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284)
〈 284화 〉 284 대규모 시참 이벤트
* * *
1.
구름 만들기는 재밌고 알찬 시간이었다.
‘권법의 이치를 만천하에 퍼뜨리는 기분이란 마치 일대종사가 되는 것 같네요.’
무림에서라면 어디 심산유곡마다 산중에 박힌 은거고수들이 “씁 저거 아닌데” “권알못이 나대네” “신선 별거 아닌데?” 이러면서 구름으로 권법을 펼친 해응응을 비웃고도 남는다.
무림의 은거고수가 없는 드래곤키우기이기에 가능한 ‘놀이’ 수준의 기교.
스스로도 조금 부끄러운 마음은 들지만 한편으로는 지금 여기가 아니면 언제 이런 기분을 내겠냐며 신이 났던 자기 자신이 있다.
“보통 새끼용들은 가장 최근에 배운 마법이나 기술을 구름에 담아내고는 했지…… 너는 권법을 배웠나보구나…….”
구름용에 이은 권법용ㅋㅋ
때려용ㅋㅋ
맞을래용?
아시발 전국 부장님들 다 모였냐?
맞아용ㅋㅋ
수귀자폭병이 그리운 날이 다 오네ㅅㅂ
누가 개노잼드립 좀 쳐내!!
(차단된 채팅입니다. 남은시간 10:00)
ㅋㅋㅋㅋㅋ
갓매니져 찬양해
머라고 올라왔기에 저 쟁쟁한 드립들 사이에서 혼자 쳐내짐?
‘야팔 개*같네’라고 했었음
아니 싯팔 부장님드립이 아니잖아
사격 개시 아군이 아니다
매니저 죽어!!
평소처럼 화기애애한 채팅창은 다행이지만 해응응은 문득 초심을 떠올렸다.
화산폭발과 구름 가지고 놀기가 너무 신나서 잊고 있었지만 그녀의 목적은 이해찬의 제자와 대결해서 승리하기.
구름용의 칭찬을 받고 흡족해하기가 아니었다.
“그래도 나는 네가 자랑스럽구나…….”
“……!”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쉬운 길에 미혹되며 스스로 낮은 경지로 내려가는 요즘 것들과 달리 너는 근본이 있다…….”
그래도 이렇게까지 진솔하게 자신을 칭찬하며 기뻐하는 구름용을 보면, 조금쯤은 더 그를 만족시키고 싶다는 욕구가 샘솟는다.
마치 먼 옛적, 해남파 사문의 어르신들에게 잘 보이고 싶었던 나날처럼 말이다.
‘어려진 육체에 영향을 받는 걸까요. 아직은 아이로 남고 싶은 동심이 있는 걸까요.’
조금 더 이 시간을 만끽하고 싶다.
작은 소망이었다.
하지만 소망은 이루어지지 않을 때가 더욱 많은 법.
쿠구궁…
“어? 궁전 흔들리지 않았어?”
“건방진 불청객들이 왔군…….”
노기를 드러내며 궁전 밖으로 나가는 구름용.
그의 뒤를 따라 밖으로 나온 해응응과 엄길동의 눈에 구름궁전을 향해 몰려온 수백 대의 아머드 기체들이 보였다.
엄길동이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말했다.
“미친놈들이 이걸 선빵을 거네?”
전쟁이 시작됐다.
2.
마왕검객에게는 시간을 허락하면 안 된다.
이해찬은 아머드태종의 보고를 받자마자 이제는 곧바로 행동에 나설 때임을 깨달았다.
‘멀티게임에서는 싱글게임처럼 날뛰진 못할 줄 알았더니 쌩계정으로도 날뛰네. 독한뇬.’
그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묵언검객 목에 현상금을 건다! 현상금은 현재 개발 중인 5세대 차세대 아머드!”
오
5세대 아머드면 랭커 따 놓은 당상 아님?
쌉인정
반요곡도 아니고 검투사키우기에서 묵언검객 잡기면 할 만한데?
그래서 화산폭발 이길 수 있고?
