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at Chinese warlord from Joseon RAW novel - chapter 328
짧은 기간 안에 군대를 동원해야 했던 미국은 보너스를 약속하며 참전군인들을 끌어모았다.
전쟁은 승전으로 끝났으나, 지급 의무가 있는 보너스는 막대한 재정부담이었다.
의회에서는 총 360만명에게 36억달러를 지급하기로 결의하였으나.
씨팔. 그 돈이 어디서 굴러떨어지느냔 말이다.
그래도 어찌어찌 재정전문가들이 달라붙어 재원을 마련하는 것처럼 보였다.
1929년의 블랙데이가 오기 전까지는.
참전용사를 위한 보너스?
당장에 뉴욕 전체가 쫄쫄 굶게 생겼는데, 보너스 따위가 다 무어란 말인가.
지급은 한없이 미뤄지고, 마침내 들고 일어난 자들이 바로 보너스 아미였다.
···물론 놈들의 주장일 뿐이다.
맥아더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국가를 위하여 목숨을 걸고 먼 이국땅에서 귀중한 자유의 가치를 지켜낸 것이 참전용사들이다.
그런 영웅들이 고작 몇백 달러의 보너스를 받겠다고 국가 위기 사태에 시위를 벌인다?
미국의 시민의식은 그리 나약하지 않다.
미국은 훨씬 위대한 국가다.
지금 벌어지는 시위의 배후에는, 미국을 내부에서 썩게 만들려는 공산주의자들의 공작이 숨어있는 것이 틀림없다···.
“패튼이라면 잘 해내겠지. 패튼이라면.”
멕시코 내전에서 반란수괴의 시신을 자동차 본네트에 매달고 귀환하였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런 촌구석에서도 국가를 위하여 그토록 헌신하였는데, 워싱턴 D.C에서라면 얼마나 더 열심히 하겠는가.
***
보너스 아미 진압의 날이 되었다.
집무실에서 묵묵히 파이프 담배를 피우던 맥아더는 두 통의 연락을 동시에 받았다.
한쪽은 대통령 후버.
다른 한쪽은 진압 사령관 패튼이다.
내키지 않지만 아무래도 상관을 먼저 받들어야겠지.
수화기를 들자마자 후버의 호통이 쏟아졌다.
“전차라니! 완전 무장한 보병이라니! 참모총장! 내가 언제 전쟁을 하라 했나? 대체 워싱턴에서 무슨 짓을 벌이려는 거야!”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진압을 확실히 하기 위함입니다.”
“닥치고 당장 그만둬! 작전을 계속하다가는 그렇지 않아도 안 좋은 내 지지율이 완전히 나락으로 갈 테니까!”
“그럴 수는 없습니다.”
“뭐?”
맥아더는 파이프를 입에 문 채로 말했다.
“한번 작전 결행 지시가 내려지면, 모든 명령권은 해당 야전 사령관에게 있습니다. 그러니 어쩔 수 없습니다.”
단번에 통화를 끊은 맥아더는 곧바로 패튼의 연락을 받았다.
“뭔가?”
“적이 무장했습니다. 반격을 가해옵니다. 발포해도 되겠습니까?”
그러면 그렇지. 뭐라 했었나.
보너스 아미는 무슨···. 죄다 빨갱들이란 말이다.
맥아더는 강하게 한 모금을 빤 뒤, 천천히 연기를 내뱉었다.
“허락한다.”
뒤틀린 세계2
“오늘! 여기서 주저한다면 캐피톨 언덕의 국회의사당이 빨갱이들 손에 들어가게 될 지도 모른다! 한 발자국도 물러서서는 안 된다!”
패튼 소령의 단호한 명령에 따라 보병대가 전진하였다.
이미 상황은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지난 몇 달간 보너스 아미의 시위대는 나날이 불어났다.
꾸준히 진압을 건의하였던 패튼.
드디어 상부에 의해 건의가 받아들여졌지만, 그 사이 시위대의 수는 1만을 넘기고 있었다.
패튼은 처음부터 초강경으로 나갔다.
M1917 경전차까지 대동하여 백악관 남쪽 공터에서부터 차례로 진압해 나갔다.
시간대는 오후.
퇴근하던 공무원들이 이색적인 광경이라는 듯 구경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처럼 느긋한 풍경은 오래가지 않았다.
어느 거리에서 시작되었는지 모를 총격.
그러나 보너스 아미의 시위대 측에서 먼저 발사한 것이 분명하였고, 갑자기 번지기 시작한 방화의 불길이 사태를 걷잡을 수 없이 가속화시켰다.
