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Server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189
나 혼자 프리서버 189화
189
“롬멜이 책임지고 동북부의 땅을 내게 가지고 오도록.”
“왕명을 받드옵니다!”
그동안 롬멜의 충성도는 더욱 올라가 있었다.
이제 내 말이라면 어떤 경우에도 의심하지 않고 불구덩이로 뛰어들 그런 자세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롬멜 정도는 아니었지만 다른 지휘관들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충성도가 100을 돌파하는 순간 배신할 가능성은 아예 사라진 것이었다.
“3만의 병사들은 이곳을 점령하고, 비교적 신병이었던 자들은 왕국으로 돌아가 훈련을 하도록 하겠다.”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철수 준비를 하라.”
명령이 하달되었다.
나는 전쟁을 지시하였지만, 누구도 불평불만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렇게까지 강해졌기에 오히려 인간과 싸워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였던 것이다.
몬스터의 피만으로는 지금의 갈증을 해결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오히려 더 전쟁을 부추겼다.
밖으로 나와 병사들을 바라보니 사기가 충천해 있었다. 자신들이 다칠 것이라고는 아예 생각도 하지 않았다.
평화의 종족이라 불리는 엘프들까지 호전적으로 변했다.
이만한 힘을 갖게 되었고 인간과 함께 어울리다 보니 호전적으로 변한 것 같았다.
나는 강하게 지시를 내렸다.
“동북부 대륙을 내게 가져오라!”
“국왕 폐하께 충성을!”
“진격하라!”
나와 길드원들, 그리고 2만의 병사들이 회군을 서둘렀다.
앞으로는 칼리어스와의 전쟁을 대비해야 할 것이다.
신병들의 레벨도 100을 찍어 매우 강한 상태이다. 하지만 훈련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었다.
고참 병사들은 오랜 훈련을 거치면서 한 몸이 되어 싸웠지만, 신병들은 개개인의 무력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니 그런 인식을 바꿔 주어야 한다.
오세근이 말했다.
“형님, 이만하면 칼리어스 정도는 쓸어버릴 수 있지 않을까?”
“그건 알 수 없는 일이다.”
내심으로는 칼리어스 따위야 손쉽게 쓸어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리 대답하지 않았다.
놈들의 마법이 두려운 것은 사실이었다.
워낙에 마법이 발달한 국가이다 보니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허가 찔릴 수도 있고 말이다.
“바로 가능할 것 같은데…….”
“쯧쯧, 전쟁은 짐작으로 하는 것이 아니야. 확실하게 쓸어버릴 수 있을 때 해야 하는 거지.”
“그런가?”
오세근은 머리를 긁적였다.
놈 역시도 레벨 업에 심혈을 기울였고 레벨이 100을 넘었다.
전쟁이 터지면 직접 참전을 하려 할지도 모른다.
산 정상 부근에 이르렀다.
다들 단단히 대비를 하고 있었다. 아무리 레벨이 올라도 그날의 공포는 쉽게 잊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정상에 올라왔다.
“음?”
그런데 정상에 올라와도 바람 따위는 불지 않았다.
눈보라도 사라졌고 기후도 따듯해졌다.
오세근이 웃었다.
“하하하하! 이 땅이 점령되면서 기후도 바뀐 모양인데?”
“역시나.”
이곳에 올라오기 전부터 그런 말들이 있기는 했다.
영토를 점령하였다는 문구가 떴으니 틀림없이 금역도 사라졌을 것이라고 말이다. 그것이 바로 시스템의 힘이었다.
애초에 이 세계는 시스템의 힘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내 입장에서는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훈련을 진행하면서 정보를 모으자. 때가 되면 바로 전쟁을 일으켜야겠지.”
제119장. 검은 홀
판도라 왕국에 도착하였다.
아직 정식으로 명칭을 붙이지 않았지만, 수도를 레이온이라고 명명하였고 지금은 모두 옛 판도라 영지를 레이온이라고 불렀다.
왕성 앞에 도착하자 가신들이 나와 인사를 한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폐하.”
“별일 없었나?”
“그간 교역의 내용입니다.”
맥스가 보고서를 내밀었다.
천천히 보고서를 읽어 내려간다.
“마정석을 5만 개나 확보하였다고!?”
