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457)
456화
2015년 3월 11일. 80939 뮌헨, 독일. 베르너-하이젠베르크-알리 25. 알리안츠 아레나.
·경기 시작 20분 전
바이에른 뮌헨 0 : 0 샤흐타르
&Match-Up`s Best Eleven(뮌헨/상대팀)
&Tactics(뮌헨/상대팀) : 4-1-4-1/4-2-3-1
GK ? 마누엘 노이어 / GK ? 안드리 퍄토우
RB ? 김다온 / RB ? 다리오 스르나
CB ? 제롬 보아텡 / CB ? 올렉산드르 쿠체르
CB ? 홀거 바트슈투버 / CB ? 야로슬라프 라키츠키
LB ? 데이비드 알라바 / LB ? 브야체슬라브 쉐브추크
DM ?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 DM ? 프레드
RAM ? 아르연 로번 / DM ? 타라스 스테파넨코
CAM ? 마리오 괴체 / RAM ? 더글라스 코스타
CAM ? 토마스 뮐러 / CAM ? 알렉스 테셰이라
LAM ? 프랑크 리베리 / LAM ? 타이송
ST ?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 ST ? 루이즈 아드리아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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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명단이 정해지는 과정은 결코 단순하지만은 않다.
감독의 전술적인 의도와 선수 개개인의 컨디션, 의료진으로부터의 소견서와 같은 것들이 종합되어 가장 최선이라고 판단되는 11명이 우선적으로 피치 위에 선다.
오늘 펩 과르디올라가 선발로 정한 11명 역시, 이런 과정을 거쳐 뽑히게 되었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의 마지막 팀 토크 시간.
펩은 준비한 전술을 다시 논한다.
“상대는 1차전과 똑같이 뛰려 할 거다.”
축구에서의 전술 역시, 무조건 감독이 선호하는 방식으로만 정해지지 않는다. 전력에서 월등히 앞선다면 실험에 무게를 두고, 열세라면 승리할 가능성을 높이려고 한다.
그리고 때론 주도적으로 경기를 이끌려고 하며, 어떤 날은 상대의 전술에 대응을 한다.
선발명단과 미팅 과정에서 나온 설명들엔, 오늘 바이에른 뮌헨이 실험에 바탕을 두고 상대의 전술적 의도를 받아치려 한다는 의도가 숨어 있다.
전술적으로 수동적이 되고 카운터펀치를 노리는 것은 보통 약팀이나 하는 선택이지만, 펩 과르디올라는 본인의 판단에 커다란 자신감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실패할 가능성에 대비코자, 몇 가지의 안전장치 역시 심어 두었다.
선수들에게 가장 익숙한 4-1-4-1을 사용하는 한편, 레반도프스키를 제외한 전원을 지난 시즌에도 뛰었던 선수들로 채워 넣은 것이다.
또 선수 개개인에게 어느 때보다 자세한 설명을 곁들이며, 각자 해야 할 임무를 명확히 주지(周知)시켰다.
바로 지금, 토마스 뮐러에게 말하는 것처럼.
“상대는 수비에 많은 숫자를 둘 거야!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어! 각자가 받은 지시사항을 기억하면 되니까! 토마스! 너는 끊임없이 이 지역과 박스를 오가야 해! 네가 이렇게 움직였을 때, 샤흐타르의 대형을 분리시킬 수 있다!”
오늘 펩 과르디올라는 피치를 절반으로 나눠, 공격 진영에 서게 될 다섯 명의 선수 전원을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만들었다. 동선의 겹침을 염려해, 몇 가지 원칙만을 정해 두었다.
선수들에게 한 번 더 준비한 것을 반복해서 설명하는 이유 역시, 이것이 결코 쉽지 않을 거란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감이 있었다.
현재의 뮌헨은 그런 것들이 가능했다.
열정적으로 이어졌던 팀 토크 후, 프랑크 리베리의 앞으로 간 펩 과르디올라가 그의 컨디션을 묻는다.
“테이핑을 단단히 조였죠.”
“멋지군. 그렇지만, 무리할 필요는 없어.”
“명을 받들죠. 그렇지만 전 괜찮아요.”
“……그래. 알겠네.”
구멍이 숭숭 뚫려 버렸던 전반기의 끔찍했던 스쿼드의 사정에 비하면 한참 나아지긴 했지만, 바이에른 뮌헨은 현재까지도 부상과 결장에 시달리는 중이다.
오늘만 하더라도 퇴장 징계로 인해 알론소가 결장했고,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부상을 당했던 마놀라스는 회복 속도가 더뎌 30분 이상을 소화하는 일이 힘들었다.
