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166)
16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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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Da-On〕@kimdaon1993 · 1월 11일.
Melhor clube de futebol, SL Benfica
(최고의 축구 클럽, SL 벤피카)
#SLBenfica, #Treinamento, #♡
(#SL벤피카, #트레이닝, #♡)
-> Via Twitter
〔James Rodriguez〕@jamesrodriguez · 1월 11일.
Clube No. 1 de Portugal / (포르투갈 No.1 클럽)
#FC Porto, #Invicto / (#FC 포르투, #무패의)
-> Via Twitter
***
2013년 1월 12일. 세이샬, 포르투갈. 벤피카 캠퍼스 ? 스포르트 리스보아 벤피카 인턴십 및 교육센터. SL 벤피카 클럽하우스.
어제 낮에 올린 트윗은, 댓글 사건 이후 처음 올리는 맨션이었다.
그것은 팀 차원에서 내가 SL 벤피카에 머물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기길 바란 것 때문에 했던 트윗이며, 외의 그 어떠한 의도도 섞여 있지 않았다.
하지만 참으로 재미있는 게, 누군가에겐 그렇지 않았나 보다.
콕 집어, 하메스 말이다.
현재 클럽하우스엔 팀의 역사와 업적을 보여주는 것들이 곳곳에 붙어 있고, 그것은 훈련하는 시설 역시 마찬가지다.
내가 어제 트윗을 하며 찍어 올린 사진의 배경화면에서 그런 것들이 있었는데, 그게 하필이면 2003/04 시즌의 포르투갈 FA컵 우승 엠블럼이었다.
당시에 우린 결승전에서 FC 포르투를 2 : 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었는데, 하메스는 내가 어떤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그 사진을 올린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니까, 내가 FC 포르투전을 앞두고 그들을 도발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나로선, 심히 억울한 일이었다.
“그런 걸 바로 낙인효과라고 한다니까.”
“똑똑해서 좋겠다.”
“응. 좋은데?”
“……쳇.”
“오~ 낙인찍힌 이의 불쌍한 말로로다~”
노래까지 불러대며 나를 놀려대는 안드레의 복부에 주먹을 선물해주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었던 나는 그저 아쉬운 입맛만을 다실뿐이었다.
딱히 녀석의 말이 틀린 것도 아닌지라, 반박하는 말을 찾기도 쉽지 않았다.
확실히 전의 그 댓글 사건 이후, 내가 소셜네트워크에서 하는 일의 파급력은 전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가 된 것 같다.
지금만 해도, 미디어들은 잔뜩 신이 나 있다.
‘에효~ 그래. 다 자업자득이다.’
하메스가 등 뒤에 버젓이 최근 2년 동안의 우승 트로피를 배경에 두고 트윗을 함으로써, FC 포르투와 우리의 경기는 사실상 벌써 시작된 것과 다름없어졌다.
우리야 그냥 애써 무시하고 있지만, 우리나 포르투의 팬은 나와 하메스의 트위터에서 날카로운 설전들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그 열기는 분명, 고스란히 경기장으로 옮겨올 거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내일 경기가 홈에서 펼쳐진다는 점이다.
만약 원정이었다면?
‘으~ 끔찍해라.’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다.
메시를 도발한 대가를 그와 전혀 상관없는 곳에서 치르고 있다는 게 우습다가도, 어쩌면 이것이 평생 나를 따라다닐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불안해졌다.
아, 그러면 진짜 안 되는데.
딸깍-
그 순간, 닫혀 있던 문이 열리면서 미겔 콰레스마 코치님이 등장했다.
“다들 들어오도록.”
지금은 12일 새벽 6시 17분이다.
오늘은 명단을 발표하는 날이기 때문에, 훈련복으로 갈아입자마자 브리핑룸 앞에 모여 있었다.
“좋은 아침이에요. 좋은 아침. 좋은 아침.”
안에서 먼저 기다리고 있던 스태프들과 먼저 인사를 나눈 뒤, 먼저 입장한 순서대로 비잉 둘러 가장 오른쪽 뒷자리부터 차례대로 착석하기 시작했다.