멍청하게 화산 근처에 간 놈들 잘못이지
ㄹㅇㅋㅋ
NPC랑 플레이어는 다르지
“덤으로 묵언검객 토벌전에 참여하는 모든 플레이어에게 일일장비대여!”
오?
그 묵언검객을 토벌해? 우리가?
꼴리는데?
꼴x 끌o
아닌데? 제대로 썼는데?
무친놈;
아니 ㅋㅋㅋ 저 새낀 엄길동의 성욕이잖아
엄길단이 왜 우리랑 같이 싸우냐고
ㄷㅊ 욕망 앞에서 팀 따윈 필요 없어
누구보다도 욕망에 솔직한 남자ㄷㄷ
엄길동 이미지 망치기 1위 악질팬의 품격
악질엄길단 수장다운 어록ㄷㄷ
사실 대부분의 시청자는 한 스트리머의 방송만 보지 않는다.
이 스트리머 방송을 보다가 저 스트리머 방송도 보러 넘어 다니는 메뚜기떼!
오늘을 위해 칼을 갈았다! 죽어라, 묵언검객!
내 품에 반요의 부산물을 집어넣으려 한 죄, 용서하지 않겠다!
두땃쥐단이 열심히 활약하는 사이에 동물원관광만 돌다가 거다이맥스는못참지한테 시설을 유치하고 도망친 죄를 묻는 것이닷!
부기맨좌의 옷장이 쓰레기산에서 바닥에 질질 끌린 원한, 오늘이야말로 갚겠다!
인면지주단, 방랑상인단, 두땃쥐단, 부기걸단.
반요곡의 악질적인 플레이주기로 양성된 부속팬클럽 회원들의 대대적인 시참!
이해찬은 묵언검객에게 맞서 궐기한 반 묵언검객 연합군이 몰려드는 특수를 누리며 실시간 시청자수 3만을 돌파하는 기염을 발휘했다.
“하하하! 봐라, 묵언검객! 이게 바로 정의구현! 업보라는 거다!”
빠르게 불어나는 이해찬의 병력.
일반 NPC들보다 뛰어난 실력을 지닌 플레이어와 그들이 지닌 제자들이 구름궁전 앞으로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일제포격 개시!”
뇌성을 방불토록 하는 포신의 발포음과 함께 전쟁이 시작됐다.
“감히 이 몸의 궁전을 공격하다니… 목숨이 아까운 줄 모르는구나…!”
[월드보스 구름용 아지사하브가 분노합니다.] [아지사하브의 분노가 가라앉거나 그가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대륙에는 더 이상 태양이 드리우지 못합니다.]월드이벤트의 발동!
구름용의 분노는 실로 대단했다.
물경 수백을 넘는 아머드 기체들이 뇌전을 머금은 구름에 휩쓸려 기체가 새카맣게 그을리도록 감전되더니 지상으로 추락했다.
마치 밤하늘처럼 드리운 먹구름 아래로 유성우처럼 떨어지는 기체들.
우르릉 소리와 함께 도처에서 내리치는 뇌전에 폭우가 뒤섞이며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악천후가 시작되었다.
“아니싯팔 묵언검객 보기 전에 구름용한테 다 죽겠다!”
“이해찬! 이거 맞아?!”
“열감지기가 작동하질 않아! 구름용의 체온이 전혀 안 보인다고!”
“육안으로 포착해!”
“먹구름이랑 빗줄기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가 않는데 어떻게 육안으로 포착해?”
대낮에도 캄캄함 밤처럼 가로막힌 시야.
대자연의 분노 앞에서 대규모 시참이라며 몰려든 시청자들이 번개줄기마다 열댓 명씩 집단감전 되며 우르르 쓰러졌다.
일방적으로 구름용에게 기우는 듯 보였던 전황에 변수가 닥쳤다.
“에잇싯팔 피캇츄!!”
높게 날아오른 기체 하나가 뇌전에 휩싸이고도 멀쩡하게 비행하더니, 오히려 번개를 머금은 구름에 달려 들어가 에너지를 흡수했다.
“햣하! 어떠냐? 이게 바로 악명 높던 환상종 말박이 천둥마의 뇌전기관을 이식한 세상에서 하나뿐인 유니크 기체의 저력이다!”