곧 필리프 람과 티아고가 팀 훈련에 합류할 예정이긴 하지만, 둘은 시즌 종료 때까지 폼이 올라오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곧 있으면 챔피언스 리그의 상위 라운드 경기도 연이어서 펼쳐진다. 선택과 집중이 중요해지고, 그 어느 때보다 주전들의 부상을 주의해야 할 시기가 됐다.
그리고 이런 시기를 준비하는 펩 과르디올라에게 있어, 프랑크 리베리는 계속해서 신경이 쓰이는 존재였다.
커리어 내내 자잘한 부상을 달고 살았던 선수인 데다가, 작년 1월 등 부상과 8월 관절 부위의 손상을 입은 뒤로는 좀처럼 예의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리베리가 올린 공격 포인트의 90%도 팀이 월등히 앞선 상황에서 나온 것들이었고, 어려운 경기에서는 여지없이 침묵했다.
분데스리가를 넘어 한 시대를 풍미한 크랙(Crack)으로 평을 받는 그이기에, 현재의 폼과 성적은 분명히 아쉬웠다.
‘그런데도…….’
감독실로 돌아온 펩 과르디올라가 의료진의 보고서를 잠깐 내려다보다, 미간을 찌푸리며 그것을 팽개치듯 책상 위에 놓아둔다.
피치로 나선 그가 떠나고 텅텅 비게 된 실내의 책상 위엔, 선수 컨디션에 관한 볼파르트 클리닉의 소견이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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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엘 노이어 ? 매우 건강함, (중략). 코스타스 마놀라스 ? 매우 건강함. 김다온 ? 매우 건강함. 후안 베르나트 ? 약간의 피로를 느낌, (중략). 아르연 로번 ? 매우 건강함. ‘프랑크 리베리 ? 매우 건강함’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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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파르트 클리닉의 소견들 중 몇몇 부분은, 펩 과르디올라의 생각과는 일치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몇몇 이들에게 휴식을 주고 싶었지만, 그렇게 할 근거가 부족했다.
선수들도 같은 보고서를 의료진에게서 전달받고, 그것을 바탕으로 본인의 컨디션을 객관적으로 점검할 기회를 얻는다.
만약 의료진 보고서에 경기에 뛸 수 있다고 적혔는데도 명단에서 제외가 된다면. 그들은 설명을 듣길 원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출전 시간과 관련된 불만으로 쉽게 이어지고, 이는 선수단 전체의 능률과 성적을 동시에 저하시키는 원인이 되어 버린다.
리베리의 폼 저하를 두고 킬리안 뮐러-볼파르트가 [“잘못된 것은 자신이나 아버지가 아니라 펩 과르디올라의 훈련 방법과 전술.”]이라 떠들고 다니는 것 역시, 클리닉의 보고서엔 선수가 완벽하다고 적혀 있기 때문이었다.
꽤 오래전부터, 펩 과르디올라는 이러한 불안감 속에서 프랑크 리베리의 이름을 선발명단에 적어 왔다.
그럴 때마다, 그는 도박을 하는 듯했다.
‘후우- 아슬아슬하군. 이건 정말 싫은 기분이야.’
챔피언스 리그의 주제곡이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흘러나오는 가운데, 바이에른 뮌헨의 감독은 초조함을 감추기 위해 아래에 놓인 물병을 집어 들었다.
그는 그저 오늘 하루, 모두가 온전하길 바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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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김없이, 펩의 전략은 주효했다. 그는 우리가 샤흐타르의 절실함을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상대가 받고 있을 압박감 역시도 무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었다.
첫 번째 득점은 굉장히 이른 시간에 나왔다.
그리고 그 장면 때,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중원 지역에서의 점유율 싸움.
역습에 기반을 둔 샤흐타르 전술의 특성상, 전방에서 뛰어 줄 선수가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그들의 공격은 덜컹거리며 지체될 수밖에 없었다.
샤흐타르 기준 왼쪽에서 볼이 돌았고, 빠르게 전방을 확인했던 타라스 스테파넨코(Taras Stepanenko)는 동료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자 갈피를 잃고 방황했다.
그러한 틈을 나와 바스티는 놓치지 않았고. 압박을 통해 빼앗아 낸 볼을 로번에게 전달했다.
‘100% 지점’에서 볼을 빼앗긴 샤흐타르가 빠르게 수비를 갖추려고 했지만, 레비와 함께 최전방에 머물던 뮐러가 조금 내려서자 수비 라인이 요동을 쳤다.
