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282)
282화. 내 오른무릎을 허하노라.
282화. 내 오른무릎을 허하노라.
[휴우. 빨리 소화시켜야지.]불꽃이의 감시가 사라진 사이 포도리가 불꽃이의 강압으로 흡수한 영양분을 배출하기 시작했다.
일단 포도를 만드는 데 영양분을 쓰긴 했지만, 그러고도 한참 많이 남았기에 남은 영양분은 전부 주변 땅으로 퍼트렸다.
[휴우. 이제야 좀 살 것 같다.]그렇게 포도리가 과식한 영양분을 배출하고 후련해할 때
[그래? 내가 기껏 챙겨준 걸 다 버리고 살만하다고?] [···?!]불현듯 들려오는 불꽃이의 싸늘한 목소리에 포도리가 화들짝 놀랐다. 어느새 불꽃이의 시선이 돌아와 포도리를 노려보고 있었다. 시선마저 아주 싸늘했다.
화르르륵.
반대로 불꽃이의 뿌리는 불에 휩싸이며 점점 뜨거워졌다.
[저···불꽃이 님···]타죽을 것 같은 뜨거움을 느낀 포도리가 서둘러 불꽃이에게 잘못했다고 빌려고 할 때
[뭐하냐?] [네?] [배출한 영양분 다시 빨아들여! 빨리!] [네!]그렇게 불꽃이에게 타죽지 않기 위해 주변에 뿌린 영양분을 다시 흡수하는 포도리.
그때
[와! 주인님, 저 밖은 처음 나와요!]“그래? 여긴 처음이지? 어디 가보고 싶은 데 있어?”
[아니요. 저는 주인님 옆이면 다 좋아요.]포도리가 세준과 세준의 어깨에서 쫑알쫑알거리는 작은 존재를 발견했다. 5장의 녹색 이파리를 머리와 팔다리처럼 움직이는 불꽃이였다.
[불꽃이 님?]기운이 같았기에 헷갈릴 리는 없었다.
[불꽃이 님, 가식 덩어리. 가증스러워요.]포도리가 자신의 앞에 있는 불꽃이 뿌리를 보며 말하자
[뭐?! 뭐?! 너 주인님한테 말하면 알지?! 너 죽고! 너 죽는 거야!]괜히 민망한 불꽃이가 언성을 높이며 포도리를 협박했다.
***
취사장 앞.
퍽.퍽.퍽.
“냥···심심하다냥···”
세준의 쌀국수 반죽하는 소리를 들으며 테오가 문 앞에 엎드려 세준을 기다렸다. 반죽할 때는 털 때문에 접근 금지이기 때문.
“이럴 수는 없다냥!”
털 때문에 세준의 무릎에서 떨어지는 건 너무 부당했다.
핥.핥.핥.
그래서 테오는 열심히 자신의 털을 핥아 털을 전부 삼켜버렸다.
그리고
“푸후훗. 박 회장, 나 이제 털 안 빠진다냥!”
세준을 부르며 쫄래쫄래 취사장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진짜야?”
“푸후훗. 그렇다냥!”
“어디 보자.”
쓰윽.
세준이 손가락으로 테오의 몸을 쓸자 잡히는 한 움큼의 털. 털 관리가 쉬웠으면 세준이 테오를 접근 금지 시킬 이유가 없었다.
쓰윽.쓰윽.
몇 번 쓸자 털뭉치 한덩이가 금세 완성됐다.
“아니잖아.”
세준이 자신의 손에 잡힌 털뭉치를 테오에게 보여주자
“냥···분명 내가 털을 다 먹었다냥. 이상하다냥···더 먹어야 하냥?”
꼬리와 귀를 축 늘어트리고 밖으로 터덜터덜 나가는 테오.
“야! 털을 왜 먹어?! 이리 와.”
척.
테오의 태도에 마음이 약해진 세준이 오른쪽 다리를 들며 말했다. 테 부회장, 내 오른무릎을 허하노라.
“푸후훗.”
덥썩.
세준의 허락에 테오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세준의 다리에 매달렸다.
“대신 털 안 날리게 가만히 있어야 된다. 알았지?”
“푸후훗. 알겠다냥!”
그렇게 테오가 세준의 무릎을 차지하고 좋아할 때
삐욧!
[테오 님, 정찰 다녀왔습니다!]빠닥.빠닥.
농장을 정찰하고 온 삐욧이가 취사장 창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왔다.
척.
삐욧!
[주변에 이상한 건 없었어요!]자신의 날개로 테오에게 경례를 하며 정찰 내용을 보고하는 삐욧이.
“푸후훗. 수고했다냥!”
‘쁘흐흣. 테오 님의 차기 오른앞발인 저는 이렇게 테오 님의 안전을 위해 항상 주변을 정찰한다고요!’
테오의 칭찬에 혼자 뿌듯함에 취한 삐욧이.
