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legal Alien Cult RAW novel - Chapter 627
외전 – 달과 6쿠퍼 # 2
경우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모험가 길드의 파티 의뢰는 보통 네 명에서 수행을 하게 된다.
어째서 네 명인지는 모르겠으나 내 머리를 굴려보면 동서남북을 경계하기에 딱 알맞은 규모라서 그런 건 아닐까?
아니면 필연적으로 쓰레기가 한 명 끼어 들 수밖에 없는 다섯 명이라는 숫자를 피하기 위해서일지도 모르고.
아무튼 현재 우리 파티는 세 명이었다.
나. 루나. 말코.
나머지 한 명으로 어떤 사람이 우리를 향해 다가올지 살짝 긴장하고 있을 때였다.
“형제여, 이렇게 의뢰를 기다리고 있으니, 예전 생각이 나는군. 우리들은 이곳에서 처음 만났었는데 말이야.”
“음. 그랬지.”
나와 루나 그리고 말코는 모험가 의뢰로 맺어진 인연이다.
내 첫 의뢰였지. 노예에서 막 자유인의 몸이 되었던 때기 때문에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자신감 넘쳤던 시절. 전역 날 대대 문을 박찼던 때도 그것보다는 겸손했었다.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고 있으니 루나가 한 마디 했다.
“혹시 플라탄 영감님이 마지막 인원이지 않을까? 같이 신전 청소를 하러 갔던 때처럼, 우리 넷이서 약초를 캐고 하는 거지!”
루나도 나와 함께 수행했던 첫 퀘스트를 떠올린 모양이다. 그때는 플라탄이라는 박사 학위의 영감이 우리와 함께 했었지.
그러나 말코는 고개를 저었다.
“자매여, 인연의 신 메르큐리 님의 인도는 언제나 운명적이지만. 아마도 플라탄 영감님은 아닐걸세.”
“그게 무슨 소리야, 코쟁아?”
“플라탄 영감님은 모험가를 은퇴했거든. 나이도 많이 있고. 이제 사학 연금을 받으며 집에서 쉴 뿐이지.”
그렇군.
초기 멤버가 우연히 한 자리에서 다 모이게 된다면 무척 멋진 일이라고 생각은 했는데. 아쉬운 일이다.
그때 타닷-하고 작은 발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려보니 누군가가 손을 흔들며 우리를 향해 다가오고 있는 게 보였다.
“저기-!”
뭐라고 해야 할까. 님프보다 살짝 큰 키에 금발머리를 두 갈래로 머리를 땋고 수수한 재색 로브를 입은 여자였다.
“채집 의뢰하시는 모험가 분들이시죠-? 그, 의뢰 수주번호 45K 150의-!”
알에 먼지가 낀 안경을 끼고 있었음에도 콧등에는 반창고가 가로로 붙여져 있어서 매우 활달해 보이는 여자애였다.
등에 멘 커다란 가방엔 뭐가 들었을지 모르겠다만 너무 커서 꼭 달팽이 집 같다.
첫 인상으로 말하자면, 솔직하게 말해서 예쁘다고는 말하기 좀 그랬지만 나름대로 건강한 매력이 있어 보이는 아이다. 나이는 스무 살 전반 정도?
성격은 착해 보인다.
“제가 가장 먼저 왔을 줄 알았는데. 가장 늦었네요. 흐-. 저는 아리스텔라-라고 해요. 마르스 길드의 아이언 티어 모험가고-.”
자신을 소개하는 여자, 아리스텔라.
의뢰 경험이 몇 없는 초보 모험가 티가 팍팍 난다.
친화력 좋은 말코가 아리스텔라를 위부터 아래까지 슥 훑고는 말했다.
“자매여, 실례되는 물음이라면 답하지 않아도 좋다만, 이것이 첫 의뢰인가?”
“그, 그-티가 탔나요? 맞아요. 그…, 제 모험가로서의 첫 의뢰인데….”
아리스텔라는 몹시도 부끄럽고 난처한 것처럼 말을 흐렸다. 그도 그럴 것이, 모험가들 사이에서 첫 의뢰자를 데려간다는 것은 꽤나 꺼려지는 일로 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게임 속 파티를 모집해 던전을 공략하려는데 “저 초행이에요.”라는 말을 들은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초행자는 이것저것 주의해야할 점이나 숙지해두어야 할 것들을 모르는 경우가 많아서 멤버들이 신경 써야 할 점이 많아지니 말이다.
아리스텔라가 말했다.
“그, 그렇지만 괜찮아요-! 저, 할아버지께 열심히 배워서, 약초에 대한 지식도 많고. 고블린들이 튀어나와도, 한 마리나 두 마리 정도는 혼자서 맡을 수 있어요-!”