단순히 슬쩍 내려서는 것으로 전방에 공간을 만든 뮐러가 다시 뒤로 돌아 달려 나갔고, 로번과 괴체를 거친 패스가 그에게 다시 도착했을 때 굉장히 거친 태클이 이어졌다.
태클을 한 올렉산드르 쿠체르(Oleksandr Kucher)는 번화가 사거리에서 흉하게 엎어졌을 때보다 더 빠르게 몸을 일으키며 결백하다는 듯 양손을 들어 올렸지만, 스코틀랜드 출신의 윌리 칼럼(Willie Collum)은 지체 없이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 전에 그는 P.K를 선언한 상태였고, 당시 전광판은 전반 2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탐색전의 과정에서 퇴장이 발생한 샤흐타르는, 무얼 해 보기도 전에 계획이 완전히 망가져 버린 셈이었다.
그리고 그 후로, 대략 57분이 지났다.
현재 눈앞의 상황은…….
“으아-! 제기랄!”
“…….”
딱히 좋다고는 말을 못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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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13분
바이에른 뮌헨 4 : 0 샤흐타르
전반 17분, 브야체슬라브 쉐브추크(Vyacheslav Shevchuk)와 충돌했던 로번이 허리에 손을 얹은 채 그 스스로 더는 뛸 수 없다는 사인을 벤치로 보냈다.
비명을 내지르지 않기 위해 얼굴을 잔뜩 일그러뜨린 그의 표정에서, 그 고통을 조금이나마 짐작해 볼 수 있었다.
결국 그는 잠시 뒤 베르나르두로 교체되었고,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계속해서 상대를 몰아붙이던 우린 전반 34분 제롬의 추가골로 전반을 2:0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렇게 전반을 마치고 라커룸으로 돌아왔을 때, 우리를 기다렸던 것은 환한 미소를 짓고 있던 로번이었다.
천만다행히도 그의 부상은 그리 크지 않았고, 교체 후 라커룸에서 응급처치와 관리를 받아 가며 다쳤던 허리를 관리하고 있었던 거다.
그건 부상 때문에 18개월 이상을 시달려 온 우리에겐, 무척 힘이 되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후반 시작 후 얼마 되지 않아, 알라바와 리베리가 피치 밖에서 보여 주는 것만큼의 절묘한 호흡으로 세 번째 골을 만들었을 때에는 승리를 확신했다.
하프타임 후 샤흐타라의 선수들은 눈에 띄게 지쳐 보였으며, 승리하겠다는 의욕 역시도 보이지 않았다.
3:0이 된 후에도 우린 몰아치기에 능한 ‘Vier(Fear) Munchen’으로서, 킥오프되었던 볼을 바로 가로채내어 알리안츠 아레나를 용광로로 만든 네 번째 득점을 기록했다.
거기까진, 정말 모든 게 좋았다.
정말로 모든 게.
‘그렇지만 이건…….’
하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지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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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세) – SBS Sports 아나운서
“아- 프랑크 리베리, 결국 피치를 떠납니다. 펩 과르디올라가 후안 베르나트를 투입할 준비를 합니다.”
(박성문) – SBS Sports 해설위원
“이번 시즌, 참 바이에른 뮌헨에는 부상자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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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잡한 표정으로, 들것에 실려 피치를 빠져나가는 프랑스의 베테랑 윙어를 바라본다.
지금 프랑크 리베리의 부상이 더욱 염려되는 이유는, 어떠한 충돌도 없이 그 스스로 주저앉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원인이야 짐작해 볼 수 있다.
직전 상황에서 전력으로 스프린트를 했는데, 그때 몸이 잘못된 것 같았다.
하지만 내가 말하고 싶었던 부분은 충돌이 전혀 없는 과정에서 스프린트를 하다 다친 것이라면, 통증을 느끼는 부위가 반드시 햄스트링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 얼추 이해를 할 수 있다.
그런데 리베리는 아까, 발목을 붙잡았다.
‘닮았어. 그렇지 않아?’
지금 내 머릿속엔, 많은 이름이 떠오르고 있다.
작년 3월 최초 단순 타박상으로 판정을 받았다가 첫 훈련 참여 후에 ‘Dead Leg’ 증상이 발견되었으나, 재차 훈련 후 최종 MCL(무릎 내측부인대 파열) 판정을 받은 티아고.
무릎 관절 캡슐 부상 후 재활이 미흡해 결국 발목이 다쳐 3개월을 이탈했던 바스티.
