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45)
〈 45화 〉 45 비녀와 티켓
* * *
1.
옥비녀를 앞두고 잔뜩 굳어버린
해응응과 왕자.
잔뜩 성을 내는 건 시청자들뿐이었다.
버려!
아ㅋㅋ 그딴 옥비녀 마트에서도 산다고
절 대 거 절 해
13남자 묵언검객이 옥비녀를 찬다? 에바지
일단 줬으니까 받고 갖다버리든지 하자
방랑상인한테 선물로 주는 건 어떰?
와 사탄도 울고 갈 악마새끼들이네
그래서 묵언검객이 갑자기 굴러 들어온 혼혈요남하고 이어져도 축하해줄 수 있음?
그 새끼 죽이고 나도 죽을 거야!
죽이려면 일단 얼굴은 봐야 할 텐데 대수림은 넘을 자신 있고?
ㅅㅂㅋㅋ큐ㅠㅠㅠ 복수 난이도 쥰내 높네
누구도 사적인 복수를 하거나
간섭할 수 없는,
개입하고 싶어도
너무나도 험난한 길의 너머에 존재하는
요괴왕의 사생아 왕자.
7200명의 질투심 어린 시청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가 건넨 옥비녀를
묵언검객이 받아들었다.
“!!”
해응응은 생각했다.
고작해야 옥비녀.
머리를 묶는 도구에 불과한 것일진대.
자신을 위해
이 단기간에 투사들을 모아온 그에게
의미가 부여된 물건이라 꺼림칙하다는 이유로
호의를 거절하는 건
모성애에 굶주린
모두에게 버림받은 것처럼 보이는
이 딱한 왕자에게 할 짓이 아니라고.
비녀는 결혼도 안한 처자가 끼면 안 되는 거시에요! 그만둬주세요!
누군가는 그녀를 만루하려 시도했고
긴 머리의 처자에게 비녀란 편이를 위한 도구. 그것이 어찌 문란한 도구이겠느냐?
누군가는 부추기듯 타일렀으며
새하얀 목선을 수천 명의 앞에서 드러내는 음란한 기분은 못 참지
누군가는 그저 이 순간을 즐기는 가운데.
스르륵
머리를 뒤로 묶고자 두 손을 머리 뒤로 올리며
자연스레 드러난 하얀 목선을 향해,
목선 아래로 손가락을 들어 쓸어내리고 싶은
광택질이 이는 유광피부를 따라
시선을 강탈하는 쇄골을 향해.
벌어진 앞섶 사이로 오르내리는 호흡을 따라
보일락 말락 애태우며
상상력을 자극하는 금단의 과실을 향해,
꿀꺽.
마가놈과 왕자가 침을 꿀꺽 삼키며
흥분을 금치 못했다.
‘이것이 정녕 유부녀의 모습이 맞단 말인가?’
‘역시 어머님이시다. 이분이 내 어머니가 아니라면 세상 그 누가 어머니가 될 수 있단 말인가.’
순백의 비단처럼
곱고 아름다운
유백색으로 빛나는 조각상처럼
자애롭고 성스러운
요염한 성처녀의 상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그들의 눈앞에 존재했다.
마망!!!
머꼴ㅇㅈ
(안아줘요 이모티콘)(안아줘요 이모티콘)(안아줘요 이모티콘)
(안아줘요 이모티콘)(안아줘요 이모티콘)(안아줘요 이모티콘)(안아줘요 이모티콘)
(안아줘요 이모티콘)(안아줘요 이모티콘)(안아줘요 이모티콘)(안아줘요 이모티콘)(안아줘요 이모티콘)(안아줘요 이모티콘)(안아줘요 이모티콘)
왕자의 큰 뜻을 뒤늦게 이해했습니다
오늘부터 인면지주 팬클럽단은 사생아왕자의 왕위계승을 지지합니다
리듬게임 8키 제작단은 사생아왕자의 12레벨 익스트림 난이도를 제작할 것을 선언합니다
방랑상인 필요없어 역시 우리는 누나뿐이야
널 마마의 세컨드 차일드로 인정해주마
퍼스트 차일드는 누구임? 인면지주?
와타시
어째서 수귀자폭병을 마마가 아이로 받아줘야 하죠? 무슨 중범죄를 저질렀다고?? 전생에 히틀러여도 감당하기 힘든 대역죄인 취급 아님???
시발아 나 정도면 좋은 아들이지 돈도 많이 벌고 집에 엄빠 쓰라고 고급형캡슐도 사주는데
좋은 아들 채팅기록 : 마망 가슴에 뛰어들어서 안기고 싶다
좋은 아들 채팅기록 : 엄마… 우주는 왜 추워?