여기에도 각자가 좋아하는 자리는 있기에, 우리는 특정 선수가 앉는 자리는 비워두고 차례대로 앉고 있다.
“좋은 아침이다.”
“좋은 아침입니다!”
선수들이 모두 착석을 마치고 나면, 감독님은 항상 그 조금 뒤에 등장하시곤 했다.
타이밍을 맞추는 방법이라도 몰래 연습하셨는지, 늘 절묘한 시점에 들어오시는 것이다.
신기하기도 하지.
감독님은 우릴 향해 짤막하게 인사를 하곤, 곧바로 본론에 들어가셨다.
“우선, 이 말부터 하지. 내일은 무척 거친 경기가 될 거다.”
“…….”
“내일 경기에서 이긴 쪽이 크게 한발 앞서나가게 될 거야. 리그 경기에 한정해 가장 중요한 시합이다. 그걸 명심하고 듣도록.”
감독님이 말씀한 대로다.
만약 우리가 FC 포르투를 잡으면, 2위 자리에서 벗어나 드디어 리그 1위에 자리할 수 있다.
그렇지만 반대로 포르투에게 패배한다면, 그들이 승점 5점 차로 앞서나가게 된다.
그리고 그건, 사실상 경쟁의 끝과 다름없다.
이번 시즌은 유독 Top 2로 분류되는 우리 벤피카와 포르투, 그리고 그 아래 상위권 경쟁을 할 수 있는 클럽들의 차이가 극심하다고 평가받는 중이다.
실제로 3위 SC 브라가와 2위인 우리 SL 벤피카의 승점 차는 8점으로, 아직 리그가 절반도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는 제법 큰 격차였다.
그리고 사람들은 우리나 포르투가 어지간해서는 지지 않을 거라 말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는, 내일의 경기가 2012/13 시즌의 우승을 결정짓는다고 말할 정도다.
그리고 사실, 우리도 그렇게 느끼고 있다.
내일, 우승팀이 결정될 수 있다.
하지만 불행히도 이건 FC 포르투에 한정된 이야기였고, 우리가 내일 승리한다고 해도 5월에 있을 포르투 원정에서 얼마든지 결과는 뒤바뀔 수 있었다.
반대로 패배는 곧, FC 포르투의 2012/13 시즌을 의미할 수도 있다.
5월에 우리가 100:0으로 승리한다고 해도, 저들이 만약 그때까지 지지 않는다면 결국 우승은 포르투의 차지가 될 테니까 말이다.
내일 시합이 가지는 의미란 바로 이것이다.
그랬던 만큼 우리는 금세 비장해졌고, 이 모습이 만족스러우셨는지 감독님은 희미한 미소와 함께 이야기를 이어나가셨다.
선발명단을 발표하기 전에, 우선 전술부터 시작이다.
화면이 틀어지고, 프로젝터에 익숙한 것이 올라온다.
포메이션은 우선.
“4-4-2로 간다. 더블 볼란치야. 수비형 미드필드가 둘이고, 이 포지션에 서는 선수들은 포백을 보호하고 또 풀백의 뒷공간을 커버하는 역할을 한다.”
“…….”
로테이션을 가져가면서 치른 지난 세 경기 모두, 사실은 전부 내일 경기를 대비한 모의고사의 느낌이었다.
우리는 그동안 4-4-2의 모든 형태를 활용해왔는데, 1월 2일 경기부터 순서대로 더블 6-다이아몬드-플랫의 형태를 가져와 실험을 해봤다.
그리고 분명 어제까진 4-4-2 다이아몬드나 변칙적인 4-1-3-2를 활용할 것만 같은 분위기였는데, 결국 오늘 감독님이 선택한 것은 팀이 가장 익숙하게 느끼는 전술이었다.
“저, 조르제?”
“뭔가?”
손을 들어 올린 사람은 니코였고, 그는 최근의 훈련과 상관없는 전술이 선택된 것에 관해 질문을 던졌다.
나도 그렇고 꽤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질문이라, 다시 감독님에게 시선이 집중됐다.
