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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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화 〉 1 빙의자 후배님들에게 드리는 조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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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러분은 낯선 게임이 컴퓨터에 깔리면 함부로 실행하지 마십시오.
특히나 그 게임이 무협게임이라면 갈댓잎 타고 사람 목을 수수깡처럼 툭툭 꺾고 다니는 치매걸린 절정고수 노인이나 한 걸음에 3m씩 축지법을 쓰는 강간마가 활개 치는 광경을 보게 될 것입니다.
물론 인간은 호기심의 동물입니다.
친절한 경고를 무시하고 이미 실행해버린 분들은 무협세계에 빙의당하는 걸 피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커스터마이징에서 여캐를 만들지 말고 키는 9척 체중은 300근인 남캐를 만들면 덩치빨 하나만으로도 구파일방이나 오대세가, 마교에서 제자로 들이고 싶어서 환장하는 편안한 미래가 기다립니다.
저처럼 간밤에 몸이 달아오른다고 쭉쭉빵빵한 야캐를 만드는 우만 범하지 않으면 됩니다.
자기 자신이 이상형이 되는 건 생각하는 것보다 끔찍하고 괴로운 미래가 기다리고 있답니다.
다음은 능력치 투자입니다.
근골이 부족하면 몸이 무공수련을 견디지 못하고, 지성이 딸리면 비급서 암기를 못하고, 오성이 부족하면 깨달음을 얻지 못하지만 매력이 없다고 지장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저처럼 매력을 최대치로 찍고 남는 자유능력치를 대충 오성에 몰아넣는 안타까운 짓은 부디 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무림세계는 야만적인 중세를 배경으로 하고, 힘없는 매력최대치의 미녀의 인생은 정말 기구합니다.
다음으로는 다른 게임의 특성에 해당하는 입니다.
뇌가 하반신으로 거주지 이전신청을 마쳤던 저는 [변태물리학][영구제모][완전무결] 따위의 편의성이나 음습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축복만 잔뜩 받았습니다.
그러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에는 [천무지체]나 [만독불침], [금강불괴] 같은 무림인이라면 누구나 탐내는 좋은 축복도 많습니다.
그렇다고 무림은 기연빨이라면서 [기연:절벽][기연:해저동굴] 이런 걸 고르면 정말 곤란해집니다.
능력치 투자를 잘못 해서 벽곡단이 다 떨어지기 전에 무공 대성에 실패했는지 절벽이나 해저동굴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굶어죽는 시체가 종종 발견됩니다.
강호동도들의 가슴이 숙연해지는 기분도 헤아려주셨으면 합니다.
다음은 더 중요한 조언을 드릴까 합니다.
축복 습득에 필요한 포인트를 추가로 지급해주는 에 대한 조언입니다.
금제는 강력한 정신적인 주박에 의해 무림세계에 빙의된 여러분의 금지행동이나 행동수칙, 제약 등을 정하는 항목입니다.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조신해지는 [여성스러운 걸음]이나 강제로 예의범절을 주입하는 [존댓말쓰기]는 그나마 나은 축에 속합니다.
이러면 캐릭터가 멋질 것 같다고 [중독:연초피우기]를 집어넣으면 이때부터 사람이 미치기 시작합니다. 하루에 한 번은 연초를 피우지 않으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손발이 덜덜 떨리며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집니다.
물론 진짜 지옥은 그 너머에 있습니다.
경솔하게 [영구문신:하복부]를 고르면 지옥문이 열립니다.
살점을 도려내도 자동적으로 복원되는 자궁문신이 내공을 운용할 때마다 자주색으로 빛이 납니다.
싸구려 옷으로는 가리지도 못해서 문양이 훤히 비치고, 두꺼운 옷도 빛을 다 가리지 못해서 겹겹이 옷을 싸매게 됩니다.