ㅋㅋㅋㅋㅋ 이 새끼 우주미아였네
아 우주미아면 ㅇㅈ
우주미아는 마망에게 안길 자격 있지
서로 싸우다가
서로 인정하는
마음부터 앞서나가는 시청자들과 달리
요염한 어머니의 모습을 눈앞에 둔
왕자의 심장은 숨 가쁘게 뛰었다.
‘한심한 녀석. 마음으로 보듬어준 고마우신 어머님께 이런 불순한 마음이나 품다니.’
이래서는 안 된다고
스스로를 타일러보아도
생애 처음으로 느끼는 두근거림은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인간여자가
자신의 선물을 받고 있다는 기쁨은
수컷으로서 충족되는 마음과 차오르는 욕망은
지금껏 그가 느껴본 적 없는
커다란 번뇌를 일으켰다.
‘어째서 나는 이분에게 어머니가 되어달라는 부탁을 했단 말인가!’
어머니가 아닌 여자라면.
금단의 사랑이 아닌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관계였다면.
그가 먼저 갈망한 관계였고
스스로 자청한 결과였으니
요계와 인계
모든 세계를 포함해서 가장 아름다운
미의 결정체를 앞두고도
왕자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애써 덤덤한 척
표정을 관리하며 그녀를 칭찬하는 것이었다.
“잘 어울리십니다.”
2.
비녀를 두고 일어난
소동 아닌 소동이 지나간 뒤.
“투기장의 티켓은 궁궐로 초청되는 우승자가 되기 위한 첫 걸음. 궁궐을 장악한 두 세력은 자신의 파벌에게만 티켓을 뿌리려 하고 있습니다.”
묵언검객이 계속하라며 고개를 끄덕이자
왕자가 바닥에 드리운
궁궐의 그림자에 반으로 선을 그었다.
“현 궁궐은 두 요괴가 나누어 지배하고 있습니다. 서관은 부친이신 요괴왕의 첫째부인이었던 요괴왕비 오소츠의 영역입니다.”
뒤이어 그림자의 서쪽 위로 새겨지는
두꺼비 모양의 그림.
간단한 획으로 형체를 잡고
자잘한 터치로 근육을 부각하는 솜씨는
왕자가 아닌 화가라고 해도 믿겨질 정도로
세심한 표현력을 지니고 있었다.
“오소츠의 혈통은 오오가미. 남자의 집에 숨어들어 정기를 훔쳐 먹어 주인을 병들게 한다는 전승을 지닌 요괴로, 요괴왕을 시해한 주범입니다.”
“허어. 인간여자도 엄청나지만 요괴여자는 더하군요. 아, 소인의 의견은 괘념치 마시지요. 아름다운 귀부인에게 한 말은 결코 아닙니다.”
마가놈을 죽일 듯이 노려보던 왕자가
급한 뒷수습에도 다시 한 번 내 눈에 찍히면
절대로 가만두지 않겠다는 눈으로
엄히 그를 노려보고는
다시금 말을 이었다.
“요괴왕비 오소츠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그 모든 책임을 제게 떠넘기며 저를 죽이려 하였습니다. 결코 티켓을 넘길 자가 아닙니다.”
“장군도 다르지 않다.”
“웬디고, 자네는 장군의 사병 출신이라고 했었지. 사적인 감정이 있는 건 이해하지만 잠시만 기다리게. 지금 막 설명하려던 참이었으니.”
이번에는 그림자의 동쪽 위로 새겨지는
거대한 곰의 형상을 지닌 그림.
“궁궐의 동관은 요괴장군 빅트로의 영역입니다. 부친의 생전에는 충성스러운 장군이었지만 대요괴의 난과 요괴왕비의 득세에 반기를 품고 독자적인 군벌세력을 일으킨 자입니다.”
“왕비에 비해서는 훨씬 온건하게 들리는군요.”
“그렇다. 우리는 빅트로의 티켓을 얻을 작정이다. 궁궐에 입궁하거든 그의 부름을 받겠지. 한 가지 걱정거리는 남아있지만.”
왕자의 표정이 부쩍 어두워졌다.
“무일푼으로 간신히 목숨만 건진 채 궁궐에서 빠져나온 이래, 빅트로는 단 한 번도 내게 손을 내밀지 않았지.”
수심이 드리운 얼굴로
그가 해응응을 돌아보며 말했다.
“그가 요괴왕의 자리에 야망을 품은 건 틀림없습니다. 분명 순순히 저를 돕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어머님께서 원하신다면 기꺼이 그에게 접근하겠습니다.”
궁궐의 권력구도.
왕위의 적법한 계승자 자리를 사이에 둔
강력한 요괴들의 정쟁.
그 지저분한 이야기에
해응응은 속이 울렁거리는 것을 느꼈다.
‘무림에서 그 많은 문파와 조직들에 시달린 것으로도 모자라 이제는 게임 속 요괴들의 정치싸움까지 겪어야 하나요.’
강대한 권력을 지닌 중심인물에 가까워질수록
그녀의 인생은 늘 피폐해졌다.
