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s Possessed Game Broadcast RAW novel - Chapter 598
597화 – 계몽(啓夢) (2)
수많은 괴이들의 행진에 시청자들은 공포보다는 감탄을 표했다.
-이렇게 보니까 무슨 종교행사 같네 ㅎㄷㄷ
-진심ㅋㅋ 종소리 쓸데없이 청아한 거 무엇?
-건물만한 거상을 그냥 짊어지고 가네
-심판자랑 비슷한 헬멧 쓰고 있는 거 보면 힘캐이긴 할 듯
-사서들이랑 비슷한 놈들도 주변에 돌아다니네
-와씨;;; 저거 그냥 조각상이 아닌데?
-방금 봄? 쪼개진 틈 사이에 뭐 꿈틀거림!
-5252, 대체 뭘 봉인한 거냐구웃!
플레이하면서 이미 익숙해진 모습의 괴이들도 종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그리고 아예 처음 보는 괴이들도 많았다.
-야 ㅅㅂ 저거 날아댕기는 거 인면어였네
-불쾌한 골짜기 씨다 씨!
-무친? 지금 건물 벽 타고 지나간 거 봄?
-사람 팔 달린 늑대 같았는데?
-아니;; 저기 흐물거리는 거 뭐임?
-옼ㅋㅋ 나 저거 알어! 쿠네쿠네잖슴!
-약간 킹토 준지 느낌 있다잉ㅋㅋ
-갓플은 이걸 못 보니까 좀 아쉽고?
시청자들은 갖가지 괴이들 구경에 채팅을 쏟아냈다. 그러나 정작 플레이어인 이경복은 등을 돌리고 있으니 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아니, 이게 또 나름 맛이 있네요. 여러분들 채팅 보면서 상상하는 재미가 있거든요?”
이경복의 여유로운 대답에 시청자들은 미소를 지었다.
-WA! 퍼청자의 도움!
-이 형은 킹직히 직접 보면 오히려 실망할 듯
-ㄹㅇㅋㅋ 이게 더 나을 수 이씀
-갓플이면 직접 봐도 괴이들 한테 안 당하는 거 아니냐?
-괴오괴면 킹능성이… 있어!
-아닠ㅋㅋ 지금은 베머니랑 딸랭구가 있다구욧!
-그래도 공략 자체는 쉽긴 하네 ㅋㅋ
-돌아보고 싶은 거 참기만 하면 된다 이마리야 ㅋㅋㅋ
시청자들은 안심했다.
하지만 상황은 그렇게 순탄케 흘러가지만은 않았다.
“우으… 엄마… 숨막혀어…”
“에밀리…!”
베로니카의 품에 안겨있던 에밀 리가 불편함에 뒤척이며 불쑥 고개를 내민 것이다.
이에 놀란 그녀가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높여버렸다.
-헙;;;
-아이고!
-와씨;;; 순간 종소리 사라지는 거 무엇?
-거기 있었네? 거기 있었네? 거기 있었네? 거기 있었네?
-얘! 도배는 밴이란다!
-진짜 들킨 거?
-다행히 전부는 아닌듯;;;
-야씨 온다온다
순간 멈추었던 괴이들은 다시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가까이 있던 괴이들이 서서히 그들을 향해 다가왔다.
“엄마…? 내가 잘못했어요…?”
“아냐, 괜찮아. 쉿…”
베로니카는 주눅 든 에밀리를 향해 애써 웃었지만 어깨의 떨림이 멈추지 않았다.
괴이의 발소리, 아니 손바닥으로 바닥을 짚는 소리가 점차 가까워졌다.
“베로니카, 괜찮아요.”
그러나 그 전에 이경복이 그녀의 뒤에 섰다. 그는 나긋나긋한 목소리와 함께 부드러운 손길로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제가 뒤에서 가려줄 테니까 에밀리를 편하게 해줘요.”