자신의 유용성을 어필하는 것이 확실히 초보 모험자 같기는 하다.
사실 우리의 의뢰는 약초 채집이다. 모험가들의 첫 의뢰로 가장 많이 발탁될 만큼 쉽고 간단해서 초행이 섞였든 아니든 상관없을 정도였다.
“분명, 발목 잡지 않을 거에요-! 제 몫 1인분은 할 테니까-!”
열의를 다잡는 아리스텔라를 보며 루나가 작게 중얼거렸다.
“으응-. 나한테도 저런 시절이 있었는데.”
그런 루나의 영롱한 눈동자에는 아주 작지만 옛날에 대한 그리움이 흐릿하게 묻는 것도 같았다. 그것도 잠시, 파티장을 담당하고 있는 루나가 힘차게 소리쳤다.
“그럼, 숲으로 출발하자-!”
“그래.”
우리는 다 함께 숲으로 걸어갔다. 소도모라에서 한 시간 정도 걸으면 되는 거리라서 그리 멀지도 않았다.
그러나 이렇게 의뢰지를 향하는 시간은 막 결성된 모험가 파티에서는 꽤 중요한 시간이었다. 서로 대화를 나누며 친밀도를 올리는 시간이었으니까.
“호, 역시, 당신이 그 소문의 핫산 님이군요-? 위대한 신님을 아이언 티어 모험가 의뢰에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는데-. 메르큐리 님의 인도하심일까요?”
“글쎄, 나는 네가 플라탄 영감님의 손녀라는 게 더 신기한데 말이야.”
이야기를 나눠본 바로, 아리스텔라는 플라탄 영감의 외손녀였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제 보니 닮았다면 좀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이것도 나름대로 뜻하지 않게 기가 막힌 인연이로구나.
“이쪽은 루나님이시죠? 작은 마당 부족, 자유로운 사랑의 여신이라는-. 저희 할아버지께서 두 분의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거든요-.”
“흐, 내 소문도 벌써 퍼져나간 건가?”
루나가 멋쩍게 뒤통수를 긁고 있을 때 옆에서 말코가 한 마디 묻는다.
“플라탄 영감님으로부터, 이 몸 말코에 대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나?”
“딱히 안했어요.”
“그렇군-!”
* * *
채집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여름에 무성히 자라난 버섯과 약초들이 나무 밑동과 수풀의 그늘 사이에 가득해서 우리는 그저 손을 뻗기만 하면 그만이었다.
“핫산, 이거 봐-! 호랑말벌이야-! 호랑말벌이 여기 집을 지어놨어-!”
루나가 나무 위쪽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켜보인다. 호랑말벌이라니, 엄청 오랜만에 듣는 그 이름에 온몸이 따끔하다.
루나가 저 호랑말벌을 던져서 나를 양아치들로부터 구해주었었지. 근데 나도 같이 쏘여서 며칠은 아팠던 기억이 난다.
그때 우리 옆에서 흙 묻은 안경을 번득인 아리스텔라가 말했다.
“호랑말벌-. 일벌은 약 20mm, 숫벌은 30mm, 여왕벌은 50mm나 되는 커다란 말벌 종이죠. 독침 길이가 5mm나 되는 무시무시한 종으로 한 해에도 많은 사람들이 호랑 말벌에 당해 쓰러지고 있다는 논문이-.”
말벌에 대해 자세히 아는 프렌즈구나.
그러다가 “아-.”하고 이야기를 멈추는 아리스텔라. 그녀가 머뭇거리다 다시 몇 마디 덧붙였다.
“죄송해요. 제가, 그, 아는 게 나오면 꼭 아는 척을 해야 하는 지식의 병에 걸려서-.”
“자매여, 이해한다네. 말하지 않고서는 입과 등이 근질근질하겠지.”
“네, 맞아요.”
“아무래도 메르큐리 님의 관심을 받고 있는 모양이네. 메르큐리 님의 신도들은 대부분 그렇거든.”
“맞아요-!”
그 뒤로도 아리스텔라는 발견한 약초의 효능이나 동물들의 생태에 대해 한 마디 씩 이야기를 해왔다.
나야 아무래도 좋았지만, 결국 초보 모험가인 아리스텔라가 자신의 할당치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결국 해가 저물어 숲에 어둠이 찾아오고 말았다.
우리가 채집한 것을 나눠줘도 좋았으나, 그래서야 부정이 되어버린다. 초보 모험가의 성장을 방해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죄, 죄송해요-. 발목 잡지 않겠다고 그랬는데….”
몹시도 풀이죽어하는 아리스텔라. 자신의 몫을 잘 하겠다고 큰 소리 쳤는데, 첫 의로부터 평판이 깎여나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안절부절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에 루나가 말했다.
