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backs are too good at football RAW novel - Chapter (833)
833화 Mate (10)
.경기 결과(2017/18 EPL 11R)
맨체스터 시티 6 : 0 아스널
[골] 김다온 : 전반 03분(베르나르두 실바), 전반 18분(케빈 더브라위너), 후반 32분(P.K/케빈 더브라위너)케빈 더브라위너 : 전반 20분(리로이 자네)
세르히오 아궤로 : 후반 05분(베르나르두 실바)
가브리에우 제주스 : 후반 27분(다비드 실바)
김다온 ? 95분 출전(3골/평점 9.6/M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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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써 맨체스터 시티는 PL을 포함한 유럽 리그 역사상 최다 개막 연승 타이기록을 수립한 클럽이 되었다. 11연승은 1960/61시즌 토트넘 홋스퍼 이후 최초의 기록이다. – ESP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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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시티는 다른 EPL의 클럽보다 최소 두 단계 위에 있는 팀처럼 느껴진다.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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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 캐러거, “나는 리버풀을 사랑하지만, 현시점 유럽 최고의 팀은 맨체스터 시티다.” – Sky 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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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막을 수 없는 선수.” ……아스널 벵거 감독 극찬. – 스포츠뉴스24(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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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온의 해트트릭이 놀랍지 않다고 말한 케빈 더브라위너 ? 맨체스터 이브닝]? 케빈 더브라위너, “과반의 공격수들이 커리어를 통틀어 100골을 넘기지 못한다. 하지만 그는 맨체스터 시티로 오기 전 이미 통산 100골 이상을 기록했다. 그러니, 다온이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것은 전혀 놀랍지 않다. 그는 언제나 자신이 그러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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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펩 과르디올라, “나나 다온은 서로에 대해서 잘 알고 있지만, 대부분의 선수는 그렇지 못했다. 하지만 점점 더 호흡이 맞아 가고 있고, 오늘 그것을 잘 보여 줬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다온이 피치 위에 있을 때, 축구를 하는 일이 얼마나 편안해지는가를 확인하는 단계라고 본다. 과거 리오넬 메시와 호흡을 맞추기 시작한 FC 바르셀로나의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세계 최고의 선수는 경기를 더 쉽게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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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10월 FIFA 랭킹 순위
1. 독일 : 1631점
2. 브라질 : 1619점
3. 포르투갈 : 1446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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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크로아티아 : 1013점
19. 덴마크 : 1001점
20. 대한민국 : 997점
21. 네덜란드 : 931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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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포트 배정
-> 2017.10 FIFA 랭킹 기준
-> ()안은 FIFA 랭킹 순위
포트 1 ? 러시아(개최국/65위), 독일(1위), 브라질(2위), 포르투갈(3위), 아르헨티나(4위), 벨기에(5위), 폴란드(6위), 프랑스(7위)
포트 2 ? 스페인(8위), 페루(10위), 스위스(11위), 잉글랜드(12위), 콜롬비아(13위), 멕시코(16위), 우루과이(17위), 크로아티아(18위)
포트 3 ? 덴마크(19위), 대한민국(20위), 아이슬란드(22위), 코스타리카(23위), 스웨덴(26위), 튀니지(29위), 이집트(31위), 세네갈(33위)
포트 4 ? 이란(35위), 세르비아(39위), 나이지리아(42위), 호주(44위), 일본(45위), 모로코(49위), 파나마(50위), 사우디아라비아(64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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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11월 대한민국 대표팀 명단
-> *는 최초 소집
GK ? 김승규(고베), 김진현(오사카), 조현우(울산)
DF ? 김다온(맨시티), 이용(전북), 김영권(베식타슈), 김민재(전북), 오반석(제주), 권경원(톈진), 정운(우디네세), 홍철(수원)
MF ? 기성용(스완시),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이재성, 권창훈(볼프스부르크), 이청용(벤피카), 이창민(제주), 김보경(가시와), 황인범(대전)*
FW ? 손흥민(토트넘), 황의조(마르세유), 황희찬(잘츠부르크), 이근호(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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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8일. 대한민국,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필승로 368. 파주풋볼팬타지움.