“아…”
베로니카는 짧게 마른 침을 삼켰다. 하지만 곧 그녀는 굳게 끌어안고 있던 딸아이를 조심스럽게 풀어주었다.
이내 에밀리의 작은 얼굴이 그녀의 어깨 위에 살짝 올라왔다. 이경복은 그에 웃으며 검지를 입에 올렸다.
“우리 딸, 지금부터 누가 먼저 목소리 내는지 게임하자. 먼저 소리 내면 지는 거야. 알았지?”
에밀리는 그에 배시시 웃으며 지지 않겠다는 듯 양손으로 제 입을 막았다.
-캬 ㅋㅋㅋ 녹는다 녹아
-퍼펙트 보이스 ㅁㅊㄷㅁㅊㅇ
-딸랭구의 귀여움 무엇?
-아니 ㅋㅋㅋ 이 와중에 이런 여유가?
-진심ㅋㅋ 뒤에서 괴이 오는 거 뻔히 아는데 ㅋㅋㅋ
-사일런트 헤븐 장르가 육아시뮬이었음?
-평소의 게임체인저입니다만?
-와 ㅋㅋ 킹반인들은 여기서 베머니 탓할 텐데
-5252, 배포가 너무 큰 거 아니냐구웃!
-요게 바로 퍼버지다 이마리야 ㅋㅋㅋ
시청자들이 그 대처와 에밀리의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나왔다. 그러나 그렇다고 괴이들의 접근이 멈춘 건 아니었다.
“데는났 가리소.”
“히. 히히. 히. 히.”
기이한 목소리와 숨결이 바로 뒤에서 느껴졌다. 그러나 이경복은 태연히 몸을 바로 세우며 두 사람을 가렸다.
이윽고 흥미를 잃었는지 괴이들이 돌아가고 나서야 베로니카와 시청자들은 안도할 수 있었다.
-와씨;;; 말도 하네
-뭐라고 한 겨?
-뭔가 거꾸로 돌린 느낌이 있었음
-와 ㅋㅋ 여기서 백마스킹을 쓰네 ㅋㅋㅋ
-햐 진짜 BPM 미동도 없는 거 보소 ㅋㅋㅋㅋ
-내가 저기 있었으면 바로 오토 트월킹 했을 듯
-무친ㅋㅋ트월킹 ㅇㅈㄹㅋㅋㅋ
-그건 그것대로 괴이스럽고?
이경복은 소리로나 감지되는 느낌으로나 괴이들이 멀어지자 입을 열었다.
“이제 안전한 것 같네요.”
“후우… 진짜 큰일 나는 줄 알았어요.”
베로니카가 깊이 한숨을 내쉬자 에밀리가 손을 뻗었다.
“아빠가 먼저 말했어! 내가 이겼다!”
“아, 맞네? 와, 에밀리 게임 잘한다.”
에밀리가 즐거워하자 다들 웃음을 흘렸다. 하지만 곧 에밀리가 버둥거리며 말했다.
“엄마 힘들면 나 걸어갈게. 나 혼자서 갈 수 있어! 나 애기 아니야.”
-으아니! 갑자기 이 힐링은 뭐야!
-쫄힐쫄힐 구간인가요?
-엌ㅋㅋㅋ 애기 아니란닼ㅋㅋㅋ
-베머니 생각하는 딸랭구 너무 커엽잖슴~
다들 그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부탁을 들어줄 수는 없었다.
“아니야, 엄마 안 힘들어. 그리고 지금은 위험하니까 엄마한테 꼭 붙어있어야 돼.”
“나 혼자 갈 수 있는데…”
에밀리는 그에 입술을 삐죽였다.
“차도 없으니까 안 위험한데. 나는 뭐가 위험한지 모르겠어.”
그 말에 모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하지만 곧 다들 그 의미를 직감했다.
“아, 혹시… 에밀리에게는 괴이들이 안 보이는 걸 수도?”
-오? 그런가?
-오 ㅋㅋ 글고 보니 세실리아쉑이 애들은 세례때 다른 걸 겪는다고 하지 않았음?
