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182
나 혼자 프리서버 182화
182
대통령과 장관은 이보다 더 낮추어도 될 만큼 제재가 약하다고 했다. 그러니 전 세계에서도 그리 격렬한 반응은 보이지 않을 것이다.
이한진이 말했다.
“그나저나 이번 일로 사령관님의 주가가 더 오르겠습니다.”
“설마요.”
“양국의 전쟁을 막아낸 겁니다. 아니, 세계대전을 막아낸 것인지도 모릅니다. 세계대전이 일어났다면 인류는 멸망하겠죠.”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인류를 구했다는 말은 이제 지겹게 들어서 질릴 지경이었다.
다시 화상회의가 열렸다.
떨떠름한 표정의 양국 대통령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내가 어떤 제재를 가했는지 전해 들은 것이 틀림없었다.
나는 그들을 보자마자 눈살을 찌푸렸다.
“이번에 꽤 실망했습니다.”
-그래도 관대한 처사에 감사드립니다.
-감사드립니다.
“후유, 도대체 왜 그러십니까? 설마 한국 다음의 패권국을 노리는 겁니까? 우선은 인류가 존속해야 패권도 있는 겁니다.”
-…….
그들은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내가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럴 수밖에 없는 위치였다.
이건 어른이 아이를 혼내는 셈이라고 해야 할까.
어느 정도는 어르고 달래야 할 것이다. 미국과 러시아와의 교역을 중지하면 한국도 타격을 받게 될 테니까.
물론 어떤 제재를 한다고 해도 그럴 일은 없겠지만, 이번 한 번 정도는 관용을 보여 주어야 한다.
“양국에서 만나 협약을 하시기 바랍니다. 어떤 적대행위도 금지한다고 말입니다. 그 후에는 세계 정상회의를 열어 인류 간에 적대행위를 하는 나라는 교역과 지원 등을 완전히 금지한다고 협약해야 합니다. 하시겠습니까?”
-그리한다면 제재는…….
“미국은 제재를 풀고 러시아는 한 달 동안 마도구 수출 금지입니다. 제가 판단한 바로는 러시아에서 좀 심했던 감이 있습니다. 수용하시겠습니까?”
-…….
양국 정상들은 서로 눈치를 보았다.
내가 내미는 조건을 수용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것이다.
하지만 답은 정해져 있었다.
-수용하겠습니다.
-관대한 처사에 감사드립니다.
“그럼 빠른 시일 안에 만나서 협약을 하시기 바랍니다.”
이만 화상회의를 종료했다.
“후유.”
“고생하셨습니다.”
이한진과 이풍수가 다가왔다.
“아닙니다.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이번에 사태가 커질 수도 있었습니다. 단 한 명의 사상자 없이 마무리된 것은 전적으로 사령관의 힘이지요.”
“별로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한 시간도 아까운 이 시국에 시간을 빼서 다녀와야 했던 것이 힘들었지요.”
내가 말한 그대로였다.
이한진이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돌아가시면 바로 뭔가 하실 생각이십니까?”
“강해져야 합니다.”
“그렇군요.”
“전쟁을 준비하고 있기도 하고, 튀어나오는 적들이 계속 강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강해지는 수밖에는 도리가 없습니다.”
“원거리 타격 무기만 완성된다면 좋을 텐데 말입니다.”
“진행 중에 있습니다. 하지만 이래서야 원거리 무기가 완성되어도 풀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최후에는 한국군에게만 적용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오!”
이한진이 흥분을 드러냈다.
그리할 수만 있다면 한국의 힘은 더없이 비대해질 것이다.
세계 최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지금도 세계 최강국의 혜택을 누리지 않는 건 아니었다. 이미 기축통화가 원화로 바뀌는 중이다.
다만 여기서 한국군이 전 세계를 지키는 경찰을 자처한다면 과거 미국이 누렸던 영광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강력한 힘을 과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한진은 그런 미래가 눈 앞에 펼쳐지는 듯했다.
그는 내 손을 덥석 잡았다.
“부디 그렇게 만들어 주십시오!”
“무, 물론 그리될 겁니다.”
“반드시 입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풍수 장관도 강렬한 눈빛으로 말했다.
“사령관만 믿습니다.”
“아, 예.”