똑똑똑-
“누구세요~?”
똑똑똑-
“…….”
맨체스터를 떠나 파주에 도착한 건 몇 시간 전의 일이다. 시차 등으로 인한 여독(餘毒)이 많이 남아 있었지만, 유럽에서 온 모두가 마찬가지라 유별나게 굴 생각은 없다.
대신 오늘은 유럽파들과 함께 회복과 컨디셔닝 프로그램을 따로 진행했는데, 제대로 된 훈련을 할 시간은 내일 단 하루가 전부였다.
하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는 이유는, 현 대표팀과 함께 오랫동안 손발을 맞췄기 때문이었다.
비록 클럽에서처럼 매일 얼굴을 맞대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우린 서로의 눈빛만 봐도 무엇을 원하고 어떠한 플레이를 가져가야 하는지를 알고 있다.
딸깍-
“뭐야?”
문을 빼꼼히 열어 밖을 확인하자, 희찬이와 민재가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대표팀의 ‘Inside Cam’도 그렇고, 워낙 장난을 치는 녀석들이 많아 방심할 수 없다.
“형, 뭐 해요?”
“그냥 있어. 왜?”
“야식 먹을래요?”
“야식? 미쳤냐? 모레가 경기인데?”
“아, 뭐 부담스러운 건 아니에요.”
“……뭔데?”
“이모님한테 과일 좀 깎아 달라고 했어요.”
“그래? 뭐 다른 거 있는 거 아니지?”
“아~ 없어요~”
“…….”
대표팀에서의 생활은 맨체스터 시티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보다는 바이에른 뮌헨에 훨씬 더 가까웠다.
성용이 형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특유의 편안한 분위기 속에, 월드컵/동아시안컵/아시안컵/올림픽 등의 대회에서 함께 뛴 선수가 워낙에 많았기 때문이다.
도착하자마자 영권이 형과 승규 형이 내게 장난을 걸어온 이유도, 그만큼 우리가 스스럼없이 서로를 대해서였다.
딸깍-
잠금장치를 풀고 밖으로 나서자, 희찬이와 민재가 한쪽으로 나를 이끌었다.
“어디 가냐?”
“인범이 방에요.”
“아-”
인범이는 이번 달 처음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입게 됐다.
경기에서 뛰지 못할 가능성이 더 크기는 했지만, 삼파올리 감독님은 인범이의 선발을 두고 이번 월드컵이 아닌 다음을 보고 내린 판단이었다고 밝혔었다.
K-리그 챌린지 소속의 대전 시티즌에서 뛰는 인범이는 지난겨울 SL 벤피카를 포함한 복수의 포르투갈 클럽으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병역을 해결하지 못한 부분이 이적의 걸림돌이 되어 끝내 제안이 만들어지지는 않았다.
그래서 2018년에 맞춰 상무에 지원할 생각이라고 했는데, 나는 이 소식을 조금 전에 SL 벤피카에 전달했다.
“일단 힘에서 밀리면 답이 없어.”
“…….”
대표팀의 96년생 라인과 함께한 자리에서, 나는 인범이에게 유럽 진출을 위한 조언을 시작했다.
동갑내기라 금방 친해지게 된 희찬이와 민재는 인범이가 나를 어렵게 생각한다는 걸 알았고, 오늘을 기회로 편한 형·동생으로 지내도록 하려는 것 같았다.
대표팀의 일원으로서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배워 왔기에, 난 인범이와의 벽을 빠르게 허물려 하고 있었다.
“벤피카하고 또 어디였는데?”
“마리티무?”
“아, 거긴 좀 별로야.”
CS 마리티무는 클럽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클럽의 위치가 마데이라제도라 이동에 너무 많은 에너지가 소요된다.
전용기가 있다고 해도 힘든데, 40만 유로 영입이 클럽 레코드인 CS 마리티무는 포르투갈 본토로 향할 때마다 비즈니스석을 타고 이동한다.
어떨 때는 표가 없어 이코노미에도 앉는다.
