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462)
〈 462화 〉 462 변이의 가능성
* * *
1.
팔레트 스왑Palette Swap.
색깔만 바뀌는 색깔놀이 양산형 보스와 달리 세븐 리츠비어드는 기존 보스들과는 궤를 달리하는 사연이 있는 보스였다.
그와는 공존의 가능성이 있었고, 어쩌면 한 편이 되어 함께 리츠비어드 가문을 몰살하는 여정을 떠날 수 있었을지도 몰랐다.
그리고 지금.
그 모든 가능성이 사라져가고 있다.
[지상에는 제 동생이 있어요. 그리고 좀비들을 피해 뭉친 생존자들도, 힘겹게 숨어사는 극소수의 생존자들도 있죠.]“안타까운 희생이군.”
“이러지 말게. 우린 피차 해야 할 일이 남아있는 사람들이야. 적이 되지 않을 수 있어. 핵을 쏘는 주체도 내가 아닌 다른 방공호의 혈족이지 않은가.”
[하지만 당신은 저질렀죠. 우리와 만나기 이전, 생존자가 있는지도 모르던 때부터. 몇 명이 살아있든, 누가 살아남았든 전부 죽게 방치할 작정이었어요.]세븐 리츠비어드는 가문의 피를 따라 냉혹함에 눈을 떴다. 그 냉혹함은 그 개인의 복수에는 도움이 될 지라도 일반시민들의 안위를 돌아보지 않았다.
“살아남을 수백 수천 명의 생존자들을 위해 복수를 접는다면. 안전한 방공호 속에서 자신들만의 낙원을 누릴 수만 수십만의 원수들을 방치하란 말인가?”
[다른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지도 몰라요.]“대의를 위해 필요한 희생이라고 여기고 눈감아줄 수는 없는가?”
의견의 차이는 명백했다.
이미 모든 것을 잃어버린 인간과 모든 것을 잃어버릴지도 모르는 인간.
서로가 적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지만 서로를 막지 않으면 삶의 이유를 잃어버리는 두 인간.
스르릉.
끝내 검을 뽑아드는 해응응의 모습에 그 또한 인간인 부분의 얼굴을 손으로 짚으며 전신의 크기가 두 배로 부풀어 올랐다.
둘은 동시에 깨달았다.
설득은 불가능하다고.
그러니 더 이상의 설득은 없다.
더 이상의 공감도 없다.
“어째서 착한 사람들이 서로 싸워야 하는 거야? 이런 건 잘못됐어.”
“한나야…….”
“지연아, 너도 뭐라고 말 좀 해봐. 응? 말은 한나보다 지연이가 훨씬 논리정연하게 잘하잖아.”
“…미안해.”
“그거 있잖아, 핵폭발도 막았던 검술!”
“잊었어? 그 검술을 펼쳐도 도시의 절반은 핵폭발에 증발했던 거. 방사능은 또 어떡하려고?”
혼자만이라면 살아남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생존에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한 번이라도 그녀의 눈길이 생존자들을 지켜보지 못하는 사이에 방사능을 실은 바람이 불거든 모조리 피폭되어 죽을 수도 있는데.
“물러나게. 반응이 심상치 않아.”
“맙소사. 자기 몸에 무슨 짓을 한 거야?”
“복수의 특수좀비의 반응이 동시에 나오고 있어!”
신체의 일부가 비대화되는 차저화Charger化.
도약력이 극도로 강화된 다크레그화Dark leg化.
비행을 허락하는 플라이어화Flyer化.
어떤 물체든 집어삼키는 걸퍼화Gulper化.
특수좀비 중에서도 가장 성가시고 위협적인 능력들이 세븐의 신체를 변형시켰다.
따아앙!
해응응을 지나쳐 특수부대원의 목을 노려 뻗어 나오던 촉수가 검에 튕겨 나왔다.
“모두 물러서!!”
“길드장님의 검이 통하지 않을 정도면 우리는 방해밖에 되지 않아요! 빨리 방 밖으로…”
“이런. 방공호 내 좀비가 모조리 몰려오고 있군. 현 위치를 최종방어라인으로 설정, A0부터 A10 라인을 20m 전방 D0부터 D10라인까지 밀어 올린다.”
“1팀, 전진사격개시.”
“2팀, 엄호사격개시.”
“3팀, 장전 대기 중.”
12명 남짓한 분대원들이 4명씩 3팀으로 나누어 빠르게 좀비들을 밀어 올리는 사이, 미니맵을 본 차지연이 재빨리 생존자들을 나누었다.
“천장과 벽에서 적 생명반응 감지! 돌쇠아저씨가 환풍구 근처에서 대기, 가벽 앞은 한나가 지켜. 나머지는 두 사람을 지키며 응전해주세요!”
“우왓, 진짜 온다!”
“벌써 시동 다 걸었다고, 이 멍청한 좀… 에엑! 특수좀비잖아?!”
기다란 혀를 내밀어 무기를 낚아채려는 특수좀비의 혀를 한나의 전기톱이 절단했다.
환풍구 근처에서 도끼를 들고 서있던 정육점 주인 돌쇠도 지면이 부글부글 녹아내리는 침을 뱉는 특수좀비의 등장에 기겁하며 투척으로 대응에 나섰다.
이게 왜 교전이 성립함?
보통 이 정도로 몰리면 죽어야 정상 아님?
이거 최고난이도 대재앙모드 아니었음??
맞음 난이도막대 15 젤 우측으로 다 찼음
근데 아군 왤케 강함? 난이도 높아질수록 아군은 바람만 불어도 쓰러지는 허수아비 아니었음?
