았다. 그리고 천마도 그 옆에 풀썩 쓰러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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