-아 이게 죄가 없으면 괴이들이 영향을 못 주나보다
-괴이촉법 ㅎㄷㄷ
-야앀ㅋㅋㅋ 미쳤냐곸ㅋㅋㅋ
이경복은 채팅 반응에 웃음을 흘리고는 에밀리를 달랬다.
“엄마가 에밀리를 오래 못 봐서 더 붙어있고 싶은가 봐. 그러니까 에밀리가 엄마를 도와주자.”
“우웅, 알았어! 그러면 내가 엄마 도와줄게!”
에밀리가 다시 품에 안기자 베로니카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이경복이 그녀에게 가볍게 엄지를 치켜세우자 채팅창에도 웃음이 만개했다.
-아니ㅋㅋ 왜케 애를 잘 다룸?
-이 형이 돌릴 때는 또 잘 돌리는데 원래 말을 예쁘게 하긴 함ㅋㅋㅋ
-고것은 킹정하는 부분이구요?
-원래 인성이라는 게 이런 데서 다 드러나게 되어 있다 이마리야 ㅋㅋ
시청자들의 칭찬에 이경복은 웃으며 작게 손뼉을 쳤다.
“자, 또 뭐가 나올지 모르니까 얼른 움직이죠.”
* * *
세 사람은 대로의 끝에 도착했다. 시청자들은 그에 만족을 숨기지 않았다.
-햐 ㅋㅋ 이것도 1트로 도착해버리네
-진심ㅋㅋㅋ 원래는 여기저기 헤매다가 또 만나야 되는데
-갓플은 바로 방법 눈치채버렸쥬?
-첫트 장인 ㅎㄷㄷ
대로 중간중간 나오는 갈림길에도 길을 헤매지 않고 세 사람은 바로 구간을 통과한 덕분이었다.
이경복은 이에 겸허한 미소로 답했다.
“아니, 뭐 대단한 건 아니잖아요. 단말기 GPS 이용하는 거야 이미 이전 챕터에도 자주 나왔던 거니까요. 그렇게 활용하게 한 것도 다 개발진 분들 의도 아니겠어요?”
-고건 맞긴 한데 ㅋㅋㅋㅋ
-킹반인들은 일단 헤매고 나서야 깨닫는다구욧!
-???: 어 ㅅㅂ? 여기 온 거 같은데?
-ㄹㅇㅋㅋ 베머니랑 딸랭구 지킬 생각에 정신이 쏠리자너
-바로 GPS 쓰는 건 센스의 영역임
-갓플처럼 여유가 있어야 사고가 유연해진다 이마리야
이경복이 짧게 시청자들과 대화를 주고받는 사이 베로니카가 말했다.
“여기부터 밀집거주구역이에요. 저희가 지나온 곳은 가게나 음식점 같은 상가였고요. 이곳만 지나면 항구로 갈 수 있어요.”
그녀는 살짝 눈가를 찡그리며 안개에 가려진 건물들을 바라보았다.
“낮에는 정말 천국처럼 느껴지는 곳인데… 지금은 완전히 다르네요.”
-진짜 화창한 날에 봤으면 풍경 끝내줬을 듯 ㅋㅋㅋ
-약간 그 유럽 섬마을 감성이 있긴 해 ㅋㅋㅋ
-ㅇㅇ 이탈리아나 그리스 느낌
-바다쪽 보면서 계단식으로 건물 알록달록한 거 ㅋㅋㅋ
-아 ㅋㅋ 뭔지 알겠다
베로니카의 말에 시청자들도 공감을 표했다. 좁은 도로와 건물 사이사이에 난 골목과 계단들은 평화로운 관광지를 떠올리게 하기 충분한 구조였다.
“지금은 뭔가… 건물로 된 미로 같네요.”
