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461)
〈 461화 〉 461 공존의 가능성
* * *
1.
세븐 리츠비어드.
리츠비어드 가의 일곱 번째 자식으로 태어난 세븐은 그 사실을 언제나 저주했다.
가문에는 그보다 잘난 형제가 여섯이나 더 있었고, 언제나 자신보다 잘난 이들에게 비교 당했으니까.
“인간의 기술적 특이점은 도래하지 않았다. 인류의 성장가능성은 여기가 한계다.”
“우리 리츠비어드 가문의 소임은 인류가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진실을 깨우친 자들끼리 힘을 모아 인류의 다음 일만 년을 도래시키는 것.”
“세븐 리츠비어드. 네게는 이 막중한 소임을 함께 할 자격이 없다. 네게 주어진 시간동안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자유롭게 살다가 죽어라.”
리츠비어드 가문의 형제들은 정재계의 거물로 사회의 배후에서 을 시행하기 위한 거대한 계획을 펼쳤다.
세븐 리츠비어드는 그것을 인정할 수 없었다.
“리츠비어드 가문이 인간들의 생사를, 다음 일만년을 책임질 자격이 어디에 있습니까? 인류의 기술적 특이점이 한계를 맞았다는 것은 당신들의 제멋대로의 독단일 뿐입니다!”
세븐은 자신의 이해자들을 모았다.
늘어나는 인구를 감당할 수 없는 인류에게 어떻게든 빈곤과 억압이 아닌 첨단과학과 기술혁신으로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했다.
가문의 전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범지구적인 범죄를 막고자 애썼다.
더러는 성공했다.
국가부도를 막아내고, 전쟁을 저지했다.
국제사회의 이해를 촉구하고 국가전쟁을 유발하는 이권다툼을 중재했다.
많은 범죄를 막았다.
그렇지만 하나는 막지 못했다.
그 하나가 세상의 형태를 지옥으로 바꾸었다.
좀비바이러스.
인간을 이성을 상실한 괴물로 만들어버리는 잔혹한 유전자 조작 전염병은 기존 인류가 쌓아올렸던 세계를 확실하게 파멸시켰다.
앞으로 10년.
10년 동안 지상의 인류는 ‘리셋’되고 지하에 숨어든 인류만이 리셋으로부터 살아남는다.
그것을 인정할 수 없었다.
“세븐. 이 덜떨어진 열등종자야. 아직도 모르겠느냐? 네가 선택받지 못한 이유를. 운동을 잘하고, 암기력이 뛰어나고, 더 많은 노력을 하고. 그런 건 아무런 가치도 없다.”
“우리 가문에 필요한 자질은 오직 하나다.”
“냉혹해질 것.”
“현실을 외면하고 꿈과 이상에 젖어서 인류를 포기하지 못했기에 너는 버려졌다.”
“그것이 방공호의 안과 밖을 가른 것이다.”
세븐은 극동아시아 지부 셸터를 총괄하는 자신의 친형, 피프스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깨달았다.
“냉혹해질 것. 끝에 이르러서야 겨우 깨달았지. 리츠비어드 가문에 이어지는 피를. 내게도 그런 냉혹함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나는 결단을 내렸다. 이 몸을 인공장기로 재구성하고 자신의 의지로 좀비바이러스에 감염되자고.”
“오직 ‘인체’에만 작동하는 바이러스가 ‘인공장기’에는 작용되지 않는 맹점을 노리자고.”
세븐의 반쪽짜리 인간의 얼굴이 좀비의 그것을 능가하는 냉혹한 의지로 번뜩였다.
“노리는 것은 하나.”
“지상을 버린 인류의 배신자 리츠비어드 가문의 피를 마지막 한 방울까지 이 세계에서 지우는 것.”
세븐이 발로 무언가를 걷어찼다.
힘없이 전술테이블 밑에서 굴러 나오는 그것은 겁에 질린 남성의 머리였다.
“이것이 내 이야기이자 피프스의 말로라네. 그래서 더욱 궁금하군.”
남성, 피프스의 머리를 발로 짓밟아 터뜨린 세븐.
