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51)
〈 51화 〉 51 제 사전에는 존재하지 않아요
* * *
1.
요괴왕의 궁궐.
요괴왕비의 수족들이 눈치를 보며 말했다.
“왕비전하께서는 서관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서관에는 가지 않을 것이다.”
“와, 왕비님이 노하실 겁니다!”
사색이 되어서 말리는 수족들.
왕자는 개의치 않았다.
“어머님께서 궁궐에서 오고자 한 연유가 왕비와 조우하는 것이셨습니까?”
해응응은 고개를 저었다.
그녀의 목표는 명경지수의 거울을 회수하고
인계로 돌아가는 것.
인계로 이어지는 통로가
요괴왕비에게 있다고 한들
거울을 회수하기 전에는
그녀와 마주칠 필요가 없다.
그 뜻을 어찌 전하면 좋을까.
궁궐이라면 왕자의 집이나 다름없는데.
단단한 대리석 바닥을
검으로 깨부수며 글자를 쓸 수도 없는 노릇이고.
짧은 고민의 끝에
해응응의 시선이
왕자의 상처투성이 손에 닿았다.
“어머님?”
그의 크고 두꺼운 손을 한 손으로 받쳐 들고
다른 손으로 손바닥 위에 새기는 글자.
“!!”
곱디고운 해응응의 피부가
조금은 서늘한, 그래서 더 좋은 체온이
간질거리는 움직임이
정수리가 뻥 뚫리는 것처럼
오감의 모든 정신을 집중하게 만드는
갑작스러운 스킨쉽.
그러나 왕자는 흔들릴 수 없었다.
[?物]어머니께서는 어떠한 흑심도 없이
그저 자신의 뜻을 전하기 위해
그의 손에 글씨를 적었을 뿐이니까.
“귀물을 찾으시는군요. 알겠습니다. 요괴왕의 남은 유산은 서관이나 동관이 아닌 본관에 있으니 그쪽으로 가시죠.”
왕비가 까였으니
당연히 요괴장군에게 향하리라 여겼던
장군의 정예병단들이 화들짝 놀랐다.
궁궐을 반으로 나누어 가진
요계수도의 두 권력자를
조금도 아랑곳 않는 오연한 태도!
왕자가 보통내기가 아니라는 생각이야
여기까지 오면서 줄곧 했지만
설마 이 정도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한 탓이다.
“한심한 것들. 당장 너희가 모시는 주인에게 달려가라. 어딜 왕비와 장군 따위가 왕자를 오라가라 말할 수 있는 처지이더냐.”
마가놈이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불난 집에 부채질 하듯 그들을 조롱했다.
대놓고 당한 굴욕에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진
왕비의 수족들과 장군의 정예병단들이
각자 서관과 동관을 향해 흩어졌다.
이제 그들의 뒤를 얼쩡거리며
성가시게 하는 방해꾼들은
모두 떨어져나갔다.
“이쪽입니다.”
어린 시절
제 집처럼 누비던 왕궁을 떠올리며
왕자는 거침없이 본관을 누볐다.
대요괴에 의해 알짜배기를 도둑맞은 뒤.
주인 없는 궁궐이라도 나눠 가지겠다며
요괴왕비와 요괴장군의
수족들이 돌아다니며
진흙 발에 짓밟히고 더럽혀진 본관.
굳게 걸어 잠긴
알현신의 문에 왕자가 손을 얹자
주인을 만난 개처럼
잠금장치가 저절로 풀리며
꼬리를 흔들 듯이 문이 활짝 열렸다.
“요괴왕께서 정무를 돌보던 공간입니다. 이 너머의 서고에 숨겨진 문을 통해 귀물을 모아둔 보물창고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요계수도.
이곳을 방문한 목적을 모두 달성하기까지
고지가 얼마 남지 않은 그때.
쿵쿵쿵
드드드
건물이 울리는 육중한 발걸음 소리와 함께
모습이 보이지 않아도
멀리서부터 확연하게 감지되는
심상치 않은 힘의 요동.
해응응의 손이 검집 위로 올라갔다.
‘아무래도 여기가 보스전을 치를 장소같네요.’
궁궐의 두 주인.
요괴왕비와 요괴장군이 달려왔다.
2.
요괴왕의 알현실.
주인 잃은 궁궐에서는 누구 하나 찾지 않는
버려진 공간.
그곳을 다시 방문한
사생아 왕자의 앞으로
엄청난 덩치를 지닌
휘황찬란한 옷을 두른 두꺼비요괴와
갑옷을 걸친 곰요괴가 들이닥쳤다.
[천한 계집의 소생답게 예의범절도 없구나!]요괴왕비와 요괴장군.
주인 잃은 궁궐을 차지한 두 권력자.