“괜찮아-! 서툴러도 돼-! 처음에는 다 그래-! 나도 그랬거든-!”
“그, 그럴까요…?”
“맞아-! 나도 아이언 모험가였던 처음에는, 이것저것 실수하고 못해서, 퇴출 직전까지 갔었어-.”
“…에이, 아무리 그래도 그건 거짓말 같네요. 그래도 말씀은 고마워요.”
“진짠데.”
루나의 말은 아리스텔라를 위로하기 위해서였겠지만, 사실이었다.
루나도 아이언 티어 모험가 시절에는 요상한 부두술의 확률과 효과 때문에 주변 평판도 낮았고 같이 파티를 해주려는 사람도 없을 정도였다.
모험가를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갈 생각도 했었다지.
그러다가 나를 만났고. 이러저런 일을 겪어서 지금 이곳까지 왔다.
옛날 생각이 난다.
당시에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지만,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재미난 추억들이다.
루나가 말했다.
“그래서 아리스텔라-. 밤이 오면, 모험가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이 뭐게-?”
“그, 그거야-. 당연히 야영지를 만드는 거죠.”
“맞아-! 일단, 야영지부터 만들자-! 밤이 오면, 짐승들이나 주변에 숨어있던 마물들이 나타날 수 있을 테니까, 불을 피워서 쫓아내는 거야-!”
“과연 그렇군요!”
루나가 뉴비를 가르치고 있다니. 불과 1년 전만 해도 이 숲에서 고블린들에게 습격당해 얻어맞았던 게 어제 일처럼 기억나는데.
참 세상의 변화란 신기하다.
“어때요, 나름 잘 만들었죠? A텐트 형식인데. 야영은 어렸을 적 할아버지와 함께 야외로 표본채집 하면서 자주 만들었거든요.”
아리스텔라는 금방 뚝딱거리며 자신의 텐트를 만들었다. 그 모습을 본 루나가 몹시도 당황하여 파르르 떤다.
“버, 벌써-? 잘 만들긴 했네-! 나, 나보다는 아니지만-!”
그런 루나의 텐트는 나무막대기 두 개를 바닥에 꽂아 넣고 그 위로 천을 올린 우산과 같은 형태였다.
만들다 처참히 실패한 텐트다. 그 동안 실버 티어 모험가, 여신까지 되었지만 루나의 손재주는 형편없다. 도리스가 이것저것 챙겨줬던 까닭이겠지.
그러나 아리스텔라의 반응은 꽤 좋았다.
“여신님의 천막은 뭐가 달라도 다르네요-! 혹시 검은 광야의 천막 유르트를 본 따 만든 건가요? 조금 좁긴 해도, 학술적으로 흥미로운 모양새에요!”
“마, 맞아-! 유르트. 유르트야-! 너, 뭘 좀 아는구나! 생각보다 똑똑해-!”
“헤헤-, 그, 그럴까요?”
내 생각이지만 루나는 유르트가 뭔지도 모를 게 분명했다. 하지만 모처럼 뉴비 앞에서 주름잡고 싶어 하는 것 같아서 그냥 그러려니 해주기로 했다.
천막을 다 만든 우리들은 모닥불 가운데에 동그랗게 둘러앉아 놋쇠로 만든 냄비와 반합을 불 위에 올렸다.
그 안에서 팔팔 끓고 있는 물에 막 채집한 버섯과 챙겨왔던 육포 버터, 치즈 따위를 집어넣자 금방 그럴듯한 야외용 식사가 됐다.
보글보글보글-.
제법 맛있어 보였다.
그 모습을 보며, 나뭇가지에 버섯을 꽂고 있던 음유시인 말코가 한 마디 했다.
“이렇게 바깥에 나와 먹는 음식이 또 맛이 있지. 이런 날에는, 또 노래가 한 곡 있어야 하는 법-. 이 몸 말코가, 모처럼의 재회와 새로운 인연에 한 곡 뽑도록 하지-.”
그리고는 자신의 등에 메고 있었던 기타 비슷한 현악기를 짚고 디리링- 선율을 울린다. 그 모습에 아리스텔라가 흥미롭게 안경을 번쩍였다.
“말코 씨는 음유시인이었던 모양이군요?”
“그렇다네-.”
“파티에서 음유시인의 역할에 대한 논문을 본 적이 있는데. 파티 내에 음유시인이 한 명 있으면 전체적인 사기가 올라간다는 주장이 있었거든요. 말코 씨는 그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 말코는, 그런 어려운 것은 모른다네. 그저 배고프니까 먹고. 노래 부르고 싶으니 노래부른다-. 그게 중요한 것이지-.”