그가 냉혹한 얼굴로 일행을 돌아보았다.
“자네들은 뭐지? 어떻게 리츠비어드 가문이 버린 지상에서 살아남아 이곳까지 찾아올 수 있었지? 무슨 재주를 벌였기에 위에 남겨둔 ‘눈’들을 피해서 시설의 가장 깊은 곳까지 들어왔지?”
2.
좀비바이러스가 퍼지게 된 계기는 이해했다.
세븐이라는 남자의 목적도 깨달았다.
방공호에 숨어든 모든 리츠비어드 가문 사람들.
혈족들을 죽이는 것.
이 남자는 아직은 적이 아니다.
하지만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서는 적이 될 수도 있다.
‘생존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방공호와 그곳의 안전, 물자가 탐이 날지도 모르죠.’
세븐은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대피소의 사람을 모두 죽이고 절멸시켰다.
좀비를 ‘눈’으로 남겨두고 침입자가 오거든 모두 죽일 계획까지 세웠다.
‘보통은 만날 일이 없을 캐릭터였겠군요.’
그의 목적은 한국의 방공호만을 습격하는 것이 아닌 전 세계의 모든 방공호에 숨어있는 혈족들을 하나씩 찾아가 해치우는 것.
조금만 늦었더라면 모종의 탈출수단으로 이곳을 떠났을지도 모른다.
신속한 퀘스트 진행.
방공호의 개방된 ‘샛길’.
두 가지가 모두 맞물렸기에 성립된 만남이다.
공략이 늦었다면 그는 먼저 떠났을 것이고.
방공호 내부의 좀비들에게 발이 묶였다면 세븐이 먼저 자리를 피했을지도 모르니까.
보통이라면 성립될 수 없는 조우.
이른바 히든이벤트라는 것이다.
또 히든검객이야?
어떻게 좀비해저드에서도 히든보스가 나오지?
스토리 보니 영락없이 메인스토리네
세븐좌 약간 다크히어로 같은 캐릭터인 듯
ㅇㅇ 좀비사태 원흉들 지가 알아서 제거하고 다니고 있자너
이해는 했다.
그의 처지를 동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뒤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가.
죽이고 부수고 파괴하고.
그 이후, 그 너머에.
무고한 이들의 생존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그 답을 듣기 위해서는, 우선 이 남자의 물음에 답할 필요가 있었다.
[저는 좀비를 양식했어요.]“…?”
[좀비가 좀비를 먹으면 영양분이 풍부해지고 훨씬 가치 있는 특수좀비가 되더라고요.]“……??”
[다행히 좀비를 통솔하는 유니크좀비가 탄생해서 그 좀비가 다른 좀비들을 먹기 좋게 소수개체로 몰아주는 사이에 돌아다니다 이곳에 왔어요.]“………???”
세븐은 당황했다.
이 여자,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농담이라도 하자는 건가?”
“저, 저기… 저희 길드장님… 아니, 대장님 말씀이 이상하게 들릴 수는 있는데 거짓말이 아니에요….”
“이거 잡고 강해지라고 웨이브도 관리해서 보내주고 수련도 시키고 단단한 생선도 보내주고 한나 힘들어서 죽는 줄 알았어!”
차지연과 김한나의 도움에도 설득력이 더해지기는커녕 혼란만 더 심해졌다.
한정수와 특수부대원들까지 이것들이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 싶어서 덩달아 혼란스러웠다.
ㅋㅋㅋ
설명을 그따구로 하면 누가 봐도 수상해보이잖아요
자 이제 누가 흑막이지?
어떻게 히든NPC보다 더 수상할 수가 있지?
실은 리츠비어드 가문은 몰살검객으로부터 세계를 구하기 위해 대묵언검객전용병기 좀비를 세상에 퍼뜨린 구원자가 아닐까?
ㄹㅇㅋㅋ
솔직히 검투사키우기 전까지는 핵 쏘면 죽기라도 할 것 같았는데 이제는 핵폭발도 검으로 막아낼 수 있는 것도 아니까 몬가 좀 그럼
이딴 게 인간?
