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leashed and Talent Explosion RAW novel - Chapter 225
방출되고 재능폭발 225화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선발투수가 등판하는 횟수는 다양했다.
적게는 3회에서 많게는 4회까지도 등판했다.
정우는 가장 적은 횟수인 3회 등판만을 예고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시범경기는 어디까지나 컨디션 조절을 위한 겁니다. 한은 이미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 중이니 굳이 더 이상의 등판은 무의미합니다.”
감독의 입에서 최고의 컨디션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정우가 보여준 두 번의 등판은 완벽했다.
하지만 이런 성적과 별개로 그가 출연한 다큐멘터리 에이스의 성적은 아직까지 정상을 찍지 못했다.
[닷컴플릭스에서 공개된 한정우의 다큐멘터리 에이스, 미국에서 1위를 찍지 못하나?] [공개 이후 최고 성적 2위를 기록한 에이스, 현재는 10위권 밖으로 떨어져.] [너무 이른 다큐멘터리 출연이었나? 미국 닷컴플릭스 순위 10위권 밖으로 떨어진 한정우의 다큐멘터리 에이스.]처음 공개와 함께 엄청난 이슈가 되었던 다큐멘터리 에이스.
하지만 이후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고 순위가 빠르게 하락했다.
닷컴플릭스 측에서는 제작비를 제외하고도 막대한 마케팅비를 쏟아부었다.
대외적으로 공개가 된 건 아니었지만, 마케팅비는 제작비의 2배에 달했다.
그 비용을 모두 회수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성적으로는 불가능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양 PD의 입장에서도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설마 미국에서 이 정도로 성적이 빠르게 떨어질 줄이야…….’
메이저리그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자랑하는 정우였다.
그렇기에 미국에서도 에이스에 대한 수요가 많을 거라 예측했다.
처음에는 그 예측이 맞아떨어졌다고 생각했지만, 뒷심이 이 정도로 부족할 줄은 몰랐다.
그 이유는 다양한 평론가들을 통해 알려지고 있었다.
-다큐멘터리 에이스, 나쁘지 않지만 특별하지도 않다.
-너무 한국적인 다큐멘터리.
-등장인물이 다들 한국인이다.
-메이저리그를 다루고 메이저리거가 등장하지만, 그 외에는 너무 한국적이다.
정우의 드라마를 다루다 보니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이 한국인이었다.
메이저리그 관계자들도 등장했지만,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무엇보다 1-2화에는 한국에서의 스토리가 주로 진행되면서 자연스레 등장인물이 모두 한국인으로 구성될 수밖에 없었다.
‘내가 배치를 잘못했어.’
이는 양 PD의 실책이었다.
아무리 정우가 메이저리그 최고의 스타라고는 하지만, 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사람들은 모두 미국인이었다.
당연히 한국인만 등장하는 초반부를 보면 시청자들은 뒷편에 대한 호기심이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공개시기도 새로운 시즌의 시작이 아니라 차라리 작년에 신기록을 달성하고 있을 때 했었더라면…….’
그때는 미국의 모든 언론이 정우의 소식을 다루고 있었다.
스포츠 전문 언론은 물론이거니와 전국구 공중파 뉴스에서도 정우의 기사가 나올 정도였다.
그만큼 화제성이 높은 시점에서 정우의 다큐멘터리를 공개했더라면 지금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남겼을 것이다.
“하아…….”
하지만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
순위가 하락하기 시작한 시점에서 이걸 다시 끌어올리는 건 무리가 있었다.
“너무 아쉽다…….”
자신의 첫 해외 진출작이니만큼 아쉬움이 컸다.
거기에 정우에 대한 미안함도 있었다.
‘이번 작품이 잘되면 한정우 선수에게도 막대한 수입이 돌아갔을 텐데.’
사실 이미 돈에 대해서는 신경도 쓰지 않을 정우였다.
하지만 돈이란 다다익선이라고 생각하는 양 PD였다.
그가 러닝개런티 계약을 맺은 이상 최대한 많은 수입을 발생시켜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러나 이런 성적으로는 그리 큰 수입을 안겨주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
그래서 더욱 미안한 그였다.
“하아…….”
한숨이 깊어지는 그였다.