처음엔 발바닥에서 시작하여 조금씩 부상 부위가 위로 올라 결국엔 무릎이 나가 버려 이제야 겨우 목발을 뗀 하비 마르티네스가 바로 그들이다.
리베리도 로번처럼 별것 아닌 부상일 수도 있긴 하겠지만, 최근까지 있어 왔던 일을 잘 알고 있는 나로서는 이번에도 볼파르트 클리닉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휴우우우-”
대체 왜?
왜 박사님은 스스로 명성을 갉아먹는 걸까?
뮌헨보다 더 중요한 게 있는 것일까?
그게 아니라면 설마, 내가 모르는 뭔가가?
부디 그건 아니었으면 하는데 말이다.
【“선수 교체입니다. 18번. 후안 베르나트가 투입되고, 7번. 프랑크 리베리가…….”】
어쩌면 오늘 우린, 팀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를 잃어버리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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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결과(C.L Last 16 2nd Leg)
바이에른 뮌헨 7 : 0 샤흐타르
[골] 토마스 뮐러 : 전반 04분(P.K/마리오 괴체), 후반 07분(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제롬 보아텡 : 전반 34분(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프랑크 리베리 : 후반 04분(데이비드 알라바)
홀거 바트슈투버 : 후반 18분(김다온)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 후반 30분(김다온)
마리오 괴체 : 후반 42분(제롬 보아텡)
김다온 ? 94분 출전(2어시스트/평점 2.5)
MoM ? 제롬 보아텡(1골 1어시스트/평점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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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15 챔피언스리그 8강전과 4강전
유벤투스 VS AS 모나코
A.T 마드리드 VS 레알 마드리드
PSG VS FC 바르셀로나
FC 포르투 VS 바이에른 뮌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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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12일. 81547 뮌헨, 독일. 재베너 슈트라세 51-57. 바이에른 뮌헨 서비스 센터 및 훈련시설. 퍼포먼스 센터.
팬과 미디어가 ‘클럽 역사 챔피언스리그 최다 점수 차 승리’에 기뻐하는 동안, 나는 오늘 듣게 될 로번과 리베리에 관한 정확한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할로-!”
주차장에 차를 대어 두고, 얼른 서둘러 클럽하우스 안으로 들어선다.
오전 훈련 없이 팀 전체가 점심을 먹고 복기와 회복 훈련을 진행하는 날인지라, 적당한 시간에 출근한 나를 앞서 도착한 동료들이 반긴다.
일단은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의 테이블에 앉았다.
“뭐, 이야기 들어온 것 없어요?”
“둘 다 일주일 정도면 된데.”
“정말요?”
“응. 일단, 볼파르트 클리닉 오피셜이야.”
발목 골절에서 회복하고 팀 훈련에 참여하기 시작한 필리프가 음식을 입에 집어넣으며 말했다.
아마도 다음 경기부터는 교체 명단에 포함될 것 같았는데, 출퇴근을 한 것이 아닌 아예 입원을 하고 재활을 해 왔던지라 회복 정도는 아주 괜찮아 보였다.
그리고 볼파르트 박사님 몰래, 내가 다니는 병원으로 가 따로 검사도 받았다.
펩은 나의 전담의인 오토 슈트레켄바흐(Otto Strekenbach)를 신뢰했고, 필리프의 발목이 완전히 정상이란 그분의 말을 듣고 나서야 훈련 합류를 허락했다.
이것 역시 제대로 된 클럽이 돌아가는 방식은 아니었지만, 현재 뮌헨은 그렇게 움직이고 있다.
“이런 말은 하기 싫지만, 필리프.”
“…….”
“그 말을 온전히 믿어요?”
“…….”
현재 필리프와 나는 지난 시즌 전체를 의심 중이다.
우사인 볼트, 코비 브라이언트, U2의 리드보컬인 보노(Bono), 독일의 수많은 정치인과 연예인 등. 2013/14 시즌 기간 유달리 외유가 잦았던 볼파르트 박사님은 당시 클럽의 중요한 이슈들을 킬리안에게 맡겼었다.
리베리의 부상 역시 킬리안에 의해 처리된 부분이 많았고, 박사님은 그걸 감추기 위해 거짓 보고서를 적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물론 이는 전부 단순한 가설에 불과하긴 하다.
하나 중요한 건, 신뢰 관계가 바뀌었다는 거다.
최근 볼파르트 클리닉에서 회복을 진행했을 때도 그랬지만, 박사님의 실력 자체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스포츠 의학에 있어, 그분은 절대적이다.