하지만 그 이유를 궁금해하는 우리에게, 감독님은 짤막한 한마디만을 던져오셨다.
“먼저 명단을 발표하고 말하지.”
“…….”
애초에 감독님은 우리에게 이유를 설명할 생각이셨는가 보다.
우린 곧 궁금증을 거두고 선발 명단을 들었다.
“골키퍼, 아르투르. 포백은 오른쪽부터…….”
처음 시즌 일정을 확인했을 때부터, 내일이 중요한 경기가 될 거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벌써 시즌 결승전과 같은 느낌을 얻게 될 것이라곤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일이다.
분명한 건, 우리가 불리한 상황이라는 것.
그러나 이미, 올 시즌 내내 그래왔다.
시즌 초반에 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허무하게 승점을 날려 보낸 순간부터, 우린 위기에 제 발로 걸어 들어가 몸을 담갔다.
호랑이 입속으로, 스스로 향했던 셈이다.
잔인한 현실이었지만, 결국은 이겨낼 수밖에 없다.
우승을 원한다면, 반드시 그래야 한다.
믿을 건 오직 실력뿐이다.
‘한번 붙어보자.’
원인 제공을 한 것은 나인 셈이었지만, 우리를 도발한 하메스에게 나는 정정당당히 맞붙어보자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
[하메스 로드리게스, 훈련 중 발목부상으로 내일 경기에서 결장할 듯. – A Bola/2013.01.12.(오후)].
‘이건 또 뭔 지랄이야?’
허무하게도, 하메스는 경기 시작 하루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부상으로 결장이 확정되었다.
참, 별일도 다 있네.
경기 전에 들려온 희소식에, 아주 조금이지만 기분이 나아지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
대망의 날이 밝은 가운데, 오늘을 기다려온 리스본의 사람들은 하나둘 경기장으로 모여들고 있다.
Aguias(독수리), Glorioso(영광의 팀).
무엇보다 스스로 빨강(Encarnados)임을 자처하는 그들은 경기장으로 향하는 길에서부터 커다랗게 노래를 불렀다.
“Nos so queremos! Benfica campeao~ Benfica campeao~ Benfica campeao~”
바라는 건 오직, 벤피카가 챔피언이 되는 것이라며 말이다.
그리고 이제 그들은 FC 포르투에 대해 노래한다.
“Batidao! Batidao! Batidao! o FC Porto!!”
(박살 내자! 박살 내자! FC 포르투를 박살 내자!!)
사랑하는 팀이 오늘, FC 포르투에 승리하기를 바라면서.
시즌 가장 중요한 경기까진, 이제 겨우 2시간이 남았을 뿐이다.
.
.
2013년 1월 13일. 1500-313 리스본, 포르투갈. 에우제비오 다 시우바 페헤이라 거리. 이스타디우 다 루스.
·경기 시작 90분 전
SL Benfica 0 : 0 FC Porto
&Match-Up`s Best Eleven(벤피카/상대팀)
&Tactics(벤피카/상대팀) : 4-4-2(D6)/4-1-4-1
GK ? 아르투르 모라에스 / GK – 에우통
RB ? 막시 페헤이라 / RB – 다닐루
CB ? 자르데우 / CB ? 니콜라스 오타멘디
CB ? 에제키엘 가라이 / CB ? 엘리아큄 망갈라
LB ? 김다온 / LB ? 알렉스 산드루
DM ? 네마냐 마티치 / DM ? 페르난두 레게스
DM ? 엔초 페레즈 / RM ? 스테번 드푸르
RAM ? 베르나르두 실바 / CM ? 루초 곤잘레스
LAM ? 니코 가이탄 / CM ? 주앙 무티뉴
ST ? 오스카 카르도소 / LM ? 실베스트르 바렐라
ST ? 리마 / ST ? 잭슨 마르티네스
.
.
라커룸에서 준비하는 동안에도, 경기장에 입장한 관중들의 목소리가 너무나도 잘 들려오고 있었다.
아마도 팬들은 발을 구르고 있는 것 같았고, 그럴 때마다 발바닥을 통해 진동이 느껴져 왔다.