* * *
정우의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은 무난하게 마무리됐다.
퍽!!
“아웃!!”
-아웃입니다! 오늘 경기도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하며 6이닝 무실점으로 완벽한 경기를 치르는 한정우 선수!
-로버트 감독은 아마 한정우 선수를 여기까지 던지게 할 거 같습니다.
-이미 불펜에서 산토스를 비롯해 다른 투수들이 준비하고 있었죠.
-맞습니다. 이제 정규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시점에서 더 이상 투구를 시킬 이유는 없습니다.
해설위원들의 판단은 정확했다.
정우는 곧장 아이싱에 들어가면서 휴식에 들어갔다.
“벌써 쉬는 거야?”
그런 정우에게 마크가 다가와서 음료수를 건넸다.
“이제 정규시즌을 준비해야지.”
“하긴, 오늘 공도 예술이어서 더 이상 조정을 할 이유가 없더라.”
“네가 보기에도 괜찮았지?”
“응. 흠잡을 곳이 없었다. 네가 시범경기에서 던졌던 3경기 모두 내가 원하는 코스로 정확히 공이 날아오니, 볼 배합을 생각하기도 편했고 말이야.”
투수의 입장에서 포수가 이렇게까지 자세한 피드백을 준다면 그를 더 신뢰할 수 있게 된다.
실제 많은 포수들이 투수와 이런 피드백 타임을 가지지 않는 이들도 많았다.
마크가 얼마나 경험이 풍부한 포수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반면에 또 한 명의 포수인 터드의 경우 별다른 피드백 타임을 가지지 않았다.
그렇기에 더그아웃에 앉아 있는 다른 투수들은 마크의 모습에서 신선함을 느꼈다.
‘터드 녀석은 언제나 자기가 명령하듯이 말하는데.’
‘상대가 정우라서 그런가 마크는 항상 의견을 물어보듯이 말하네.’
‘하긴, 상대가 정우니까.’
처음에는 상대가 정우이기에 저런 식으로 나온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는 건 금방 알 수 있었다.
“산토스, 오늘 공 죽이는데?”
“그렇습니까?”
“그래. 바깥쪽으로 꽂히는 패스트볼이 싱커처럼 흔들리면서 들어오니까, 타자들이 섣불리 건들지 못하더라고.”
“안 그래도 오늘 패스트볼이 잘 긁히는 느낌이었습니다.”
“맞아. 이럴 때 몸쪽으로도 좀 자신감을 가지고 던질 필요가 있어.”
“제가 몸쪽에는 아직 자신이 별로 없어서…….”
“원래 몸쪽을 던지는 게 쉽지 않지. 하지만 오늘처럼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몸쪽으로도 자신감을 가지고 던질 필요가 있어.”
“예! 그럼 다음에는 자신감을 가지고 던져보겠습니다!”
마크는 산토스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칭찬만 하지 않고 보완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도 자세히 이야기해주었다.
덕분에 산토스는 매 경기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산토스 녀석 오늘은 몸쪽도 자주 던졌었지.’
‘변화구를 던지는데도 자신감을 가지고 있어.’
‘마크의 조언이 통한 거야.’
‘그러고 보니 요즘 산토스도 자주 등판하고 있네.’
트리플A에서 시작할 거라 예상됐던 산토스가 계속 빅리그에 남아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럭키즈 선수단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설마 올 시즌 로스터에 들어가는 건가?’
‘하지만 불펜 로스터에 빈자리가 있었나?’
‘아무리 시범경기에서 잘 던졌다고 해도 바로 로스터에 들진 못할 거야.’
럭키즈는 로스터의 변화가 크지 않은 팀이었다.
부상이나 컨디션 저하로 인해 한 번씩 로스터에 새로운 얼굴이 나타나긴 했어도 금세 본래 얼굴이 다시 올라와 밀어냈다.
그래서 선수들은 자신들의 자리가 고정적이라고 생각했다.
크게 노력하지 않더라도 메이저리그 연봉을 받을 수 있었기에 그 자리에서 안주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런 이들에게 산토스의 등장은 위기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로버트 감독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클럽하우스로 한 선수가 거칠게 들어섰다.
“젠장!”
쾅!