그때
[헤헷. 해가 좋아요.]삐욧?
삐욧이의 눈에 세준의 오른쪽 어깨에 앉아 해를 쬐는 이상한 녀석이 보였다. 감히! 거긴 내 자린데?! 너 잘 걸렸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부하 만들기에 계속 실패하고 있는데 저 정도 녀석이면 자신이 어떻게 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쁘후훗. 테오 님의 차기 오른앞발인 나 삐르르르 요트 님의 첫 번째 부하가 되는 영광을 주마!’
빠닥.빠닥.
곧 부하를 만들 생각에 신나 하며 세준의 어깨 위로 올라간 삐욧이.
툭.툭.
삐욧?삐욧!삐욧?!
[이 자리가 누구 자리인지 알아? 바로 나 테오 님의 차기 오른앞발인 삐르르르 요트 님의 자리야! 빨리 안 비켜?!]삐욧이가 불꽃이의 어깨를 날개로 치며 최대한 무서운 목소리로 말했다. 쁘흐흣. 나 너무 무서운데요. 이러다 저 녀석이 너무 겁을 먹고 기절하며 어떡하죠?
삐욧이가 자신의 무서운 모습에 심취해 있을 때
찰싹.
삐욧이의 얼굴로 나뭇잎 싸대기가 날아왔다.
“흥흥흥.”
퍽.퍽.퍽.
지금은 세준이 반죽 삼매경에 빠져 집중하고 있는 상황. 불꽃이는 세준이 볼 때나 조신하지 세준이 안 볼 때는···아주 무서웠다.
삐욧?
갑자기 싸대기를 맞은 삐욧이. 눈가에 눈물이 삥 돌았다.
삐···
억울한 삐욧이가 왜 때리냐고 따지려 할 때
척.
불꽃이가 이파리를 검지처럼 세워 삐욧이의 입을 막았다.
‘쁘엥! 나 왜 때려요?!’
그래서 불꽃이를 보며 눈빛으로 물었다. 왠지 소리를 내면 더 심하게 맞을 것 같았기 때문.
[테오 오라버니의 부하니까 한 대만 때린 거야. 앞으로 조심해.]조용하고 나긋나긋한 목소리였지만
뿌덜덜.뿌덜덜.
이미 불꽃이에게 완벽하게 기선 제압된 삐욧이의 다리는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싸움은 선빵이었어요!’
오늘도 하나 배우는 삐욧이였다.
***
검은탑 관리자 구역.
“크힝. 힘들다.”
카이-라의 심장 파편에 심혈을 기울여 마법을 각인하다 지친 에일린.
“크히히히. 그래도 거의 다 됐어.”
카이-라의 심장 파편에 촘촘하게 새겨진 마법진들을 보며 에일린이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며칠만 더 작업하면 생각한 날짜에 맞춰 세준에게 선물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냠.냠.
“크히히히. 세준이 토마토 맛있어.”
그렇게 에일린이 마력 회복을 위해 세준이 준 영약 방울토마토를 먹으며 수정구의 알람 등을 확인하고 있을 때
[검은 거탑 성장 조건 중 하나를 초과 달성했습니다.]황금색 메시지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응? 초과 달성?”
에일린이 메시지를 누르자
[검은거탑 성장 조건]-탑농부(A) : 달성
-신품종 10종 이상 탄생시키기 : 초과 달성(15/10)
-경작지 1억 평 이상 경작하기 : 미달성
-세계수 키우기 : ?
-세계의 기운 1만 피스 이상 확보하기: 미달성
-신기 5개 이상 소유하기 : 미달성
-위대한 업적 3개 달성하기 : 미달성
-검은탑의 입구 120개로 늘리기 : 미달성
나타나는 거탑 성장 조건.
“어?! 언제 언제 신품종이 15개가 됐지?”
에일린이 조건을 확인하며 말했다.
“근데 초과 달성이면 좋은 게 있나?”
에일린이 ‘초과 달성’이라고 쓰인 글자에 손을 가져가자
[거탑 성장 조건 중 초과 달성 2개가 있으면 조건 하나를 달성한 것으로 인정합니다.]새로운 메시지가 나타났다.
“크히히히. 세준아 잘했어! 나도 더 열심히 해야지!”
와압.
에일린이 입안 가득 영약 방울토마토를 넣고 다시 카이-라의 심장 파편에 마법을 각인하기 시작했다.
***
탑 44층에서 등 푸른 펭귄족에게 포위돼 감옥에 갇힌 한태준과 김동식.
“오늘이 며칠이지?”
“5월 6일입니다.”
한태준이 김동식에게 날짜를 묻자 헌터폰을 확인한 김동식이 대답했다.
그들은 처음에는 잡히지 않기 위해 펭귄들과 싸웠지만, 펭귄들이 입은 갑옷은 한태준의 매직미사일마져 통하지 않았고
“동식아, 무기 버려라.”
“네.”