누구로도 그 자리를 대체할 수 없고, 지금까지 축구계에 존재했던 스포츠 의학자들의 실력과 명성을 모두 보탠다고 해도 박사님을 따를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의심하는 것들과 눈앞에 닥친 현실은, 뭔가 잘못되어도 단단히 잘못됐다.
그래서 필리프도 선수단 대표로 나서 루메니게에게 정식으로 건의하는 것을 고민 중인 거다.
“일단은 지켜보자.”
“네. 그래야죠.”
“그래. 어제는 진짜 죽여주게 뛰더라.”
“당신이 그렇게 태평하게 놀고먹고 있으니까요. 젊은 우리가 고생하는 건, 모두 다 그것 때문 아니겠어요?”
“이런! 당해 버렸네.”
“킥킥킥킥. 제기랄. 저는 그동안 진짜 이런 대화가 그리웠다고요. 이 클럽은, 제가 감당하기엔 너무 벅차요.”
“꼭 그런 것도 아니던데, 뭐.”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미디어, 팬, 외의 바이에른 뮌헨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을 통틀어, 필리프의 복귀가 가장 반가웠던 사람은 틀림없이 나일 것이다.
필리프의 리더십을 채우려고 할 때마다, 난 축구 자체에 조금 덜 집중하게 된다는 것을 느꼈다.
“음, 너도 곧 알게 될 거야.”
“뭐가요?”
“그런 것도 결국, 축구의 일부분이라는 것 말이야.”
“문제아들을 다독이는 거요?”
“응. 그거.”
“제기랄. 그럼 저는 차라리 포기할래요.”
“큭큭큭큭. 나도 이게 너무 그리웠어.”
고작(?) 한 사람이 더해졌을 뿐인데, 클럽하우스 내의 분위기가 몇 배는 더 따뜻해진 느낌이다. 뮌헨 특유의 여유도 느껴졌고, 품격 역시도 다시 생겨났다.
이래서 내가 필리프를 존경할 수밖에 없는 거다.
신입생의 집을 뒤져 콘돔을 찾는다는 이상한 집착만 빼면, 필리프는 어느 하나 흠잡을 곳 없는 남자였다.
지난 한 해 이 남자의 모든 것을 배우고자 줄곧 노력해 왔고, 지금도 여전히 나는 필리프처럼 자연스럽고 온화하게 팀을 이끌 방법을 배우려고 한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필리프는 이렇게 말을 했다.
“이건 그냥 내 방식이야. 왜냐하면 나는 너처럼 그렇게 팀을 이끌 수는 없어.”
“제가 뭘 하고나 있나요?”
“물론. 내가 없었던 뒤로 팀이 어땠는지 생각해 봐.”
“…….”
필리프의 부상 후, 우리는 3개 대회 총 16경기에서 14승 2무의 성적을 남겼다.
“봤지? 내가 말했잖아. 더구나 12월은 우리에게 있어 최악이었어. 스쿼드가 반토막 났으니까.”
솔직히 나는 위태위태했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필리프는 의외로 굉장히 보기 편안한 시간이었다 말을 해 주고 있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주변의 자잘한 것들을 신경 써 가며 보내왔던 시간에 의미가 부여되었다. 하는 법을 몰라 터지는 것만 막느라 급급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을 수도 있는 것 같다.
“물론 내가 없는 동안 제롬이 주장이긴 했지만, 네가 아니었다면 우린 더 힘들었을 거야.”
“……당케. 저한테는 정말, 의미 있는 말이에요.”
“하하하. 지금까지 우리는 정말로 잘해 왔잖아? 다시 한번 트레블을 할 수도 있어.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노려 볼 수 있었던 데엔, 네가 있어 준 게 정말로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
생각지도 못했던 커다란 칭찬에, 동료들에 대한 걱정으로 시작한 내 하루에도 따뜻한 기운이 스며들기 시작한다.
“크흠. 전 먹을 걸 좀 가지러 가 볼게요.”
“응. 그렇게 해.”
조금 쑥스러워 얼른 떠난 자리를, 난 접시에 음식을 담으며 몇 번이고 뒤돌아보았다.
***
.2015.03.14. 경기 결과(Bundesliga 25R)
베르더 브레멘 0 : 5 바이에른 뮌헨
[골] 토마스 뮐러 : 전반 24분(김다온)김다온 : 전반 45분(F.K), 후반 11분(베르나르두 실바)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 후반 31분(토마스 뮐러), 후반 46분(토마스 뮐러)
김다온 ? 60분 출전(2골 1어시스트/평점 2.0)
MoM ? 토마스 뮐러(1골 2어시스트/평점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