“빨갱이들을 한 놈이라도 놓치면, 워싱턴 D.C의 뒷골목으로 숨어들어가 또다시 미국체제의 전복을 시도하려 들 것이다! 바로 항복해오지 않고, 조금이라도 대항하는 기색을 보이는 자는 모조리 적으로 간주해라!”
구경꾼들의 비명 소리가 거리를 가득 메웠다.
조금 시간이 흐르자 그 소리는 시위꾼들의 비명으로 대체되었다.
처음부터 연방군을 투입한 맥아더의 처방은 탁월하였다.
패튼은 조금의 자비도 없이 시위대를 박살 내었다.
사상자? 도시의 소요?
소 왓?
중요한 것은 미국의 심장을 지켜내는 일이다.
***
허버트 후버.
한때는 유능한 행정가 대통령으로 온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적도 있지만, 다 옛날얘기다.
대공황이 모든 것을 부숴버렸다.
“퍽킹, 내가 대공황을 불러왔냐고···.”
임기 1년 차에 처맞은 게 어찌 자신의 잘못인가.
전 정부 잘못이지.
아니 전 정부와 전전 정부, 전전전 정부가 싼 똥이 합치고 합쳐져서 자신의 임기 초반에 터졌을 뿐이다.
하지만 전국 수십 개 대도시에 산재한 후버빌이 상징하듯 대공황은 후버의 실책이 되었다.
“그럴 수는 없지···. 그렇게 끝내 버릴 수는 없어···.”
역사란 언제나 마지막만을 기억한다.
재선에 성공하여 대공황을 극복해 보인다면, 후버는 대공황의 촉발이라는 오점을 남긴 대통령이 아닌 대공황을 이겨낸 대통령으로 두고두고 기억될 것이다.
몹시 어려운 시기.
후버의 공화당이 내건 슬로건은 ‘지금 대통령을 바꾸지 마세요!’
작년에 시행된 관세법이 이제야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대공황의 원인에 대한 분석은 여러 가지지만 가장 큰 원흉으로 지목되는 것은 수입 농산물과 공산품의 침공이었다.
특히 값싼 중국산 수입품들은 미국 경제의 적이었다.
관세법의 핵심은 보호무역주의.
중국산 수입품은 규제하고 선택받은 유럽의 몇몇 나라들과만 거대한 블록경제를 형성하는 거다.
냄새나는 쿨리들은 내치고.
세련되고 기품있게.
합리적인 신사들하고만 거래하여 미합중국의 영광스러운 20년대를 다시 불러오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참모총장은 아직도야?”
“오고 있다고 합니다.”
“벌써 시간이 몇 신데! 어찌 대통령을 이리도 우습게 안단 말인가!”
보너스 아미 진압 사건은 후버에게 비수가 되어 꽂히고 있었다.
늘 그렇듯이 후버빌 거주자들이야 별반 도움이 된 적이 없으나, 보너스 아미들은 참전용사임을 내세우고 있었기 때문에 특히 골치가 아팠다.
관세법이 효과를 보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재선에 실패한다면 자신이 추진해온 경제정책의 효과가 루스벨트의 공으로 넘어가게 되는 셈이다.
그리고 자신의 뒤에는 대공황을 초래한 대통령이라는 꼬리표가 영원히 따라다니겠지.
그런 조바심 때문에 맥아더에게 보너스 아미의 진압을 허락한 후버였다.
하지만 워싱턴 D.C의 심장부에서 벌어진 총격전은 예상을 한참이나 뛰어넘는 것이었다.
잠깐 눈을 감기만 해도, 호외로 나올 신문의 헤드라인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참전용사를 쏴 죽이는 대통령···. 후버빌은 묘지가 되었다···.
아악! 안돼!
그런 상황은 받아들일 수 없어!
똑똑.
노크 소리.
들어오라는 말도 안 했는데 문이 벌컥 열렸다.
맥아더는 늘 그렇듯 자신만만한 표정이었다.
뭔 똥폼을 잡고 있나? 각오는 했겠지?”
“각오 말입니까?”
“옷을 벗을 각오 말이야.”
맥아더가 그르륵거리는 소리를 내며 웃었다.
“각하는 준비되셨습니까?”
“무슨 준비?”
“재선 소감문 준비 말입니다.”
맥아더가 들고 있던 신문을 탁자 위에 툭 내려놓았다.
후버는 홀린 사람처럼 신문을 집어 들었다.
아직 인쇄기의 따끈따끈한 온기가 남아있었다.
“방금 막 나온 겁니다. 내일 새벽에 특간으로 배포될 테지요.”
