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ility from Parallel Dimensions RAW novel - Chapter 318
319. 일상
포켓츠의 로드 매니저가 서소라와 윤나나, 쌍둥이까지 네 사람을 방송국에 데려다주었다.
그는 그런 후에 사람들이 지나다니지 않는 방송국 구석으로 가서 한숨을 푹 쉬며 전화를 걸었다.
“팀장님. 저는 한계입니다.”
전화기 너머에서 긴장한 목소리가 들렸다.
-무슨 상황이냐? 설마! 코드 레드 상황이냐?
팀장이 다른 요원에게 다급히 지시 하는 소리가 들렸다.
-원거리 경호팀 위치 확인해!
-소쩍새 동쪽 200미터 지점입니다!
“그게 아니라, 말이 너무 많습니다.”
-말? 첩보를 입수했구나? 그것도 대량으로! 역시 널 로드 매니저로 위장취업 시키길 잘했….
“네 명 다 너무 말이 많고 기세도 장난 아니라서, 기가 빨리는 느낌입니다.”
잠시 목소리가 끊어졌다가 질문이 들어왔다.
-첩보 이야기가 아니야? 포켓츠가 말을 많이 해서 힘들다는 거냐?
“단순히 말이 많은 게 아니라….”
-이 새끼가 사람 놀라게 하고 있어.
“진짜입니다. 훈련받을 때도 이 정도로 힘들지는 않았는데, 얘들은 제 멘탈을 완전히 너덜거리게 합니다. 이러다 정신이 혼미해져서 실수라도 하면, 그러다 제 정체를 들키면 어떻게 합니까?”
-조금만 더 버텨. 우리 요원이 지금 ES 엔터에서 면접 보고 있다. 며칠 안으로 포켓츠의 코디로 합류할 거야. 그럼 여유가 생길 거다.
“연예인 코디를 진짜 할 수 있는 요원입니까? 총만 잘 쏘는 요원 아니고요?”
-넌 뭐 매니저 해본 적 있어서 그거 하냐? 코디 훈련을 받았으니까 너보다 훨씬 잘할 거다.
“어? 잠시만요. 그 요원 성별이…..”
-당연히 여자지. 넌 소쩍새를 화장실까지 따라가진 못하잖아.
소쩍새는 서소라의 코드 네임이다. 그런데 서소라는 그런 게 있는 줄도 모른다.
-그럼 저 혼자 여자 다섯 명의 등살에…. 살려주세요. 제가 이러려고 국가안보실에 들어간 거 아니잖아요.”
-국가안보상황 맞으니까 버텨! 네가 비밀 경호원이라는 거 소쩍새나 ES 엔터 사람들에게 들키면 무인도로 발령낼 테니까 닥치고 매니저 일이나 열심히 해!
전화가 끊어졌다.
포켓츠의 로드 매니저로 위장 취업한 정부 비밀 요원이 한숨을 푹 쉬었다.
“내가 이러려고 그 험한 훈련을 다 받았….”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이번에는 ES 엔터테인먼트였다. 그는 얼른 두 손으로 전화를 받았다.
“네. 김 이사님. 음료수요? 네. 지금 돌리러 갑니다. 아닙니다. 엘리베이터 앞입니다. 다 왔습니다.”
* * *
BH 테크와 HG 테크, 그리고 SH 십자 제약은 회사가 크게 성장했다. 이병훈이 웃으며 말했다.
“강 사장님. 요즘 HG 테크가 잘나간다면서요? 기업 순위가 100위에서 한참 위쪽으로 바뀌었다던데. 하 하.”
HG 테크는 몬스터와 싸울 때 쓸 자동 전투 장비를 만드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 장비는 아직 실 전투입은 하지 않았지만, 발주는 잔뜩 받았다.
“어디 BH 테크만 하겠습니까? 하하하.”
BH 테크는 균열 소멸장치로 돈을 많이 벌었다.
두 사람이 사장과 부사장으로 있는 SH 십자 제약은 몬스터 사체 추출물을 이용한 약을 개발했다. 하나가 아니라 몇 가지 약이 임상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 가치 솟았다.
