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mer King RAW novel - Chapter 107
106 못 먹는 감(2)
당명후는 처음과 마찬가지로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동생과 총관이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동요하지 않는다 한들, 해석에 차질을 빚진 않았다.
‘이 양반, 양심이 없네. 나보고 떠먹여 달라는 건가?’
제일 급할 텐데.
가주는 나서지 않고 동생과 총관에게 떠넘겼다. 본인은 당최 관심이 없지만 세가엔 필요하다는 걸 증명하라는 듯.
이해득실의 실리를 중시하는 당문의 전통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뻔히 수작이 보이는 짓이었다.
“독각묵룡을 찾았는가?”
“거래할 것도 아니면서, 말해 줄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만.”
당문의 재정은 과거에 비하면 많이 풍족해졌다. 가문을 건사하기엔 부족하지 않았다. 그러나 독과 암기의 제조에 들어가는 재료의 일부는 신외지물이었다. 신외지물은 말 그대로 하늘이 허락하는 자만이 얻을 수 있는 기연이다. 자금이 풍족하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암기에 독을 사용하면서 당문은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다. 그만큼 독의 사용은 절대적이고 위협적이다. 하지만 치명적인 독일수록 암기도 일반적인 재질로는 완벽함을 기대하기 힘들다.
초기에 얻은 신외지물로 완성한 암기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암기를 비교하면 질적인 면에서 차이가 있었다. 또한, 지보에 속하는 가문의 암기도 세월이 흐르면서 녹이 슬고 성능이 떨어졌다. 세월은 인간뿐만 아니라 암기에도 영향을 주었다.
이유는 분명했다.
당문의 독은 지독하다. 그 자체로 강력한 부식력을 가진다. 오래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신병이기조차도 백 년을 버티기가 힘들다.
현시점에서 암기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었다. 내부 사정을 모르는 자들이야 당문의 위세에 감히 도전할 엄두가 나지 않겠으나, 독을 조금이라도 아는 자들에겐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외부엔 알려지면 곤란한 당문의 고충을 단번에 해결할 기회가 찾아왔다. 과연 선뜻 거절할 수 있을까? 누구라도 솔깃하게 여길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백 총관과 당명진 장로는 가주께서 결단을 내려 주길 바랐다. 침묵이 길어질수록 입이 바짝바짝 탔다. 힘으로 위협하자니, 개방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자칫, 보물에 눈이 어두워 겁박했다는 소문이라도 돈다면 세가엔 치명타였다.
고요한 침묵 속에 분위기가 무르익자 당 가주가 말문을 열었다.
“대체 뭘 믿고 그리 자신하는지 모르겠군. 혹, 개방이 자넬 위해 막대한 희생을 치를 각오가 되어 있다고 보는가? 아니면 겁이 없는 건가?”
“하늘을 우러러 한 점의 부끄러움이 없다면 두려움 따윈 있을 수가 없지요.”
“원론적인 말을 좋아하진 않을 테고, 내가 작정하고 독각묵룡을 빼앗겠다면 어쩔 셈인가?”
가주의 협박에 당 장로와 백 총관이 당황하는 눈치였다. 평소의 가주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정파를 자처하는 당문에겐 불의였고, 지나치게 강압적이다. 실제, 개방과 연관이 없다면 또 모를까, 공론화되면 잃는 것이 너무 많다.
그럼에도 가주께서 결정을 내린다면 할 수밖에 없다.
“유감스러운 일이 발생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사람 일은 아무도 모르더라고요. 개방만 믿고 당문을 찾을 만큼 간덩이가 붓진 않았습니다.”
무진의 태연함에 백 총관과 당 장로의 표정이 굳었다. 개방만 해도 골치가 아픈데, 다른 무언가가 있다면 여러모로 좋지 않았다. 그러니 정당한 거래를 해야 했다. 자금 사정이 어려운 것도 아니고, 놈이 원하는 만큼 내어 주면 그만이었다.
“흥정할 줄 아는군. 좋아. 자네가 이겼네. 본가의 귀빈으로 맞아 주지.”
“영광입니다.”
무진은 보따리 하나를 더 풀었다. 독각묵룡의 비늘과 가죽이 손질되어 있었다.
후우!
가주의 결정에 백 총관과 당 장로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비용이 적지 않게 들겠지만, 가문의 고충은 물론 알려지지 않은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었다.
순조롭게 계약이 진행되는 와중.
무진은 단서 조항을 걸었다.
“거래의 당사자는 아드님이 되어야 합니다.”
“어째서지?”