“그러다 몸 상해. 비추, 비추.”
CS 마리티무행(行)을 비추천한 내가 SL 벤피카는 싫은 거냐고 묻자, 인범이는 경쟁이 아무래도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인범이가 뛰는 10번(AM) 포지션엔, SL 벤피카의 에이스로 활약 중인 피찌(Pizzi)가 뛰고 있다. 백업 포지션도 크로아티아와 포르투갈이 기대하는 유망주가 차지한 상태다.
또 현재 벤피카의 감독인 후이 비토리아가 PLAN A 위주의 감독이란 점도 인범이에게는 불리한 요소다.
SL 벤피카를 향한 애정으로 인범이가 거기로 갔으면 했던 나였지만, 이야기를 나누고 나니 포르투갈로 향하는 일이 올바른지 확신이 어려웠다.
“뭐, 일단 군 문제가 먼저긴 하고…….”
“그러네. 계획은 뭐야? 아시안 게임?”
“네.”
내년은 월드컵과 아시안 게임이 있는 해이고, 인범이는 월드컵보다는 병역면제를 따낼 수 있는 아시안 게임 출전을 선호하고 있다.
삼파올리 감독님의 후임이 누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본인이 축구만 잘한다면 대표팀 선발은 얼마든지 가능할 거다.
최악의 경우 아시안 게임 때 병역을 면제받지 못한다고 해도, 조금이라도 어릴 때 군 문제를 해결해 두는 게 향후 커리어에 더 도움이 될 거란 생각에는 100% 동의했다.
“형이 도와줄 거죠?”
“내가? 미쳤냐? 월드컵 뛰고 그걸 또 뛰라고?”
“아, 그럼 브로커 안 해 줄 거예요?”
“이번에는 안 해 인마.”
미래는 모르는 것이기는 했지만, 나는 아시안 게임 출전은 일단 거절할 생각이었다. 월드컵에 이어 아시안 게임마저 뛴다면, 10월이나 되어야 클럽 경기에 뛸 수 있을 거다.
흥민이 형과 의조 형은 대표팀이 원하면 뛰겠다는 인터뷰를 했고 또 대한민국과 대표팀을 사랑하는 것도 맞지만, 그보다는 나 자신을 생각하는 마음이 훨씬 더 크다.
무엇보다 2016 리우 올림픽 때 이미 한 차례, 병역 브로커로서의 역할을 소화했었다.
“일단 그거는 나중에 보자.”
인범이는 못내 아쉬워했지만, 그래도 유럽 진출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것을 위안 삼는 듯했다.
“먼저 간다.”
“네, 형. 쉬세요~”
“그래.”
좀 더 이야기를 나누겠다는 동생들을 남겨 두고, 밖으로 나선 나는 뻐근한 목을 좌우로 움직이며 혼잣말을 했다.
“아오, 삭신이야. 요즘 애들은 체력도 좋아…….”
어느덧, 나도 이런 이야기를 할 때가 되어 버렸다.
시간은 참 빠르게도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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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 페케르만, “세계 최고 선수를 보유한 대한민국은 강한 팀. 유럽이나 남미의 상위권 수준으로 봐야.” – OS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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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헤 삼파올리, “FIFA 랭킹 13위라는 것만으로도 많은 부분이 설명된다. 올해 우리가 만난 팀 중에서 가장 강한 상대다. 최고의 전력으로 맞서겠다.” – 풋볼베스트일레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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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누가 상대든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현재 대표팀의 분위기는 최상.” – 스포츠뉴스24]***
2017년 11월 10일. 대한민국,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우만 1동 227. 수원월드컵경기장.