맥아더의 얘기는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헤드라인만 보였다.
– 보너스 아미가 아니라 레드 아미였다! 워싱턴 D.C에서 암약하던 공산주의자들의 충격적인 만행.
“···뭐가 어떻게 된 건가?”
“정보를 늦게 전달하여 죄송합니다. 확실해질 때까지 보고를 미루었습니다.”
“묻잖나. 뭐가 어떻게 되었냐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명백한 증거를 잡았습니다. 일명 보너스 아미로 불리던 시위꾼들이 실제로는 공산주의자들이었고, 국회의사당을 무력 점거하여 사회주의 강령을 추가한 수정헌법을 통과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입을 헤 벌리고 듣고 있던 후버는 겨우 침을 닦고 말했다.
“음···. 수고했네.”
치하의 말에도 맥아더는 표정의 변화 하나 없이 말을 이었다.
“시위대가 1만명이나 되다 보니, 그중에는 물론 정말로 세계대전에 참전한 군인들도 있기는 했습니다만. 그들 역시 공산주의자들의 꾐에 넘어가 체제전복의 야심을 품고 있었습니다. 반란을 공모한 이상, 그들에게 더 이상 참전용사 대우를 해줄 필요가 없습니다.”
“그야 물론이네. 그런데···, 정말 확실한 거지?”
“확실합니다. 제가 이번 작전에 있어서 오판한 부분은 오직 하나. 소련의 개입을 의심했으나, 코민테른은 관련이 없다는 정도입니다.”
그 말은 후버를 의아하게 했다.
“코민테른이 아니라면 대체 어느 단체에서 개입한 건가? 공산주의자들이 땅에서 솟아났을 리 없잖나.”
“제4인터내셔널입니다.”
“트로츠키인가···.”
역시나 중국이 또 문제다.
나라 하나 제대로 간수 못 하여 자국 영토 내에서 공산국가를 용납하고 있는 등신들···.
“쿨리들은 대공황을 초래한 것으로도 모자라, 세계에 얼마나 더 폐를 끼치려는 거야? 겨우 관세법을 발의하여 수입품을 막았더니, 이제는 사회주의를 수출하려는 건가.”
후버가 투덜거리는 동안에도 맥아더는 미동이 없이 후버를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다소 성격이 소심한 후버는 그런 맥아더가 늘 부담스러웠다.
대통령의 권위에 복종하지 않고 개길 때에는, 아무리 해도 그 기를 누를 수가 없어 두렵기도 하였다.
하지만 적어도 이번 보너스 아미 사태에 있어서는 그런 맥아더의 고집이 도움이 되었다.
민주당의 루스벨트는 보너스 아미의 요구조건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정부가 그들을 고용하여 빠른 시일 내에 보너스를 지급할 것을 주장하는 중이었다.
그랬던 보너스 아미가 레드 아미로 밝혀졌으니, 이제 그 후폭풍을 어찌 감당하려나?
루스벨트를 공격할 발언들이 머리 속에서 새록새록 떠올랐다.
저자가 당선된다면 행복한 날은커녕, 그때부터 비극의 시작일 겁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미국은 굳건해져야 합니다! 외부사상의 침입에 취약하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이 말하는 개혁과 개방은 곧, 혼돈과 멸망을 의미합니다!
루스벨트의 뉴딜 정책이야말로, 사회주의 그 자체인 것입니다···.
“각하.”
온갖 행복한 상상에 빠져있는 후버에게 맥아더가 말했다.
“음? 말하게.”
“다가오는 11월 대선에서 각하는 재선에 성공하실 수도, 실패하실 수도 있습니다. 말씀드리건대, 저는 각하의 재선을 지지합니다.”
“어···. 고맙네.”
“이번 보너스 아미 사태는 대선 직전에 벌어진 엄청난 이벤트입니다. 이 사건의 향방에 따라 각하는 승리하실 수도, 패배하실 수도 있습니다.”
이놈이 무슨 말을 하려고 이렇게 뜸을 들이는 것일까?
“그야 당연하네. 하지만 방금 자네 입으로 말하지 않았나. 보너스 아미에서 공산주의자들의 동태를 확실히 잡아냈다고.”
“그랬지요. 하지만 사태가 진전되다 보면 또 어떤 변수가 생겨날지 모릅니다. 혹시 압니까? 그 보너스 아미의 공산혁명 계획이 억지로 꾸며진 가짜일지도요.”
“···무슨 말을 하는 건가?”
맥아더가 무표정으로 말했다.
“색부호 전쟁계획이라는 것. 기억하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