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505)
504화 Uberwaltigend (5)
※ 2015/16 바이에른 뮌헨 부상자 명단
-> 2015.08.18.(오후) 기준
프랑크 리베리 – 발목 복합 손상
-> 부상자 등재일 : 2015년 3월 12일
-> 복귀 예상일 : 2015년 12월
홀거 바트슈투버 ? 허벅지 근육 파열
-> 부상자 등재일 : 2015년 4월 23일
-> 복귀 예상일 : 2015년 11월
베르나르두 실바 ? 갈비뼈 손상
-> 부상자 등재일 : 2015년 8월 7일?
-> 복구 예상일 : 2015년 9월 중순
***
2015년 8월 18일. 81547 뮌헨, 독일. 재베너 슈트라세 51-57. 바이에른 뮌헨 서비스 센터 및 훈련시설. 퍼포먼스 센터, 선수 전용 식당/카페테리아.
첫 두 경기에서 거둔 대승으로 인해, 클럽하우스의 분위기는 무척 밝았다. 특히 볼프스부르크전 승리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 준 것만 같은 느낌도 주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늘 그래 왔듯, 20명이 넘는 남자들이 동시에 행복할 수는 없다.
누군가는 팀의 순항 속에서도 소외감을 느끼기 마련이고, 이는 보통 출전 시간의 부족에서 드러난다.
“이봐.”
“응?”
“잠깐만.”
“…….”
뒤늦게 식당으로 온 알라바가 진지한 표정으로 나타나, 선수 몇몇을 따로 불러 모아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건 한 남자의 이적 요청에 관한 것이다.
“이적을 요청했대.”
“진짜?”
“응. 오늘 아까 펩에게 질문을 했나 봐. 자신이 낄 자리가 있는지 궁금하다면서 말이야.”
“좋은 대답을 듣지 못했구나. 그렇지?”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아.”
“…….”
단테는 미네이랑의 비극 이후, 피치 안팎에서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버렸다.
자신감의 고갈이랄까?
트래핑 실수라든가 판단 착오로 상대에게 볼을 넘겨주는 등. 제롬과 함께 최종 수비라인을 단단히 지켜 주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것이다.
그리고 피치 밖에서도 부쩍 짜증이 늘었다.
물론 이 부분은 뮐러의 잘못이 크다.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뮐러는 당시의 사건을 두고 단테를 놀려 먹는 데 사용하곤 한다.
이제는 주변에서도 선을 넘었다고 판단해 즉각적으로 제지를 당하기는 하지만, 그럴 때마다 단테를 진정시키고 말리는 내 입장은 정말 죽을 맛이다.
어쨌든 단테는 잦은 실수와 눈에 띄는 폼 저하로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주전 자리를 마놀라스에게 빼앗겼고, 올해는 아직까지 출전 기회가 없었다.
심지어 분데스리가 1라운드와 슈퍼컵 때 모두 교체 명단에조차 포함되지 않는 등, 신뢰를 완전히 잃은 모습이다.
나는 그가 재정비를 가지고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랐는데, 단테는 팀을 떠나려고 하는 것 같다.
“펩은 일단 그를 집으로 돌려보냈어.”
“그럼 오늘 훈련은?”
“쉬는 것 같아. 그리고 방금 막 잠머가 펩의 사무실로 들어가는 것을 봤어.”
어제 경기를 통해 우리가 3-3-3-1을 수준급으로 쓸 수 있음이 증명된 것 역시, 단테에게는 좋지 못한 상황이었다.
최종 수비라인에 제대로 된 중앙수비수가 하나만 있어도 되는 전술이기에, 팀 내 세 번째 센터백인 단테로서는 기회가 더욱 줄어든 셈이다.
아마 프리시즌부터 마음을 먹었을 수도 있겠지만, DFL-슈퍼컵이 결정적 계기였다고 봐야 할 것 같았다.
“일단은 내가 녀석을 만나 볼게.”
“그럴래?”
“응. 어차피 너도 그걸 부탁할 생각 아니었어?”
“뭐, 그렇기는 한데.”
“그럼 내게 맡겨.”
단테는 이곳에서 가장 친한 사람 중에 하나다.
처음 뮌헨에서의 적응을 가장 많이 도와주기도 했고, 이후에는 꾸준히 서로 교류를 하며 축구장 밖에서도 많은 만남을 가졌다.