세븐이 지끈거리는 머리를 붙잡고 되물었다.
“자네들의 얘기를 정리를 하자면. 좀비를 무력화시켜서 동족포식을 시켰고, 진화매커니즘을 연구해서 세상에서 하나뿐인 유니크한 좀비를 탄생시킨 다음 그걸 풀어서 더 많은 특수좀비와 유니크 좀비가 탄생하도록 방치했다는 말인가.”
“아저씨 정리 진짜 잘한다!”
“한나야… 좀 조용히 해…….”
“왜 자꾸 한나한테 모라고 그래! 잘하긴 했잖아!”
“큭큭. 크흐흐. 크흐하하하하! 이 좀비사태를 인간의 힘으로, 설마 그런 황당한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드는 존재가 나타나다니. 정말 어이가 없군.”
폭소를 금치 못하는 세븐.
“어떡해. 하나도 안 믿나봐!”
“아니. 전부 믿었다.”
한나의 말을 세븐은 정면에서 부정했다.
그의 눈이 인간의 눈은 발산할 수 없는 기묘한 빛으로 반짝였다.
“말하지 않았나? 이 몸은 인공장기로 신체를 재구축했다고. 그건 뇌 역시 마찬가지다.”
세븐이 반은 인간이면서 반은 좀비인 기괴한 육신을 가지고 인간의 이성마저 유지하고 있는 이유.
그것은 그가 특수좀비이기 때문이 아니다.
“전뇌화 시술을 거치면 뇌 자체가 독립적인 컴퓨터로서 기능할 수 있지. 이 정도의 고등한 기술은 비용의 문제로 한 번 밖에 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시술은 헛되지 않았군요. 당신이 이렇게 살아있으니.]“덕분에 당신들의 터무니없는 이야기가 전부 진실이라는 사실도 거짓말탐지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거짓을 말하는 신체반응이 하나도 없었으니.”
이것은 일종의 탈인간과 탈인간의 조우였다.
자본과 시술의 힘으로 좀비의 영향력에서 해방된 개조인간 세븐.
무술의 힘으로 좀비를 때려잡고 굴복시켜 좀비들이 서로 포식하며 수를 줄이고 자신을 찾아오도록 만들어낸 해응응.
초인과 초인.
두 초인은 확인하고자 했다.
“내 계획을 방해할 셈인가?”
[인간들이 살아갈 터전을 건든다면. 그때는 당신을 적이라고 생각해야겠죠.]“방공호와 그곳의 인간들은 단 하나도 살려둘 수 없다. 인류의 배신자와 그들과 결탁한 무리들은 하나도 남김없이 죽일 것이다. 그것이 지켜내지 못한 모든 이들을 향한 복수이니까.”
[정당한 복수네요. 남아라면 모름지기 원수는 자신의 힘으로 갚아야죠.]“너희들을 습격할 생각은 없다. 동족을 배신하지 않고 힘으로 생존을 쟁취해낸 생존자들이라면 신시대를 살아갈 자격이 있지.”
배신자들이 세워나갈 새로운 역사보다는 강인한 생존자들이 만들어나갈 인류가 몇 배는 이롭다.
“너희의 목적은 뭐지? 좀비들의 몰살인가?”
[맞아요.]“그럼 각자의 목표가 서로에게 방해가 되지 않음을 확인했군.”
공존은 가능하다.
이대로 서로를 적대하지 않고 헤어질 수 있다.
“지상에 돌아가거든 대도시에는 들르지 말게.”
[왜죠?]“피프스가 당한 걸 깨달으면 놈들도 극동아시아를 석기시대 수준으로 되돌릴 때까지 핵공격이 계속될 테니까. 방공호까지 당할 정도로 위험한 지역은 확실하게 ‘소독’한다는 것이 놈들의 방침이지.”
“…….”
“갑자기 표정이 안 좋아졌는데. 그러지 말라고. 꼭 싸워야 할 이유가 생겼다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가.”
그럴 가능성이 있었다.
그의 복수가 지상에 남았던 주아영과 다른 생존자들의 안위를 위협하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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