“한국에서 들여온 가공식품이 아주 잘 팔립니다. 그것도 비싼 값에 말입니다. 라면이 하나에 100골드에 팔릴 정도니까요.”
“허어.”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오세근이나 백연하 등도 마찬가지였다.
라면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가공식품이지만, 칼리어스 왕국 사람들의 입맛을 제대로 저격한 모양이었다.
그밖에 품목으로는 매운맛을 내는 가공식품들이 압도적으로 팔리고 있었다.
“매운맛 식품들이 이렇게 잘 팔리나?”
“없어서 못 팔 지경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마정석을 많이 모은 것이로군?”
“그렇습니다. 지금까지는 헬기로 식품들을 수송해 왔는데 앞으로는 도로를 내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운반을 할 예정입니다. 생각보다 운송비가 많이 들어서 말입니다.”
역시나 짠돌이 맥스다.
이 정도로 이윤이 남는다면 헬기로 수송을 해도 어마어마한 차익을 얻을 수 있는데 그것조차 아까워서 도로를 낸다는 것이다.
판도라 왕국에서 칼리어스 왕국까지도 도로 계획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되면 양국 모두 빠른 진격을 할 수 있게 될 테지만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았다. 어차피 전쟁을 벌일 계획이라면 선공을 취하는 것이 낫다.
판도라 왕국이 전쟁터가 되게 할 수는 없으니까.
“고생했군.”
“제가 한 일은 별로 없습니다. 사람들이 알아서 처리를 하였으니 말입니다.”
“일단 들어가지.”
오자마자 좋은 소식을 들었다.
대전에 들어오자 대신들이 허리를 굽히며 인사를 했다. 길드원들도 허리를 숙였다. 사적으로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공적인 자리였기 때문이다.
“이번 원정으로 동북부 영토를 얻었다. 대단히 비옥할 것으로 예상된다. 롬멜 경이 군대를 지휘하여 경략에 들어갔다.”
“대단히 좋은 소식입니다. 면적은 얼마나 될까요?”
“판도라 왕국에 필적할 것으로 본다. 칼리어스와 전쟁을 벌이려면 덩치를 키워야 할 필요가 있지. 다행히 동북부 지역은 도시 왕국이나 부족 왕국 규모의 국가들이 허다하니 각개격파를 하면 빠른 시일 안에 경략이 될 것으로 본다.”
“위업을 달성하셨습니다.”
“위업은 무슨.”
나는 손을 저었다.
현실과 이면 세계를 모두 지배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겨우 부족 국가들이나 점령하는 것을 위업이라고 말하기는 힘들었다.
그저 넘어야 할 작은 언덕 정도라고 할까.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에도 풍작이 들었습니다. 총 300만 석에 이르는 곡식을 소출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전쟁에는 문제가 없겠군.”
“다만 내년 봄은 되어야 출병을 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아니다. 칼리어스는 일 년 내내 일정한 기후를 가지고 있지. 그쪽으로 넘어가 전쟁을 한다면 올해 겨울에라도 진군할 수 있다.”
나는 그렇게 못을 박았다.
전쟁을 수행할 수만 있다면 굳이 미룰 필요는 없다고 보았던 것이다.
“병사들의 훈련은 어찌 되고 있지?”
“계속해서 훈련은 하고 있습니다. 총 5만의 병력을 더 모병하였습니다.”
“5만이라.”
“현재 왕국의 총병력이 15만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런가.”
병사들의 숫자는 많았지만 그중 정예는 5만밖에 되지 않았다. 여기에 더하여 정예병과 신병들의 격차가 너무 컸다.
정예병들은 이번에 레벨 100을 찍으면서 괴물로 거듭났다. 하지만 이번에 모병 된 병사들은 일반인이나 다름없었다.
아무리 용력이 좋아도 헌터로 각성을 한 것과 하지 않은 것의 차이는 컸다.
공작이 되려면 칼리어스를 점령해야 하니 아무리 노력을 해도 한계는 명확하다고 볼 수 있었다.
그렇다면 단시일 안에 승부를 보아야 한다.
이쪽에서 전쟁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이나 적들도 마찬가지일 테니까.
“칼리어스와의 표면적인 관계는?”
맥스가 보고했다.
“매우 호의적입니다.”
