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mer King RAW novel - Chapter 420
419 경악(2)
“팽 공자, 다른 건 다 건드려도 얘 얼굴은 건드리지 마시게. 그나마 같은 편이니까 참는 거지, 적이었으면 얼굴부터 박살 냈을 걸세.”
“암암, 사형은 능히 그리하고도 남지요.”
육칠의 정중한 경고에 서문호는 맞장구를 쳤다. 눈치 없이 농으로 받아들였다가는 팽무준의 인생이 고달파질 수 있기에 충고한 것이다.
미우나 고우나 팽무린에겐 오빠였다. 막다른 길목에 몰린 오빠를 위해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었다.
“오빠가 비록 성급하긴 해도. 사정도 모른 채 저를 이용한 건 그쪽이에요.”
“사전에 가주님과 협의를 본 사안입니다. 비밀이 새어 나갔으면 위험했을 겁니다. 아니면 이보다 좋은 방법이 있습니까?”
“방법이 있고 없고를 떠나, 잘잘못은 따져야죠. 아닌가요?”
“팽 소저의 말씀에 일리가 있습니다. 미리 협조를 구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변명하지 않고 정중히 사과를 하자, 팽무린은 철호를 달리 보았다. 고수일수록 자존심이 강했다. 또한, 가문을 위한 희생은 당연한 일이었다. 과가 있긴 하나, 공이 더 컸다. 철호는 굳이 사과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런데도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
‘외모가 전부는 아니구나!’
배신한 장로들의 합공을 홀로 막아 낼 때부터 철호가 달리 보이기는 했다. 또래를 능가하는 압도적인 노안을 흐리는 경천(驚天)의 무위였다. 지금도 이런데, 장래엔 대체 얼마나 강해질까? 강호의 내로라하는 무인도 철호보다 뛰어나다고 장담하지 못했다.
‘그래도 조금만 더 잘생겼으면.’
팽무린은 내심 자신도 속물이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남자나 여자나 외모는 중요했다. 남이 보는 시선이 중요하지 않다고 하는 사람들 말은 듣지 않는 편이 이롭다.
그러나 외모를 능가하는 압도적인 능력이 있다면 사내와 달리 여인은 감내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외모 안 본다는 소린 믿지 마라. 외모보다 능력이 출중하다는 뜻이지, 외모가 못나도 된다는 뜻으로 곡해하면 곤란했다.
“받아들일게요. 그리고 고마워요.”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할 일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 더 많아요.”
“할 수 있도록 노력할 따름입니다.”
미련을 두지 않는 철호의 사내다움에 팽무린은 호기심이 생겼다. 어떤 삶을 살아야 저 나이에 저처럼 고강한 무공을 익힐 수 있는지 알고 싶어졌다. 또한, 자신을 두고서도 흔들리지 않는 부동심에 호감이 갔다. 다른 사내들과는 다른 강직함을 느꼈다. 저런 사람이라면 미래를 맡겨도 되지 않을까.
“당 소저가 기다리고 있는데, 눈이 가지 않는 것도 당연하지.”
“군 소저는 또 어떻고요.”
“하긴 당문과 남만이면 배경도 후덜덜하지.”
“저는 미련을 두지 않겠습니다.”
서문호와 육칠의 대화에 팽무린의 눈초리가 사납게 변하면서 철호를 획! 하고 매섭게 노려보았다.
“여자가 있었어요?”
“없다고 한 적 없습니다.”
“……이 파렴치한 작자가!”
“팽 소저가 화낼 일은 아닙니다.”
앞으로 볼 일 없는 철호의 담담한 반응이 팽무린의 자존심에 생채기를 냈다. 누군가와 비교를 당한 적도 없었지만, 이렇게나 대차게 까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어렵게 마음을 잡아 보려고 했던 자신이 바보가 된 기분이다.
“당신, 두고 봐요!”
“이해할 수가 없군요.”
왜 저렇게 화를 내는지 전혀 모르겠다는 철호의 몸짓에 육칠과 서문호는 혀를 내둘렀다.
‘이 녀석, 꾼이 다 됐구나!’
‘사형, 언제 이렇게!!’
외모를 넘어선 난봉꾼, 어쩌면 될지도.
저 얼굴로?
전설의 송옥이나 반안이 아님에도 난봉꾼이 된다면, 철호는 대륙의 쾌남으로 남을지도.
‘아, 왠지 모르게 억울하네.’
‘나는 왜?’
***
산동풍운.
하북, 강소, 절강의 문파가 한밤중에 격돌했다. 사태의 시발점은 하북팽가의 내부적인 문제가 원인이 되었다.