“…….”
고요하다.
난 이것을 긴장감이라 표현하고 싶다.
아직 결과는 알 수 없지만, 개인적으론 이번 경기를 무척 잘 준비해왔다고는 생각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도 먹고 자는 것에 특별히 더 신경을 많이 썼고, 아침에는 많이 뛸 것을 생각해 염분도 약간 보충해 두었다.
아직 FC 포르투의 선발명단을 확인하기 전이지만, 잠시 뒤 그라운드로 나서게 되면 대충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누가 원정에 참여했고 누가 함께하지 않았는지를 보게 되면, 상대 팀이 어떤 축구를 하려고 하는지를 대강이나마 짐작해 볼 수 있으니까 말이다.
감독님은 지금쯤 감독실에서 잠을 청하고 계실 거다.
경기 전 10~20분 정도 잠이 드는 게, 제수스 감독님 나름의 루틴이라고 할 수 있다.
“Vamos! 기세에서 밀리지 말자고!! 다들 가자!!”
준비를 먼저 마친 가라이가 파이팅과 함께 라커룸을 나서고, 선수들이 하나둘 그 뒤를 따랐다.
그리고 나는 가장 마지막쯤에 라커룸을 나섰다.
늘 걷는 익숙한 복도.
이곳도 역시, 긴장하고 있다.
[후우~ 이겨야 해.]이 경기는 어쩌면 챔피언스리그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아니, 틀림없이 그럴 거다.
라커룸 앞 복도를 빠져나와 철제로 된 문을 통과했고, 나중에 입장을 준비할 공간 역시도 지나쳐 그라운드로 향했다.
진즉 어둠이 내려앉은 피치 위를, 새하얀 조명이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곳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은, 조명이 아니라 붉은색 옷을 입은 사람들의 목소리다.
목소리 높여 노래 부르는 팬들이 든 벤피카의 머플러.
나도 저것을 가지고 있다.
그것도, 무척이나 많이.
“…….”
잔디를 슬쩍 만지곤, 사이드라인을 넘어선다.
항상 그랬지만, 오늘도 잔디의 상태는 최상이다.
그라운드로 들어가 곧장 고개를 돌려 FC 포르투의 진영을 확인했는데, 낯선 얼굴이 꽤 많이 보였다.
지난여름, 포르투는 변화를 겪었다.
작년 나를 가장 괴롭힌 헐크가 무려 7,700만 유로의 종합 이적료를 기록하며 러시아의 제니트로 향했고, 레프트백 알바로 페레이라와 중앙 미드필드 프레디 구아린은 인테르로 떠났다.
FC 포르투는 이 공백을 채우기 위해 콜롬비아의 주니오르 FC에서 헥토르 키뇨네스(Hector Quinoes)를 영입했고, 스포르팅에서 쫓겨나다시피 한 마라트 이즈마일로프도 단돈 100만 유로에 데려왔다.
또 가장 중요한 영입인 잭슨 마르티네즈(Jackson Martinez)를 멕시코의 치파스 FC에서 889만 유로를 주고 데려왔다.
듣기론, 꽤 경쟁이 심한 영입이었단다.
그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이적한 라다멜 팔카오의 대체자였는데, 합류하자마자 경기당 1골에 가까운 괴력을 뽐내는 중이다.
오늘, 우리가 가장 경계하고 있는 대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디 보자. 측면은…….’
그렇지만, 아무래도 나의 관심은 FC 포르투의 측면 자원에 쏠려 있을 수밖에 없었다.
‘A Bola’가 확인해준 대로 하메스는 원정에 불참한 상태였고, 눈에 익숙한 측면 공격자원은 실베스트르 바렐라가 유일했다.
하지만 그는 오른쪽에서 뛰지 않는다.
물론 오른쪽에서도 뛸 수는 있지만, 시즌 내내 왼쪽에서 뛰어왔기에 굳이 변화를 줄 것 같지는 않다.
그리고 외의 측면 자원은 보이지 않았다.
몇몇 낯선 얼굴이 있긴 했지만, 그렇다는 건 시즌 경기에서 많이 뛰지 못했다는 뜻이다.