“그런가.”
“억지로 저희 왕국과 우호를 다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부담스러울 정도로 말입니다.”
“그쪽에서도 대비는 하고 있겠군.”
“꼭 전쟁이 터진다기보다는 우리 측에서 그럴 마음을 먹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함부로 도발하지는 않겠다는 거로군.”
“맞습니다.”
당연한 일이었다.
핵이 터지는 장면을 보았으니 함부로 진격하기에는 무리일 것이다.
전쟁을 위해서는 원거리 무기가 확보되어야 한다.
내 개인적인 무력에 의지할 수도 있겠지만, 칼리어스 정도의 왕국을 삼키려면 대비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가능하면 원거리 무기가 완성되면 좋을 텐데 말이다. 일단 한국에 한 번 다녀와야 할 것 같군. 그동안 훈련을 계속하도록.”
“왕명을 받듭니다!”
“험험. 폐하.”
맥스가 서류 더미를 가져왔다.
나는 인상을 구겼다.
“그게 뭔가?”
“가실 때 가시더라도 서류들은 처리를 해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한 달 동안이나 외근을 나가 계셔야 하니 처리할 것들이 많습니다.”
“그냥 맥스의 선에서 처리하지?”
“그럴 수는 없습니다. 절차라는 것이 있어서요.”
“그런가.”
아무래도 한국은 내일 가야 할 것 같다.
사각사각.
늦은 밤.
나는 서류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하나같이 중요하지 않은 서류가 없었다. 오늘 처리를 하지 않으면 왕국의 일 자체가 진행되지 않을 것이다.
곁에는 맥스가 눈을 부릅뜨고 사인하는 대로 서류를 받아 챙기는 중이다.
“비용의 처리 문제는 중요한 일입니다. 국책사업은 재가가 필요했습니다.”
“이해한다.”
국책사업을 맥스의 임의대로 처리할 수는 없다.
어떻게 보면 왕권은 이런 결재자의 서류로부터 나온다고 볼 수 있었다. 이런 처리를 하지 않는다면 왕권의 실추로 이어질 것이다.
여러 가지 국책사업의 사인을 끝냈다.
“후유.”
“이제 민간 부분입니다.”
“민간 부분?”
“새로이 유입되는 인구도 있고, 그에 따른 재가가 필요합니다.”
“그러냐.”
유민들에 대해 처리도 해야 했다.
도대체 어디에서 유민들이 들어오는 걸까? 그건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이 세계 자체가 이해할 수 없는 일투성이였으니까.
맥스가 넌지시 묻는다.
“이번에 신검을 얻으셨다고 들었습니다.”
“정확하게는 화신의 검이다. 줄여서 신검이라 부르기도 하지.”
“듣기로는 어마어마한 파괴력을 가졌다고요.”
“그렇지. 사방 10킬로 내의 몬스터를 모조리 증발시킬 수 있으니까.”
“허어!”
“괜히 신급의 무기가 아니다.”
그 당시에는 나도 상당히 놀랐었다.
신급의 무기라고 하여 주웠는데, 그 위력이 상상을 초월하였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아무리 많은 몬스터가 쳐들어오더라도 막을 수 있다. 보스 몬스터도 웬만하면 즉사가 아닐까 싶었다.
90% 확률이라면 거의 들어맞는다는 뜻이었으니까.
“그리고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어떤 문제?”
나는 펜을 내려놓았다.
맥스가 문제가 있다는 언급을 하면 대부분 심각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후사입니다.”
“후사라면, 아들을 말하는 건가?”
“그렇습니다. 지금 왕권은 반석 위에 있습니다. 반란이 터질 일은 없겠지만, 설사 그렇다고 해도 손쉽게 진압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그런 왕권도 후사가 없다면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으음.”
침음이 흘러나온다.
지금까지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문제였다.
“폐하의 나이도 생각을 하셔야 합니다. 보통 폐하 정도의 나이라면 손자가 있어야 정상입니다.”
“아직 서른다섯 살밖에 안 됐는데?”
“그러니까요.”
판도라 왕국에는 조혼이 성행했다. 우리 조상들처럼 말이다.
열다섯 살 정도만 되어도 결혼을 하였으니 이 나이에 손자가 있다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 때문에 맥스는 불안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