SH 십자 제약의 대주주는 두 사람이 만든 작은 회사다. 그 회사는 서류상으로는 이병훈과 강성훈의 소유지만, 두 사람 다 그건 서정우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들은 그 외에도 개인재산을 털어 SH 십자 제약에 따로 투자 했다. 그때 잔뜩 산 주식이 많이 올랐다.
“이게 다 제가 강 사장님에게….”
이병훈이 도청방지장치를 확인한 후에 웃었다.
“하하하. 서 형사를 추천해서인 거 아시지요?”
“알다마다요. 제가 그걸 어떻게 잊겠습니까? 덕분에 제 딸이 살았는데요.”
강성훈의 딸 강세영은 유사 바실리스크 독에 중독돼 죽어가다가 서정우 덕분에 살아났다.
이병훈이 제안했다.
“그럼 그런 의미에서, 따님에게 좀 물러나라고 하시지요?”
강성훈은 원래 신세를 지면 꼭 갚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 일만은 예외다.
강성훈이 도로 물었다.
“이 회장님 따님은 물러나라고 하면 말을 듣겠습니까?”
“저는 제 딸을 밀어주는 중이라.”
“저도 밀어주는 중입니다만.”
이병훈이 공격 수단을 바꾸었다.
“제 딸은 영화계에서 손꼽히는 뛰어난 기획자입니다. 사회적 지휘로 보나 뭐로 보나 제 딸이….”
“서 형사는 동갑보다는 연하를 좋아할 것 같습니다만?”
“하하하하하. 제 덕을 본 걸 잊지 않으신다더니!”
“젊은 사람들이 서로 좋다고 하는 걸 제가 어떻게 말립니까? 하하하!”
“서로 좋아하는 건 아니라던데요!”
“이 회장님 따님도 일방적인 건 마찬가지 라던데요!”
“하하하하!”
어색하게 웃던 이병훈이 갑자기 한숨을 푹 내쉬었다.
“후우. 우리끼리 이제 무슨 짓인지.”
“김칫국을 마시는 거지요. 후우.”
* * *
형사 백성민이 인터넷을 뒤적이다가 말했다.
“어? 이홍국 비리가 줄줄이 터지네? 와. 이쯤 되면 아무리 4선 의원이라도 조사받겠는데?”
서정우가 맞은편에서 말했다.
“교도소 가야지.”
“대대로 나라를 팔아먹는 매국노라서 체포가 쉽진 않을 텐데. 원래 이런 놈들끼리 서로서로 커버 잘 쳐주잖아.”
“이번에는 아니야. 이홍국이 요즘은 다른 놈들하고 손을 잡았는데, 그놈들이 손을 됐거든.”
“응? 누가 4선 국회의원의 뒤를 봐줬는데?”
“중국하고 일본.”
“어? 우리나라 국회의원이?”
“이홍국한테는 가업이거든. 나라 팔아먹는게.”
* * *
서정우가 몬스터와 싸우는 세계로 넘어갔다.
조연 배우 이선화는 점점 유명해졌다. 서정우가 제작하고 그녀가 주연을 맡은 영화는 다른 TV 방송국에도 팔렸다.
이쪽 세계는 영화관이 거의 없다. 그래서 영화는 처음부터 TV 방송을 목표로 제작된다.
대신에 히트작은 한 번 방송하고 끝나지 않는다. 단기간에 재방송을 몇 번 하는 건 기본이고, 몇 달 주기로 다시 방송하곤 한다.
여러 방송국에서 그 영화를 사서 방송했다. 많은 사람이 그 영화를 보고 감동했다. 그러면서 이선화의 팬도 많아졌다.
이선화가 흥분해서 외쳤다.
“드디어!”
서정우가 물었다.
“왜?”
그녀가 목걸이를 만졌다.
“성력이 다 찼어!”
“역시 네 팬이 많이 생기니까 성력도 빨리 차는구나.”
목걸이에 성력이 완전히 차면 그녀를 저쪽 세계로 안전하게 데려갈 수 있다.
서정우가 말했다.
“나중에 적당한 때 저쪽 세계로 넘어갔다 오자.”
그녀가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야. 지금 당장 가자.”
“응? 당장?”