“아드님이 너무 맘에 들거든요.”
“내 아들을 빼앗겠다는 것인가?”
“버린 아들이지 않습니까.”
“나는 버리지 않았다.”
아버지가 아들을 버리는 일은 흔치 않았다. 당 가주는 아들에게 마음이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하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자신만 인정할 뿐 가문의 누구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의미가 되었다.
당 장로와 백 총관의 편치 않은 눈빛만 봐도 차고 넘친다. 당문에서 당연우는 철저하게 소외되었고, 배척을 받았다. 이제 능력이 되는 것 같아 받아들인다고 하면, 속 보이는 짓임을 부정하기 힘들다.
“숨어서 몰래 무공을 익히고, 남에게 알려질까 전전긍긍하며 혈도술까지 펼쳤더군요. 이게 과연 버린 자식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당문은 원래 그런 식으로 가솔을 다룹니까?”
“가내의 일이다. 외인이 간섭할 사안이 아니다. 귀빈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해서 함부로 말할 권리는 없다.”
“이러면 어떻습니까?”
“주제넘은 짓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당 가주의 위협에도 무진은 태연히 할 말을 했다. 누가 간섭한다고 속해서 속에 담아 두거나 하는 인간이 아니거든.
“아드님께 선택의 기회를 주는 겁니다. 그리 소중하게 여기신다면 가문에 대한 애정이 차고 넘칠 거 아닙니까?”
무진의 제안에 백 총관과 당 장로는 한숨을 삭여야 했다. 말로는 그럴듯하다. 아니 백번 양보해도, 이치에 합당했다. 가문에서 대우를 해 줬다면 당연우의 선택은 분명하게 정해져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당문이 지금까지 보인 태도를 알기에 불분명했다.
그렇다고 이제 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한다면, 여태 가주께선 개소리를 하고 있었던 것이 되어 버린다. 당명후가 가주로서 했던 모든 말을 자기 스스로 부정하는 꼴이었다.
당문으로선 절대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 되었다.
‘……무서운 놈!’
‘이런 식으로 나올 줄이야.’
전혀 예측하지 못한 제안이었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유리한 조건이기도 했다. 당연우에게 무진은 생명의 은인일 수 있었다. 만약 작금의 사태마저 유도했다면 결코 허술하게 대해선 안 되는 놈이다.
‘너무 안일했다.’
‘단순히 운이 따라서 고수가 된 것이 아니구나.’
소문파의 장남이었고, 망나니란 소문까지 돌았다. 그런 자가 하루아침에 절정고수가 되었다. 천운으로 기연을 얻어 절정고수가 된 줄 알았는데, 이쯤 되니 운으로만 치부하지 못했다. 무력뿐만 아니라, 두뇌를 가지고 있었다. 여기에 운까지 받쳐 준다면 경시하기 힘들었다.
“진정 겁이 없군. 죽음이 두렵지 않나?”
“죽음이 두렵지 않은 사람이 있겠습니까? 하지만 지금은 두렵지 않습니다.”
“거래를 성사했다고, 내가 못 죽일 거라고 본다면 오산일세.”
“그런 뜻이 아닙니다. 제게 두려움을 주기엔 가주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헉!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발언이었다.
순간 백 총관과 당 장로도 말을 잘못 들었나 싶었다. 누가 있어 감히 당문의 가주에게 저런 오만한 발언을 할 수 있을까? 차갑게 굳어 버린 가주의 표정만 봐도 거짓이 아닌 현실이었다.
“오만한 놈이었군. 하나,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허세에 지나지 않는다.”
“아까 물으셨지요. 대체 뭘 믿고 설치냐고? 바로 접니다.”
당문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자신을 믿기에 그렇다니. 기도 안 차는 소리였다. 홀로 당문을 감당할 자신이 있다고?
달리 해석하면 당문을 우습게 여기고 있었다.
스륵!
더는 참지 않았다.
당 가주는 천향원이 부서지는 것을 아랑곳하지 않고 손을 썼다. 빛을 꿰뚫어 버리는 당문의 수공, 광천삼양수(光穿三陽手)가 무진의 목을 노렸다.
꽈아아아아앙!
접객실의 내부가 크게 흔들리며 기파에 집기들이 찢겨 나갔다.
여의귀원신공을 기반으로 한 광천삼양수의 고절한 수법은 독군의 성명절기였다. 눈앞에서 기습적으로 펼쳐졌다면 누구도 막아 내기 힘들었다.
처저저적!