그는 라커룸의 서랍장 문을 거칠게 닫고는 짐을 챙겨 밖으로 나갔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선수들이 술렁였다.
“뭐야? 왜 쟤가 짐을 챙겨서 나가?”
“설마 레이먼이 강등된 거야?”
“헐…… 말도 안 돼.”
필 레이먼.
그는 럭키즈의 붙박이 불펜투수 중 한 명이었다.
성적이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좌완 투수이고 경력이 많아서 쓰임새가 다양한 투수였다.
그래서 기존의 럭키즈 감독이었던 도널드가 자주 고용하는 투수였다.
연봉이 높은 편도 아니었기에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건 기정사실과 같았다.
그런 그가 짐을 챙겨서 나가자 선수단이 술렁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때 로버트 감독이 클럽하우스로 들어섰다.
“다들 당황했나 보군.”
그의 말에 클럽하우스에 적막이 흘렀다.
“그동안 다들 공무원처럼 자리를 지키면서 경기에 나갔다는 건 알고 있다.”
로버트의 말에 선수들의 시선이 그에게 향했다.
“이전에는 그게 가능했을지 모르지만, 앞으로는 힘들 거다. 럭키즈는 앞으로 지구 우승, 그리고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나아갈 예정이다.”
선수들이 또 한 번 술렁였다.
정우를 영입하면서 어느 정도 예상이 되긴 했지만,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말이 직접 나오는 건 처음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수들이 모두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발전하지 않는 선수는 오늘처럼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것임을 잊지 말도록.”
이제는 공무원처럼 누구도 자리를 지킬 수 없다.
단 한 사람, 정우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다들 최선을 다하도록.”
그 말을 끝으로 로버트 감독이 돌아섰다.
* * *
2030시즌 정규시즌을 앞두고 시범경기가 마무리되고 있었다.
[2030시즌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눈여겨 봐야 할 선수는 당연히 럭키즈의 한정우 선수다.]더 이상 선발로 출전하지 않는 정우였지만, 언론에서는 연일 그에 관한 기사를 쏟아냈다.
[시범경기에서 3번의 등판을 끝낸 한정우 선수는 7이닝, 6이닝, 6이닝을 던지면서 19이닝 연속 무실점 피칭을 펼쳤다.]3전 전승 19이닝 무실점.
정우가 시범경기에서 남긴 성적이었다.
작년에 최고의 활약을 펼치면서 메이저리그 최고 연봉을 받기 시작한 그에게 이런 성적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언론에서는 다르게 평가했다.
[높은 연봉을 받으면서 부담감을 느낄수도 있었지만, 한정우 선수는 여전히 자신이 메이저리그 최고 선수라는 걸 증명하면서 정규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정규시즌에 대한 기대감.
그 말이 딱 어울리는 말이었다.
대중은 정우의 시범경기 성적을 보고 정규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높아졌다.
-정우 시범경기부터 날아다니네.
-사실상 올 시즌 사이영상 유력 후보 아님?
└맞지.
-먹튀는 없다!
-올 시즌 AL 사이영상 후보는 정우와 버트 케네디 그리고 로렌조 오르테가 세 사람 아니겠음?
└그렇겠지.
└매번 보는 얼굴들이네.
└뉴페이스 안 나오냐?
-그래도 결국 사이영상은 정우가 받을 거임.
본래 내셔널리그에서 데뷔해서 쭉 NL에서만 뛰었던 정우였기에 아메리칸리그에서 뛰는 것에 대해 기대를 하는 이들이 많았다.
특히 AL에는 그동안 강세를 보였던 투수들이 있었기에 그들과의 경쟁에서 정우가 얼마나 앞서 나갈지도 기대가 모였다.
버트 케네디와 로렌조 오르테가.
두 사람 모두 28시즌과 29시즌 각각 사이영상을 수상하면서 리그 최고의 투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렇게 세 사람을 두고 팬들은 AL사이영상 유력후보로 보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기대감 속에서 정우의 2030시즌 첫 등판이 예고됐다.
[라스베가스 럭키즈 원정에서 전년도 지구 우승팀인 휴스턴을 만난다!]휴스턴 갤럭시.
정우의 첫 등판 상대가 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