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145)
〈 145화 〉 145 세 개의 세력
* * *
1.
궁보병들은 완전히 압도당했다.
상황을 주도하지도 못했고
충분한 능력을 가지지도 못했으며
수에서도 밀리고
무장상태에서마저도 뒤처졌다.
원래 병귀들이 저렇게까지 강함?
ㄴㄴ 무장상태도 개씹폐급이었지
전쟁하러 나와서 B급 표쥰형장비 싹 돌린 듯
장비보다 말은 또 어디서 난 거여
몰랐음? 무너진요새 보물고 중에 해골말 키우는 함정방도 있음
와ㅋㅋㅋ 개악질이네
아 그게 함정이었어? 난 버그걸린줄;
게다가 난이도 오른 영향으로 원래는 몬스터였던 병귀들도 행동패턴이나 지능이 대폭 상승한 걸로 추정됨
말만 병귀지 우리가 알던 병귀랑은 전혀 다른 무언가네
그런 병귀 수십 마리를 와르르 날려버렸던 몰살검객은 얼마나 강한 거냐고ㄷㄷ
병귀조차도 그런 취급을 하는 묵언검객이 궁보병들이라고 대수롭게 여길 리 만무했다.
‘이것들도 제 부하가 되려고 할까요?’
아니라면 얼른 베고 싶은데.
무심한 얼굴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는 묵언검객.
그런 줄도 모르고 궁보병 대장은 쭈뼛거렸다.
[우, 우리는 도움을 주기 위해서…] [주군께서 도움이 필요한 것처럼 보이는가?]커다란 말을 타고 다가와 창날을 겨누는 적기사.
그 거대한 풍채와 커다란 무기를 한층 더 위압감 넘치게 만드는 붉은 망토까지.
엄청난 분위기의 보스몬스터가 수하가 되어 곁에서 보필하고, 반대편에서는 불길한 검은 오라를 뿜어내는 옷장 속 부기맨이 자리를 지킨다.
숫제 마왕군의 행차라고 해도 믿을 심상치 않은 광경에 궁보병 대장은 입을 다물었다.
그가 봐도 묵언검객에게는 도움이 필요해보이지 않았다.
적기사는 일언지하에 선을 그으며 말에서 내려 묵언검객에게 고개를 조아리며 말했다.
[군주시여, 저들은 무너진 요새를 지키던 장병들을 버린 배신자들이오.] [적진에서 고립된 채 지켜야 할 시민들은커녕 인간으로서의 정체성마저 포기해야 했던 시절, 저들에게는 여력이 있었소.] [두려움을 못 이겨 싸우기도 전에 물러섰으니, 인세에 펼쳐진 지옥도는 저들의 비겁함이 자처한 결과나 다름없소.]지난 모든 참상들을 기억하는 이상, 저 괘씸한 자들과 힘을 합칠 수는 없다는 적기사의 울분에 가득 찬 조언.
적기사의 규탄에 궁기병 기수 또한 목청을 높여 반발했다.
[그러는 너희야말로 백령신군님께서 하사한 요괴주를 마시고 모두 요괴가 되지 않았더냐!] [요괴에 맞설 은총을 얻고도 이를 부정하니, 배은망덕은 너희를 두고 일컫는 말이 아닌가! 그분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모두 진즉에 죽었다!]갑자기 구질구질한 진흙탕 싸움으로 빠지기 시작하는 두 지휘관의 설전.
잠자코 듣던 묵언검객의 표정이 점점 뭣씹은 얼굴로 변화하며 짜증스러운 기색이 늘어나더니, 끝내 지면에 대고 발을 굴렀다.
쿵
지축이 울리는 소리와 함께 푹석 주저앉는 지면.
놀란 말들 수십 필이 두 발로 서며 투레질을 하거나 뒷걸음질을 쳤다.
단신으로 군단 전체를 놀라게 만드는 묵언검객의 존재감에 두 대장도 입을 다물었다.
【상호작용 선택지】
[두 대장의 말다툼에 당신은…….]1. 백령신군이 누구인가
2. 너의 이름을 내게 바쳐라(진명개방)
3. 덧없는 목숨을 끝낼 때도 되지 않았느냐(엔딩분기 진입)
[▶백령신군이 누구인가]궁보병 대장이 신이 나서 목소리를 높였다.
[한때 이 나라에는 사악한 폭군에 의해 죽어가던 농민들을 구하고자 요괴를 불러들인 어리석은 대신이 있었습니다.] [대신은 죽었고 요괴들은 날뛰는 가운데, 폭군의 폭정마저도 그치지 않는 최악의 상황이 도래하고야 말았죠.] [바로 그때 백령신군이 나타나 제 한 몸을 희생하여 요괴가 되고, 요괴의 힘으로 폭군과 요괴들에 맞서 사람들을 지켜낸 겁니다.]이르기를 일세의 영웅.
구국의 명장.
폭군의 자리를 대신할 진정한 왕.
병사와 병단.
본래라면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나고 후반부에 접어든 뒤에야 얻었을 부하들.
그마저도 온전한 자신의 부하가 아닌 공적치로 빌린 것에 불과한 병력.
[요괴루트에 진입하시겠습니까?] [▶요괴루트 진입을 거부했습니다.]당장 천명도 넘는 부하들을 거느린 묵언검객이 그런 작은 혜택을 바라고 백령신군의 부하를 자처할 이유가 없었다.