펭귄들의 태도에서 그들을 죽이려는 태도는 보이지 않았기에 그들은 순순히 항복했다.
“시간이 얼마 없군.”
“서둘러 나가서 세준 님에게 김치를 전해드려야 하는데···.”
김동식이 안타까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들은 세준의 실종 날짜로부터 1년이 되는 5월 11일에 맞춰 세준에게 김치와 다른 먹거리들을 전달하는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 세준의 어머니 김미란의 감독하에 각성자 협회 직원들이 김치를 담그고 레시피를 기록하기로 돼 있었다.
거기다 김미란이 만든 음식을 탑으로 운반하기 위해 1000명의 지구방위대원들이 한국에 입국해 있는 상황.
원래라면 탑 43층 보스를 잡기 전에 돌아가야 일정에 여유가 있었는데 한태준이 보스만 잡고 가자고 우기는 바람에 이런 꼴이 된 것이다.
어쩌다 보니 김치 운반 작전의 최고 지휘관 둘이 지휘를 할 수 없는 상황.
“김치는 타이밍이 중요한데···.”
이러다 세준에게 전달될 때쯤에는 완전히 쉬어버린 김치가 도착할지도 몰랐다.
“크흠···진짜 보스만 처치하고 가려 했는데 누가 이렇게 될 줄 알았냐? 그래도 애들이 우리 대신 세준 님에게 잘 전달할 거다”
한태준도 미안한지 평소라면 김동식의 말에 고함이나 주먹이 나갈 텐데 조용히 얘기했다.
그때
“너희들 세준 님을 아냐펭?”
감옥을 지키고 있던 펭귄들 중 하나가 그들에게 물었다.
***
“반죽 끝.”
세준이 완성된 반죽 1000kg을 아공간 창고에 넣었다.
아공간 창고에서는 상태가 그대로 유지하니 아무 때나 필요할 때 국수틀로 국수를 뽑아내면 된다.
“푸후훗. 드디어 끝났다냥?! 으냐냐냥!”
세준의 끝났다는 말에 자고 있던 테오가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기지개를 켰다.
삐요옷!
세준의 발등에 앉아 테오의 다리에 머리를 기대고 꾸벅꾸벅 졸고 있던 삐욧이도 테오를 따라 서둘러 날개를 쭉 펴며 기지개를 켰다.
불꽃이에게 세준의 오른쪽 어깨 자리를 뺏긴 삐욧이는 세준의 오른발등에 자리를 잡았다. 덕분에 테오와 더 가깝게 지낼 수 있었다.
“커피 마시면서 쉬어야지.“
잠시 커피타임을 갖기 위해
드르륵.
세준이 맷돌로 원두를 간 후
툭.툭.
커피 가루를 검은색 광택이 나는 드리퍼에 넣고
쪼르륵.
원을 그리며 뜨거운 물을 붓기 시작했다.
드리퍼는 에일린이 용의 비늘로 만들어 준 것으로 보온 마법이 걸려있어 물의 온도를 뜨겁게 유지시켜 준다.
덕분에 커피 추출이 활발해져 진한 커피를 추출할 수 있다.
후루룩.
“크으. 진하다.”
그렇게 직접 내린 커피를 마시며 세준이 테이블에 앉아 커피 타임을 갖자
“푸후훗. 좋다냥!”
테오는 세준의 무릎에서,
[헤헷. 따뜻해요.]불꽃이는 세준의 어깨에서,
삐히히.
[히히.]삐욧이는 세준의 발등에 앉아 세준과 함께 따뜻한 해를 온몸으로 맞으며 일광욕을 즐겼다.
그때
꾸엥!
[아빠 꾸엥이가 약초 캐왔다요!]다다다다.
분홍털을 만나고 약초밭에 다녀온 꾸엥이가 약초를 들고 달려와
폴짝.
세준의 품에 안겼다.
꾸엥!
[여기 약초 있다요!]세준의 품에 안긴 꾸엥이가 간식주머니에서 약초를 꺼내기 시작했다.
단맛이 나는 푸른색 칡뿌리 10개와 쓴맛이 나는 흰색 칡뿌리 하나, 신맛이 나는 연두색 칡뿌리 하나.
[헤헷. 꾸엥이 안녕?]팔랑.팔랑.
그렇게 세준에게 약초를 건넨 꾸엥이에게 불꽃이가 자신의 이파리를 흔들어 인사했다.
꾸엥?
[불꽃이 누나다요?]불꽃이의 몸에서 나는 특유의 기운을 느낀 꾸엥이가 물었다.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잘됐다요!]둘이 얘기를 나누는 사이
“이제 내려가자.”
커피를 다 마신 세준이 동식물들과 탑 79층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어?! 여기도 괜찮은 세계수 후보가 있었네요? 오너라. 내 뿌리.]새를 잉태하는 나무를 본 불꽃이가 자신의 뿌리를 탑 79층으로 유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