그래서 단테의 아이들도 나를 삼촌(Tio/작자 주 : 포르투갈어)으로 부르며 잘 따르고 있다.
오늘 일정이 끝나는 대로, 단테의 집으로 가 함께 저녁이나 먹어야겠다.
“잠깐만 실례할게.”
“응.”
휴대폰을 꺼내 든 나는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후 푹 쉬고 있는 아영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직 자고 있었는지, 잠이 덜 깬 목소리가 들려왔다.
– 으웅…… 자기? 왜애-?
“깨워서 미안해. 통화 잠깐 할 수 있어?”
– 으응…… 괜차나아-
“오늘 있다가 단테네 집에 같이 갈 수 있을까? 피곤하면 집에서 쉬어도 되고.”
– 아냐아- 갈 수 이써…….
고맙다고 먼저 말한 나는, 자세한 사정은 뒤에 이야기하기로 하고 얼른 다시 자라고 했다.
그러곤, 단테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까 알라바가 자신의 전화는 받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내 전화라면 받아 줄 거라 믿고 있다.
딸깍-
– 여보세요?
역시나.
“에-이, 나야. 오늘 같이 저녁을 먹지 않겠어?”
– ……오늘? 조금 그런데?
“Vamos, Amigo. 기분 전환도 하고 괜찮을 거야. 네가 좋아하는 삼겹살이랑 양념갈비를 들고 갈게. 부재료도 이쪽에서 다 챙길 테니까, 넌 그냥 장소만 제공해 줘. 너희 집 앞마당 있잖아. 거기에서 어때?”
– …….
“제발, 친구끼리 재미있을 거라니까?”
– 후우~ 그래. 그렇게 하자. 대신, 그때 그 술. 그것도 좀 챙겨와. 집에다 놓아둔 거 다 마셨다고.
“박스째로 들고 가겠어.”
– 큭큭큭큭. 그래- 그럼 이따가 봐.
-딸깍-
작년 프리시즌 때 우리 집에서 단테의 가족과 우리 부부가 함께 식사를 한 이후, 단테는 막걸리에 푹 빠져 있는 상태였다.
자주는 마시지 못하지만,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는 막걸리를 와인 잔에 따라 마시기를 즐겼다.
손님으로서 챙겨 갈 먹을 것과 선물할 것까지 한꺼번에 해결한 나는, 다시 자리로 돌아와 날 바라보는 동료들에게 이렇게 말을 했다.
“난 단테에게 있어 최선을 응원할 거야. 알지? 억지로 그를 붙잡을 생각은 없어.”
“그래. 그건 우리도야.”
“응.”
평소 단테의 성격을 생각하면, 이번 이적 요청은 한두 달 만에 내린 결정은 아닐 것이다.
훨씬 더 오래전부터 생각을 해 왔을 거고 또 가족들과도 깊이 상의한 뒤에 내린 결정일 터라, 친구로서 그의 미래를 응원하는 게 올바른 행동이었다.
아직 무슨 일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게 어떤 것이 되었든 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이건 아마도 언젠가.
‘……나도 여길 떠나려고 할 테니까.’
나 역시 뮌헨을 향한 충성보다는 내 스스로의 미래를 따를 거라는 것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난 단테에게 머물라고 말할 수 없다.
그건 기만에 불과한 행동일 거니 말이다.
어느 때보다 시즌 출발이 좋은 지금, 뜻하지 않은 이별이 지척에 와 있다.
***
82319 슈타른베르크, 독일. 제슈트라세(Seestraße. 82319 Starnberg, Germany).
단테의 집은 뮌헨 중심지에서 남서쪽으로 27km가량 떨어진 슈타른베르크에 있었다.
이 지역은 독일 전체를 통틀어서도 가장 부유한 동네로 손꼽히고, 단테 외에도 많은 클럽의 사람들이 슈타른베르크에서 살아가고 있다.
“언제 결심한 거야?”
“어제.”
“진짜? 난 몇 달은 고민한 줄 알았어.”
“그것도 맞아.”
지금 단테와 나는 마당에서 고기를 구우며, 각자의 취향에 맞춘 음료와 함께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단테는 내가 가져온 막걸리를 와인 잔에 담았고, 나는 술 대신 비타민 음료를 병째로 마시는 중이다.
