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108
나 혼자 프리서버 108화
108
“병력은 얼마나 된다고 하였습니까?”
“5천이라고 하더군요.”
“5천이라!”
웅성웅성!
주변이 술렁거린다.
이건 당연한 일이다. 5천의 병력이 작정을 하고 넘어오면 함락당할 수도 있다. 게다가 인간의 전력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이다.
만약 엘프들과 비슷한 수준의 무력을 갖추고 있다면 승산이 없을 수도 있다.
“우리에게는 정령 친구들이 있습니다. 너무 심려치 마십시오. 이 높은 성벽을 넘는 중에 모두 죽을 겁니다.”
엘프 참모 비하드의 말이었다.
그는 지금의 상황을 냉철하게 분석했다.
“인간들은 허세를 부립니다. 그게 몸에 배어 있죠. 실제로는 3~4천 정도로 추산되며, 엘프 전사들만큼 날렵하지도 못합니다. 우리가 승리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그렇습니다, 폐하.”
“그렇다고 보기에는 너무 여유로워 보이던데…….”
“그게 인간의 기만술입니다. 폐하, 마음을 다잡으소서. 저희는 결코 패하지 않습니다.”
비하드는 굳건한 목소리로 말했다.
참모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믿어야 할 것이다.
여왕은 인간들을 겪어 보지 못하였다. 하지만 올해 500살이 넘은 비하드는 오래전에 인간들과의 전투를 경험했었다.
물론 그 당시에는 엘프족이 대승을 거두었다.
“인간들은 그리 강하지 않습니다.”
오래전, 야인들이 침략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대략 5천의 병력을 이끌고 왔었는데, 엘프들의 피해는 미미하였었다. 비하드는 그런 경험에 비추어 확신하는 것이다.
여왕은 비하드를 믿기로 했다.
“그렇다고 해도 경계를 허술하게 할 수는 없죠. 지금부터 전군을 동원하고 경계태세를 강화해야 합니다.”
“명에 따르겠습니다!”
판도라 영지.
이번에 지존길드로 편입된 레빈 길드의 박한수 길드장과 부길드장 염천수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영지를 둘러보고 있었다.
“대단하구나.”
“어떤 금역도 이 정도로 번화하지는 못했습니다.”
박한수의 말에 염천수는 혀를 내둘렀다.
도대체 수천의 병력이 어디에서 나왔나 궁금했었는데, 이런 영지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염천수는 목소리를 낮추었다.
“영민들에게 들은 말입니다만, 이런 영지가 2개나 더 있답니다.”
“정말인가!?”
“야인들의 영지와 드워프 영지입니다. 이제 알겠군요. 드워프들을 어디에서 데려왔는지 말입니다.”
“도대체 길드장이 가지고 있는 능력은 무엇일까?”
“군주로 각성했다고 합니다.”
“군주로 각성이라. 그런 클래스도 있던가?”
“히든 클래스겠죠.”
“이런 대단한 병력을 운용하면서도 세계 지존이라니. 조금 괴리감이 느껴지는군.”
“선택받은 사람이라는 뜻이겠지요.”
“그것참.”
박한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여기에 온 후로 놀라운 일의 연속이었다. 있을 수 없는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경철은 황제가 되고자 했다.
처음에는 그게 무슨 헛소리인가 싶었는데 영지에 들어와서 보니 그게 헛소리가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지금 영지는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는 중이다.
척척척!
멀리서 영지군 병사들이 달려왔다.
그들의 행동에는 절도가 있었다. 모두가 1차 전직을 끝냈다고 하니 그들은 전부 중급 헌터에 준한다고 봐야 했다.
“영주님께서 찾으십니다.”
병사들이 보고를 해 왔다.
어쨌든 그들은 길드원이다. 2군에 속해 있었지만, 유사시에는 병력을 지휘할 수 있는 권한도 있었다.
새삼 박한수는 자신들에게 주어진 힘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곧 가지.”
길드원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나는 꽤 심각한 얼굴로 지도를 보고 있었다.
“왔군.”
“길드장님, 무슨 일입니까?”
“엘프족과 일전을 준비하고자 한다.”
“엘프족이요!?”
이번에 새롭게 편입된 길드원들은 놀란 표정이었다.