요녀나 창부 취급을 당하지 않으려면 여름에도 두꺼운 옷을 칭칭 감고 다녀야하는 고충은 충분히 이해하시리라 믿겠습니다.
한술 더 떠서 비운의 가련한 컨셉을 잡겠다고 절맥증의 최고계열로 손꼽히는 [구음절맥]을 배운다면 신속한 자살을 권장 드립니다.
전신혈관이 넘쳐나는 음기에 해가 지날수록 탄력을 잃고 동맥경화를 일으키기 시작하는데, 고통스러운 건 둘째 치고 내공을 쌓으면 쌓을수록 음기가 더 강해져서 시한부 인생을 피할 수 없습니다.
물론 저를 비롯한 많은 빙의자 선배들은 하나같이 잘못된 컨셉을 잡는 우를 범했지만, 여러분은 부디 컨셉충이 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이 뒤로는 가장 중요하다고도 할 수 있는 입니다.
난이도가 쉬움이면 무림인들의 공격력이 50% 감소하거나 아이템 루팅확률이 오르는 게 아니라 클리어를 위한 도전목표가 쉬워집니다. 반대급부로 클리어보상은 다른 난이도에 비해 변변찮게 되는데, 쉬움충의 문제가 거기에 있습니다.
클리어보상으로 [현실귀환]을 고르려면 일반 [보통] 난이도를 클리어해야 하므로, [쉬움] 난이도는 도전목표를 달성하고 클리어를 해도 여생을 무림세계에서 보내야 합니다.
무지성으로 [쉬움]을 고르신 분들은 명복을 빕니다.
그렇다고 스스로를 너무 과신하며 [극한] 난이도를 고르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극한 난이도를 고른 최고참 어르신은 우화등선을 하고도 200년째 천계에서 투신 여동빈과 칼부림을 하고 계십니다.
자기가 강해지는 만큼 여동빈도 강해진다며 울먹이는 어르신의 하소연은 눈물을 참기가 힘들었습니다.
난이도 선택을 슬기롭게 하셨다면 큰 고비는 대부분 넘겼습니다. 이어지는 항목은 지식만 잘 쌓고 가면 됩니다.
이 항목에는 [현실모드][철인모드][유일모드] 등이 존재하는데 모두 장단점이 존재하는 모드입니다.
[현실모드]를 고른 분들은 게임클리어 뒤에도 자신이 만든 게임캐릭터의 신체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 모드를 고르지 않은 분들은 원래 자신의 몸을 되찾게 되는 겁니다.평소 자신의 얼굴이나 키, 성별 등에 불만이 많았던 분들은 좋아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무료로 전신성형시술이나 성전환시술을 받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부디 묻지마 현실모드 선택을 잠시 미뤄주시길 바랍니다.
게임 클리어 시에 사지가 모두 멀쩡하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저만해도 오른팔을 잃고 12년을 더 보내는 괴로운 일이 있었습니다.
아주 많은 클리어점수를 받아서 [신체초기화] 특전으로 잃어버린 사지를 되찾거나 처음부터 사지를 잃지 않을 자신이 있지 않다면 게임을 클리어한 뒤에도 장애인이 됩니다.
현실모드를 선택하지 않으면 적어도 사지는 멀쩡한 자신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보험이 되므로 이점 기억해두시길 바랍니다.
[철인모드]는 상태창이나 무공창, 인벤토리창, 자유게시판 기능이 모두 사라지는 시스템 보조기능 튤팁을 제거하는 모드입니다.편의를 잃는 대신 근성장속도나 무공이해도가 오르는 특전이 있다고 하는데, 철인은 고대 철학자 플라톤선생님께 겸허히 양보하고 문명의 이기를 누리셨으면 좋겠습니다.
진정한 헬창이 아니면 아무도 선택하지 않는 모드입니다.