“그날 말이야.”
“응?”
“월드컵에서의 일이 아직도 잊히지가 않아. 마치, 전부 다 내 탓인 것만 같아.”
“…….”
역시나 미네이랑에서의 일이, 단테가 이적을 결심하게 만든 결정적인 원인인 것 같았다.
당시 단테는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치아구 시우바를 대신해 4강전에 선발로 나섰었고, 결국 월드컵 역사에 남을 치욕의 주인공이 되고야 말았다.
“눈을 감을 때마다 선명하게 보여. 사람들이 우는 모습이 말이야. 경기 자체는 이제 괜찮아졌지만, 내가 사람들을 아프게 했다는 것은 지워지지 않더라고.”
“그래서 떠나려고?”
“응. 토마스가 나를 상처 줄 때마다, 난 계속해서 밤잠을 설쳐. 물론 그에게 어떤 나쁜 의도가 있었다곤 생각하지 않아. 그냥 그게 토마스란 녀석이니까.”
아마도 단테는 죄인이 된 심정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말해 주고 싶지만, 그건 아무 도움조차 되지 않는 괜한 위로일 것이다.
많이 다르기는 해도, 나 역시 단테와 처지가 전혀 다르지 않고 세상의 모든 축구 선수들이 마찬가지일 거다.
누구나 좋은 날이 있고 운이 없는 날이 있듯, 우리 축구 선수 역시도 운이 나쁜 날이 존재한다. 하지만 차이가 있다면, 많은 이들의 시간과 정신을 투자받는다는 점이다.
팬이 있어야 존재할 수 있는 프로선수로서의 사명은, 그들에게 승리를 안겨다 주고 그들을 실망시켰을 때 오는 감정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것을 굳이 받아들일 필요까지는 없지만,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로부터 원색적인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정도는 알아야 한다는 거다.
또 우리가 누군가를 기쁘게 하는 것만큼, 동시에 슬프게 할 수도 있다는 것 역시도 말이다.
“새 출발이 필요했어.”
“그래- 이해해.”
“새로운 곳으로 가면, 내 스스로 새로운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아닐 수도 있겠지만, 최소한 남는 것보다는 더 나을 거라고 봐.”
“응.”
현재 나는 단테의 말을 들어 주는 것 외에는 다른 행동을 하고 있지 않았다.
친구로서 조금 더 일찍 그의 아픔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미안함과 함께, 새로운 환경이 가져다주는 효과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더더욱 이야기를 듣는 것에 집중했다.
“그래서? 어디로 갈 거야?”
“하아- 일단은 독일에는 머물 거야. 아이들에게 새로운 언어를 배우도록 만들고 싶진 않으니까. 분데스리가의 다른 팀으로 이적하고 싶다고 했어.”
“이젠 적이란 거네.”
“큭큭큭. 젠장. 그거 하나 나쁘네.”
“겨우 그거 하나?”
“응?”
비워 낸 막걸리를 도로 채워 넣은 단테가 나를 바라보았고,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나는 잔뜩 미간을 찌푸리면서 뭐 중요한 걸 잊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곧 이해한 단테가 오늘 처음으로, 순수한 감정이 묻어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하핫-! 아, 그래. 너랑 헤어지는 것도 나쁘다고 할게.”
“뭐? 겨우 그 정도밖에 안 돼?”
“큭큭큭큭. Vamos, Amigo. 너도 내가 널 얼마나 좋아하는지 잘 알고 있잖아. 안 그래?”
내 어깨를 단단히 움켜 쥔 단테가 기분 좋은 표정을 지어 보인다.
그리고 나 역시 이거면 되었다 싶어 장난을 관두기로 했다.
고기도 얼추 다 익어 가고, 이젠 식사 시간이 됐다.
드르르륵-
“응?”
“?”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와 고개를 돌리자, 디오구(Diogu)가 배가 고프다며 고기가 다 익었는지를 물었다.
디오구는 단테의 아들로, 아버지의 머리카락과 어머니의 외모를 빼닮은 귀여운 아이다. 그리고 맏이인 소피아(Sophia)는 패션에 무척 흥미가 많다.
그래서 소피아는 아영이를 무척 좋아했고, 지금도 자신이 만들던 손가방을 가져와 도움을 받고 있었다.