“꼭 가고 싶은 곳이 있어서 그래.”
서정우는 이선화를 데리고 형사로 사는 세계로 넘어왔다.
이선화는 선글라스와 스카프, 모자로 얼굴을 가리고 혼자 버스를 탔다. 옷도 사람들이 흔히 입는 평범한 것을 골라 입었다.
그런데도 기본적으로 풍기는 아우라가 달랐다. 버스에 탄 몇 사람의 시선이 자기도 모르게 그녀 쪽으로 향했다. 워낙 얼굴을 잘 가려서 그녀를 알아보지는 못했다.
그녀는 버스에서 내려 어렸을 때 살던 동네를 걸었다.
“여기 진짜 오랜만이다.”
저쪽 세계의 이 동네는 몬스터의 습격으로 폐허가 됐다. 지금은 다시 건물을 지어 사람들이 살지만, 옛날 그대로인 건 큰 도로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쪽 세계의 이 동네는 많은 것이 예전 그대로였다.
“와아. 저 집이 아직 그대로 있네.”
그대로인 것도 많지만, 변한 것도 많았다. 동네 슈퍼는 편의점으로 바뀌었고, 문방구는 카페가 되었다. 개인이 운영하던 빵집도 프랜차이즈 빵집으로 변했다.
그래도 건물 자체는 대부분 예전 그대로였다.
그녀가 어릴 때 살던 집이 가까워졌다. 그녀의 걸음이 느려졌다.
“있으면 좋겠다.”
그녀가 숨을 고른 후에 천천히 모퉁이를 돌았다.
어릴 때 살던 2층 주택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아! 있다!”
집은 거의 그대로인데 공간은 넓어졌다. 옆집을 사서 헐어 정원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 자리에서서 그 집을 가만히 쳐다보았다.
“여긴 우리 집이 그대로 있어. 다행이다.”
대문의 잠금장치가 저절로 열렸다.
2층 현관에서 사람이 나왔다.
이선화의 심장이 쿵쿵 뛰었다.
“엄마?”
이선화가 멍하니 그녀를 쳐다보다가 손으로 자기 얼굴을 만졌다. 스 카프와 선글라스는 얼굴을 확실히 가리고 있었다.
‘내가 온 걸 엄마가 모르게 해야 해.’
이쪽에는 톱스타 이선화가 있다. 이선화가 한 명 더 있다는 걸 들키면 일이 굉장히 복잡해진다.
그걸 알지만, 얼굴이 보고 싶어서 찾아왔다.
2층 현관 앞에서 그녀의 어머니 유희경이 이선화에게 손짓했다. 이선화는 뒤를 돌아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유희경이 2층에서 이선화를 보며 물었다.
“왜 안 들어오고 그러고 있어?”
그녀는 당황해서 다시 얼굴을 만졌다. 확실히 가려져 있었다.
“날 알아봤어? 변장했는데?”
유희경이 피식 웃었다.
“그런다고 널 못 알아보니?”
어차피 정체를 들켰다. 이선화가 대문을 열고 2층으로 뛰어 올라가 유희경을 껴안았다.
“엄마아!”
“얘가 왜 이래? 무슨 일 있어? 이번 영화도 잘됐잖아. 혹시 다른 문제 생긴 거야?”
“아니야. 그냥. 그냐앙!”
이선화는 집에 들어가 유희경의 얼굴을 손으로 만졌다.
“우리 엄마 피부도 많이 상… 왜 이렇게 피부가 좋아?”
“피부과?”
“어쨌든 고생도 많… 이 안 한 것 같다. 다행이다.”
“갑자기 찾아와서 왜 이상한 소리야?”
“아니야. 그냥. 아빠는?”
“미국 출장 갔어. 며칠 있어야 올거야.”
“아빠도 잘 있구나. 다행이다.”
“얘가 왜 이렇게 실없이 다행이라는 소리를 자꾸 하지? 진짜 무슨 일인데?”
“그냥. 아무 일도 없어.”
“밥은? 먹었어?”
“밥? 밥은….”
그녀가 옛날에 좋아했던, 이제는 먹을 수 없게 된 음식이 생각났다.