어찌 보면 굉장히 상투적인 사안일 수도 있었다. 재능을 시기한 숙부가 형과 조카를 죽이고 가주가 되려는 흔한 패륜이었다.
단체를 이끌어 가다 보면 시기와 질투는 필연적으로 따라오기 마련이다. 위계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간다면 좋겠지만, 인생이 어디 원하는 대로만 흘러가겠는가.
그간 감추어졌던 단악도의 추악한 진실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형을 죽이고, 조카마저 죽이려고 했던 단악도의 패악은 강호의 질타를 받기에 충분했다.
하물며 단악도에 동조한 석가장, 구룡산장, 천도문, 웅천보, 진천문은 심대한 타격을 입게 되었다. 빠져나가려고 해도 증거가 너무 명확했다.
신주이십일강의 권왕이 목도했는데, 그 앞에서 부정하기란 어려웠다. 끝까지 부정했다면 권왕의 패권이 용납하지 않았을 테고.
하나, 밝혀진 내막은 빙산의 일각이었다.
가문사의 비극으로 끝내는 편이 나았을지도 몰랐다. 단악도는 탐하지 못할 자리에 연연하여 외부 세력과 손을 잡았다. 좌도방문의 사술을 쓰는, 암암리에 대륙 곳곳에서 사건을 일으켰던 마신교와 연관이 있었다.
아직은 심문을 하는 중이라 자세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당시 단악도의 기운이 사도에 가까웠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리된 이상, 관련된 문파는 마신교에 동조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개입한 문파는 아니라고 즉각 반박했다. 자신들도 몰랐다는 식으로 몰고 갔다. 그러나 그들을 바라보는 강호의 시선은 싸늘했다. 마신교와 연관이 없음을 확인할 때까진 부정적인 시각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
마신교와 연관된 이상 무림맹이 나설 명분이 생겼다.
하북팽가를 시작으로 관련된 문파는 무림맹의 감찰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감찰을 통해 무고함이 밝혀진다고 해도, 패륜에 동조했다는 꼬리표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하북팽가의 비애가 아닐 수 없구나.”
“비애는 무슨, 원래 잘난 자식이 있으면 못난 자식도 있는 거야. 너도 그렇고.”
“그렇다고 형의 등에 칼을 꽂고, 조카를 시기하지는 않잖아!”
“사람은 원래 자기보다 잘난 놈을 바라지 않아. 동물과 다르지 않지.”
“그건 그거고, 이번에도 천운권이 개입했다고 하더라.”
“이놈은 안 끼는 데가 없구먼.”
“벌써 소문을 퍼뜨리고 다니더라고. 이번 일은 자기가 다 했다고!”
“그럴 줄 알았어. 천하 망종이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리가 없지.”
“암중 세력이 드러났으니, 공적은 공적이지.”
“소 뒷걸음질 치다 쥐를 잡은 격이네.”
“다들 아니라고 발뺌하는데, 상황이 여의치는 않을걸.”
“이때다 싶은 자들이 있겠지.”
“세력 싸움은 원래 그런 것 아니겠어.”
하북팽가는 분주했다.
주인이 하루아침에 바뀌었으니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렇다면 가주가 새로 선임이 되었는가? 그렇지는 않았다. 가문의 대소사는 장로회를 통해서만 돌아갔다. 가주의 권위보다 장로회의 결정이 중심이었다.
이제는 장로회가 아닌 가주의 명을 우선했다. 누구도 가주의 권위에 도전할 수 없는 체계로 변해 갔다.
장로회는 반발하지 못했다. 반 토막이 된 데다가, 대장로의 반역으로 가진 지위마저 내려놓아야 할 판이다.
연관이 없는 장로들도 면죄부를 받진 못했다. 어쨌든 단악도의 전횡을 방관하고 그를 추종했던지라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팽위천은 이때를 놓치지 않았다. 장로들은 무림맹의 감찰이 끝나면 다시 자신들의 권리를 찾으려고 할 것이다. 그 전에 체계를 예전으로 되돌려 놓아야 했다.
장로들의 힘을 완전히 빼앗아 독선적인 조직을 만들진 않았다. 필요 이상으로 힘이 집중되면 그 역시도 독이 될 수 있었다.
“바쁘네, 얼굴 보기도 힘들고.”
“한가해서 좋겠군.”
“일할 수 있을 때가 좋은 거야.”
“은혜는 잊지 않는다.”
잠을 줄여 가문의 개혁에 박차를 가하는 팽위천과 달리 무진은 한가로웠다. 남의 집 불구경을 하듯, 하북팽가를 돌아다녔다. 매끼 산해진미를 대접받으면서도 부족하다고 타박하니 좋은 소린 못 들었다.