번개내성 100% 기체의 등장!
“건방진……”
“유니크 기체를 보호해!”
“저놈이 쓰러지면 이번 토벌전은 실패야!”
벌떼처럼 날아들어 육탄으로 구름용의 공세를 저지하는 기체들.
구름용이 먹구름을 반으로 가르며 커다란 꼬리를 휘둘러 덤벼드는 기체 수십을 동시에 내동댕이치는 직후, 포성이 빗발쳤다.
구름궁전을 난타하던 미사일들이 이번에는 구름용의 본체를 두들겼다.
“다들 잘 버텨주었다.”
“오오! 주상전하께서 에너지 차징을 3단계까지 끝마치셨다!”
“모두 주포범위에서 이탈하라!”
범위공격을 경고하는 적색레이저가 허공에 펼쳐지자 기체들이 급히 간격을 벌렸다.
심상치 않은 에너지의 유동을 느낀 구름용도 자리를 이탈하려 했지만, 이내 표정을 굳히며 방어태세를 굳혔다.
경로에 자리한 구름궁전에는 제자가 있다.
세상에 새끼용을 버리는 용은 없으니.
구름용 아지사하브도 용을 닮은 제자를 버리지 못해 주포사격을 몸으로 받아내었다.
투쾅━
섬광과 폭음, 떨어져나가는 비늘들.
구름용의 패색은 역력했다.
“도망쳐야 하는 거 아닙니까, 묵언검객님?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잔말 말고 제대로 비행이나 하세요.]“미치겠네 진짜. 전 하라는 대로 하는 겁니다? 도중에 떨어지거나 죽어도 원망하지 말아요!”
구름궁전의 보물창고에 고이 수납된 공물로 바쳐진 아머드 기체.
이에 탑승한 엄길동이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적 기체 발견!”
“구름궁전에서 탈출할 사람은 엄길동 하나밖에 없지.”
“저 삐뚤삐뚤한 비행경로는 전문 파일럿이 아닌 형편없는 조작술을 지닌 초짜의 솜씨군. 죽음의 상인도 실력은 별 거 아닌데?”
“잠깐. 저 녀석, 왜 손바닥을 펼치고 있지?”
“줌 당겨봐.”
“헉! 마왕이다!!”
엄길동의 기체 손바닥 위에 당당하게 두 발로 우뚝 선 묵언검객.
그녀를 발견했다는 외침에 근방 기체 수어 기가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공중전이면 묵언검객도 별 수 없지!”
“여긴 화산도 없다고!”
“꼴좋다, 악질검객! 방송공지도 안 켜고 무작위 랜덤기간 휴뱅을 때린 죄, 달게 받아라!”
엔진을 가속하며 날아드는 기체들.
집중되는 포화에 엄길동의 기체 손바닥이 순식간에 폭발에 휩싸였다.
모두가 제발 자기가 막타를 쳤기를 바라며 킬로그를 기다리는 도중이었다.
쿵!
습격에 참여했던 가 기체의 흔들림을 느꼈다.
‘난기류인가?’
처음에는 구름용이 일으킨 바람 때문이겠거니 여겼던 그였지만 우지직 소리와 함께 기체의 팔 하나가 뚝 떨어져나가자 표정이 싹 굳었다.
“이 미친년이 설마?”
급히 작동한 외부카메라.
기체 표면을 담은 카메라의 시야에 검을 들고 왼팔 관절부를 막 일격에 도려내는 묵언검객의 모습이 보였다.
양팔이 떨어져나간 동체가 위태롭게 흔들리며 기우는 와중에도 접착제라도 바른 것처럼 자세 한 번 흔들리지 않는 묵언검객.
슥
그녀가 한쪽 발을 들었다가 기체를 쿵 내리찍는 직후, 무수한 경고문과 함께 외부장갑부터 조종석까지의 금속이 일제히 우그러졌다.
[아머드 338호 신호 소실] [아머드 338호 파일럿 묵언검객의정신나간방송주기 님이 즉사했습니다.]스승의 위기를 외면하지 않고 참전한 묵언검객.
공중전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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