“엄마가 만들어준 김치 만두 먹고 싶어.”
“그거 손 많이 가. 사 먹어.”
“엄마아! 만두! 만두우!”
저쪽 세계에서 합성 밀가루와 몬스터 고기로 만두를 만들어봤자 맛이 있을 리가 없다.
서정우가 이쪽 세계에서 가져간 음식 중에는 냉동만두도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만두를 가끔 먹는다.
이선화가 유희경이 만들어준 만두를 먹으며 말했다.
“사 먹는 만두는 이 맛이 안 난다니까. 진짜 이거 꼭 다시 먹고 싶었….”
갑자기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얘가 진짜 왜 이래? 너 무슨 일 이야? 설마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같은 거야?”
“엄마는. 내가 그런 거에 걸릴 사람이야?”
“그럴 리가 없지. 넌 너 잘난 맛에 사니까. 그럼 왜 그러는데?”
이선화가 방긋 웃었다.
“아니야. 그냥 만두가 너무 맛있어서 그래. 진짜야.”
이선화는 그날 밤에 집에서 자고 갔다. 밤에 잘 때도 유희경의 옆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이튿날 이선화가 집을 나섰다.
더 있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다. 톱스타 이선화와 마주치기라도 하면 문제가 커진다.
‘목걸이에 성력이 채워지면, 그때 또 오면 돼. 나도 우리 세계에서 유명해졌으니까 이제 성력이 금방 찰 거야.’
“엄마. 나갈게. 밥 잘 먹고, 무리 하지 말고, 인생 즐기면서 살아.”
“네 걱정이나 해. 일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응. 그건 내가 알아서 할게. 그리고 나 금방 또 올게.”
“그러든지.”
* * *
그날 오후에 톱스타 이선화가 유희경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마!”
-어. 딸. 왜?
“갑자기 엄마 김치 만두가 생각나서.”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오늘따라 그 만두 생각이 강하게 났다.
-만두를 그렇게 많이 먹고도 또 생각나니?
톱스타 이선화는 그 말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예전부터 많이 먹었기 때문이다.
“그러엄. 우리 엄마 만두는 아무리 많이 먹어도 더 먹을 수 있거든.”
-싸줄 걸 그랬네.
톱스타 이선화는 유희경이 만두를 만들어 퀵서비스로 보내준다는 뜻으로 이해했다. 유희경은 시간이 애매 하면 밑반찬만 퀵서비스로 보낼 때가 있다.
“아니야. 내가 집에 들를게.”
-금방 온다더니 진짜네?
이선화는 지난번에 집에 갔다을 때 금방 다시 온다고 큰소리 쳤었다. 그런데 그게 보름 전이다.
“미안. 이번 주말에 꼭 갈게.”
* * *
남수정이 대학에 합격했다. 그녀가 원하던 대학생화학과였다.
그녀는 합격을 확인하자마자 경찰서로 달려와 서정우에게 자랑했다.
“아저씨! 저 이제 대학생이에요!”
“아직 입학도 안 한게. 너 아직 고딩이야.”
그녀의 가족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동생밖에 없지만, 대학 입학식에 축하하러 와준 사람이 많았다.
톱스타 이선화가 말했다.
“너희 과는 이제 큰일 났네.”
“왜요?”
“너희 과 남자애들 반쯤은 너한테 반할 테니까.”
남수정이 웃었다.
“히히. 설마요.”
“지금은 웃음이 나오지? 나 때는 우리 과 애들이 몽땅 다 나한테 반 해서 굉장히 난감했어.”
“어…. 그럼 큰일인데.”
쌍둥이와 정현수는 원래 대학 진학 계획이 없었다. 쌍둥이는 인기 가수가 됐고, 정현수도 인터넷 게임방송 스트리머로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쌍둥이 박하연이 아이디어를 냈다.
“수정아. 그냥 남자친구 있다고 해 버려. 미리 벽을 치는 거야.”
“없는데?”
박다연이 제안했다.
“내가 변장하고 남자친구인 척 해줄까?”
“누가 속겠냐?”
정현수가 침을 꼴깍 삼키고 나섰다.
“그럼 내가….”
“넌 남들이 보면 경호원이라고 생각할걸?”