하지만 짙은 안개에 뒤덮여 바다는 보이지도 않았고, 건물 사이 골목에는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갑툭튀 최적화 구간 ㅎㄷㄷ
-진심 ㅋㅋ 안 나오면 오히려 이상할 듯
-도나미면 무조건 뭐 준비해놨다 ㅋㅋㅋ
-괴이쉑들 그렇게 많이 가던데 또 나올 게 있나?
시청자들의 예상에 이경복도 고개를 주억거리며 나아갔다.
“아, 여긴 컷신이네요?”
주택구역에 들어선 순간 화면이 전환됐다. 약간 지친 표정의 저스틴이 두 사람을 돌아봤다.
“조금만 더 참아. 여길 내려가면 부두가 나올 테니까.”
“맞아요. 계단으로 가는 게 빠를 거예요.”
베로니카 역시 비슷한 얼굴이었지만 표정에서 희망이 엿보였다. 그에 세 사람이 좁은 골목으로 들어간 순간이었다.
‘누가 있어?’
이경복이 한 박자 먼저 위협을 감지해냈다. 이윽고 시청자들도 안개 속에서 나타난 존재를 발견했다.
-어씨ㅋㅋㅋ 놀래라
-으아니! 아저씨! 왜 안 자고 있어욧!
-바로 괴이 나오는 줄 ㅋㅋㅋ
-아니 근데 웃는 게 좀 섬뜩한 거 신디요?
골목 끝에서 계단을 올라오는 사람은 주민이었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두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아니, 이 시간에 어딜 가십니까?”
“아, 저희는…”
“베로니카, 물러나.”
그녀가 대답하려는 순간 저스틴이 그 앞을 막았다. 다들 왜 그러나 싶은데 그가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 뒤에 숨긴 건 뭡니까?”
그제야 시청자들도 주민이 손을 숨기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러나 그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규칙을 못 보셨나요? 지금은 취침시간입니다. 어서 돌아가세요.”
“당신… 대체 뭐야?”
“더 이상 규칙을 어기시면 안 됩니다. 규칙을 위반하는 건 큰 죄에요.”
저스틴이 그에 더 말하려 했지만 이번에는 베로니카가 그를 붙잡았다.
“저스틴. 한 사람, 한 사람이 아니에요.”
그녀의 말에 저스틴이 빠르게 고개를 돌렸다.
-뭐임? 언제 나와씀!?
-와씨;;; 뭐 이렇게 숫자가 많냐
-와 ㅅㅂ 무슨 가면 쓴 줄
-괴이가 아닌데 왜 이렇게 기괴하냐;;;
-다 똑같이 웃고 있으니까 섬뜩하구요?
다른 건물에서도 주민들이 하나 같이 미소를 지으며 걸어 나왔다. 그리고 그들 역시 전부 손을 숨기고 있었다.
“당신들… 지금?”
“엄마아…?”
“괜찮아. 우리 딸 꼭 붙어있어, 알았지?”
세 사람은 주춤주춤 물러났다.
그러자 주민들도 손을 꺼냈다.
“아, 천국이라고 무기는 허용하지 않더니.”
이경복은 그에 짧게 탄식했다.
주민들 손에는 식칼과 낫 같은 날붙이는 물론 끝이 날카로운 등산용 지팡이도 들려 있었다. 이어 심지어 운동용 바벨봉까지 들고 나온 사람도 등장했다.
-?????????
-와 ㅅㅂ 광신도들이네
-아니 근데 이렇게 떼로 나온다고?
-야씨 ㅋㅋ 규칙 지키라며!
-이렇게 몰려다니면 괴이들이 모를 리가 없는 거신디요?
-뭐지? 같이 죽자는 거신가?
시청자들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규칙대로라면 주민들도 나오지 않아야 했다.
‘역시 배후가 있겠지.’
그러나 이경복은 느껴지는 기운에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말 들어요. 다들 세 사람을 걱정하고 있잖아요?”
익숙한 목소리였다.
주민들 뒤에서 사제복을 입은 세실리아가 걸어 나왔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비록 늦은 시간이지만, 저와 함께라면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어요.”