“피곤하다고 해서 집중력을 잃으면 곤란해. 내가 가고 나서도 살아남으려면 말이야.”
“흠, 그동안 나를 노렸을 수도 있군.”
“체계가 정비되지 않은 작금의 혼란한 틈에 암습을 가할 수도 있지.”
“하여간 방심 못 할 사람이란 말이야.”
무진은 딱히 전략, 전술에 능하진 않았다. 다만, 심리전에는 굉장히 능수능란했다. 상대의 심리를 읽어 내며, 자신의 취약한 점을 보완해 나갔다. 이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대처였다. 마신교는 지금처럼 완전히 끝났다고 여기는 순간을 종종 노리곤 했었다.
‘꼬리를 잡으려고 했는데.’
-팽위천이 불쌍하군.
하북팽가의 무인들에겐 무진이 초상집에서 신선놀음하는 것처럼 보였겠지만, 실상은 팽위천의 주변을 확인하며 마신교의 암습을 기다린 것이다. 지켜 줄 수 있으면 지켜 주고, 불가항력이면 복수를 염두에 두었었다.
‘그마저도 안 된다면 당황했다고 봐야겠지.’
-여유가 없으니까.
‘그간의 행적이 마냥 헛수고는 아니었던 모양이야.’
-손발이 잘려 나간 이상, 당분간은 안전할 거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내 몸이 둘이 아닌 이상 모두를 지켜 주기란 불가능했다. 자고로 자기 몸은 자기가 지켜야 하는 법이다. 남이 지켜 주기를 바라는 순간, 본인의 의지는 사라지게 된다.
“싹을 완전히 자르진 못했을 거야. 모두가 동조한 건 아닐 테니까.”
“자네라면 알아낼 수 있지 않나?”
“단순 동조일 수도 있고, 자신이 뭘 하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어.”
“적아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구나. 이리되면 낭패가 아닌가?”
“꼭 그렇진 않아. 박쥐 같은 놈들이니 어느 쪽이 이득인지를 안다면 배신 안 할 거란 법은 없지.”
“썩 마음에 드는 대답은 아니군.”
이득에 따라 움직이는 자들을 백도의 무인들은 경멸한다. 하지만 인간이란 정사마를 따질 필요 없이 모두 이득을 위해 살아가는 존재다. 특수한 예가 있기는 하겠으나, 극소수에 불과했다. 그렇기에 무진은 편복(蝙蝠)이라고 해서 무조건 탓하진 않는다.
“팽가가 가장 먼저 감찰이 끝날 거야. 그러면 석가장을 최대한 견제해 줘. 황보세가에서도 지원을 해 줄 테니까, 어렵지는 않을 거야.”
“하북, 강소, 절강의 상권을 하나로 합치려는 거군.”
석가장은 정운상단의 성장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 일을 서두른 것이다. 결과적으로 실패하는 바람에 발이 묶인 상태였다.
물론, 증거가 없는 이상 석가장을 마신교와 연결 짓기는 어렵다. 하지만 활동에 제한을 받은 것만 해도 엄청난 타격이었다. 석가장이 옴짝달싹 못 하는 사이에 정운상단은 더욱 공격적으로 나오고 있었다.
“방관하지 않는다면 꼬리를 잡을 기회기도 하고.”
“석가장이 그럴 거라고 확신하는 건가?”
“경계해서 나쁠 건 없지. 그리고 오래 해 먹었잖아. 이제 내려놓을 때가 됐어.”
“석가장은 최악을 적으로 두었군.”
석가장의 장주는 애가 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자신들은 손발이 묶였는데, 정운상단은 날아다니고 있으니 조급해질 수밖에.
석가장이 천월이 아니더라도, 작금의 흐름을 원치는 않을 것이다. 게다가 드러난 문파들은 공조를 바라기도 어려웠다. 자기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도 바빴다.
“숨을 터 줄 방법이 있을 거야.”
“사악하기가 암중 세력 못지않군.”
“이기려면 놈들보다 더해야 해.”
“자넨 대체 누군가?”
무진은 하북팽가가 나서서 석가장과 재협상할 여지를 남겨 주기를 바랐다. 적이 아닌 동맹을 맺는다면 약점을 찾기가 수월할 것이다. 간절한 상황에서 손을 내밀면 고마워해야 하나, 머리 검은 짐승에게 방심은 금물이었다.
“가문 잘 건사하고, 죽지 마라.”
“갈 땐 가더라도, 하나만 묻자.”
“누구냐 넌, 같은 건 빼라.”