드워프족이 있다는 것만 해도 놀라운 일이었는데 여기에 더하여 엘프들이 존재한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래, 엘프족.”
“숫자는 얼마나 됩니까?”
“거의 30m가 넘는 성벽에 2천의 병력이다.”
“으음!”
모두가 침음을 흘렸다.
나도 그 때문에 답이 없다고 생각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이대로 둘 수는 없었다. 동쪽으로 향하려면 엘프들을 품어야 한다.
역시 서버 특화 영토에 존재하는 영지들을 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가능할까요?”
“현대 장비를 동원한다면 가능할지도 모르지.”
“현대 장비의 동원이라…….”
오세근이 입을 열었다.
놈은 지금쯤 돌아가야 했는데 길드에 워낙에 중대한 일이 발생하여 체류하는 중이었다.
“형님, 성벽이 아니라 땅굴을 파면 어떨까?”
“그건 힘들 겁니다.”
드워프족 텐수르가 고개를 저었다.
그들은 엘프들에 대해 비교적 자세하게 알고 있었다.
“그들은 정령술을 사용합니다. 최소한 하급 정령술 정도는 모두 익힌 상태이죠. 그럼 땅의 정령을 배치하는 엘프들도 있을 텐데, 땅굴을 파는 순간 알아차릴 겁니다.”
“그렇다면 그건 기각이로군.”
백연하가 말했다.
“그럼 수군으로 타격하는 건요?”
“수군으로?”
“제트스키 정도는 가져올 수 있잖아요?”
“그건 그렇지.”
“여기 엘프 영지를 강이 관통하고 있네요. 물론 안쪽에는 강철로 막혀 있겠지만 용접을 해서 떼면 되죠.”
“제트스키로 빠르게 치고 들어간다?”
“괜찮은 방법 같은데요.”
길드원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제트스키라면 충분히 빠른 속도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마법진이라도 새겨져 있다면?
무엇보다 제트스키에 탈 수 있는 인원은 한정되어 있었다.
“조금 무리는 있지만.”
결국, 이 작전으로 가야 하는 걸까.
염천수가 쭈뼛거리며 손을 들었다.
“이 방법은 어떨까요?”
“말해 봐.”
“길드장님은 몬스터 사령관이시죠. 그렇다면 수송 헬기 정도는 가져올 수 있으실 텐데……. 맞습니까?”
“그렇지. 그 정도야 내줄 테지.”
“C4도 넉넉하게 준비해서 강하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
사람들은 눈을 부릅떴다.
그러니까 전쟁이니 현대 장비를 사용하자는 것이었다. 수송 헬기도 있고, 건물을 파괴할 수 있는 C4도 준비할 수 있다.
물론 화학무기가 마법에 무력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건물은 쉽게 부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불시에 기습을 한다면 엘프 전사 상당수를 무력화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괜찮은 것 같네요.”
백연하가 가장 먼저 입을 열었다.
나 역시 염천수의 말에 동의하였다.
도대체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한 걸까.
“군대에 있었나?”
“공군 중위로 제대했습니다.”
“그럼 수송 헬기는 몰 수 있겠군?”
“저희 길드원 상당수가 공군 출신입니다.”
“오호!”
최소한 천 명 정도는 강하해야 한다. 그리고 성벽을 박살 내고 쳐들어간다. 이것이 최선으로 보였다.
워낙에 엘프 전력이 대단해서였다.
“염천수의 의견을 채택하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염천수는 허리를 굽혔다.
기존 길드원들이 전부 건달 출신이라서 염천수 역시 그들에게 물 들어가는 것은 아닌지 내심 걱정되었다.
다음 날 아침.
나는 염천수만 대동을 하고 영지를 나섰다.
나머지는 영지에 남아서 영지전을 준비할 예정이다.
차 안에 타고 있던 염천수는 꽤나 부담스러워하고 있었다.
“왜 저를 데리고 가시는 겁니까?”
“이번 작전의 수립자니까.”
“그래도 일반 장교 출신인 저에게 이렇게 큰 권한을 주셔도 되는 겁니까?”
나는 이번 작전에 한하여 그를 참모장으로 명했다.