“세실리아…!”
“너…!”
그녀의 등장에 시청자들도 깨달을 수 있었다.
-세실리아 또 너야?
-아옼ㅋㅋ 진짜 끝까지 방해하네
-직접 해코지를 못하니까 신도들을 끌고 온 거시고?
-야씨 ㅋㅋ 전부 세실리아 쉴드 믿고 나온 거네 ㅋㅋㅋㅋ
-코이츠www 드디어 사이비의 본색을 드러내버리는www
-으윽! 이게 천국? 너무 역겹고?
당연하게도 저스틴과 베로니카는 그 말을 따르지 않았다.
“아니, 다시는 돌아가지 않을 거야. 우리 가족은 이 섬을 떠날 거야.”
“세실리아, 제발 그만하자…! 여러분도 눈을 좀 뜨세요!”
“엄마? 아빠…? 누구랑 얘기하는 거야…?”
두 사람의 대답에 에밀리는 불안한 듯 눈을 굴렸다. 세실리아는 그에 비꼬듯이 웃음을 흘렸다.
“지금 이 상황을 봐요. 조카랑 이야기도 못하는 내 모습이 불쌍하지도 않아요? 에밀리를 위해서라도 다시 돌아가요.”
-여기서 딸랭구를 판다고?
-아니 ㅋㅋ 진심 돌았낰ㅋㅋ
-확실히 괴이라서 딸랭구 눈에 안 보이는 구나
-아 ㅅㅂ 신도들 앞이라고 존대하는 거 왜 이렇게 빡치지?
-ㄹㅇㅋㅋ 킹직히 딸램 아니었음 욕 한 바가지 쏟았다ㅋㅋ
시청자들은 그에 어처구니 없어했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달랐다.
“형제님, 자매님! 천국을 두고 어딜 가십니까?”
“이곳이 바로 구원입니다. 밖에서는 죄를 용서받을 수 없어요!”
“베로니카 자매님, 저희를 보십시오! 저희를 버리지 마십시오!”
“그 아이는 더 위대한 존재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지고의 영광을 왜 버린단 말입니까?”
사방에서 주민들이 말을 쏟아냈다. 이경복과 시청자들은 그에 절로 미간이 찌푸려졌다.
“어, 엄마… 다들 왜, 왜 그래요?”
세실리아와 달리 주민들의 목소리는 에밀리도 들을 수 있었다. 그 광기어린 호소에 아이는 잔뜩 움츠러들었다.
이에 두 부모의 눈이 서로 마주쳤다. 그 눈빛만으로 충분했는지 두 사람은 에밀리의 귀를 막고 말했다.
“전부 다 닥치고 꺼져.”
-캬 ㅋㅋㅋ 이거거덩!
-좋게좋게 말 하는 건 이제 끝이다 이마리야 ㅋㅋㅋ
-아 ㅋㅋ 말이 안 통하잖슴
-애당초 무기 들고 온 놈들인데 대화로 되겠냐구웃!
-그 와중에 딸랭구 교육을 생각하는 부모님 맴 ㅋㅋㅋㅋㅋㅋ
-정보) 영어 원문은 Shut the FXXK up이다
-엌ㅋㅋ 귀 막긴 해야겠넼ㅋㅋ
시청자들은 그에 통쾌해했지만 곧 분위기가 일변했다.
“아니, 그건 올바른 대답이 아닙니다.”
세실리아의 표정이 싸늘해지자 마치 전염되는 것처럼 주민들의 얼굴도 무표정해졌다.
이내 그녀가 조용히 손을 올리며 세 사람을 가리켰다.
“규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합니다.”
그 말과 함께 주민들이 무기를 들고 다가오기 시작했다.
* * *
이경복은 플레이 구간으로 돌아왔다. 도로는 물론 건물 사이 골목에서 주민들이 포위망을 좁혀오기 시작했다.