[유일모드]는 한술 더 떠서 고독한 솔로플레이를 희망하는 모드입니다.멀티기능이 기본 탑재된 통상의 빙의자들과 달리 다른 빙의자가 없는 진또배기 무림세계에 들어간다고 하는데, 자신만의 하렘이나 대업을 이루겠다는 큰 뜻은 알겠지만 나중에 게시판에 징징대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빙의자분들은 선배들이 개발한 김치만두를 먹거나 정비된 상하수도시설, 삼성표국의 재정지원을 받으며 최소한의 혜택을 누릴 수 있지만 유일모드는 그런 거 없습니다.
김치만두 레시피부터 시작해서 길바닥에 똥이 깔리지 않게 마을을 정비하는 방법 따위를 물어보셔도 그분들에게는 나름의 영업비밀입니다.
서버가 달라서 어떤 보상을 약속해도 받을 수가 없으니 그저 유일모드 선택자만 곤란할 뿐입니다.
아.
모처럼 게시판 얘기를 꺼내서 하는 말인데, 외롭고 힘든 건 이해하지만 같은 빙의자들을 너무 믿지도 마시길 바랍니다.
한국인이 어째서 전세계에 사기의 민족으로 악명을 떨쳤는지 깨닫게 될 겁니다.
빙의 유입자들을 살살 꼬드겨서 위치를 알아내면 간밤에 찾아와서 물건을 다 털어가는 물건도둑부터 흡성대법을 익힌 내공도둑, 처녀와 동정만 범하는 처녀도둑, 동정도둑 등등 온갖 도둑들이 게시판에 상주하고 있습니다.
동자공이나 처녀공을 익혔다가 순정을 빼앗기고 인생 망했다는 빙의자 후배분들.
취업은 책임져준다는 말에 표국계약서에 지장 찍었더니 실제로는 노예계약서였고 그대로 흑도방파에 팔렸다는 사파 후배분들.
그런 하소연 정말 지겹도록 듣습니다.
여기까지 하지 말라는 것은 안하고 꼭 하라는 조언을 모두 지키고 성실한 노력과 생각지 못한 재능, 약간의 운이 따라준다면 언젠가는 도전목표를 달성하는 날이 올 겁니다.
축하합니다.
여러분은 자유입니다.
손짓 하나로 절벽을 밀어버리고 검 한 자루로 폭풍을 가르는 무림인의 세계로부터 탈출할 수 있습니다.
이제 여러분은 현실세계로 돌아가기 전에 무림에 만연한 수많은 기연의 비밀을 알게 될 겁니다.
도전목표 달성자는 개인의 무공경지나 무림행에서의 활약상 등을 종합해서 클리어점수가 측정됩니다.
바로 그 점수만큼 능력치나 내공, 아이템 등을 현실세계로 계승하는 특전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기인들이 마음씀씀이가 착해서 무기랑 비급서, 영약 따위를 다 남긴 게 아닙니다.
그저 클리어점수가 부족해서 현실세계에 다 가지고 가지 못한 것들이 남아 기연이 된 겁니다.
현실세계로 가져가지 못하고 남는 내공은 그냥 근처 잡초나 물고기, 버섯, 호수 등에 알아서 골고루 버리도록 합시다.
물론 저를 비롯한 생환자분들은 모두 그 귀한 것들을 공짜로 남 주기가 아까워서 함정을 만들어둡니다.
무공을 대성하지 못하면 기연을 남긴 장소에서 탈출하지 못하는 제약입니다.
서서히 지하공동의 공기가 빠져나가게 설계하거나 두꺼운 철문으로 출구를 막는 건 예사이니, 함부로 [기연:절벽][기연:해저동굴] 등을 고른 분들이 백골이 되어 발견되는 것도 이해가 갑니다.
그래도 저처럼 매력 최대치에 오성에 올인한 안타까운 분들에게는 제 기연장치가 그나마 도전할만한 기연일 겁니다.
제가 상점창에 등록한 [기연:타클라마칸사막] 특성의 구매를 적극 권장합니다.