.경기 시작 1시간 전
대한민국 0 : 0 콜롬비아
&Match-Up`s Best Eleven(대한민국/상대팀)
&Tactics(대한민국/상대팀) : 4-3-3/4-2-3-1
GK ? 김승규 / GK ? 다비드 오스피나
RB ? 김다온 / RB ? 산티아고 아리아스
CB ? 김민재 / CB ? 크리스티안 사파타
CB ? 김영권 / CB ? 다빈손 산체스
LB ? 정운 / LB ? 프랑크 파브라
DM ? 기성용 / CM ? 아벨 아길라르
CM ? 이청용 / CM ? 카를로스 산체스
CM ? 권창훈 / RAM ? 마테우스 유리베
RW ? 이재성 / CAM ? 하메스 로드리게스
LW ? 손흥민 / LAM ? 루이스 뮤리엘
ST ? 황의조 / ST ? 라다멜 팔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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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승(必勝)을 다짐하는 경기이긴 했지만, 그래도 평가전인 만큼 분위기가 경직되어 있지는 않았다.
웜업을 하고자 그라운드로 나서는 길에, 익숙한 얼굴을 만나게 되어 잠깐 발을 멈춰 세운 이유다.
“Hola, ¿Como esta?”
“Hallo. Sehr gut.”
내가 스페인어로 건넨 인사를 독일어로 받은 쪽은 하메스 로드리게스였다.
하메스는 지난여름, 카를로 안첼로티의 강력한 요청으로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 FC 바이에른 뮌헨으로 임대 이적한 상태다.
4-3-3만을 고집한 지단의 축구 아래에서 하메스가 제대로 뛸 수 있는 10번(AM) 위치는 존재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측면으로 향하자니 호날두와 베일이 버티고 있었다.
로테이션에 맞춰 미드필드와 윙을 오가며 출전을 하긴 했지만, 이따금 번뜩이는 모습을 보여 준 것을 빼곤 딱히 인상적인 모습을 남기지 못했다.
그래서 지난 시즌 중반에는 팀을 떠나고 싶다는 뉘앙스의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다시 뮌헨으로 올 생각은 없어?] [하하. 어쩌면?] [진짜?] [응. 10년 뒤에는 어쩌면 거기로 갈 수도 있겠지.] [그게 뭐야. 결국 안 온다는 거잖아?] [하하. 그나저나. 뮌헨은 좀 어때?] [뭐, 어수선할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괜찮아졌어.] [유프는 대단한 사람이야.] [그래- 그런 것 같더라.]지난 9월 28일, ‘빌트’는 카를로 안첼로티가 바이에른 뮌헨에서 경질되었다는 기사를 발표했다.
그리고 유프 하인케스가 후임이 되었는데, 그사이 약 한 달여의 감독 대행 기간 수많은 독일 미디어에서 감추어 두고 있던 이야기들을 꺼내 들었다.
독일의 스포츠 전문 타블로이드인 ‘슈포르트 1’은 뮌헨이 0:3으로 패배한 PSG 원정에서, 안첼로티가 선발 명단 외에는 어떠한 전술 지시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폭로하기도 했다.
외에도 안첼로티 부자에게 허용되었던 수많은 예외와 부족했던 훈련 내용이 연이어 터져 나왔고, 카를로가 떠나지 않았다면 뮌헨을 떠났을 선수들의 이름이 공개되었다.
심지어 카를로가 원해서 영입된 하메스마저도 카를로가 떠나서 행복해한다는 기사까지 나올 지경이었으니, 뮌헨 내부의 분위기가 어땠는지 짐작이 됐다.
또 하나 재미있는 점은, 경질 후부터 사람들이 입을 모아 카를로 안첼로티를 뮌헨 역대 최악의 감독으로 꼽았다는 거다.
카를로가 뮌헨에 부임한 이후 나와 베르나르두가 팀을 떠났고, 윌리 사뇰(Willy Sagnol) 대행 체제와 유프 하인케스 시스템 아래에서 부활한 뮐러가 그 증거라며 말이다.
실제로 안첼로티는 뮐러를 지독히도 활용하지 못했는데, 지난 시즌 밀러는 무색무취해졌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뭐, 앞으론 편하게 연락해도 좋아.] [하하. 그래도 돼?] [물론. 이제 우린 마드리드 라이벌도 아니고, 뮌헨이란 공통분모를 가지게 되었으니 말이야.] [그럼, 나야 좋지.] [그래. 오늘 다치지 말자고.] [너도.]복도에서 만난 하메스와 짧은 대화를 마친 후, 나는 많은 팬이 입장해 있는 그라운드로 나섰다. 곧바로 함성이 들려왔고, 난 사람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나흘 뒤 세르비아와의 경기가 남아 있긴 하지만, 오늘을 끝으로 당분간 수원에서 경기를 치르게 될 일은 없을 거다.