그 모든 시련과 피로를 감당하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다.
그렇기에 해응응은 결심했다.
목표를 이루는 순간
뒤도 돌아보지 말고 궁궐을 떠나겠다고.
“왕자? 미안하지만 어르신의 명령이다. 너희에게 티켓을 줄 수는…?!”
그러니 고작 이딴 길거리의 암표상에게
티켓 따위로 발목이 잡히며
시간을 끌리는 일 따위는 용납할 수 없다.
계산대를 짓밟고 뛰어올라
인간임을 감추기 위해 두른 망토가
화살보다 빠르게 쏘아져나가
암표상의 목에 검을 겨눈 몸 위로
뒤늦게 내려앉은 뒤에야
그녀의 행동을 모두가 눈치 챘다.
“어머님?”
“휘유. 귀부인께서 고운 미모 아래에 엄청난 실력을 감춰두고 계셨군요.”
“웬디고, 강한 인간 좋다.”
“….”
“이, 이런 짓을 하고도 무사할.. 큭!”
동료들의 각양각색의 반응에도
해응응의 의식은 오직
암표상 한 명에게만 집중되었다.
한 치.
아주 조금만 검을 내질러도
성대를 찢을 수 있는 자리.
표를 내놓지 않으면
영원히 말할 수 없는 몸으로 만들어주겠다는
고요히 타오르는 자색의 눈빛을
암표상은 감히 무시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아, 안주머니에….”
해응응이 눈짓으로 마가놈에게 신호를 보내자
그가 냉큼 달려와 안주머니를 뒤지더니
티켓무더기를 꺼내 그 중 한 장을 쥐었다.
그러나 해응응은 고개를 젓고
다시금 눈짓을 주었다.
“설마 티켓을 전부 가져가라는 말입니까?”
해응응의 재촉에 마가놈은 물론이거니와
사생아 왕자도 크게 당황했다.
“그런 짓을 저질렀다간 빅트로 장군과 척을 지게 될 겁니다. 궁궐에 들어가더라도 어머님을 비호할 세력이 아무도 없게 됩니다.”
상관없다.
그녀는 이런 작은 궁궐의 권력구도 따위에는
일말의 관심조차도 없으니까.
명경지수의 거울을 얻고
인계로 다시 돌아가기만 한다면
이깟 작은 세계에서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욕망의 굴레 따위,
두 번 다시 관계될 이유도, 마주할 일도 없다.
와
존나 카리스마 있어
이래도 마망검객입니까?
어머니는 강하니까 마망검객 맞음
그거 맞아?
그런 내심을 알 길이 없는 시청자들의 설렘과
권력자를 적으로 두게 될 이들의 고뇌 속에서
끝내 왕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머님의 뜻이 곧 그의 뜻이니.
맹목은 다가올 미래를 향한 우려를 무시했고
마가놈은 모든 티켓을 회수했다.
32강전의 시합.
그중 열 개의 자리가 공석이 되었다.
“후우. 투기장이 시작하기도 전에 경쟁이 일어나는 건 정말 오랜만이군요.”
닥쳐올 파란에 근심을 금치 못하며
짐짓 푸념하듯 내뱉은 마가놈의 말에
해응응이 검을 회수하다 말고 그를 돌아보았다.
흠칫
마치 맹수의 주목을 받은 것처럼
식은땀이 흐르는 마가놈.
어떻게 되어먹은 인간여자가
요괴보다 더 살벌한 기세를 지닐 수 있느냐는
사소한 의문은
당장 목전으로 다가오는 무형의 살기와
공포에 짓눌려 입 밖으로 꺼내지도 못했다.
“예전에는 어떤 식으로 경쟁이 일어났는지 알고 싶으십니까? 별 건 아니고 티켓사냥이 조금 있었습니다. 시합이 열리기 전에 선수를 습격해 사전에 경쟁자를 줄이는 겁니다.”
이거라도 먹고 떨어지라고 속으로 기도하며
호랑이에게 떡 주듯이
정보를 내뱉은 마가놈이었지만
이를 들은 해응응이
무슨 짓을 저지를지 알았다면
그는 절대로 그런 말을 하지는 않았을 거라고
마가놈은 뒤늦게 후회했다.
“설마 티켓사냥을 하고 싶으신 겁니까? 요괴도 아니고 인간과 반요가 대부분인 저희 팀이?”
마가놈은 유일하게 믿을 구석인
왕자를 돌아보았다.
댁도 이거 미친 짓인 거 알 거 아니야.
그런 애처로운 눈빛을
왕자는 속 시원할 정도로 단칼에 잘라내었다.
“그것이 어머님의 뜻이라면 제가 해야 할 일이기도 합니다. 모든 것은 어머님의 뜻대로.”
미친 마망보이에게 이성은 없다.
마가놈은 값비싼 교훈을 얻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