무진을 제외한 모두의 동공에 경악이 담겼다. 보고도 믿기지 않는 참담한 결과였다.
씨익!
히죽이고 있는 무진이었다.
“내가 말하지 않았습니까.”
웃고 있는 면상이 무척이나 얄미웠지만, 다음 수를 쓰지 못했다. 광천삼양수를 출수했던 당명후가 밀려 나가 벽에 기대고 있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무진은 서 있던 자리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
‘전력이 아니었다 해도 그렇지.’
‘형님의 수공을 받아쳐 버렸어?’
당 장로와 백 총관의 놀람이 컸지만, 당사자인 당명후만큼은 아니었다. 간담이 서늘해지는 충격이었다. 독군의 명성을 거저 얻진 않았다. 독을 쓰지 않았다는 변명은 핑계였다.
여의귀원신공을 육성 이상 끌어 올렸고, 광천삼양수는 그가 부단히도 단련한 수공의 정수였다.
이를 대수롭지 않게 받아 낸 자, 그를 과연 평범하다 할 수 있을까? 이런 자가 여태 절정고수로 소문이 돌았다니, 헛소리에 놀아난 것이다.
“벽을 넘었나?”
“경지가 꼭 결과를 대변하진 않습니다.”
“그렇지, 나도 전력은 아니었다.”
“그딴 말은 손을 쓰기 전에 하셨어야지요.”
본색을 드러낸 무진은 거침이 없었다. 예의가 발랐다고 하기엔 지나치게 도발적이었지만, 지금은 또 달랐다.
우우웅!
무진은 무형의 기세를 개방했다. 장내의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는다. 기존의 기세와는 차원이 달랐다. 만근의 거력이 심혼을 짓눌렀다.
처적!
심호흡하여 육체를 보호해야 했던 당 가주, 당 장로, 백 총관에겐 알면 알수록 충격적인 현실이었다. 절정고수로 알려졌거늘, 강호 최정상 고수가 뿜어내는 무형지기를 발산했다.
“시작했으면 끝장을 봐야겠지요.”
모골이 서늘해지는 무진의 발언이었다.
그들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자신을 시험하려고 한 대가를 치르라는 의미가 담겼다. 한편으로는 어이가 없었다. 천향원은 당문의 한복판이었다. 이 안에서 기세를 거침없이 발산하다니! 뒤를 돌아보지 않는 미친놈이었다.
화아아아아!
발산하는 기세의 강도가 끝없이 증폭하고 있었다. 공기가 북해의 설풍처럼 차갑게 식었다. 팽팽하게 당긴 활시위가 숨을 죽이고 나아갈 곳을 찾고 있었다.
그야말로 맹수의 투기.
얌전한 고양이인 줄 알았거늘, 숨겨 둔 발톱이 백호를 간단히 찢어발길 듯하다.
꿀꺽!
그들은 무의식적으로 침을 삼켰다. 농담이 아니라는 것이 피부를 통해 뇌리에 박혔다. 이 자리에서 죽을 수도 있다는 걸 체감했다.
촤아아아!
전야의 섬뜩한 고요가 끝나 가듯, 결전을 향해 나아가던 기세를 당 가주가 막아섰다.
“그만하게.”
“허무하지 않겠습니까?”
“그렇다고 하면 자네는 가만있지 않았겠지.”
“말로는 이길 수가 없군요.”
광폭한 기세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거센 폭풍이 몰아치듯 솟구쳐 오르던 기세였거늘. 내기의 출회수가 입신의 경지에 이르렀음을 보여 주는 단면이었다.
그러고서 한다는 말이.
“배고픈데 밥은 안 줍니까?”
“……?”
할 말이 없게 만드는 인간이었다.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태연히 밥을 처먹겠다니, 이쯤 되면 배포로 포장하기도 힘들었다.
‘어디서 이딴 놈이.’
상종할수록 다들 머리가 지끈거렸다.
당문의 수뇌부가 가주실을 찾았다.
가주의 소집령으로 재차 모이게 된 것이다. 내원으로 오는 동안 소식을 접한 장로들은 의아한 기색이었다. 세가에 망신을 준 대상을 귀빈으로 대접한다니 이상했다.
최고 장로이자 가주의 숙부가 되는 당사진이 모두를 대표해서 물었다.
“가주께서 다른 혜안이 있는 듯하나, 가문을 모욕한 죄인에게 귀빈 대접이라니. 노부는 머리가 좋지 않아 이해가 되지 않는구려.”
“그와 거래를 하기로 한 물건입니다.”