“그런 의미에서 전군통수권자가 되시는 것은…….”
“그건 안 됩니다. 저는 그 직위를 감당할 수 없습니다. 이번 전쟁만 끝나면 황제의 자리에 오를 것이거든요.”
“축하드립니다.”
“감축드립니다!”
“그러기 위해 강해져야 합니다.”
나는 몸을 돌렸다.
이제는 돌아가 봐야 할 때였다.
나경철이 돌아가고 난 자리.
이풍수 장관과 이한진 대통령은 커피를 한잔 마시기로 했다.
그들 역시 바쁜 사람들이니 지금 마시는 커피 한 잔을 끝으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야 했다.
이풍수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각하, 저에게 한 가지 계획이 있습니다.”
“어떤 계획입니까?”
“인류연합의 발족은 어떠신지?”
“……!”
이한진은 눈을 부릅떴다.
그 역시 생각해 보지 않은 건 아니었다.
언제나 인류연합을 꿈꿔 왔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명분이 서지 않았다. 그런 거대한 일을 벌이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였다.
“그건 무리가 아닐지.”
“지금 상황이 나빠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몬스터가 출현하는 빈도가 잦아지고 있습니다. 금역을 벗어나 튀어나오는 놈들이 많습니다. 게다가 검은 홀에서는 대량의 몬스터들도 뛰쳐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도구의 보급으로 잘 막아내고 있지요.”
“과연 그게 언제까지 갈까요?”
“장관은 지금 상황에서 한국군이 무장을 하는 것과 연합으로 가는 길 중에서 어떤 것이 더 좋다고 봅니까?”
“연합의 맹주국으로 한국이 되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제 생각은 다릅니다.”
이한진은 커피를 다 마시고 종이컵을 구겼다. 그러고는 말을 이었다.
“한국이 무장하는 것이 낫습니다. 연합으로 가면 골치 아픈 일이 많아질 겁니다. 연합 내부에서 권력다툼도 심할 것이고요. 그럴 바에야 한국이 이익을 취하면서 발전을 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봅니다.”
“으음.”
“그 문제는 천천히 생각을 해 보도록 하시죠.”
“알겠습니다.”
나경철이 모르는 사이에 그들은 세계를 지배하는 한국을 꿈꾸고 있었다.
드디어 영지에 도착했다.
영지에 도착했을 때는 어둠이 깔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레벨 업은 내일부터 해야 할 것 같았다.
“오셨수?”
오세근이 연락을 받고 달려왔다.
대신들이나 길드원들도 함께 모여 있었다.
물론 이곳에는 대신들도 있었다.
“내일부터 훈련에 들어간다.”
“드디어 훈련이오?”
“정예군은 레벨 업을 하고 나머지는 훈련을 해야겠지.”
“좋은 생각이오!”
“칼리어스의 반응은 어떠냐?”
“조심스럽지 뭐.”
“마정석은 많이 가져왔고?”
“당연한 일 아니오? 마정석은 최대한 박박 긁어 왔지. 그런데 이쪽에서 가는 교역품이 모자라서 문제야. 아무래도 내가 시간을 내서 다녀와야 할 것 같은데…….”
“괜찮겠냐?”
내일부터는 본격적인 레벨 업이 시작된다.
아마 전쟁 전 마지막 레벨 업이 될 것이다. 기한은 길게 잡았다. 이런 기회를 놓칠 오세근이 아니다.
“당연히 안 괜찮지. 나도 레벨 업을 해야 하는 것 아니겠소? 다른 사람을 시키든지 해야지.”
“어떻게 하든 좋은데, 교역은 끊이지 않아야 한다. 마정석을 쓸 곳이 많거든.”
“그렇게 하지.”
여러 가지 문제들이 논의되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내가 없는 동안 판도라 왕국은 누가 맡느냐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아무에게나 맡길 수는 없었다.
“누나가 맡는 건 어때?”
“내가 왜? 나도 레벨 업을 하고 싶은데? 레벨 업이 더뎌지면 병이 재발할 것 같거든.”
“끄응.”
이번에는 맥스를 바라본다.
맥스는 말을 더듬거렸다.
“제, 제가요?”
“네가 왕국을 맡아서 운영해라.”