고기를 담은 접시를 디오구에게 쥐여 주며, 조심히 식탁까지 나르라고 말을 한다.
“알겠지? 이거 엎으면 큰일 나.”
“네!”
“그래. 착하다.”
씩씩하게 대답을 한 디오구를 보낸 후, 난 집 안쪽을 바라보며 목청을 높였다.
“먼저 먹고 있어!”
“네에-!”
내 목소리에 반응한 아영이가 손을 들어 올리면서 대답을 했고, 그것을 본 조셀리나(Jocelina)가 깔깔거리며 이쪽을 향해 걸어왔다.
그녀는 남편인 단테의 곁으로 다가가 다정하게 허리에 손을 감은 후, 내 쪽으로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우린 두 사람이 정말로 그리울 거예요.”
“네. 우리도요.”
단테의 집으로 오는 길에, 사정을 전해 들은 아영이가 무척 슬퍼하는 일이 있었다.
조셀리나는 WAG`s들 중에서도 아영이와 특히 친한 사람 중 하나였기에, 나와 마찬가지로 친구를 잃는 것 같은 기분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막상 이곳에 와서는, 특별한 티를 내지 않고 평소처럼 지내고 있다.
“정말 좋은 사람이죠. 저희를 배려해 주는 거니까요.”
“네. 그래서 제가 결혼했죠.”
“하하하. 그거 정말 잘한 선택인 거 알죠?”
“그럼요.”
조금 더 대화를 나누라고 말한 조셀리나가 다시 집 안으로 들어서고, 따로 챙겨 둔 고기를 한 점씩 입으로 가져간 우린 어울리지 않는 건배를 나눴다.
와인 잔과 플라스틱병은 어딘가 조금 어색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런 것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 언젠가 같이 휴가를 보내야 되겠다.”
“그거 좋네.”
“그렇지? 네가 한국으로 와도 되고.”
“오- 그거 재미있겠다. 베르나르두도 되게 즐거웠다는 식으로 말을 하던걸?”
“당연하지.”
“큭큭, 나중에 조셀리나랑 아이들에게 말을 해 볼게.”
“그렇게 해.”
오늘도 어김없이 내려앉기 시작한 석양을 배경으로, 나는 2년 동안 함께한 좋은 벗과 이별을 준비하고 있었다.
***
[단테 본핌을 방출할 예정인 바이에른 뮌헨. 분데스리가의 클럽 다수가 이 베테랑 중앙수비수에게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 ARD/2015.08.20.(오후)]***
2015년 8월 21일. 81547 뮌헨, 독일. 재베너 슈트라세 51-57. 바이에른 뮌헨 서비스 센터 및 훈련시설. 프런트 오피스, 스카우트 룸.
단테의 이적 요청으로 인해 소집된 바이에른 뮌헨의 스카우트 그룹이지만, 정작 이들의 목표는 펩 과르디올라의 개입으로 완전히 달라졌다.
완전 이적과 임대의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센터백 자원을 물색하던 것이, 백업 왼쪽 윙어로 바뀐 것이다.
그들은 곧바로 독일 내에서 영입이 가능한 선수들을 물색하기 시작했고, 슈투트가르트의 티모 베르너와 하노버의 기요타케 히로시가 후보에 올랐다.
하지만 오늘, 펩 과르디올라가 다시 스카우트 그룹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다.
“누구라고?”
“코망. 킹슬레 코망. 오래전부터 지켜봤던 녀석이죠.”
“…….”
입을 다문 루메니게가 주변으로 고개를 돌리자, 스카우트 그룹 중에 한 사람이 설명을 시작한다.
“유벤투스 녀석입니다. 프랑스 출신이고, 96년생이죠.”
“96년생?”
“네. 나이치곤 작년에 꽤나 기회를 받았고,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도 출전을 했습니다.”
“정말인가?”
“네.”
한쪽에 있던 치프 스카우트가 스태프에게 손짓을 보내자, 랩톱으로 시선을 돌린 짙은 갈색 머리의 남성이 빠르게 손을 움직여 ‘유튜브’의 영상을 재생시킨다.
스카우트 자료가 준비되어 있지 않았기에, 이런 영상으로나마 선수를 보여 주려는 것이었다.