탁자 위에 헝겊에 싸인 물건이 있었다. 감싸고 있던 헝겊을 풀자 장로들의 눈빛이 바뀌었다. 귀빈으로 대접한 연유가 있으리라고 짐작은 했지만, 세가에 꼭 필요한 귀물이었다.
예상치도 못한 기물의 등장에 당사진의 눈매가 깊어졌다. 그로서는 선택의 갈피를 잡기 힘들었다. 하지만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독각묵룡이었소?”
“그는 독각묵룡의 일부를 가져왔습니다.”
“일부라면, 혹 더 있다는 것이오?”
“거래를 보장하면 더 나올 수도 있겠지요.”
당문의 명성을 건드린 죄인에게 귀빈실을 내어 주었기에 문제로 삼으려던 장로들도 있었다. 하지만 거래의 대상이 독각묵룡이라면 이야기가 아예 달라진다.
장로들이니만큼 세가의 고질적인 문제를 모르진 않았다. 대체재를 찾으면 좋겠지만, 귀물과 같은 수준을 바라기엔 무리가 따랐다. 하물며 일부이긴 해도, 크기를 볼 때 최소한 만 년은 되어 보였다.
“그는 개방과 연이 있다. 오기 전에 홍무개와 연락을 주고받았더군.”
크흠.
눈빛에 사욕이 비쳤던 장로들은 헛기침으로 무안을 달랬다. 그를 닦달하여 독각묵룡을 수중에 넣으려고 했음을 시인한 꼴이다. 하지만 개방이 중간에 있는 이상 허튼짓을 했다간 동네방네 소문이 날 것이다.
“다만, 그는 거래의 대상을 연우로 지정했네.”
“그게 무슨 뜻입니까?”
“세가가 아닌 연우와 거래하겠다는 것이겠지.”
“그런 터무니없는 제안을 수락하셨다는 것이오?”
“삼 할을 깎아 주겠다는군.”
당문을 우습게 여긴다고 했던 일부 장로들은 재차 헛기침했다. 독각묵룡의 가치를 고려하면, 일부라도 깎아 주면 감지덕지였다.
실상 당연우에게 독각묵룡의 삼 할에 해당하는 가치가 있다고 보지는 않았다. 천재적인 능력을 보였다곤 해도, 어차피 신성의 수준에 불과했다. 당문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독각묵룡을 얻을 수 있다면 나쁘지 않은 거래였다.
“하오나 귀빈으로 대접하기엔 지나친 감이 없지 않습니다!”
“세가의 직계와 방계를 살렸다. 그쯤 했으면 공이 과를 넘는다고 보는데, 아닌가?”
가주의 단호함에 정이문 장로도 더는 왈가왈부하지 못했다. 작금의 분위기를 반전시키기에는 독각묵룡의 가치가 워낙 높았다. 당문의 전력을 한순간에 끌어올릴 무기였다.
‘실수했군.’
그렇다고 모두가 한마음 한뜻을 표하지는 않았다. 내심 편치 않은 속사정이 있었다. 가주가 재차 소집령을 내린 이유는 장로들의 운신을 살피기 위해서였을지도 몰랐다.
‘그래 봤자 잡종이다.’
순혈주의는 가문을 지탱하는 원동력이었다. 결국, 경합에 나가려면 그를 설득해야 했다. 말처럼 간단한 일도 아니고, 쉽지도 않을 것이다.
***
그 시각.
어둠 속을 가르는 그림자가 있었다. 그가 도착한 장소는 비문이었다. 가문이 위기에 처했을 때를 대비한 동혈이다. 당가타를 당문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고 여기는데 이는 실제와는 다르다.
비문은 보안을 위해 대대로 가주에게만 전해졌다.
그림자에게서 순간적으로 망설임이 느껴졌다. 할 수 있을지 여전히 모르겠다. 그러나 망설임은 길지 않았다. 이전의 자신을 상기하면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한 번 마음을 굳히자 부동심이 흔들리지 않는다.
‘내 선택이다.’
비문을 향해 걸었다.
조금이라도 방향이 잘못되면 독무의 결계에 사로잡힌다. 놀랍게도 독무의 안은 대낮처럼 밝았다. 분명 어둠이 자리했거늘, 기후마저 변화를 일으키는 상고의 절대기진이었다.
솨아아아!
진의 막막했던 공간을 벗어난 직후 동혈이 보였다.
동혈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독기와 기세에 그림자는 당황했지만, 곧 평정심으로 다스린 후 안으로 들어갔다. 검은 기운이 전체를 감싼 후 흔적을 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