“하, 하오나!”
맥스가 울상을 짓는다.
지금도 바쁜데 여기서 왕국의 업무까지 모두 처리하다 보면 잠잘 시간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내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네가 해라.”
결국은 맥스가 낙점되었다.
제115장. 운영자와의 재회
자정이 넘어가는 무렵이었다.
오세근과 나는 술을 한잔 기울이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대화의 주제는 물론 어디에서 레벨 업을 해야 가장 빠르게 할 수 있냐는 것이었다.
“세근아, 어디가 좋겠냐?”
“내가 뭘 안다고 그러우? 애초에 독재자 서버의 지존은 형님이었잖아? 지금은 게임을 하지 않는 것 같지만.”
“그거야 바빠서 그렇지.”
이럴 줄 알았으면 독재자 서버에 종종 접속할 걸 그랬다.
지금은 독재자 서버가 운영되는지도 알 수 없을 만큼 접속한 지 오래되었다. 아마 지금쯤이면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었을 것이다.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면 게임 내의 모든 정보는 초기화된다. 그러니까 레벨 1부터 다시 시작하게 된다.
사냥터에도 한계가 있었고 그곳에만 집중을 해야 고레벨이 될 수 있는데 그러기에는 나는 너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초기화된 지가 한참 됐을 거다.”
“그러니까 알 길이 없지. 어디에서 사냥을 해야 할지 말이야.”
“방법이 없으려나?”
“그러니까 전 시즌을 기준으로 사냥터를 고르는 거잖아?”
“그렇지.”
“이럴 바에야 차라리 그 새끼를 한 번 더 조지는 것이 나을 것 같은데?”
“운영자를 말하는 거냐?”
“그래.”
“좋은 생각인 것 같다.”
꽤나 매력적인 제안이었다.
아무리 내가 게임 내에서 지존으로 군림을 했었다고 해도 운영자보다 잘 알 리는 없었다.
아직도 운영자가 중국에 살고 있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시도를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나았다.
문제라면 출병이 내일 아침으로 예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6시간 남았는데? 금방 가지 않아?”
“전투기를 타면 금방이기는 하지.”
“중국 공안에 협조를 요청하면 되지.”
“도착하는 동안 잡혀 있겠군.”
“아마 그렇지 않을까?”
우리는 그렇게 말을 하면서 이미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이보다 명쾌한 해답은 없었기 때문이다.
위이이잉!
하이브리드 차량이 어마어마한 속도로 이동하고 있었다.
도대체 하루 동안 얼마나 이동을 하는 걸까.
그리 생각하면서 이풍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사령관님이시군요.
이풍수의 목소리는 잠겨 있었다.
지금쯤이면 분명 자고 있을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보다는 레벨 업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었다.
“국방부에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어떤 협조 말인가요?
“중국으로 갈 전투기가 필요합니다. 2명이 탈 수 있어야 하고 불법 사설 서버인 독재자 서버의 운영자를 잡을 수 있도록 중국 공안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지금 말입니까?
“예, 가능할까요?”
-충분히 가능할 겁니다. 혹시 레벨 업 때문에 그러십니까?
“강해지기 위해서입니다.”
-바로 협조 요청하겠습니다.
이풍수가 움직였다.
미안했지만 어쩔 수가 없는 일이다. 하루라도 빠르게 강해지는 것이 우리의 입장에서는 중요했으니까.
이런저런 일들을 처리하느라 날려 버린 시간이 상당하였으므로 이풍수에게 이런 부탁을 하는 것이 별로 미안하지는 않았다.
“됐다.”
“이건 번갯불에 콩 구워 먹는 수준인데?”
“어쩔 수 없는 일이지. 지금 중요한 일이 뭐냐?”
“레벨 업.”
“그러니까 협조를 요청하는 거다.”
“이햐, 세상 좋아졌네. 감히 국방부 장관과 중국 공안을 전화 한 통화로 움직일 수 있다니 말이야.”
“그래서 권력이 좋은 것 아니겠냐?”
중국뿐만이 아니라 어떤 국가에도 협조 요청을 할 수 있다. 거부하는 순간 국가의 존속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확실히 오세근의 말대로 몬스터의 위협만 없다면 지금이 나로서는 좋은 시국이기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