그러니 우리를 보고자 돈을 지불하고 바쁜 시간을 쪼개어 온 사람들에게, 나는 최고의 경기력으로 보답해야 했다.
그것이 바로 프로 축구 선수라는 이름을 단 이유이자, 가슴에 새겨진 태극마크에 부끄럽지 않은 행동이니 말이다.
최정예를 투입한 콜롬비아를 상대로 승리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 되겠지만, 그런 만큼 목표했던 바를 달성했을 때 얻는 뿌듯함도 훨씬 클 것이다.
어차피 월드컵 땐, 더 강한 팀도 만나야 한다.
‘오히려 좋아.’
언젠가 잠깐 걸음을 멈춰 섰을 때, 나도 모르는 새 많은 것들이 곁에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바이에른 뮌헨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나는 최고가 되는 경험을 했다. 그건 정말로 짜릿한 일이었고, 그 좋은 감정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무언가를 지켜 낸다는 건, 생각보다 훨씬 더 힘들고 어려웠다.
오히려 도전자로 살아가는 게 쉽다는 생각이 될 만큼, 소중한 것을 계속 곁에 둔다는 건 프로나 어른이 되지 않고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내가 한 행동은, 프로나 어른이 되자는 것이었다. 막연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래도 난 해내고 싶었다.
방법을 찾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무엇이 올바른 행동이고 어떠한 행동을 해야 하는지는 누구보다 나 자신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는 단 한 번도 나 자신의 감정 외에 다른 것을 생각해 보려고 하지 않았었지만, 지켜야만 하는 게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자 자존심이나 기타 다른 것들을 포기하는 건 생각만큼 어렵지는 않은 일이었다.
그렇게 생각하게 되는 내가 놀랄 만큼, 이전까지 나의 일부였던 삶과 감정을 포기하는 건 쉬운 일이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저, 한 단어로 설명할 수는 있었다.
Mate.
함께 축구를 하는 동료와 가족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가 있기에, 난 가능한 한 오래 이 위치에 머무르고 싶었다.
이는 당연히 어렵고 때때로 나를 시험하려고도 하겠지만, 난 내가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오늘처럼 도전자의 입장이 되어 콜롬비아를 마주하는 건 전혀 두려운 일이 아니었다. 잃어버릴 것이 없으니, 마음 편히 최선을 다해 도전하면 된다.
동료들에게도 언젠가 말을 해 주고 싶다.
“야, 쫄지 마. 쫄지 마. 우리가 더 잘해.”
막상 콜롬비아의 선수들을 마주하자 긴장한 몇몇 동생들에게 격려를 보내며, 나는 경기를 치를 준비를 시작했다.
도전자로 있을 수 있는 대표팀이 있기에, 나는 클럽으로 돌아가서도 이 마음을 잃지 않을 수 있다. 현재 내 삶은 절묘하게 밸런스가 맞춰져 있는 상태다.
그리고 언제나 그러했듯.
‘나는. 나를 이긴다.’
도전자로서도 또 지켜 내는 처지로서도, 무언가를 잘 해낼 수 있느냐는 전적으로 나 자신에게 달렸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난 강해지려고 한다.
사랑하는 내 Mate들과 함께.
물론, 그들은 바로 여기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도 내 곁에 존재하고 있었다.
수많은 인파 사이에서 단번에 찾아낸 아내와 가족들을 확인한 뒤, 난 그들을 향해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인 후 양손으로 커다란 하트를 만들어 보였다.
아내와 가족은 항상 나의 전부다.
‘잘 지켜봐 줘.’
어쩌면 나는, 책임감이라는 녀석과도 친한 친구가 되어 버린지도 모르겠다.
경기의 시작까진, 이제 얼추 40분이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