[당신에게는 충분한 힘이 있지 않습니까! 인류를 위해 싸워온 백령신군에게는 한 줌의 지원조차 절실하니, 군세의 합류는 막대한 은혜를 입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백령신군님께서도 군주님의 조력을 받으신다면 크게 치하하실 겁니다. 부하가 아닌 동맹이라도 좋으니 부디 우리에게 힘을 빌려주십시오!]고개를 낮추며 다른 방향으로 재차 도움을 요청하는 궁보병 대장.
허나 적기사가 나설 것도 없이 묵언검객의 표정은 여전히 차가웠다.
[메인스토리가 감지되었습니다.] [루트분기가 발동합니다.] [요괴루트 백령신군의 군세와 동맹을 체결하여 함께 사악한 폭군을 해치워라.] [해당루트에 진입할 시, 백령신군 세력과 힘을 합쳐 요괴진영 세력과 전쟁을 벌일 수 있습니다.] [동맹군 공적을 사용할 시, 군수물자 지원이나 연합작전 입안 등의 이벤트를 직접 발동시킬 수 있습니다.]연합군의 합동작전.
보급과 지원임무 등으로 시작하여 차츰 영향력을 넓히며, 연합 내에서 주도적으로 작전을 제시할 수도 있는 기회.
퀘스트에 끌려가는 것이 아닌 스스로 퀘스트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자격.
[요괴루트에 진입하시겠습니까?] [▶요괴루트 진입을 거부했습니다.]그조차도 묵언검객의 마음을 끌지는 못했다.
자신이 바라는 바를 실행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늘 그래왔던 그녀로서는 이런 제안 따위에 하등 관심이 가지 않았다.
[정녕 당신들의 힘만으로 요괴에 맞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자비로운 백령신군께서는 그 오만함을 눈감아주실 수 있으나, 두 세력의 관계가 지금까지의 제안처럼 우호적이지는 못할 겁니다.]우호적 가신관계나 동맹관계가 아닌 중립관계.
공적치로 서로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기회가 사라진다는 선포.
해응응은 가당찮음을 느꼈다.
【상호작용 선택지】
[백령신군의 부하의 경고에 당신은…]1. 기억해두도록 하지.
2. 내 너희를 두려워할 것 같은가?
3. (말없이 궁보병대장의 목을 벤다.)
그들에게 힘이 있는가?
그럴만한 명분이 있는가?
그렇지 않다.
힘도 명분도 없는 허영뿐인 세력.
인간들을 위한다는 대의로 무장했지만.
정작 지켜야 할 인간들은 지키지 않은 이들.
[▶내 너희를 두려워할 것 같은가?]노골적으로 노기를 감추지 않는 묵언검객.
몰살검마저 무시무시한 귀기를 뿜었다.
뒤늦게 궁보병대장의 얼굴에 후회가 어렸다.
건드려선 안 될 사람을 건드렸구나.
인계최강이라는 의미를 실감치 못했구나.
그저 심기를 거스른 것만으로도.
궁보병들 모두가 사색이 되어버리는.
검을 뽑기도 전부터.
선명하게 죽음이 느껴지는.
압도적인 공포 속에 덜덜 떨던 그때.
[주제를 아는 인간들이구나!]잿더미의 산을 비집고 튀어나온 거대한 화염.
끝을 모르고 솟구치는 불꽃의 동체.
[화, 화염거인이다아아!]혼비백산하며 주저앉는 백령신군 세력의 궁보병 부대.
긴장하며 창칼을 겨누는 적기사의 패잔병 부대.
각기 다른 두 세력의 반응을.
눈길조차도 주지 않으며.
하늘을 집어삼킬 것처럼 몸을 일으킨 요괴.
[잘 생각하였다, 인계최강의 검객이여!] [이 몸은 1차 요괴전쟁에서 인계를 불살랐던 위대한 요괴, 염마왕이시다.]요괴선인이 떠오르는 특대형의 체구를 지닌 보스급 요괴.
피 대신 불꽃이 흐르는 살아 숨 쉬는 화산이자 재앙 그 자체.
다른 염귀들을 수십 마리는 합친 것처럼 머리를 저 위로 치켜들어야 쳐다볼 수 있는 요괴.
이르기를.
화염거인 염마왕.
[인간들의 세력 따윈 버러지나 다름없다.] [한때 요괴들의 왕과 인간들의 왕이 겨루었던 1차 요괴전쟁 폭심지도 이제는 그들의 패배를 상징하는 잿더미에 지나지 않으니.] [위대하신 대요괴의 전언이다.] [인계최강의 검객이여, 네게 세상의 반을 주겠다. 한때 인간이었던 요괴들의 영역을 너의 봉토로 삼아 네게 맞서는 모든 자들을 해치워라.] [대요괴께서 기꺼이 너를 위해 군단을 빌려줄 것이니라.]그가 대요괴의 전언과 함께
인간들의 옛 세력권의 멸망과 지배를 사주한다.
백령신군을 등졌으니 당연히 대요괴의 손을 잡으리라 생각하는, 거절은 당연히 고려조차도 하지 않은 당당한 제안.
‘이를 어쩌죠?’
그런 자신만만함을.
그런 위풍당당함을.
모조리 베어 넘기고 싶은데.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