젤 약한 초반을 묵언검객이 쩔해줬잖아요
ㅁㅊ 이걸 큰그림이?
글고보니 애들도 난이도 조절까지 해가면서 웨이브 보내줬었네
수련검객이 이걸?
역시 문주님 배우고 보면 다 쓸모가 있어
특수부대원들과 생존자들이 뜻밖의 분전으로 특수좀비 다수의 습격을 막아내는 것과 달리, 해응응과 세븐의 전투영상은 뜻밖의 구도로 흘러갔다.
압도적인 실력으로 세븐을 일곱 토막 낼 줄만 알았던 묵언검객이 공격을 받아치기만 하고 좀처럼 역공에 나서지 못하는 것이다.
왜 경직 걸린 것처럼 저러고 있음?
ㄹㅇ 묵언검객은 상태이상 면역 아니었음?
몬가 평소랑 위화감이 느껴지는데
시한부라서 그런 거 아님?
건강악화?!
하필 이 타이밍에?
시청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갑자기 수명의 한계가 다가온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다른 의미로 만만찮은 문제가 생겼다.
‘착각이 아니에요.’
세븐의 공격을 검으로 쳐낼 때마다 해응응은 분명하게 느꼈다.
어렴풋한 예감은 점점 근거를 더했고, 끝내 강한 확신으로 거듭났다.
‘단순한 신체변이에서 시작되었을 좀비들의 강화메커니즘을 이 사람만이 차원이 다른 방식으로 응용하고 있어요. 마치 무림인처럼.’
좀비들의 성장은 골수에 치미는 극도로 불순한 탁기가 마기 수준으로 진화하며 이루어진다.
그것을 로 막아낸 세븐은 골수에 집중되었어야 할 마기를 신체의 특정부위나 임의의 공격에 실어 날리고 있다.
마기를 매 순간 와 , 등에 자유자재로 펼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보통의 좀비들은 도달할 수 없는, 오직 세상에 단 한 명뿐인 감염된 인조인간에게만 허락된 성장의 가능성.’
좀비해저드에서 오직 한 사람.
세븐 리츠비어드만이 보일 수 있는 무력이다.
지이이잉!
공격을 받아친 손에서 전해지는 충격이 말하고 있다.
마기의 총량도 질도 보통이 아니라고.
순수함이 다른 것이 조금도 섞이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면 세븐의 마기는 극도로 순수했다.
혈액의 대부분이 마기로 이루어졌던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눈 한번 깜빡할 사이에 막대한 마기를 실은 가시들이 연달아 쏘아지며 수비를 강제한다.
따다다당!
공격을 검으로 쳐내는 그 찰나의 사이, 육안에서 세븐의 모습이 사라졌다.
가시를 쳐내는 팔의 움직임에 시야가 가려지는 틈을 이용해 팔의 뒤편으로 깊숙이 침투하니, 일순간의 판단으로 시야에서 사라지는 기교가 성공했다.
그 사실을 깨닫기 무섭게 기를 사방으로 확장시키자 바로 뒤에서 팔을 포신처럼 치켜든 자세가 감지됐다.
단순히 사각을 노리는 침투가 아니다.
피하면 후방의 아군이 맞을 수밖에 없는 ‘사선의 겹침’을 노리는 전략적인 포지셔닝.
아군의 수호를 위해 적이 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그녀의 성격을 약점으로 활용하는 움직임이다.
대군을 압도하는 절대적인 공방일체의 무적기.
다양한 전승으로 인해 언제 어떤 식으로 뚫릴지 모르기에 대요괴와의 싸움에서는 꺼내지도 못했던 묵언검객의 특수기가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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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물결 하나에 강이 무너지듯이 단 한 번의 공격만 자하일기공을 뚫어도 막대한 방어력을 자랑하던 호신강기는 무너진다.
그렇지만 이 자하일기공이 건재하는 동안은 동급대비 최강의 화력으로 손꼽히는 마공조차도 같은 마공에서 근간을 둔 자하일기공을 뚫기란 극도로 어렵다.
저 자색기운 십대길드랑 싸울 때 사용했었던 그거 아님???
세븐이 그 정도야?
십대길드 수장 조일성급 실력자라고?
ㅁㅊ
그 정도면 검투사키우기에 아머드태종하고도 비벼보는 거 아님?
ㄴㄴ 아머드태종 때는 저 자색기운 마지막 핵폭발급 자폭 막을 때 딱 한번만 사용했었음
그럼 평타가 아머드태종 필살기 급이야?
저게 핵폭발급 위력이라고?
아닌 거 같은데?
그럼 건물 다 터지고 부서지고 그래야 되지 않나?
모든 입자와 분자의 준위와 계, 모멘트의 방향성마저 반전되는 물극필반物?必反의 이치.
절정지경에서도 핵폭발도 막아내는 양기를 품은 절대영도라는 역천의 힘을 품어내었던 자하신공을 그조차도 능가하는 초절정지경에서 펼친다.
그 고등한 무공의 묘리를 시청자들은 대부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일부는.
극히 소수의 실력자에 한해서는.
경천동지할 대폭발을 동반했던 검투사키우기 수도결전보다도 지금 좀비해저드 방공호결전의 교전수준이 훨씬 높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것은 단순한 계의 반전으로만 성립되는 전투가 아니었다.
무림의 무공을 접하지도 못한 좀비세계의 인간이 의 심득을 구사했다고?
오버플로우인줄 알았더니 그게 끝이 아니네??
강호에 기사가 많다지만 무의 불모지에서 동시성의 무공을 보게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구나
현시대 최고수준의 실력자들에게만 허락되는 경지.
초고수들만이 지닌 심득이 담긴 명실상부한 초절정고수들의 전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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