[왕자께서는..] [그 입 다물라!!!!]교활한 마가놈이 지혜를 발휘하려
입을 열기가 무섭게
요괴왕비가 몸이 족히 두 배는 커지도록
숨을 들이쉬더니
알현실 전체가 요동칠 정도로
엄청난 성량의
고성을 내질렀다.
[으허억!] [웬디고, 귀 막혔다.]넋이 나갈 정도의 성량에
마가놈이 혼비백산하고
웬디고가 귀를 부여잡고 괴로워하는 사이.
[천한 놈을 따르는 것들은 주제파악도 못하는가?]무어라 쏘아붙일 말을 떠올리지도 못할 정도로
포악한 성격과 엄청난 성량에
마가놈이 지닌
강약약강 센서가 발동되었다.
눈치를 보며 입을 꾹 다물고
알현실 기둥 뒤로 부리나케 숨은 것이다.
[옥좌에 앉기만 한다고 능사가 아니오.] [그 자리에 앉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기에 우리가 오래도록 옥좌를 공석으로 두었다고 생각하시오?]두 발로 우뚝 선 크기가
9척(3m)장신의 웬디고와 비교해도
머리 두 개는 남을
11척(3.6m) 거구의 요괴장군 빅트로.
그 또한 옥좌에 앉은 왕자와
그의 앞을 호위병처럼 지키던
웬디고와 부기맨을 향해
기세를 부풀어 올리며 압박을 가했다.
주춤
덜컹
기세에 눌려 뒷걸음을 치고
옷장 문이 세차게 열릴 정도로
경계심을 내려놓을 수 없는 강적.
우욱씹..
미녀왕비.. 어디에…?
왕비님 3대 3000치시겠다
왕비자리를 힘으로 땄네ㅅㅂㅋㅋ
아니 이거 너무 강한데?
싸우기도 전에 부기맨 옷장 열리는 거 처음 봄
설마 저거 둘이랑 싸우는 건 아니지??
예사롭지 않은 두 권력자의 위력시위에
심상치 않음을 느낀 시청자들.
하나만 나와도
감히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을
엄청난 강함이 예상되거늘
저런 강력한 요괴를
둘이나 동시에 상대해서는
제아무리 묵언검객이라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옥좌에 앉은 사생아 왕자.
오직 그만이 두 권력자의 앞에서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들리십니까? 궁궐을 둘러싼 민중들의 외침이.] [권력 앞에 기만당한 자들의 분노가.] [힘으로 저를 죽인다고 한들, 민중들의 분노가 궁궐과 당신들을 불사를 것입니다.] [아시겠습니까?] [민심은 이미 제 손을 들어주었고 두 분의 시대는 끝났다는 뜻입니다.]왕자의 그 대담한 대응 앞에
두 요괴의 눈에 당혹스러움과 망설임이 일었다.
간신히 목숨만 부지하여 쫓겨났던
절망에 가득 찬 눈을 했던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없던 볼품없는 반요는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
옥좌에 앉은 모습이 조금도 어색하지 않은
옥좌 위에서 그들을 내려다보는
저 호탕하고도 대범한 모습은
누구라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요괴왕의 혈통을 이어받은 혈족 그 자체.
요괴왕비의 증오가
옥좌의 옆, 유일하게 왕자와 같은 높이에 선
묵언검객을 향해 투사되었다.
그에 맞서는 묵언검객의 얼굴에는
동요, 난처함, 긴장감
그 어떤 감정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간 그녀가 보여왔던
자신감 넘치는 행보가
스토리모드가 제공하는 그녀의 모습에
언제나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불굴의 의지를 투영해낸 것이다.
[확실히 힘으로 싸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지.] [쥐뿔도 없는 쥐새끼였다면 찍어 눌렀겠지만, 건방을 떨 자격이 있는 건 인정하마.]일촉즉발의 대치 속에서
요괴왕비가 좌중을 휘어잡을 폭탄선언을 했다.
[좋다. 궁궐은 내어주마.] [필요하다면 인계로 향하는 문을 몇 명 정도는 이용하게 해주겠어.] [그 대신, 요괴장군을 죽여라.]요괴왕비의 적의가
왕자가 아닌 요괴장군을 향해 돌아섰다.
[이 더러운 호로잡년, 감히 배신을 하다니!] [순순히 당할 성 싶더냐?] [나를 따라라, 왕자! 인계로 향하는 문쯤이야 힘으로 빼앗으면 그만이다.] [요계최강의 장군과 한 편이 되어 인계를 지배할 미래를 상상해보아라.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는가?] [요괴왕비를 해치우면 다음은 대요괴다. 요계와 인계의 모든 지배자를 죽이고 부친의 뒤를 이어 2대 요괴왕이 되는 것이다!]요괴장군 또한 순순히 물러서지 않았으니.
졸지에 그들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열렸다.