“내 딸은 어쩔 셈이지? 이미 동네방네 소문이 다 났는데 이대로 가겠다고!”
“애초의 약속대로 서로 좋아하면 만나 보라고 했잖아.”
“여인이 두 명이나 있더군.”
“한 명이야. 아니면 서문호로 할래? 걔도 제법 괜찮아.”
“선을 넘지 말아 줬으면 하는데.”
“하긴 선 넘으면 처맞겠지.”
팽위천의 미간에 힘줄이 생겼다.
나는 선 넘어도 무사하겠지만, 넌 넘으면 그 순간 처맞는다는 경고였다. 노골적인 협박이 분명한데도 반박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지나치게 당당하다. 작전이라고 해도 딸아이의 장래가 걸려 있었다. 조금은 관대하리란 기대를 했거늘. 적아를 막론하고, 개 같은 친구다.
“알겠네. 린이한텐 잘 말해 두겠네.”
“아무 일도 없었는데, 뭐 어때.”
“자네 딸은…… 귀엽겠지.”
“호오, 단어 선택 신중했어. 좋아, 오늘은 안 패마.”
천운권이 미친놈으로 불리는 연유를 팽위천은 알아 갈수록 뼈저리게 깨달았다. 대화를 자주 하다 보면 정이라도 들어야 하는데, 성질을 돋워 주었다. 그것도 재주라면 재주였다.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자기 딸이 귀한 만큼, 남의 딸도 귀한 법일세.”
“마른 감이나 사다 줄까?”
“가게. 사정은 내 잘 말할 테니.”
곱게 키웠다고는 말 못 해도, 팽위천에게도 딸은 소중했다. 팽도광의 발악을 보고 나니 더더욱 가족에게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아버지가 숙부를 주의 깊게 살폈다면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아버지, 할 말이 있어요.”
“나도 할 말이 있는데, 잘됐다. 그 전에 미안하단 말을 해야겠구나. 그래, 할 말이 무엇이냐?”
“남 공자와 만나 보겠어요.”
“이번 일은 강 제와 의논…… 뭐라고?”
“만나 보겠다고요!”
“듣지 못했구나. 그 녀석에겐 여인이 둘이나 있어.”
“알고 있어요!”
“그래, 못 들었다니…… 알아?”
이게 대체 ‘머선 일’이야?
이번엔 무진도 놀라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 팽위천과 서로를 바라보며 놀란 동공을 진정시키기도 어려웠다. 전혀 상식 밖의 결과였다.
‘철호, 이 녀석!!’
무진은 어안이 벙벙했다. 혹시 내가 모르는 제자의 매력이 있었나? 그럴 리가! 천지가 개벽하고, 세상이 멸망해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아!
-네 제자다!
‘무인은 항상 냉철해야 해.’
마왕은 없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심연으로 사라졌다. 더는 얘기를 하고 싶지도, 듣고 싶지도 않은 것이다.
걱정하지 마라, 강제로 열 수 있으니.
-야, 인마!
‘이게 믿어져!’
우리 철호에게 색다른 매력이 있는 건가? 아니면 저 애가 맛이 간 건가? 눈이 병신이 되지 않고서야 어떻게 저런 선택을 할 수 있지?
-철호는 네 제자잖아!
‘믿을 수가 없다고!’
정체성에 혼란이 올 뻔했다.
팽위천도 믿어지지 않는지, 평소의 냉면(冷面)마저 초봄 개울가의 살얼음처럼 깨지고 말았다. 그러고선 무진을 바라보는 시선도 심상치 않았다.
‘내 딸에게 무슨 짓을 한 것인가?’
‘……난 몰라!’
팽위천의 전음에 무진은 처음으로 당황했다. 이런 상황은 미래에서도 겪어 보지 못했다고! 그 당시의 철왕을 불러와서 대화를 시켜 보고 싶을 지경이다.
두 번째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사부님, 떠날 준비 다 했습니다.”
우리의 순진무구한 철호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정말 아무 생각이 없는지 팽위천의 살벌한 기세에도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을 지녔다.
‘호오, 부동심!’
-칭찬할 때가 아닐 텐데!
무진은 제자의 연애사에는 개입하지 않기로 했다. 사생활을 보호해 줄 필요가 있었다.
-여태 그 지랄을 떨고!!
‘시련을 이겨 내면 성숙해질 테지.’
-미친놈!
‘뇌광이 시원시원하네.’
혼원벽력도법과 철혈사자권이 맹렬히 충돌했다. 뇌성벽력이 가내를 시원하게 울렸다.
제삼자는 이만 빠져 주어야 했다.
‘가자.’
-썩을 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