군대는 내가 총지휘를 하고 염천수가 옆에서 보좌하기로 한 것이다.
나 역시 군대는 다녀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공군을 운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건 경험자가 해야 한다.
수송 헬기를 조종하는 법도 모르고, 언제 어떤 타이밍에 강하를 해야 하는지도 알지 못했다. 이건 염천수의 영역이다.
“된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나는 초보자 마을에 도착해서 이곳 연대장에게 헬기를 빌렸다.
곧바로 국방부로 향한다.
염천수는 상당히 긴장하고 있었다. 무려 국방부에 직접 가다니.
나는 군복으로 갈아입었다.
염천수에게도 군복을 하나 내주었다.
“앞으로 너는 자유 군인이다. 예전 계급으로 일하면 된다.”
“그게 정말입니까?”
거대한 건물이 보인다.
성벽이 둘러쳐져 있었다. 몇 겹의 실드가 쳐져 있는 저 건물이 바로 국방부였다.
이미 이풍수 장관에게는 연락을 해 두었더니 그가 건물 앞에 나와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마중까지 나와 주셨군요.”
“하하하! 몬스터 사령관께서 오셨는데 당연한 일입니다.”
힐끔 염천수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는 지금의 상황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다.
국방부 장관이 누구인가.
군인들에게 있어서는 신이나 다름없는 존재이다. 그런 사람이 나에게 굽실거리고 있으니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다.
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제 사무실로 가시죠.”
“충성!”
복도를 걸어가는데 위병들이 경례를 한다.
한참을 걸어 사무실에 도착했다.
“이 친구는?”
“제 부관입니다. 믿을 만한 친구입니다.”
“그렇군요. 저에게 할 말이 무엇입니까?”
“군 장비들을 좀 가져갔으면 합니다.”
“몬스터 처리 때문입니까?”
“영지전 때문입니다. 엘프들의 영지를 점령하려 합니다. 그곳을 점령한다면 엘프 병사들을 쓸 수 있게 되지요.”
“……!”
이풍수는 놀람을 드러냈다.
엘프 NPC들이 약간 있기는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많은 편이 아닌 데다 전사로 활동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하지만 그 명성은 익히 알려져 있었다.
“궁술과 정령술, 마법을 사용한다는……?”
“맞습니다. 상당한 전력이 될 겁니다.”
“허허허! 저희 군의 병력이 증강되는 일이니 당연히 도와야지요!”
“허어.”
염천수는 탄성을 터뜨렸다.
설마하니 내가 이렇게 말할 것이라고는 예상 못 했던 것이다.
어떻게 보면 나도 정치에 일가견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원래 말이라는 것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다.
엘프 영지를 점령하는 것이 대한민국 군대를 강화시키는 것이라고 이야기를 했다. 어떻게 보면 맞는 말이다.
만약 대한민국에 감당할 수 없는 웨이브가 닥치면 영지군을 동원할 생각도 있었으니까.
“정확하게는 무엇이 필요합니까?”
“수송 헬기와 C4입니다.”
“강하를 하여 C4를 터뜨릴 작정이로군요?”
“맞습니다. 그럴 바에는 그냥 전투기로 폭격을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폭격이요!?”
이 양반은 한술 더 뜨고 있었다.
전투기로 폭격이라니?
그러니까 미사일을 장착하여 아예 폭격을 가한다는 뜻이었다.
몬스터에게는 전혀 소용이 없는 화학무기였지만 엘프들에게는 어떨까.
“건물은 부서지지 않을까 싶은데…….”
“참신한…… 발상이십니다.”
“하하하! 그렇지요?”
“그럼 부탁드립니다.”
“물론입니다! 이번 작전을 위하여 군대를 움직이겠습니다.”
“그럴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몇몇 무기들만 지원을 해 주시면 됩니다.”
“전투기 일기 편대와 수송 헬기 30대 정도면 되겠습니까?”
“그 정도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바로 명령서를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오히려 이풍수 장관은 신이 난 것 같았다.
어쩌다 보니 군사작전이 되어 버렸다.
엘프들을 병사로 쓸 수 있다는 사실에 이풍수 장관은 한껏 고무된 것 같았다.
그런 모습을 염천수는 기가 막힌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