화면 속, 한눈에 보기에도 앳된 남자가 스프린트를 시작한다.
‘빠르군.’
눈에 띄게 빠른 속도를 확인한 루메니게가 추가적인 설명을 요구하고, 이에 최초 정보를 전달한 스카우트 멤버가 기본적인 사항을 전달한다.
“킹슬레 코망. 본래 PSG 소속이었습니다. 당시에도 꽤나 많은 주목을 받던 유망주였죠.”
“PSG? 그럼 왜 떠난 거지?”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원해서요. 듣기론, 유벤투스가 일정 출장 횟수를 조건으로 접근을 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그것으로 설득을 했고요.”
유벤투스는 작년 챔피언스 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강팀이자 전통적인 유럽 빅클럽 중에 하나다.
그런 클럽에서 1996년생이 일정한 기회를 받고 또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까지 교체로 출전을 했다는 건, 계약과는 상관없이 기량을 인정받았다는 뜻이었다.
화면 속 플레이 장면과 나이가 커다란 매력으로 느껴진 루메니게가 이번엔 치프 스카우트를 보며 다른 질문을 던진다.
“유벤투스가 팔 거라고 보나?”
“가격이 문제겠죠.”
“그들에게 돈이 필요한가?”
“이번 여름에 돈을 꽤 많이 썼거든요. 그리고 그것 때문에 킹슬레가 팀을 떠나고 싶어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본래부터 출전이 가장 중요했던 녀석이니까요.”
2014/15 시즌의 성공을 바탕으로, 유벤투스는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체제를 더욱 공고하게 하기 위해 여름 이적 시장에서 엄청난 돈 보따리를 풀었다.
US 팔레르모의 파울로 디발라(Paulo Dybala)를 4천만 유로에 영입한 것을 시작으로, 13명의 선수를 영입하는 데에 총 1억 유로 이상을 투자한 것이다.
“그렇다면 가능성이 있겠군.”
“네.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
영입의 타당성을 재던 루메니게는 그럴듯하다는 결론을 내린 뒤, 한쪽에 조용히 앉아 있던 펩 과르디올라를 바라봤다.
“알겠네. 영입을 추진하지.”
“멋지군요. 코스타와 코망은 이 클럽의 미래가 되어 줄 수 있을 겁니다.”
“……그럴 것 같군. 이만 나가 봐도 되네.”
“네.”
미래를 강조한 펩 과르디올라의 말에서 서글픔을 느낀 루메니게.
그는 펩 과르디올라가 스카우트 룸을 빠져나간 후, 여름 이적 시장 종료 전에 킹슬레 코망을 영입할 계획을 수립하기 시작했다.
“마티아스. 자네가 에이전시에 접촉하게.”
“네.”
“그리고 나머지는 녀석의 자료를 모아서 오후에 다시 브리핑할 수 있게끔 하도록. 이틀 뒤에 다시 한번 브리핑을 받을 것이고, 사흘 뒤까진 내가 저 녀석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있게 해 줘야 하네. 성장 배경, 가족,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전부 말이야.”
“네, 회장님.”
“좋아. 아넬리는 내가 상대하지.”
유벤투스의 회장을 직접 상대하기로 한 루메니게가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와 의자에 몸을 묻었다.
지금 그가 피곤함을 느끼는 건, 클럽 내부에서 본인과 마티아스 잠머를 빼고 아무도 모르는 펩 과르디올라의 후임을 물색하는 작업 때문이었다.
현재 뮌헨은 위르겐 클롭을 최우선으로, 다음을 카를로 안첼로티로 정해 두고 면밀한 조사를 이어 나가고 있었다.
‘후우~ 안첼로티라.’
카를-하인츠 루메니게는 안첼로티의 업적을 존중하면서도, 최근 그가 레알 마드리드에서 보여 준 행보 때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만 빼면 훌륭한 감독이었고, 또 현재 클롭과 더불어 유이하게 휴식기를 가지고 있는 명장이었다.
이 말은 그의 영입에 따로 추가적인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뜻이었는데, 이는 꽤나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아직 시간은 많아.’
조급해지려는 자신을 다독이며, 바이에른 뮌헨의 회장은 잠깐 잠을 청했다.
고요한 사무실 안, 창밖에서 시작된 새들의 지저귐이 창문을 뚫고 은은하게 들려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