대성에 실패해도 벌레를 잡아먹으며 연명할 수 있고, 가끔 길 잃은 강시가 흘러 들어와 심심함도 달래주는 혈교의 옛 성지이니 그럭저럭 지낼만할 겁니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도 다해가는데 마지막으로 남길 조언이 뭐가 더 있을지 많은 고민 끝에 결정을 내렸습니다.
정말 이거만한 조언은 찾기 힘듭니다. 바로 캐릭터 이름입니다.
흔히 간과하기 쉬운 이 캐릭터 이름에는 두 번의 함정이 숨겨져 있는데, 첫 번째는 무림세계에 가서 사용하는 자신의 이름이 캐릭터 이름으로 개명된다는 사실입니다.
개명된 이름을 사용하지 않으면 그만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게임클리어를 위한 도전목표는 본래 캐릭터이름으로 특정 평판을 얻을 것을 강요합니다.
당신의 이름이 앙기모띠오지고지리고렛잇고라면 운이 없을 시, ‘안휘제일검 앙기모띠오지고지리고렛잇고의 평판을 100일 유지하라’ 따위의 도전목표가 등장합니다.
한 번이라도 가명을 대면 100일의 기한은 초기화된다고 합니다.
100일동안 매일같이 ‘앙기모띠오지고지리고렛잇고, 안휘제일검의 칭호는 이 아무개의 것이다!’ 하는 도전장을 받는 모습을 상상해보십시오.
공개비무장에서 비무공증인이 ‘아무개와 앙기모띠오지고지리고렛잇고의 비무가 있겠습니다’라고 외치고 ‘나 앙기모띠오지고지리고렛잇고가 비무에서 승리했다!’ 하고 승리선언을 하는 수치플레이는 상상만으로도 손발이 괴롭습니다.
앙기모띠 선배님의 소중한 선례를 무림세계에 넘어가기 전에 듣지 못한 저 자신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앞서 저는 두 번의 함정이 있다고 말씀을 드렸죠.
두 번째 함정은 부메랑마냥 현실세계로 생환한 뒤에 찾아옵니다.
이 게임은 참 친절하게도 현실복귀지원패키지랍시고 일정량의 클리어점수를 지불해서 거주지와 신분증등록, 정착금지원 등을 받는 특전이 존재합니다.
할인가격에 지원혜택을 제공하는 건 고맙지만 신분증에 들어가는 이름이 문제입니다.
예, 눈치 빠른 분들은 이미 깨달으셨겠지요. 신분증에 캐릭터이름이 들어갑니다.
여러분은 부디 캐릭터이름을 앙기모띠오지고지리고렛잇고로 짓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그래서 제 이름은 뭐냐고요?
알려드리지 않을 겁니다.
이상, 빙의자 선배로서 드리는 소중한 조언을 끝마치겠습니다.
2.
[특급귀환자 해응응의 조언 전문에 대한 전속조사관의 첨언]해응응의 본래 닉네임은 헤으응이었지만 무림에는 헤씨 성이 없어서 해응응으로 개명되었다고 함
해당 차원계의 이름은 무림비망록으로 밝혀짐.
무림비망록의 위험도는 초월급이며 생환율은 0.0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
추가 희생자가 늘어날 우려가 높으므로 해응응의 조언 및 본 첨언의 열람금지 및 정보접근제한을 요청
[후속행정지령]정보접근제한 요청을 반려함
열람기록과 실종자 명단의 일치를 토대로 위 기록에 의해 추가 차원이동자가 대량 발생했음이 확인됨에 따라 정보접근권한이 설정됨
【특급정보접근제한문서】
[특급귀환자 해응응의 조언 전문] [전속조사관의 첨언 전문] [후속행정지령] [특급정보접근제한이 걸린 문서입니다.] [해당문서의 정보를 유출할 시, 최대 20년간 게이트원정군에 동원될 수 있음을 엄중히 경고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