디리링-.
말코는 그 말을 끝으로 악기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손이 제법 현란히 움직이며 선율을 뽑아내는데, 악기를 다루는 솜씨가 상당했다.
“━♬♪━♩─.”
그 뒤 녀석의 입에서는 제법 그럴 듯한 노래가 나왔다. 어느 나라의 언어인지는 모르겠지만, 낯선 이방의 언어가 꽤 낭만이 있다.
루나가 조심스럽게 한 마디 걸어온다.
“말코가 이렇게나 노래를 잘했었나?”
“글쎄. 아니었던 것 같은데.”
나와 루나가 지난 1년간 여러 변화를 거쳐 왔듯.
어설픈 음유시인 말코 역시 지난 날 여러모로 실력을 높여왔던 모양이다. 그런 말코의 노랫소리를 BGM 삼아서 나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수많은 별이 무수히 반짝이고 있다. 이 가이아의 땅에서 고생했던 내가 몇 안 되게 좋아했던 것 중 하나인 은하의 강물.
그 아래 모닥불을 피운 채 야영을 준비하고 있으니 무척 기분이 오묘하다. 하늘을 올려다보며, 여러 꿈을 꿨던 것이 얼마 전 같은데.
이제 나는 모든 것을 이뤄내고, 새롭게 자라나는 새싹들을 보며 미소 지을 수 있는 위치까지 와버렸다.
은퇴를 앞둔 채 여유만을 즐기는 성공한 은행원 같은 삶이라니. 문득 나는 늘어가는 나의 뱃살을 보며 약간의-.
…아주 약간의 아쉬움을 느꼈다.
내 삶.
이대로 이렇게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인가?
아니, 무언가 좀 더 있을 것이 분명하다.
이렇게 하루하루 시간을 보내기만 할 뿐이 아닌, 아주 오랜 옛적처럼 느껴지는 그 두근거림을 다시 느끼게 해줄 무언가.
그것에 대해 한참 생각하던 때, 마지막 버섯에 소금과 후추를 착착 뿌려 먹은 루나가 아리스텔라를 향해 말했다.
“아리스텔라, 너는 뭘 하고 싶어? 보아하니, 대학교를 나온 것 같은데-.”
“여신 님, 정확히는, 대학원의 그-, 석사 과정이에요.”
“대학원-? 그럼 굳이 아이언티어 모험가로 고생할 필요가 없을 것 같은데. 무언가 꿈이 있는 거지?”
“꿈-.”
아리스텔라는 주머니에서 낡은 쿠퍼 동전 하나를 꺼냈다. 그리고는 그것을 하늘 위의 높은 달과 겹쳐 보이며 말 한다.
“비록, 지금은 시급 6쿠퍼짜리 일을 하고 있지만. 여신님 말씀대로 저는 꿈이 있어요. 언젠가, 저 머나먼 달을 향해보고 싶다는 꿈 말이에요-.”
“달에 가보고 싶다고?”
“네-. 최근 만들어진 천체 망원경으로 본 결과, 저 두 개의 달에 신기한 건축물 같은 것이 지어져 있는 게 보였데요. 디아나의 신전과는 또 다른 신전이-.”
“흐응, 신기하네.”
“저는, 언젠가 그곳에 꼭 가보고 싶어요. 모르는 것을 배우고, 보지 못했던 것을 보고-. 그리고, 언젠가 그 모든 것들을 엮어서 책으로….”
무언가 주절주절 이야기하던 아리스텔라가 이내 말을 흐린다.
“너무 허황된 얘기였죠?”
“아니-! 원래, 목표라는 것은, 꿈이라는 것은 클수록 좋으니까-! 달에 가보고 싶다니. 나는 이름이 루나인데도, 전혀 생각지 못해봤던 멋진 꿈이야.”
“그, 그런가요…?”
루나의 칭찬에 초보 모험가는 멋쩍게 뒤통수를 긁었다. 그러다가 용기를 낸 것처럼 물어온다.
“그럼,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여쭤 봐도 될까요? 여신님이신, 루나님도 혹시 꿈같은 것이 있는지-.”
“나-?”
뜻하지 않은 질문을 받은 것처럼 살짝 몸을 떤 루나. 루나 역시 높게 솟아오른 달을 바라보다가, 무언가 생각난 게 있는 것처럼 천천히 입술을 열었다.
“내 꿈은-.”
뚝-.
바로 그때였다.
방금까지 흥겹게 연주를 하고 있던 말코의 연주가 끊겼다. 동시에 우리들 주변으로 수 많은 기척들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케르륵-.
━게르륵-.
“형제여, 아무래도 좆된 것 같다네-!”
“나도 알아, 시부럴. 이럴 줄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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