“그, 그렇지? 내가 경호원인 척하면서 다 쫓아준다는 이야기였어. 지, 진짜야.”
영화배우 강서준이 나섰다.
“그럼 역시 내가 나서는 수밖에. 수정아. 날 팔고 다녀라. 너희 과에 감히 나하고 경쟁하려는 녀석은 없을 테니까.”
이선화가 강서준에게 한소리 했다.
“미쳤니? 너랑 대학교 신입생 수정이의 열애설 기사라도 나면 참 좋은 소리 많이 듣겠다. 꺼져.”
입학식을 하기 전에 남수정이 학교를 배경으로 서정우의 팔짱을 꼈다.
“사진 찍어요. 사진!”
남수정을 축하하러 온 사람들이 모두 모여 그녀의 옆에 섰다. 둘이서 찍으려던 사진이 단체 사진으로 변했지만 상관없었다.
남수정이 활짝 웃었다.
작년만 해도 이런 좋은 날이 올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칼에 맞았을 때는 진짜 죽는 줄 알았다. 그래서 더 행복했다.
같은 반 친구 민효진도 남수정과 같은 학교에 입학했다.
입학식이 끝난 후에 민효진이 남수정을 찾아와 말했다.
“수정아. 오늘 저녁은 우리 아빠 회사 지하에서 같이….”
그녀의 아버지는 건물주다. 그 건물 지하 1층에 뷔페식당이 있다. 기자들이 몰려오는 바람에 뒷말은 마저 하지 못했다. 기자들이 남수정을 인터뷰했다.
이선화와 강서준을 인터뷰하려는 기자들도 있었다.
이선화가 말했다.
“오늘 주인공은 수정이잖아요. 그러니까 우리한테 뭐 묻지 마세요.”
정현수가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남수정을 보다가 민효진의 팔을 툭 쳤다.
“오늘 너희 집 뷔페에 나도 가도 되냐?”
민효진은 당황했다가 활짝 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어? 어? 그럼! 당연하지!”
정현수는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을 생각에 들떴다.
“흐흐. 진짜 많이 먹어야지.”
“다 먹어도 돼!”
기자들에게 남수정의 입학은 좋은 기삿거리다.
남수정은 작년 여름에 칼에 찔린 사건으로 처음 뉴스에 등장했다. 그 때 서정우가 그녀를 구하면서, 아픈 동생을 혼자 키우는 고3 아르바이트 전문가의 사연이 알려졌다.
그러고 얼마 후에 남수정은 디멘션의 곡을 받아 가수로 데뷔했다.
그 노래는 크게 히트했다. 그 후에는 남수정과 디멘션이 공동으로 작곡한 노래까지 히트했다.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에서는 이선화의 여동생으로 출연해 호평을 받았다.
게다가 아르바이트하느라 뚝 떨어졌던 학교 성적도 단기간에 끌어올려 연기나 음악 관련 학과가 아니라 생화학과에 입학했다.
그런 남수정의 이야기는 기사가 된다. 그래서 많은 기자가 입학식에 찾아왔다.
기자들은 연기와 병행하며 어떻게 공부를 했는지나, 지금 소감이 어떤 지를 물었다.
그러다 작곡가 이야기가 나왔다.
“디멘션도 남수정 씨의 입학을 축하하던가요?”
남수정이 서정우를 생각하며 활짝 웃었다.
“그럼요. 입학식에 오셔서 엄청 축하해주셨어요.”
기자들은 당황했다. 히트곡 제조기로 유명한 디멘션이 누구인지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어? 디멘션이 왔다는 겁니까? 어디요? 어디!”
“벌써 가셨죠. 사진 찍히는 거 싫어 하시거든요.”
* * *
몬스터와 싸우는 세계에 게이트 감지 레이더와 균열 소멸장치를 이용한 안전지대가 만들어졌다.
그 안전지대에 대규모 공장을 짓는 공사를 시작했다는 뉴스가 TV에서 나왔다.
이선화가 서정우에게 말했다.
“이제 우리 세계도 저쪽 세계처럼 좋아지겠다. 그치?”
“어. 방해하는 놈들만 좀 정리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