【상호작용 선택지】
[1. 요괴왕비와 손을 잡는다.(요괴장군 토벌루트)]왕자가 보인 기개와
묵언검객의 예사롭지 않은 강함이 이루어낸
강력한 두 요괴 사이의 내분!
동시에 둘을 상대할 생각만으로도 암담했던
가망이 보이지 않았던 보스전에
돌연 희망이 생겼다.
[어찌하시겠습니까, 어머님?]그녀의 선택을 따르겠다는
초지일관 일편단심으로 맹목적인 신뢰를 보이는
사생아 왕자.
줄어드는 타이머 속에서
해응응의 눈에
기둥 뒤에서 숨어서 입술을 달싹거리는
마가놈의 모습이 보였다.
[안법] [독순술]무공과는 궤를 달리 하지만
뛰어난 시력과 지능을 적극 이용하여
입모양으로 그 뜻을 읽어내는 기술.
당장은 힘을 합칠 것처럼 굴어도 부하들이 도착하면 우리를 배신할 것이 틀림없습니다.
저들이 방심하는 지금이 기회입니다. 보물창고에서 귀물을 찾거나 인계로 향하는 문으로 달아날 수 있습니다.
둘 다 무리라고 생각되시면 궁궐 밖으로 도망쳐도 됩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귀부인. 서두르십시오.
그런 독순술이
마가놈의 제안을 읽어내었으니.
그는 두 강력한 요괴가 강요하는
그들만의 선택지에서 벗어나
그녀에게 또 다른 선택의 기회가 있음을
남 몰래 일러주었다.
기존의 선택지로는 미처 떠올리지 못했던
새로운 조언이 주어짐과 동시에
선택지가 대폭 늘어났다.
【상호작용 선택지】
[1. 요괴왕비와 손을 잡는다.(요괴장군 토벌루트)] [2. 요괴장군과 손을 잡는다.(요괴왕비 토벌루트)] [3. 혼란을 틈타 명경지수의 거울을 찾는다.] [4. 혼란을 틈타 인계로 이어지는 문을 찾는다.] [5. 궁궐 밖으로 도망친다.]요괴왕비와 요괴장군은
서로를 견제하느라 여념이 없다.
쉴 새 없이 깜빡거리며 선택을 재촉하는
상호작용 선택지.
[두 분의 말이 모두 일리가 있군.] [이를 어찌해야 하는가. 실로 고민되는구나.]옥좌 위에서 그 모습을 모두 지켜보며
자세한 경위는 몰라도
마가놈이 어머니에게
무언가 뜻을 전했음을 깨닫고
두 제안 사이에서 고민하는 척하며
그녀가 결단을 내릴 시간을 끌어주는 왕자.
‘확실히 좋은 기회에요. 보스전을 치르지 않고도 보물을 회수하고, 나아가 필드에서 도망칠 수도 있다면 그보다 편리할 수도 없겠죠.’
그녀가 요계수도에 방문한 목적은
명경지수의 거울을 얻고
인계로 돌아갈 출구를 찾는 것.
혼란을 틈타
모든 목적을 이룬다면
강대한 필드보스와 싸워 우열을 가리는
힘겨운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다.
【상호작용 선택지】
[1. 인계로 이어지는 문으로 도망친다.] [2. 궁궐 밖으로 도망친다.] [3. (자리를 지킨다.)]편한 길을 알면서도
해응응은 그 길을 고르지 않았다.
【상호작용 선택지】
[1. 인계로 이어지는 문으로 도망친다.] [2. 궁궐 밖으로 도망친다.]투사팀과 함께 티켓사냥과 정면돌파를 벌이며
함께 사선을 넘나든
삼일 간의 시간이 쌓였기 때문이다.
【상호작용 선택지】
[1. 인계로 이어지는 문으로 도망친다.] [2. 궁궐 밖으로 도망친다.] [3. (자리를 지킨다.)]함께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었다면
그 순간부터 그들은 전우.
【상호작용 선택지】
[1. 인계로 이어지는 문으로 도망친다.] [2. 궁궐 밖으로 도망친다.] [3. 투사팀의 모두와 함께 토벌전에 돌입한다.]전우를 두고 도망치는 일 따위.
‘제 사전에는 존재하지 않아요.’
[▶투사팀의 모두와 함께 토벌전에 돌입한다.]해응응이 칼을 뽑아들자
마가놈과 웬디고, 부기맨 모두
애써 두려움으로부터 눈을 돌리며
전투태세를 취했다.
이에 요괴왕비와 요괴장군이 물었다.
[이제는 결정을 지을 시간이다.] [누구의 편이 되어 싸울 테냐?]알현실의 삼자대면.
궁궐에서의 보스토벌전.
해응응과 투사팀이 노릴 상대는…….
* * *