평소 안정감을 중시하기로 유명한 감독인 비토르 페레이라가 과연, 이런 경기에서 새로운 선수를 투입하려고 할까?
난 절대 그렇지 않을 거라고 본다.
그렇다는 말은 즉.
‘전술이네.’
몸을 풀어가며 수시로 확인하고 있는 FC 포르투의 진영을 보고 있으면, 전술적으로 뭔가 꿍꿍이가 있다는 것 외에는 다른 생각을 하기가 힘들었다.
감독님의 예상했던 것에, 점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FC 포르투는 오늘 변칙을 준비했다.
만약 저들이 계속해서 4-3-3을 쓸 생각이었다면, 크리스천 아추(Christian Atsu) 혹은 잘마가 저 선수들 사이에 있었어야만 한다.
아니면 최소, 클레베르라도 말이다.
그런 선수들이 있었다면 바렐라가 오른쪽으로 왔을 것이고, FC 포르투가 4-3-3을 썼을 확률이 높다.
그렇지만 지금은, 그걸 할 수 없다.
덩달아 나 역시, 이미지 트레이닝은 가져가지 못할 것 같다.
정확한 상대가 누구인지 예측하기 어려우니까 말이다.
하나, 이것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축구를 하다 보면 생각을 뒤엎는 전술을 마주할 때가 많고, 그것을 자주 접하다 보면 어느 한쪽으로 생각이 치우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것은 FC 노르셸란과 이곳 SL 벤피카 모두에서 뛰며 배운 것인데, 우리가 상대적으로 강팀이다 보니 변수를 주고자 늘 새로운 시도를 하는 팀들을 만나왔기 때문인 것 같았다.
어쨌거나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결국엔 가장 중요한 것이 상대의 전술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아닌 내가 어떻게 뛰느냐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만약, 멍청이가 아니라면 말이다.
그리고 난 바보는 아니다.
천재까진 아니겠지만, 그래도 최소한 보통은 되는 것 같다.
물론, 이건 축구 이야기가 아니다.
머리 회전과 두뇌.
그런 것들.
마지막으로 피치에 적응하는 과정이 끝나고 다시 라커룸으로 돌아왔을 땐, 모든 준비를 끝마친 감독님이 우릴 기다리고 계셨다.
“좋은 밤이다.”
“좋은 밤입니다!”
우리를 한 번씩 바라본 감독님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으셨다.
어제 이미 중요한 이야기들을 했고, 전술적인 부분은 나중에 미겔 콰레스마 코치님에 한 번 더 짚어줄 거다.
준비가 부족한 날이면 감독님의 말이 많아지지만, 오늘처럼 우리가 충분하다고 느낀 날에는 감독님은 보통 이렇게 말씀을 하시곤 하신다.
“너희들이 최고다. 항상, 그걸 기억하도록.”
“…….”
“Deixe-me orgulhoso. Faca-os estimular. Vamos. 이젠 그라운드로 나가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순간이다.”
감독님은 지금 자신을 자랑스럽게 해달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더 나아가 팬들도 자랑스러워할 수 있게 하라고 했다.
이야기가 끝남과 동시에 우린 박수와 큰 목소리를 지르며 자리에서 일어섰고, 라커룸 안에서 자연스럽게 스크럼을 만들어 모두가 한자리에 모였다.
오늘도 대표가 되어 이야기하는 것은 가라이였는데, 처음엔 조금 어색해 보였지만 이제는 저 모습이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
그는 언젠가, 좋은 리더가 될 거다.
“가자, 얘들아!! 우린 처음부터 밀어붙일 거야!! 오늘은 투사가 되어야 해!! 1분일 때도 90분일 때도, 심지어 95분일 때도 이걸 잊지 마! 집중하고 가자! VAMOS!!”
이런 순간 뒤의 리액션을 통해서도, 현재 팀 분위기가 어떤지 또 시합에 임하는 태도가 어떤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힘껏 소리친 내가 보건대, 오늘은.
‘100점.’
그러니, 충분히 좋은 결과를 기대해봐도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