“햐, 광신도들도 한 기괴하네요.”
-진짜 ㅋㅋ 괴이는 초현실적인 느낌인데
-이번에는 넘모 현실적인 곰보인 거시고?
-아니;; 근데 여기 주민들 다 신도들이잖슴?
-어딜 가도 광신도들 있을덧
-괴이랑 다르게 대응 규칙도 없는 거시고 ㅎㄷㄷ
시청자들은 그의 말에 공감과 우려를 표했다. 그 사이 베로니카가 이경복의 옷깃을 잡아당겼다.
“어서 도망쳐요…! 일단 다른 길로 돌아가는 수밖에 없어요!”
완전히 포위를 당하면 붙잡히거나 죽게 될 터였다. 그녀의 재촉에 이경복은 오히려 그 손을 붙잡았다.
“괜찮아요. 그럴 필요 없습니다.”
“네?”
“어차피 다른 데로 돌아가도 이 광신도들이 나올 겁니다. 그럴 거면 굳이 우회할 필요가 없죠.”
이에 그녀는 물론 시청자들도 어리둥절했다. 하지만 이경복은 미소 지으며 붙잡은 그녀의 손을 에밀리의 눈으로 옮겼다.
“에밀리, 잠깐만 눈 감고 있어. 엄마 꽉 잡고.”
“응…!”
“저스틴?”
이내 그가 손을 놓자 그녀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곧 이경복의 의도를 직감했다.
-엌ㅋㅋㅋㅋㅋㅋㅋㅋ
-맞다 형이지?
-킹반인은 바로 런하는 게 답인뎈ㅋㅋ
-야씨 ㅋㅋㅋ 격투 좀 배웠어도 무기든 사람 만나면 튀어야됨
-진심ㅋㅋ 게다가 이렇게 떼로 몰려다니면 바로 돌아가야지
-거기에 가족도 지켜야 된다? 런각밖에 안 보이쥬?
-킹치만 그 상대가 갓플이라면?
-상식: 어~ 무너질게~
현실이라면 무기를 든 사람을 피하는 게 상식이었다. 하지만 이곳은 현실이 아니었고, 이경복도 보통 사람이 아니었다.
“길.”
그는 계단 쪽 골목을 막고 있는 광신도에게 말했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광신도는 대답 대신 식칼을 휘둘렀다.
이경복은 가뿐히 그 칼날을 피하며 오히려 상대의 손목을 낚아챘다.
“끄악…!”
뒤틀린 손목은 그대로 궤도를 틀어 광신도 자신의 어깨를 향했다. 칼날이 깊이 박히자 짧은 비명이 터졌다.
“아이 교육상 죽이지는 않겠습니다.”
이경복은 짧게 설명을 곁들이며 곧바로 그의 턱에 훅을 날렸다. 그러자 머리가 수평으로 돌아가더니 광신도가 눈을 까뒤집었다.
-왘ㅋㅋㅋㅋ 클린히트
-손도 깔끔!(진짜임)
-풀 메탈 펀치! 풀 메탈 펀치!
-아닠ㅋㅋ 이거 곰보겜이라구욧ㅋㅋㅋㅋ
-???: 괴이가 아니라 사람이 나를 상대한다고?
-아 ㅋㅋ 괴이라서 이 형이 손을 안 쓴 거라구욬ㅋㅋ
-광신도쉑들 괴오괴 상대하는 규칙은 전혀 모르쥬?
-이 형도 그 와중에 딸랭구 교육 신경 쓰는 거보솤ㅋㅋ
-괜히 퍼버지겠냐고욬ㅋㅋㅋ
광신도가 기절하며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열렸다. 채팅창 가득한 환호에 이경복은 웃음을 흘리고는 베로니카를 돌아봤다.
“안심하고 따라와요.”
이어 그녀에게 손짓하며 이경복이 말했다.
“항구까지 최단경로로 갈 겁니다.”
대부분의 경우 직선경로가 제일 빠른 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